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gamaksae님의 서재 (gamaksae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at, 25 Apr 2026 22:42:49 +0900</lastBuildDate><image><title>gamaksae</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gamaksae</description></image><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그래, 착하다고 칭찬 받는 건 네가 호구라는 뜻이지. - [착함 중독 - 남을 기쁘게 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29809</link><pubDate>Tue, 21 Apr 2026 12: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2980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7220&TPaperId=1722980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01/22/coveroff/k1721372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7220&TPaperId=1722980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착함 중독 - 남을 기쁘게 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a><br/>헤일리 머기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착함 중독 : 그래, 착하다고 칭찬 받는 건 네가 호구라는 뜻이지.<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싫어.”, “안돼.”.누군가의 부탁을 단호하게 거절하는 두 단어를 쉽게 내뱉지 못하는 사람, 좋은 말로 ‘착한 사람’, 실제적으로 ‘호구’의 금기어다. 이를 피플 플리징이라고도 한다.이 책의 주장은 피플 플리징이 단순히 개인의 유약한 성격이나 우유부단함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파고든다. 집단생활로 생존을 유지하던 인류의 과거에는 신체적·정서적 안전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었지만 현재의 삶에서는 관계와 건강, 자존감을 해치는 적응 방식으로 설명하는데, 이 관점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nbsp;나 역시 피플 플리저라는 말을 들으면 예전에는 그저 지나치게 착한 사람, 거절을 못 하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보니 그것은 한 시절을 통과하기 위해 몸에 밴 생존 기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nbsp;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이 책의 문제의식이 더 선명하게 읽힌다. 위계가 분명하고, 조직 안에서 눈치를 잘 보는 사람이 무난한 사람으로 취급되며, 윗사람의 기분과 분위기를 먼저 살피는 것이 오랫동안 미덕처럼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내 의견을 너무 강하게 내세우면 튀는 사람처럼 보이고,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굴면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이는 문화에서는, 남에게 맞추는 능력이 곧 사회생활의 기술이 되기 쉽다. 그런 점에서 피플 플리징은 개인적인 결함이라기보다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익힌 행동양식의 연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그 점을 무시하지 않고, 왜 우리가 이런 습관을 갖게 되었는지 이해하면서도 이제는 그 방식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갉아먹는지 차분히 보여 준다는 데 있다.<br>나는 무엇을 원하는 사람인가.나는 무엇을 느끼고 있으며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피플 플리저에게는 이 질문이 의외로 가장 어렵다. 오랫동안 타인의 기대와 요구를 먼저 읽어내는 데는 익숙해져 있으면서, 정작 자기 욕구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찾으려는 노력도 안했다.이에 저자는 원하는 것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가치부터 찾으라고 제안하고,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방향과 태도를 먼저 붙잡으라고 설명한다.단순히 내가 뭘 원하는지 말해 보자.라고 다그치는 건 아니다. 사실 그런 질문은 겉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자기감각이 흐려진 사람에게는 아주 추상적이고 막막한 주문이다.저자는 그래서 가치 목록과 질문지를 통해 내가 존중하는 삶의 태도, 반복해서 마음이 움직이는 주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활동, 분노를 느끼는 장면 등을 보게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욕구를 직접 말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내가 어떤 방향의 삶을 원하는 사람인지는 조금씩 알아갈 수 있다.평소에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대강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차분히 생각해 보니,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그냥 남들도 좋아하니 나도 원한다고 믿었던 것, 혹은 꼭 필요하지도 않은데 습관적으로 갈망해 왔던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남의 시선 속에서 필요하다고 여긴 것들도 있었고, 정작 내게 꼭 필요하지 않은데 괜히 붙들고 있었던 욕구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 대한 관심을 조금 내려놓게 된 점을 변화의 시작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책은 주문한다, 자기를 버리는 착함을 멈추자.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배려가 언제나 나를 지워 가는 방식으로만 작동한다면 그것은 건강한 친절이 아니라 자기소외이다.<br>많은 사람이 경계라는 말을 들으면 차갑게 선을 긋는 것, 관계를 끊는 것, 혹은 갑자기 냉정한 사람이 되는 것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책은 경계를 전혀 다르게 설명한다. 경계는 상대를 통제하는 수단이 아니라 내가 허용할 것과 허용하지 않을 것,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내가 응할 수 있는 것과 응하지 않을 것을 스스로 명확하게 아는 기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언제까지 미룰 수 없는 관계의 정리이다. 요구사항에 경계를 두는 작업이 “착한 사람”에게는 필요하다.피플 플리저는 흔히 갈등을 피하기 위해 지금 당장의 평화를 택하지만 결국 더 큰 피로와 분노를 축적하게 된다.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자기 감정만 누적시키는 사람들의 모습은 단순한 소심함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즉각적 평온을 자기 욕구보다 더 우선시한 결과이다.&nbsp;나의 경우에도 꽤 닮아 있었다. 누군가 어떤 부탁을 하면 일단은 “그렇게 하자”라고 말해 놓고, 정작 돌아서서는 마음속으로 불만을 쌓고 지치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겉으로는 충돌을 피한 것 같지만, 실은 내 감정이 계속 누적되면서 관계 전체가 더 무거워지는 방식이었다. 책은 바로 이런 패턴이 장기적으로는 분노와 피로, 수동적인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 말이 꽤 아프게 다가왔다.누군가의 기대, 실망, 감정, 불편함을 너무 쉽게 자기 책임으로 끌어안는 경향을 버려야한다. 내가 정중하게 한계를 말했는데 상대가 서운해한다면, 그 서운함은 상대가 다룰 몫이기도 하다. 현실에서 쉽지 않지만 나 자신의 존재를 위해서 기꺼이 경계를 그려야 한다.경계를 세우는 일은 상대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nbsp;<br>나를 먼저 챙기기 시작하면 당장은 내가 더 나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오랫동안 자기 욕구를 무시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고, 그 결과 자신을 돌보는 행동조차 죄책감과 함께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그런 죄책감을 무조건 버리라고 말하지 않고, 자기연민으로 전환하라고 말한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불편한지, 왜 거절하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지, 왜 한계를 말하고도 스스로를 탓하는지 먼저 이해해 보라는 것이다. 이것은 생각보다 큰 차이다. 자기비난은 사람을 더 움츠러들게 하지만, 자기연민은 적어도 지금의 나를 조금은 덜 적대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나는 이 부분이 우리 시대 직장인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라고 느꼈다. 우리는 생산적이어야 하고, 유능해야 하고, 늘 괜찮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산다. 그러다 보니 지치거나 힘든 순간에도 “이 정도는 다들 하지 않나”, “내가 더 참으면 되지”라고 생각해 버린다. 그런데 책은 그렇게 오랫동안 자기 욕구를 무시하는 방식으로는 결국 오래 버틸 수 없다고 말한다. 회복은 단순히 싫은 것을 거절하는 능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 안에서 사라져 버린 감각, 기쁨, 여유, 자기존중, 놀이와 쉼의 감각을 다시 되찾는 과정까지 포함해야 한다.