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8 : 두 개의 떡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8
황석영 지음, 최준규 그림 / 아이휴먼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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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8권에는 두 개의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하나는 '두 개의 떡'이고, 나머지는 '잘될 집안'입니다.
두 개의 떡과 '잘될 집안'에는 형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결말은 매우 다른 내용입니다.

먼저 '두 개의 떡'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형은 부자이고 동생은 가난한데, 어느 날 형의 생일 잔치에 간 동생네 가족이 형네 집에서 받아온 떡 두 개로 인한 문제가 시작됩니다.
아이는 세 명인데, 도대체 떡을 어떻게 나누어주어야 할지 고민하는 부부.
결국 떡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지도 못한 채, 오랫동안 그 떡을 종이에 싸서 보관을 하게 되지요.
가난에 허덕이던 동생 부부는 산에 들어가 밭을 일구게 되고, 아내의 기지로 꾸며낸 이야기-땅에서 금이 나올 거라는- 덕분에 남편은 열심히 밭을 일구게 되고, 말이 씨가 된다는 말처럼 정말 금이 나와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예요.
오랜 시간이 지나 고향이 생각난 동생네 부부는 형님 집을 찾아가지만, 형님네는 홍수로 인해 망했는지, 집도 폐가가 되고 풀로 뒤덮여 묘비조차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무덤만이 남아있었습니다.


형님네 생일 잔치에도 초대 받아 간 게 아니라 나무를 패거나 쌀섬을 나르는 등의 일을 하러 간 거였고, 아내 또한 시중을 들러 방문한 것이었는데, 고작 받아온 것은 떡 두 개뿐이었던 형제지간을 다룬 이야기였어요.


두 번째로 실려있던 작품은 '잘될 집안'이라는 민담인데요.
이 이야기에도 '두 개의 떡'처럼 형제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형제도 앞의 작품처럼 형은 잘 살고, 동생은 가난한 형편에 처해있지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장남인 형은 관습대로 재산을 좀더 많이 물려받고, 둘째는 그렇지 못했지요.


하지만 작은며느리의 정직하고 바른 마음씨와 그 것을 제대로 알아본 큰며느리의 따뜻한 마음씨로 인해 형제 모두 잘 살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겉벼를 말리는 멍석위의 곡식을 지키던 형제의 어머니는 작은아들의 형편이 안쓰러워 큰아들네 멍석에서 곡식을 덜어 작은아들네 멍석 위에 몰래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작은며느리는 곡식이 널 때보다 거둘 때 더 많아진것을 직감하고는 다시 형님네 멍석에 정직하게 도로 가져다 놓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큰며느리는 동서의 정직한 마음을 보고 한 가지 꾀를 내어 형이 가지고 있던 땅문서를 정확하게 반으로 나눠 동생네 줄 수 있도록 방법을 씁니다.
결국 두 형제는 모두 잘 살게 되고, 모든 일이 잘 되는 결과를 맞게 됩니다.


이 두 작품을 초등학생 3학년인 딸아이와 소파에 나란히 앉아 읽으며,
어찌 보면 뻔한 주제-권선징악, 인과응보, 효나 충-를 다루는 것 같아 보이는 민담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의 옛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도 중요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살펴보면서 작품을 이해하는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이 두 작품에서는 특히 형의 아내가 남편의 아우를 부를 때 사용한 서방님이라는 말을 비롯해 형수, 동서, 시동생, 조카 등의 친족 어휘가 많이 나왔습니다.
아이에게 이런 표현들을 설명해주면서 핵가족인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잘 모르는 어휘들을 가르쳐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요즘 아이들이 쓰는 거라고는 고작 해봐야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고모 정도일 뿐이니까요.
5개월 전 사촌 동생이 태어나서 사촌이라는 말을 알게 되었지, 아마 책이 아니면 이런 친족관계를 나타내는 어휘를 학습할 기회가 없었을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민담은 옛날 이야기라 헝겊, 누더기, 볕가리개, 문갑, 광, 겉벼, 멍석 같은 단어가 나오는데, 이런 것도 요즘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명사들이죠.
아이와 함께 이런 단어들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찾아보며 유익한 시간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어렵고 낯선 단어를 괄호에 그 뜻을 넣어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도록 해주고 있답니다.)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6기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좋은 교훈과 새로운 단어를 배울 기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시간이었네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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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나의 행운이야 피카 그림책 15
프란체스카 피로네 지음, 오현지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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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작가, 프란체스카 피로네의 신작 <<넌 나의 행운이야>>가 피카주니어에서 나왔습니다.