&nbsp;<br>우리는 늘 유용하고 생산적이고 필요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쉬는 시간조차 뭔가를 해내지 못하면 불안해하고,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는 시간은 마치 낭비인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저자는 그런 무목적의 시간, 빈둥거림, 여유, 놀이가 회복에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아주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피플 플리저는 늘 타인에게 필요한 존재로 존재 가치를 확인해 왔기 때문에, 아무 쓸모를 증명하지 않는 시간을 견디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이 부분을 읽으며 나는 일상 속에서 너무 거창하지 않은 방식으로라도 나를 다시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꼭 대단한 취미나 특별한 휴식이 아니어도 될 것 같다. 하루 중 10분이나 15분 정도라도 잠깐 멈춰 서서 심호흡을 해 보고, 지금 내 몸이 어디에서 긴장하고 있는지 느껴 보고, 손에 닿는 감촉이나 현재의 공기를 의식적으로 느껴 보는 것 - “현재”를 느껴보는 행위 - 만으로도 나에게 돌아오는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nbsp;<br>모든 자질은 또 다른 자원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울림이 있었다. 예민함은 관찰력이 될 수 있고, 망설임은 신중함이 될 수 있으며, 쓸쓸함은 자기 자신에게 다시 가까워지는 시간을 열어 줄 수 있고, 분노는 자기 보호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사람은 흔히 자기 안의 결함만 먼저 본다. 나도 그렇다. 우유부단함, 예민함, 지나친 배려, 쉽게 지치는 성향을 단점으로만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저자는 그것을 무조건 없애야 할 고장 난 부품처럼 보지 않고, 방향을 잘 읽으면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자질로 보게 한다. 이 시선의 전환이 생각보다 크다. 자존감이라는 것도 대단한 자기확신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내 자질을 전부 결함으로만 보지 않을 때 조금씩 회복되는 것일지 모른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9001/22/cover150/k1721372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0012290</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목적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Study, 독학을 대하는 자세 - [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20549</link><pubDate>Thu, 16 Apr 2026 14: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2054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7107&TPaperId=1722054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6/28/coveroff/k64213710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42137107&TPaperId=1722054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독학이라는 세계 -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a><br/>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클랩북스 / 2026년 04월<br/></td></tr></table><br/><br><h2 style="line-height:1.7999999999999998;margin-top:0pt;margin-bottom:6pt;">독학이라는 세계 : 목적이 아닌 과정으로서의 Study, 독학을 대하는 자세</h2><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독학(獨學)'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흔히 좁고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외롭게 책과 씨름하는 고독한 미식가, 아니 공부광 이미지만 떠오른다.<br>스스로 홀로 독(獨)을 써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책을 베개 삼아 공부하는 개념으로 느껴진 셈이다. 아마 대부분 사람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가 가졌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다. 진정한 의미의 독학이란 자신을 어떤 좁은 경계 안에 가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교과서나 학교라는 정해진 테두리에 매몰되지 않고, 세상에 존재하는 폭넓은 책과 다양한 경험들을 스승 삼아 나만의 깨달음을 얻어가는 자발적인 과정으로 위상을 바꿔도 좋다.<br>지금까지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학습 방법은 주로 교과서 위주의 암기식 공부였다. 하지만 교과서는 항상 정해진 정답만을 알려주는 안전하고 범위를 정한 공간일 뿐이다. 방대한 지식을 적은 쪽수에 맞게 요약해 놓은 일종의 '지식 다이제스트'일 뿐이다. 성인이 된 우리는 이제 그 한정된 범위를 넘어 세상의 모든 책과 지식, 스승들을 나의 즐겨찾이에 포함시키는 주체적인 자세로 변화가 필요하다.저자는 바로 이 지점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독학은 단순히 시험 점수를 높이거나 외부의 평가를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스스로의 내면적인 능력을 키우는 과정이며, 그렇게 키워낸 사고력은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삶의 모든 분야에 확장되어 통용될 수 있는 나만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br>그렇다면 진정한 배움은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예를들면, "음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이 단순하고 작은 의문 하나를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지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진짜 배움의 과정이다. 외부에서 억지로 주입된 지식은 금방 휘발되지만, 자신의 적극적인 호기심에 응답하는 형태로 쌓아 올린 지식은 굳이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자리 잡는다. 세상에는 의문의 씨앗이 얼마든지 널려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야 한다.결국 지식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깊이 이해하고 나만의 삶의 방식을 정교하게 다듬기 위한 도구로 쓰여야 한다. 남과 비교하여 내 잘 난 멋을 뽐내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면 구조를 바꾸고 사고의 깊이를 넓히는 것이 독학의 진정한 목적이라 할 수 있다.<br><br>독학의 가장 중요한 매체인 독서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 책이 제시하는 접근 방식은 꽤 신선한 충격을 준다.&nbsp;보통 우리는 어렵고 난해한 책을 마주하면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고, 나중에 내공이 쌓이면 읽어야지라며 미루곤 한다. 그리고, 무덤으로 가져간다. 그러나 저자는 어려운 책이라도 일단 도전하여 끝까지 읽어보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읽어내면 분명히 남는 것이 있다는 저자의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예를 들어, 저자가 어린 시절 읽었던 철학 책은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펼쳤을 때 비로소 그 책이 왜 그토록 어려웠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어떤 배경지식이 부족한지를 깨닫고 그 빈틈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독학자를 위한 독서의 훌륭한 방법론이다.칼 마르크스의 저작이나 유명한 사상서들이 지레짐작했던 것보다 의외로 읽기 쉬울 수도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내가 생각해도 책의 난이도는 직접 부딪혀보기 전까지는 결코 알 수 없다는 주장에 적극 공감한다. 지레 겁을 먹고 책을 덮어버린다면, 우리는 평생 그 위대한 사상들과 교감할 기회를 영영 잃게 된다. 설령 진짜 어렵다 하더라도 '어떤 부분이, 왜 어려운지'를 파악하는 과정 자체가 나의 공부 방향을 새롭게 설정해 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려운 책을 피하기보다 기꺼이 부딪혀보고 나름의 깨달음을 얻는 것은 독학의 여정에서 매우 귀중한 경험이다.<br>책을 읽을 때 곁에 국어사전과 백과사전, 지도를 두라는 조언도 매우 실용적이다. 학창 시절이 아닌 일반 직장인의 삶에서 교양서나 소설을 읽으며 매번 사전을 뒤적이는 것은 솔직히 번거로운 일이다. 스마트폰이 해결해준다고 힌트를 스스로에게 주지 말자. 사전에서 유튜브로 통하는 길은 짧은 손길 하나로 충분하다. 종이 사전과 지도를 준비하는 마음자세부터 가져보자.어떤 글을 읽을 때 단어의 정확한 뜻이나 지명, 역사적 배경을 모른다면 전체 맥락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 배경지식이 부족한 채 뉴스를 보는 것과 같다. 최근 유튜브에서 본 한 영상이 떠오른다. 컴퓨터 수리 기사가 방문해 부품을 설명하는데, PC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아내에게는 남편과 기사가 나누는 CPU, 램, 보드 교체 등의 대화가 마치 외계인들의 언어처럼 들렸다는 것이다.이처럼 문해력과 이해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배경지식'이다. 배경지식이 풍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책을 읽었을 때 거두는 독서의 소화력과 현실 적용력은 천지 차이일 수밖에 없다. 당장 모르는 것이 있다면 곁에 사전을 두고 즉시 찾아가며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처음에는 더디겠지만, 이러한 과정이 누적될수록 배경지식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결국 책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br>언어를 배운다는 과정은 독학과는 꽤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책에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설득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언어적 센스가 있는 사람의 특징'을 읽으며 나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망설이지 않고 찾아보거나 간판, 영화에 등장하는 외국어 단어에 호기심을 갖는 편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해당이 되었다. 최근에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애증에서 시작된 언어에 대한 관심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부터 더듬더듬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문자를 처음부터 다시 익힌다는 것이 결코 쉬운 도전은 아니지만, 저자가 말하는 외국어 독학의 본질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게 된다.<br>저자가 후반부에서 강조하는 '질문의 중요성'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 가장 절실하게 와닿는 대목이다. 챗GPT와 같은 AI를 활용할 때, 내가 어떤 질문(프롬프트)을 던지느냐에 따라 도출되는 결과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하나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른 지금, 좋은 질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파편화된 지식이 아닌 융합적인 배경지식이 필수적이다.자신의 배경지식들을 엮어내고 새로운 관점을 결합하는 능력을 갖춰야만 AI에게도 날카롭고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즉, 질문하는 행위 자체가 단순한 의문 표출을 넘어 새로운 창조적 기법이 되는 시대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책에서 소개하는 '알고 싶은 것을 제대로 조사하는 7단계'는 무척 훌륭한 길잡이가 된다.어떤 궁금증을 해결할 때 단순히 표면적인 검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종교적, 지역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교차 검증하는 과정도 책에서 얻은 노하우이다. 이러한 다각적인 시점을 나의 질문 속에 녹여낼 수 있다면, 직장에서 작성하는 기획서나 리포트는 물론 개인적인 글쓰기에서도 남들과 차별화되는 탁월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br><br>독학을 생활화하기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프리노트' 습관도 당장 실천해 보고 싶다. 떠오르는 의문과 호기심을 흘려보내지 않고 즉시 메모하며 기록해 두는 것. 이는 배움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를 수동적인 수용자에서 적극적인 탐구자로 바꿔주는 훌륭한 장치다.시라토리 하루히코의 이 책은 분량이 아주 방대하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통찰로 가득하다. 단순한 '공부 기술'이나 '암기 노하우'를 나열한 실용서를 기대했다면 이 책은 좀 거리가 있다. 오히려 독학을 결심한 사람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어떻게 몰입하고 호기심을 확장해야 하는지 등 '배우는 자의 태도와 철학'을 묵직하게 다룬다.&nbsp;지식의 양보다 교양의 깊이를, 정보의 단순한 축적보다 사고력의 성숙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6/28/cover150/k64213710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62852</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우리 몸을 바라보는 발칙한 시각과 충격, 그리고 유쾌한 신체의 역사 여행 - [이토록 위대한 몸 - 최신 의학이 밝혀낸 면역, 질병, 노화의 비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19462</link><pubDate>Wed, 15 Apr 2026 23: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1946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6923&TPaperId=1721946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5/83/coveroff/k0221369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22136923&TPaperId=1721946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이토록 위대한 몸 - 최신 의학이 밝혀낸 면역, 질병, 노화의 비밀</a><br/>줄리아 엔더스 지음, 질 엔더스 그림, 배명자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이토록 위대한 몸 : 우리 몸을 바라보는 발칙한 시각과 충격, 그리고 유쾌한 신체의 역사 여행<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우리 몸의 장기나 신체 부위, 그리고 면역이라는 방어 시스템을 활자로, 또 그림으로 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단순히 병을 예방하거나 노화를 늦추기 위한 실용적인 의학 지식을 얻겠다는 지적 호기심이라기 보다는 엄습하는 노화를 체험하고 어떻게 해서든 늦추려는 아둥바둥 집착하는 나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br>평생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하면서도 정작 내가 가장 모르고 있던 '내 몸'이라는 또다른, 작은 우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생각보다 그렇지 못하다는 부끄러움 때문인지 비슷한 책에 기웃거리게 된다.이토록 위대한 몸은 지금까지 만났던 책들과는 조금 다른 궤도를 달린다.이 책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운동하라'는 조언 대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장기들이 어떤 진화의 역사를 뚫고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어떤 기막힌 메커니즘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작동하고 있는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맹신하던 얄팍한 상식들이 기분 좋게 부서지거나, 내 몸속의 세포와 박테리아들이 나쁜 영향과 좋은 영향을 동시에 주고받으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지금껏 알지 못하던 새로운 시각과 충격을 동시에 만끽하게 된다.<br>이 책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첫 번째 장기는 바로 "폐".우리는 매연과 미세먼지를 마시고, 때로는 담배 연기를 폐 깊숙이 밀어 넣으면서도 큰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폐는 상당 부분이 손상되더라도 살아가는 데 당장 큰 지장을 주지 않을 만큼 놀랍도록 묵묵하고 강인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허술해 보이면서도 경이로운 기관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살펴보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br>24억 년 전, 지구에 끔찍한 유독가스 사고가 발생했다. 이 폐기가스의 이름은 산소다.책에 묘사된 것처럼, 우리가 1분 1초도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산소가 사실은 24억 년 전 초기 생명체들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었던 최악의 유독성 폐기물이었다는 발상은 난생 처음들어보는 관점이다. 식물과 일부 박테리아가 뿜어낸 이 골칫거리 가스를 역으로 생존의 에너지원으로 탈바꿈시킨 생명체들의 적응 과정은 위대한 코미디이자 드라마 한 편이 아닐까? 의학계의 빌 브라이슨이라 불릴 만큼 저자의 표현력이 빛을 발하는 대목이다.<br>우리가 평상시에 무의식적으로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이 실은 얼마나 치열하고 소중한 대사 작용인지, 그리고 폐라는 장기가 우연에 우연이 겹쳐 만들어낸 진화의 결과물인지 새삼스럽다. 심지어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자주 들어본 활성산소조차도 단순히 세포를 늙게 만드는 질병의 원흉이 아니라, 세포들이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느낌표와 같은 커뮤니케이션 도구이자 암세포를 적발하는 유용한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선악의 이분법으로 몸을 바라보던 생각에 부끄러움을 던진다.<br>단순한 방어벽으로만 여겼던 면역체계에 대한 묘사는 이 책의 백미다.우리는 흔히 면역세포를 세균과 바이러스를 무자비하게 찔러 죽이는 전사로 이미지를 그리지만, 현대 의학이 밝혀낸 면역체계의 진짜 목표는 전쟁이 아니다. 내 몸을 최대한 잘 파악하고 타협하는 것이다.<br>킬러세포들은 무턱대고 세포를 파괴하지 않는다. 