숲속을 산책하던 꼬마 돼지가 떨어진 나뭇잎 사이에서 아기 고슴도치를 발견하고는 함께 자기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기 고슴도치는 꼬마 돼지 집에 도착해서는 울기 시작하는데요,

어떻게 해야 아기 고슴도치를 잘 돌볼 수 있을지 모르는 꼬마 돼지는 당황하고 마네요.

그래서 동네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해 아기 고슴도치에게 필요한 것들(작은 집, 담요, 우유, 사랑 등등)을 알아오게 됩니다.

의사 선생님이 가르쳐준 방법대로 3시간 간격으로 우유도 주니, 담요 밑에 들어가 잠이 드는 아기 고슴도치네요.


3시간마다 아기 고슴도치에게 우유를 주다 보니 꼬마 돼지는 어느새 지쳐서 힘든 모습이네요...

꼬마 돼지의 친구들은 그런 꼬마 돼지가 걱정이 돼 함께 아이 고슴도치를 돌보기로 결심을 하고 서로 번갈아가며 돌보아주게 되는군요.


아이 고슴도치는 어느새 큰 고슴도치가 되어 독립을 하게 되고, 숲으로 돌아갑니다.

이들은 헤어진 후에도 서로를 떠올리고 아이 고슴도치는 꼬마 돼지 집을 찾아오게 되며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이 책을 보니, 엄마인 저도 세 아이를 낳아 키우며 3시간이 아닌 2시간마다 깨어나 수유를 하던 때가 떠오르네요.

엄마로서의 역할이 처음이라 아무것도 모르던 때, 첫째 아이는 참 많이 울었었죠.

그래도 이 책에 나오는 꼬마 돼지의 친구들처럼 주변에서 도와주는 친구도 있었고, 부모님도 계셨고, 그리고 가장 든든한 지지자인 남편도 있어서 그 시기를 잘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며 제 주변에서 함께 육아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네요.

그리고 아기 고슴도치처럼 쑥쑥 자라나 언젠가 제 곁을 떠나게 될 저의 세 아이들을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육아의 최종 목표는 아이의 자립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을 캥거루 주머니에 넣고는 아이가 다 커서도 주머니에서 내보낼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네요.

<<넌 나의 행운이야>>를 읽으며 서로에게 행운이 되어준 꼬마 돼지와 아기 고슴도치...

우리 아이들도 저의 행운이겠지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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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톡 비구름 모든요일그림책 17
김지현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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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비가 더욱 싫어지기만 합니다.

하늘의 먹구름조차도 반갑지 않은 손님이에요.

그런데 이런 날에 참 읽기 좋은 책이, 모든요일그림책에서 나왔답니다.


바로바로 <<톡톡톡 비구름>>이라는 그림책인데요.

사람들이 싫어하는 비에 대한 관점을 바꿔줄 수 있는 책이랍니다.

우산이 없는 날, 빨래를 널어놓은 날, 새 구두를 신은 날...


그런 날에 비가 내리면 비구름은 영락없이 외로울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서우라는 아이를 만나 비구름은 친구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게 서우의 집에서 신나에 노는 둘.

집이 엉망이 될 정도로 놀았네요...ㅎㅎ


그러자 나타나 소리를 지르는 엄마.

비구름은 슬그머니 서우의 집을 나오게 됩니다.

서우가 보고 싶을 때면 창문을 톡톡톡 두드리면 된다고... 이야기하는 비구름.