의심스러운 세포를 붙잡고 오늘의 일과를 불심검문한다. 상대방이 암세포나 감염 세포로 변이했음을 순순히 인정하면 아주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자가 분해되도록 돕는다. 물론 가끔은 속기도 하지만.익숙한 이름의 보조 T세포들은 상황의 맥락에 따라 킬러세포를 진정시키거나 부추긴다.면역세포들조차 인간의 사고처럼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의 축적을 통해 성장한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br>최근 끝이 날카로운 것에 찔려 파상풍 예방접종을 받았을 때의 경험이 떠올랐다.사고 발생 후 72시간 내에 접종을 하면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물질이 몸에 들어와 잠복하는 시간 동안 우리의 면역체계가 새로운 정보를 인식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적응할 수 있는 생물학적 골든 타임이 있다는 의미이다. 내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이물질에 대해서도 백신의 작용이 조금이라도 발빠르게 주어지면, 내 몸의 인공지능들이 재빠르게 데이터를 업데이트하여 면역을 형성한다는 것이다.<br>주사 한 방으로 혹시라도 모를 끔직한 고통을 예방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책을 읽으며 얻은 우리 몸 면역체계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책에서 꽤난 신선한 충격을 준 부분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정의하는 새로운 관점이다.인간은 결코 단일하고 고결한 영혼으로 이루어진 독립적 개체가 아니다라, 수십조 개의 나만의 고유 세포들과,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외부 미생물, 박테리아, 바이러스가 맹렬하게 뒤엉켜 살아가는 일종의 군집이라는 정의다.<br>이러한 인식은 SF 문학이나 철학에서 다루는 자아 해체와 코즈믹 호러, 즉 우주적 공포라는 가상의 테마를 일상의 공포로 끌어 내린다.<br>스타니스와프 렘의 "솔라리스"에서 인류가 기이한 외계 바다와 소통하며 인간 인지의 한계와 타자의 존재를 깨닫듯, 내 몸이라는 껍데기 속에도 나와는 완전히 다른 어떤 존재들이 동일한 공간을 점유하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뭔가 좀 찝찝해진다.<br>우리는 '나쁜 균'과 '좋은 균'을 철저히 분리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저자는 6,500만 년 전 우리 조상이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인간의 태반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인류는 지금의 모습으로 번식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감염이라는 치명적인 사고가 오히려 임신을 유지하는 생존의 기술로 탈바꿈한 셈이다.이런 식이라면 으스스한 존재가 오히려 미래의 희망이 되었다는 역설이 된다.<br>마찬가지로 우리 장 속에 바글거리는 대장균과 세균들 중 유익균이 없다면, 우리는 음식물의 섬유질을 소화하지 못하고 극심한 설사와 탈수에 시달리게 된다. 장세포 에너지의 약 10%는 바로 이 박테리아들과의 협력을 통해 생성된다.내가 '나'라고 굳게 믿고 있는 의식과 육체조차, 사실은 이 무수한 이물질들의 조용한 타협과 협력, 때로는 나에게 역행하려는 배신의 메커니즘 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모래성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낯선 공존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한 채 자아를 유지하며 살아가듯, 내 몸속의 타자들 역시 묵묵히 나를 위해, 혹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삶의 수레바퀴를 열심히 땀나게 굴리고 있기 때문이다.<br>수십억 년을 거쳐 진화해 온 장기들의 장대한 역사를 살피다 보면, 우리 몸의 꼭대기 왕좌에 앉아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믿었던 뇌의 위치를 다시 가늠하게 된다. 뇌는 호흡기나 소화기, 면역체계가 가진 까마득한 역사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역사를 지닌 초보적이고 최근에 생긴 신생 기관에 불과하다고 한다.<br>신생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에서 가장 높은 에너지를 탐욕스럽게 해치우는 뇌는, 역설적으로 그 막대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숱한 오류와 실수를 저지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동화 오류다.이는 응용 심리학이나 행동경제학, 역사적 심리 실험에서 인간의 인지 편향을 설명할 때 흔히 등장하는 메커니즘과 정확히 일치한다.<br>뇌는 어떤 일에 익숙해지면, 인지적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의식적인 관여를 줄이고 무의식적인 자동화 시스템에 일을 맡겨버린다. 오랜 숙련을 거친 도예공이나, 수십 년간 환자의 혈압을 재고 차트를 읽어온 전문의가 때로는 갓 들어온 초보 의사나 학생보다 더 어이없는 오진과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뇌가 스위치를 끄고 자동 비행 모드로 전환해 버리기 때문이다.<br>인류가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뇌의 폭발적인 발전 덕분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그토록 맹신하는 뇌의 이성적 판단이 생물학적인 한계로 인해 언제든 엉뚱한 궤도로 이탈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오래되고 본능적인 장기들이 묵묵히 제 할 일을 오차 없이 수행할 때, 가장 똑똑하다고 자부하는 뇌는 편향과 착각 속에서 허우적거린다.이 책은 독자를 끝없이 몰입하게 만드는 유쾌한 산책과도 같다. 어려운 의학 용어를 남발하거나 단순한 건강 지침을 나열하는 대신, 장기들의 입장에서 쓰여진 역사서이자, 세포들의 은밀한 대화를 엿보는 시트콤 같다.<br><br>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내 몸을 바라보는 생각의 렌즈'를 교체해 준다는 데 있다.나의 건강, 나의 질병, 나의 노화라는 일차원적인 고민을 넘어, 내 안에 얼마나 경이로운 지성과 오랜 역사, 그리고 이질적인 타자와의 눈물겨운 공생이 뒤엉켜 장엄한 교향곡을 만들어내는지 감탄하게 된다.의학적 지식을 넘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하고도 흥미로운 철학적 화두를 내 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통해 느껴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안성마춤 그 이상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5/83/cover150/k0221369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58373</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나만의 부족을 찾는 여정 - [트라이브즈 - AI 시대, 누구와 함께 일해야 하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04989</link><pubDate>Wed, 08 Apr 2026 21:0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2049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7387&TPaperId=172049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6/87/coveroff/k14213738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42137387&TPaperId=172049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트라이브즈 - AI 시대, 누구와 함께 일해야 하는가</a><br/>세스 고딘 지음, 송보라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트라이브즈 : 나만의 부족을 찾는 여정<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Frankie Goes to Hollywood의 'Two Tribes(두 부족)'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묘한 기분이 생생하다. 이 노래는 밴드가 가진 악동 같은 이미지에 수위 높은 뮤직비디오, 그리고 너무 직설적인 가사 때문인지 이래저래 금지곡 취급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냉전 시대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서로 으르렁거리는 거대한 두 이념의 충돌을 두 개의 '부족'에 빗댄 그 노래는, 어딘가 불온하면서도 이상하게 가슴을 뛰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이념이니 전쟁이니 하는 무거운 거죽을 벗겨내고 나면, '트라이브즈(부족)'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원초적인 욕망에 끌림이 있었기 때문일까.&nbsp;<br>사람은 누구나 본능적으로 어딘가에 속하고 싶어 하고, 나와 비슷한 주파수와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패거리를 만들어 각자의세계에서 공동된 관심사를 공유하고 싶어 한다. 세스 고딘의 ‘트라이브즈’를 읽으면서, 오래전 CD에서 흘러나오던 그 단어가 왜 그토록 오랫동안 내 머릿속을 맴돌았는지 묘한 연관성에 흥미가 배가되었다.<br>책에도 록밴드가 등장한다, 밴드명만 들어보았지, 음악은 생소한 Grateful Dead가 그 주인공이다.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다 보면, 항상 고민하는게 있다.'어떻게 하면 더 많은 대중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노출할까?''어떻게 해야 보편적인 히트를 칠 수 있을까?'그런데 이 밴드는 빌보드 탑 40에 드는 대중적인 앨범 단 한 장 없이도 무려 1,300억 원이 넘는 엄청난 수익을 냈다. 그들의 비결은 단순하고도 명확하다. 세상 모든 사람의 입맛을 맞추려 쩔쩔매는 대신, 자신들의 철학에 열광하는 좁고 깊은 팬덤, 이른바 '데드헤드'라는 부족을 꽉 쥐고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2-14-70' 같은 자신들만의 암호를 주고받으며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끈끈함을 만들어냈다. 어쩌면 K Pop이 대세가 된 지금과 유사한 트렌드를 이미 50년 전에 구축했다는 놀라운 사실과 만나게 된다. 티켓팅을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하고, 라이브의 불법 음원 녹음을 오히려 장려하며 팬들이 다른 팬들에게 녹음한 음악을 즐기게 하여 더 많은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는 방식이다.<br>과거에는 이런 부족의 형태를 가진 집단은 동네 마을회관, 취미 모임, 혹은 한 사무실을 쓰는 사람들처럼 지리적인 한계 안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이 물리적인 장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지금처럼 AI 기술이 발전하고 온갖 소통 도구들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이런 연결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정확하고, 멀리 퍼져나간다. 지역의 한계를 훌쩍 벗어나니,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독특하고 매력적인 크고 작은 부족들이 수없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는 빅뱅같은 더많은 가능성과 성공의 크기를 키우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저자는 부족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연결의 중요성과 리더의 덕목에 대해 평안한 챕터 형태의 글이지만, 현대사회를 꿰뚫는 통찰로 독자의 가능성을 열어젖히고 있다.<br>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리더가 세상에 남기는 흔적에 대한 통찰이다. 보통 회사를 차리고 윗자리에 오르면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재활용도 안 되는 거대한 폐기물들을 남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니 그것이 대단한 업적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스 고딘은 진짜 리더가 이끄는 부족은 물건이 아니라 연결을 남긴다고 말한다. 재클린 노보그라츠가 설립한 어큐먼펀드의 사례가 딱 그렇다. 그녀는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그저 돈 몇 푼 쥐어주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현지의 기업가들이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고, 전 세계의 헌신적인 후원자들을 자율과 존중이라는 가치로 묶어 동참의 일원으로 일구어냈다. 물건이 남긴 부산물은 언젠가 썩고 소멸되지만, 리더가 진심으로 엮어낸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촘촘해지고 거대해지며, 새로운 가치를 끝없이 생산해낼 수 있다.&nbsp; 연결 자체가 거대한 화학 작용이 되어, 혼자서는 절대 바라보지 못했을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기회를 제공해준다.<br><br>위키피디아의 기적 같은 성공이나 스피나커라는 게임 회사에서 등장하는 리더십도 결국 본질은 같다. 위키피디아의 지미 웨일스는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이래라저래라 지시하거나 근태를 관리하지 않았다. 그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비전에 동참하고 소통할 수 있는 튼튼한 판을 깔아주었을 뿐이다. 스피나커의 젊은 직원 역시, 팀원 하나 없는 척박한 상황에서 소식지라는 아주 소박한 도구를 무기로 삼았다. 일주일에 두 번씩, 자신들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고 어떤 벽에 부딪쳤는지 솔직하게 써서 직원들 우편함에 돌렸다. 그러자 각자 자기 일만 하던 엔지니어들이 이야기에 동참하고 싶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누군가 위에 군림하면서 채찍질을 한 게 아니라, 같이 걸어나갈 목적지를 보여주고 함께 걷는게 어떠냐며 손을 내밀었을 때, 사람들은 기꺼이 부족의 일원이 되었고, 힘찬 발걸음을 서로의 힘에 기대어 나아갈 수 있었다.<br>물론, 세상에 아무리 기가 막힌 도구가 널려 있어도 앞장서겠다는 리더의 각오와 의지가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솔직히 우리 주변에는 안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매일 쏟아지는 업무에 치여 타협하고, 관료주의에 순응하며 튀는 못이 정맞는다며 복지부동이 최선의 방책으로 생각한다.특히 우리나라 직장문화 처럼 수직적이고 정해진 틀을 중시하는 상황 속에서는 현상 유지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직장인들의 하루를 지배한다. 하지만 세상을 흔들고 변화를 만들어낸 위대한 부족은 늘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이단자들의 손에서 탄생하는 법이다. 현실에 안주한 평범한 이가 될 것인가, 이단자라 낙인 찍힐 지언정 세상을 바꾸는 대단한 내가 될 것인가?<br>애플과 스티브 잡스, 그를 따르는 광신도들을 보라.&nbsp;잡스는 금전적인 보상을 주지 않았음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비전을 던져주며 부족원들이 스스로 상상하고 논쟁하며 뭉치게 만들었다.물론 잡스가 등장하면 다들 핑계를 얻을 수 있다.&nbsp;"나는 잡스처럼 타고난 카리스마도 없고, 남들 앞에 나서는 것도 끔찍이 두려운데 내가 무슨 리더가 되겠어.”하지만 세스 고딘은 이 변명을 박살낸다카리스마가 넘쳐서 리더가 되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무릅쓰고 리더의 길을 걷기로 선택하는 순간부터 카리스마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돈이 없건, 직급이 낮건, 매력이 부족하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묵묵히 그 길을 향해 첫발을 떼는 용기라고 말한다.<br>의기양양한 패기가 유일한 무기라면 어때, 한 번 도전해볼 만 하잖은가?<br>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nbsp;웬만한 지식과 정보, 그리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일은 AI가 인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완벽하게 해낼 것이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누구와 함께 일해야 하고 또 어떤 자리에 서야 할까? 단순히 정해진 일을 착실히 해내는 안주하는 사람들의 시대는 저물어간다.이제는 룰을 깨고,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며, 공통의 비전으로 점과 점을 연결하는 리더만이 살아남는 시대다.<br>생각해보자.‘당신의 개인적인 흥미, 당신의 마니아적인 취미, 당신이 유독 잘하는 그 고유한 영역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교감하게 만들 것인가?’내 경우, 록 밴드들의 음악과 그 복잡다단한 역사를 파고드는 일에 꽤나 시간을 많이 보내는 편이다. 전설적인 밴드들의 앨범을 모으고, 그들의 라인업 변화가 음악에 미친 영향을 파헤치는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나의 여가시간만의 즐거움이다. 예전 같으면 그저 퇴근 후 방구석에서 낡은 CD나 뒤적거리는, 나 혼자만의 유별나고 고독한 취미로 끝났을 것이다.하지만 저자는 또다른 기회가 있다고 속삭인다. 마니아적인 취향과 남다른 열정을 그냥 방 안에 가둬두지 말라고 말이다. 내가 사랑하는 음악적 서사와 철학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나와 비슷한 향수와 열망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연결해보라고. 진심이 누군가와 맞닿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개인의 취향을 넘어 서로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나만의 작지만 단단한 '부족'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6/87/cover150/k14213738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68723</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애증, 미래, 복잡한 셈법. 일본을 걷기로 사유하다 - [일본을 걷는 이유 - 이부스키에서 왓카나이까지, 기억과 성찰의 2,600km]</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93152</link><pubDate>Thu, 02 Apr 2026 22: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9315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7882&TPaperId=1719315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3/68/coveroff/k16213788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62137882&TPaperId=1719315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일본을 걷는 이유 - 이부스키에서 왓카나이까지, 기억과 성찰의 2,600km</a><br/>임병식 지음 / 디오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h2 style="line-height:1.7999999999999998;margin-top:0pt;margin-bottom:6pt;">일본을 걷는 이유 : 애증, 미래, 복잡한 셈법. 