이 책을 읽으니 제가 중학생 때 즐겨 암송하던 송욱 시인의 '비 오는 창'이라는 시가 생각나는군요. 

=======================

비오는 창 - 송욱


비가 오면

하늘과 땅이

손을 잡고 울다가

입김 서린 두 가슴을

창살에 낀다.


그슴츠레

구름이 파고 가는

눈물 자국은

어찌하여 질 새 없이

몰려드는가.


비가 오면

하늘과 땅이

손을 잡고 울다가

이슬 맺힌 두 가슴을

창살에 낀다.

=======================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언제부터 비가 싫어졌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어렸을 땐, 비 오는 날에는 장화 신고 우의 입고 나가서 참방참방 물웅덩이에서 뛰어놀며 좋아했었는데,

왜 지금은 비 오는 날이 마냥 싫기만 한 걸까 고민하게 되었죠.

저희 아이들도 비 오는 날이면 물 이 고인 곳만 찾아서 옷이 다 젖도록 놀곤 해요.

그런 아이들의 동심을 받아들여주지 못하는 어른의 때 묻은 마음을 돌아보게 되를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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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7 : 여우 누이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17
황석영 지음, 전지은 그림 / 아이휴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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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6기가 되어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17권은 '여우 누이'라는 책으로,
새끼를 잃고 자신도 덫에 걸려 목숨을 잃은 여우가 부잣집 마나님의 딸로 환생을 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딸이 점점 커서 그 집의 소와 말의 간을 빼어 먹고,


결국엔 그 집 식구들까지 풍비박산 내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지만,
그 집에서 쫓겨났던 맏아들이 하백의 공주와 결혼해서 얻게 된 세 개의 호리병으로 구미호를 무찌르고 행복한 결말을 맞이합니다.


요즘 아이들을 보면 엄마인 제가 자랄 때처럼 할머니 품에서 옛날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는 것 같습니다.
황석영 선생님의 어린이 민담집을 통해 우리 민족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줌으로써 아이들이 잊혀져가는 옛것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권선징악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답니다.

이번 책은 아직은 어린 막내에겐 무서웠다는...ㅠㅠ

#황석영 #황석영의어린이민담집 #민담 #어린이민담 #아이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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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짝달싹 못 하겠어! 국민서관 그림동화 283
줄리아 밀스 지음,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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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거북이가 나오는 그림책을 보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더 반갑게 느껴지는군요.

바로 국민서관에서 나온 <<옴짝달싹 못하겠어>>인데요.


<<슈퍼거북>>이라는 책이 한창 인기를 끌었을 때가 마지막이었으니 꽤 되었네요.

주인공 거북이는 뒤집혀서 등껍질이 땅에 붙어 아무리 애를 써서 바로 뒤집으려고 해도 뒤집지를 못하는 상황입니다.

오리가 와서 발을 흔들어 보라고 해도,


캥거루가 와서 꼬리를 움직여 보라고 해도,

아르마딜로처럼 몸을 공처럼 말아 보라고 해도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


오리, 캥거루, 아르마딜로 모두 자신의 방법을 거북이에게 적용해 보라고 하는 것이니까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 나타난 주머니쥐 한 마리.

주머니쥐는 "넌 혼자가 아닌걸."이라며 거북이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단지 건조한 말뿐인 위로가 아니라 옆에 자기도 누워서 뒤집힌 거북이와 함께 하늘을 보며 이야기를 계속 걸어줍니다.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이 비를 뿌리자 거북이와 주머니쥐는 흠뻑 젖습니다.

그때, 주머니쥐가 오줌 싼 것처럼 축축하다고 하자, 거북이는 주머니쥐와 함께 깔깔깔, 푸하하, 히히히하며 웃습니다.

얼마나 신나게 웃었던지....

정신 놓고 웃다가 다시 뒤집혀서 원래대로 돌아오게 됩니다.

우리는 뒤집힌 거북이처럼 누군가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해왔던 방법을 타인에게 시도해보라고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려움이 빠진 누군가에게는 진심을 담아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 <<옴짝달싹 못하겠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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