일본을 걷기로 사유하다</h2><br><br><br>*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nbsp;한국인에게 일본은 참으로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상이다. 과거 일제강점기의 뼈아픈 수탈과 여전히 일본 서점가를 휩쓰는 혐한 서적들을 마주할 때면 깊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일본을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로 꼽는다. 단순히 거리가 가까운 이유도 있겠지만, 일본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개성 넘치는 상점들을 구경하고, 골목 어귀에서 진한 돈코츠 라멘 한 그릇의 깊은 맛에 감탄하며 그들만의 문화를 즐기기도 한다.&nbsp;마음속으로는 그들의 선진화된 인프라나 장인 정신, 트렌드를 주도하는 문화적 역량을 동경하면서도, 겉으로는 애써 '적국'이라는 꼬리표를 달며 깎아내리려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우리의 솔직한 민낯일지도 모른다.이러한 모순은 한일 양국이 공유하는 오래된 적대적 역사, 지리적 인접성, 그리고 정치·사회적 유사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반일 감정이 강한 사람조차도 막상 일본에 가면 질서 정연한 거리에 감탄하게 된다. 국가를 미워하되 국민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감상적인 구호를 넘어, 그들의 장단점을 명확히 직시하고 다각도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시키는 현실적인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전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태풍을 대신 맞아 건뎌주는 고마운 점과 오염수를 방류한 증오도 머리 속에 꼭 챙겨주자.<br>언론인 출신 임병식 작가의 에세이 “일본을 걷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단순히 맛집이나 쇼핑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 가이드를 넘어, 일본 최남단 이부스키에서 최북단 왓카나이까지 일본 전역을 아우리는 과거사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일본이 지닌 두 얼굴을 깊이 있게 통찰하고 독자와 대화하고 있다.<br>여정의 초반부, 책이 우리를 안내하는 곳은 한국인이 가장 즐겨 찾는 관광지 중 하나인 후쿠오카다. 하카타역의 번화함과 모모치 해변의 평화로운 풍경을 즐기던 발걸음은, 그곳에서 멀지 않은 후쿠오카 형무소 터에 다다르면 순식간에 무거워진다. 그곳은 스물일곱 살의 젊은 나이에 차가운 감옥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조선인 청년,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비극이 서려 있는 장소다.특히 그들의 사인이 단순한 옥사가 아니라 일본군의 생체실험 때문일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은 우리를 경악하게 한다. 당시 미군 포로를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하거나 바닷물을 수혈하는 등의 끔찍한 실험을 실제 자행했던 규슈제국대학 의학부의 만행, 그리고 731부대 등이 벌인 반인륜적 행태를 감안할 때, 형무소에 갇힌 조선인 청년들이 생체실험의 희생양이었을 가능성은 가볍게 흘려버릴만한 무게는 아니다. 관광의 흥겨움에 취해 있던 한국인이라도 불과 몇 장의 역사적 진실 앞에서는 순식간에 차가운 반일 감정으로 돌아설 수밖에.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우리 선조들의 피와 고통이 묻혀 있다는 사실은, 한일 양국이 겉으로 아무리 가까워지더라도 근본적인 갈등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아직도 기나긴 치유의 시간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br><br>발길은 사가현에 위치한 나고야성(名護屋城) 터를 향해서 이어진다.&nbsp;대도시 아이치현의 유명한 나고야성과 이름이 같아 혼동하기 쉽지만, 사가현의 이곳은 과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키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축조했던 조선 침략의 전초기지였다. 그러나 영원할 것 같았던 권력은 그의 사후, 사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새로운 정권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고, 지금은 씁쓸한 성터만 남아 한 정권에 따라 지역의 위상과 쓸모가 바뀌는 역사의 덧없음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다. 마치 오래된 중세를 다룬 게임 배경에 등장할만한 비장한 서사다.이곳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성터 인근에 세워진 사가현립 나고야성 박물관의 전시 태도다. 과거의 잘못을 숨기기에 급급한 일본 내 우익의 행보와 달리, 이 박물관은 임진왜란을 한일 교류사라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망하며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오랜 감정의 골을 씻어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작은 비전처럼 느껴진다.동시에 이 대목에서는 선조 시절 당파 싸움에 매몰되어 외세의 침략에 대비하지 못했던 조선의 무능함이 겹쳐 떠오른다. 만약 그때 파벌 정치에 빠지지 않고 국가적 위기에 제대로 대비했더라면 임진왜란의 참상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과거의 뼈아픈 역사를 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정치적 이해관계와 정쟁에 휘둘려 국민의 삶과 국가의 위상을 등한시 하는 정치인이 활개치고 있지는 않은지 예리한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br>이와는 반면, 가고시마현 지란에 위치한 '특공평화회관'은 일본의 왜곡된 역사 인식과 군국주의의 망령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가미카제 특공대를 기리는 이곳에는 전투기 제로센과&nbsp; 인간 어뢰 가이텐(참 대단한 발상 아닌다!)으로 대표되는 자살 병기들이 미화되어 전시되어 있다. 전쟁의 참상을 반성하기는커녕, 죽음을 강요당한 젊은이들을 흠모의 대상으로 둔갑시켜 맹목적인 애국심을 선동하는 전시는 일본 선동가들의 사악함에 놀라게 된다.저자가 지적하듯 일본의 전후 행태는 철저한 반성 위에서 역사 교육을 진행한 독일의 태도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일본은 여전히 자신들이 일으킨 전쟁 범죄에 면죄부를 주며 스스로를 전쟁의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이른바 '피해자 코스프레'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 대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떠오르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과거 나치에 의해 끔찍한 학살을 당했던 유대인들에게 전 세계가 깊은 연민을 보냈지만, 오늘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등지에서 벌이는 무자비한 폭력과 학살은 그들을 향했던 측은지심을 거센 분노로 뒤바꿔 놓았다. 가해의 역사를 직시하지 않고 자기 연민의 논리에만 갇힌 국가는 결국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게 된다는 뼈아픈 패착의 역사를 보여준다.&nbsp;<br>하얀 국물이 머리속에 연상되는 나가사키는 카스텔라와 짬뽕의 도시로 친숙하지만, 동시에 두 번째 원자폭탄이 투하된 끔찍한 비극의 현장이기도 하다. 하늘에서 쏟아진 원폭으로 인해 순식간에 스러져간 10만 명 이상의 인명, 그리고 평범한 시민들의 희생은 가슴 아픈 일이다. 그것이 군국주의로 폭주하던 국가의 잘못된 방향타와 오판에서 비롯된 불가피하거나 필연적인 결과였다 할지라도, 민간인들의 죽음 앞에서는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다.그러나 나가사키가 집단의 기억을 정리하는 방식은 분열되어 있다.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이 원폭 피해만을 부각하며 피해자 행세를 대놓고 하는 반면, 시민들의 자발적 힘으로 운영되는 나가사키 인권 평화자료관은 일본이 가해자로서 저지른 만행을 낱낱이 고발한다. 이들은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조망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 하나의 도시가 비극을 대하는 상반된 태도를 보여주는 셈이다.더욱 씁쓸한 것은 조선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방식마저 갈라져 있다는 점이다. 타국 땅에서 스러져간 동포들을 추모하는 위령비마저 남한과 북한의 이념에 따라 별도로 설치된 모습은, 가해국 일본의 무책임함 속에서 분단된 우리 민족의 비극적 현대사가 오버랩되는 비극의 현장이다.<br><br>시마네현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독도 영유권 주장의 핵심 당사자, 바로 그들이다.시마네현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25~30%가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그곳 지방정부는 한국을 자극하는 독도 영유권 분쟁에 앞장서고 있다. 저자는 인구 65만 명 남짓한 이 작은 도시가 무리하게 독도 분쟁을 일으키는 이유를 중앙정부의 관심과 재정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얄팍한 정치적 계산으로 분석한다. 주민들의 실제적 관심은 덜한데도 불구하고, 극우 정치인들의 선동에 휘둘려 한국인 관광 유치를 놓치고 스스로 수익 사업을 걷어차는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br>이 책은 화려한 네온사인과 맛집으로 포장된 관광지로서의 일본을 넘어, 정치, 사회, 역사가 쌓인 진짜 일본의 속살을 드러내고 우리와의 관계와 미래를 위한 현재의 역할을 걸음과 사유의 과정으로 엮어내고 있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일 양국이 애증의 역사를 어떻게 공유해왔는지, 그리고 이 복잡한 갈등의 고리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묵직한 화두가 던져졌다는 사실과 마주친다.물론 진정한 관계 개선의 전제 조건은 일본이 가해자로서의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죄를 구하는 것이다. 여전히 극우 성향이 강한 일본 정치권에서 당장 그런 변화를 기대하기는 김정은 위원장이 통일 제안을 해오는 것보다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만난 수많은 양심적인 일본 시민단체들처럼, 과거사를 직시하고 연대의 손을 내미는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수 있다.<br>우리는 국가라는 거대한 틀에 갇혀 무조건적인 혐오를 쏟아내기보다는, 개인 차원의 여행과 문화 교류를 통해 그곳에 사는 현지인들과 접촉하며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 쇼핑이나 먹거리에만 치중한 소비적인 여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지역에 깃든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맹목적인 이분법에서 벗어나, 가장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진정한 '일본을 걷는 이유'일 것이다.또하나, 과거와 달리 성장한 한국을 바라보는 시샘의 눈길도 잊어서는 안된다. 아직 저력을 잃지 않는 강대국이지만 세계 넘버 2를 차지했던 위상을 기억하는 일본인들에게는 한국이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현실의 모습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듯하다. 어떻게 그들과 우리의 문화가 서로가 즐기는 공유의 가치로 확대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시기라고 생각한다.<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3/68/cover150/k16213788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36814</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도시로 떠나는 프로이트의 발자취 탐방기 - [지그문트 프로이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92198</link><pubDate>Thu, 02 Apr 2026 13: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921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6920&TPaperId=171921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4/99/coveroff/k32213692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22136920&TPaperId=171921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그문트 프로이트</a><br/>김석.지크문트 프로이트 지음 / arte(아르테)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h2 style="line-height:1.7999999999999998;margin-top:0pt;margin-bottom:6pt;">클래식 클라우드 039 지그문트 프로이트 : 도시로 떠나는 프로이트의 발자취 탐방기</h2><br><br><br>*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낯선 골목, 낯선 풍경을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nbsp;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공기를 마시고, 처음 보는 건축물과 이국적인 풍경을 눈에 담는 일은 현장에서도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지만 시간이 지난 휴대폰의 갤러리를 하나씩 되돌려보는 시간여행도 지루할 틈이 없다.하지만 그저 남들이 다 가는 유명한 명소를 눈도장 찍듯 돌아보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평범한 일정에 무료함을 느끼지는 않는지? 단순한 소비로서의 여행이 아니라, 하나의 확고한 테마를 가지고 내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여행하는 방법은 없을까?&nbsp;아르테 출판사에서 선보이는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이런 질문에 딱 맞는 대답을 준다. 누군가의 인생역로를 뒤집어보며 관광지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그러나 역사 이정표를 만들어낸 공간에 대한 묘한 공감을 만날 수 있다.&nbsp;<br>이번에는 심리학의 시조새, 지그문트 프로이트.무의식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개척한 최초의 심리학자인 그가 실제로 머물며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뇌했던 장소들을 직접 찾아가 공간의 맥락 속에서 사상을 읽어내는 여정은 너무 현학적이지도,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도 않은 적절한 눈높이로 독자에게 말을 건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누구나 한 천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인간 정신의 심연을 탐구하는 일에 동참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br><br>이 책이 여느 심리학 개론서나 평전과 구분되는 가장 흥미로운 점은 프로이트의 심리학을 그저 딱딱한 활자와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프로이트가 네 살 때부터 노년기까지 평생을 보낸 오스트리아 빈을 시작으로 파리, 로마, 그리고 마지막 안식처였던 런던까지 공간과 사상의 연결고리를 엮어낸다.<br><br>19세기 말 빈의 풍경 묘사는 꽤나 인상적이다.&nbsp;프로이트가 머물렀던 베르크가세 19번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빈의 모습은 겉으로는 화려하고 우아한 문화 제국의 중심지였지만, 속으로는 엄격한 부르주아적 도덕관념과 가부장제, 그리고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가 팽배했던 모순의 공간이었다. 그 숨 막히는 억압 속에서 사람들은 욕망을 감추어야만 했고, 억눌린 욕망은 결국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마비나 발작, 즉 우리가 히스테리라고 부르는 마음의 병으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프로이트가 하필 그곳에서 수많은 히스테리 환자들을 만나고 무의식이라는 깊은 우물을 파내려 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책 속에 담긴 진료실 풍경, 그가 단골로 찾았던 카페에 대한 저자의 설명들을 따라가다 보면, 한 사람의 위대한 사상이 어떻게 그가 숨 쉬던 도시와 교감하고 영감을 주고받으며 탄생하는지 목도할 수 있다. 사상은 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 그리고 시대정신이 공명을 통해 탄생한다는 좋은 사례이다.<br>책 중간중간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프로이트가 어떻게 딱딱한 신경학자에서 인간의 영혼을 들여다보는 정신분석학자로 변모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발상을 어떻게 실제 연구와 치료로 발전시켰는지 드라마틱한 여정을 보여준다,<br>젊은 시절 프로이트가 국비 장학생으로 머물렀던 파리의 살페트리에르 병원은 그의 인생을 바꾼 중요한 공간이다. 그곳에서 그는 당대 최고의 신경학자 샤르코가 최면을 통해 히스테리 환자들의 증상을 유발하고 없애는 광경을 목격한다. 이전까지 의학계는 히스테리를 여성의 자궁 문제나 꾀병으로 치부했지만, 프로이트는 파리에서의 경험을 통해 신체적 증상의 원인이 보이지 않는 마음에 있을 수 있다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이루게 된다. 프로이트가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샤르코의 족적을 병원에서도 존경의 의미로 명명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오래된 유서 깊은 건물들을 임의로 훼손할 수 없게 만드는 법도 여행자에게는 고마운 부분이다.&nbsp;<br>빈으로 돌아온 그는 당시만 해도 마음의 병을 고치기 위해 주로 쓰이던 최면이나 전기 충격 요법의 한계를 깨닫는다. 그리고 선배 의사인 브로이어와 함께 새로운 길을 찾는다. 책의 제1장에 등장하는 안나 O의 에피소드는 정신분석학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다. 물을 마시지 못하고 모국어를 잊어버리는 등 심각한 증상을 앓던 안나 O가,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불쾌한 기억과 감정을 말로 쏟아내고 난 뒤 증상이 말끔히 사라지는 요법을 발견한 것이다. 프로이트는 이 사례를 발전시켜 환자가 편안한 카우치에 누워 자신의 상처와 꿈, 머릿속에 아무렇게나 떠오르는 생각들을 검열 없이 털어놓게 만드는 자유 연상 기법, 즉 요즘 우리에게는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의사와 대화 치료라는 씨앗을 발견할 수 있었다.<br>하지만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거대한 학문으로 정립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혹독한 분석이다. 그는 겉보기엔 멀쩡한 엘리트 의사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찾아온 심각한 신경증, 대인관계의 짙은 그림자, 그리고 기차 여행을 두려워하는 공포증 등 숱한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다. 그는 빈 외곽의 벨뷔에 머물며 자신의 꿈을 집요하게 분석했다. 남의 마음을 치료하기 전에, 자신이 감추고 싶었던 부끄러운 근친상간적 욕망과 유년기의 상처를 똑바로 마주한 그 뼈아픈 용기가 바로 위대한 학문의 출발점이 되었다.<br>여정의 끝자락은 그가 나치의 핍박을 피해 노구를 이끌고 망명했던 장소는 런던이다. 메어스필드 가든 20번지, 현재 프로이트 박물관으로 남아있는 이곳에서 끔찍한 육체적 고통과 싸우면서도 펜을 들었다. 제1차 세계대전과 나치의 광기를 목격한 그는, 인간의 마음속에는 살려고 하는 본뿐 아니라 모든 것을 파괴하고 무의 세계로 되돌리려는 죽음의 본능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도출한다. 런던의 차분하면서도 우울한 공기는, 인간 문명의 미래를 비관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성찰했던그의 마지막 고뇌를 담아내기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준다.<br><br><br>책의 읽어가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화두를 던질까 생각해본다.끊임없이 자극적인 콘텐츠가 쏟아지고, 알고리즘이 우리의 취향과 선택마저 나 대신 결정해 주는 요즘,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고 있다. 자기 자신을 낯설게 느끼고, 타인의 욕망을 자신의 욕망이라 착각하며 살아간다. 항상 이럴 때 많은 책에서는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과연 비판적 사고의 실체는 무엇인가 갸우뚱하다. 이것도 AI에게 물어봐야 하나?<br>AI시대에 심리학은 과연 어떤 길을 걷게 될까.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한 메커니즘은 인간의 오류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무심코 튀어나온 말실수, 논리가 전혀 통하지 않는 엉뚱하고 기괴한 꿈, 앞뒤가 맞지 않는 비이성적인 행동, 강박. 즉, 가장 합리적이지 않고 찌질해 보이는 인간의 틈새를 고민하고 그 안에서 무의식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nbsp;하지만, AI는 철저한 논리와 데이터, 완벽한 패턴과 효율성의 결정체다. 그들은 오류를 배제하고 가장 매끄러운 정답만을 도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거짓말도 잘 친다.)&nbsp;웨어러블 기기가 사람의 심박수나 뇌파, 표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스트레스 수치를 관리하고, 그에 맞는 명상 음악이나 뻔하지만 효과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하는 초급 심리 상담은 AI가 사람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해낼 것이다. 인간 상담사가 놓칠 수 있는 미세한 생체 데이터까지 읽어내어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할지 모른다.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심리학은 프로이트가 그랬던 것처럼 AI가 결코 계산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인간의 비합리성을 더욱 깊이 파고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듯하다.데이터나 패턴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모순된 감정, 효율성은 바닥을 치지만 나를 나답게 만드는 짙은 상처와 콤플렉스, 파괴적인 줄 알면서도 끌리는 충동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학문으로 변화하지 않을까?물론 앞으로는 AI가 이 영역까지 넘볼 수 있겠지만 항상 엉뚱한 선택을 하는 인간 각 개인의 엉뚱함은 그래도 우리 몫이지 않을까 싶다.학창시절로 돌아간다면 주저없이 전공과목을 “심리학”을 선택하고 싶은 나의 이룰 수 없는 작은 바램이 이루어지는 작은 독서의 장점도 이 책에 실려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4/99/cover150/k32213692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49911</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세계의 마음을 열어보고, 나의 마음도 열어보는 여행 - [심리학의 역사 -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84647</link><pubDate>Mon, 30 Mar 2026 21: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846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6041&TPaperId=171846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11/coveroff/k8821360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82136041&TPaperId=171846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심리학의 역사 - 마음과 행동의 작동 방식을 탐구하다</a><br/>니키 헤이즈 지음, 최호영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심리학의 역사 : 세계의 마음을 열어보고, 나의 마음도 열어보는 여행<br><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대학 시절, 심리학 교양 수업 하나쯤은 제대로 들어 둘 걸, 후회가 종종 다가온다.&nbsp;복수전공은 커녕 개론 수업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과거의 나에게 쯧쯧 혀를 차는 경우는 보통 사회에 나와 현실과 부딪힐 때이다.&nbsp;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하루의 절반은 보이지 않는 고객의 심리를 추측하고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얽히고 설킨 조직 내 갈등과 인간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심리적 줄다리기에 할애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일, 그리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협업하여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 모두 그 기저에는 묵직한 심리학 메커니즘이 깔려 있다.<br>결국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업무적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심리학 책들을 뒤적였다. 인간의 날것 그대로의 본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심리 실험들에 큰 흥미를 느꼈고, 책에서 본 내용이 영화 “엑스페리먼트(Das Experiment)”에서 스크린으로 투영된 충격적인 장면에서 놀랐던 경험도 있다.평범했던 사람들이 간수와 죄수라는 역할을 부여받자마자 권력에 취해 잔혹해지고 통제 불능의 상태로 빠져들던 시나리오는 필립 짐바르도의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인간의 이성이라는 것이 환경과 상황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지, 섬뜩한 이면은 심리학이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인간 본성을 해독하는 마법의 열쇠로 생각되었다.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즘 서점가 매대를 장식하고 있는 '다크 심리학' 류의 책들에도 눈길이 간다. 가스라이팅, 마키아벨리즘, 타인을 은밀하게 조종하고 설득하는 기술 등을 다루는 이 책들은 어딘가 얄팍한 '사짜' 냄새가 나면서도, 매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대를 설득하고 방어해야 하는 현대 직장인에게는 은밀하게 쥐고 싶은 척척 만능 치트키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단편적인 기술이나 자극적인 심리 실험 결과만 지식창고에 챙겨넣기 보다는, 파편화된 심리학 지식들을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꿰어줄 전체 역사에 대한 지도가 필요했고, 니키 헤이즈의 저서는 지적인 허기를 훌륭히 달래준다.<br>저자는 학자들의 이름과 실험 연도를 나열하는 대신, 심리학이 시대와 어떻게 호흡을 주고 받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해 왔는지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기존의 심리학의 역사를 다루었던 도서들과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을 지닌다. (물론 이 시리즈의 기획 의도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br>대다수의 역사서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나 근대 유럽의 실험실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이 책은 불교를 비롯한 동양의 영향을 심리학의 기원 중 하나로 제시한다. 인간의 마음에 대한 탐구는 서양 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류 보편의 과제였음을 명확히 하여, 심리학자들 조차 놓치기 쉬운 문화적 다양성의 토대를 마련한다.또한 저자는 어떤 위대한 학자의 이론도 모든 인간에게 적용되는 완벽한 정답일 수 없음을 강조한다. 인간은 다층적이고 복잡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정신분석학, 행동주의, 인지심리학 등 각 학파는 저마다의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하나의 관점일 뿐이라는 제한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이론의 승리를 찬양하지 않고,&nbsp; 한계점을 명확히 보여주며 전체 이론들을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다양성을 독자가 품을 수 있게 유도한다.<br><br>무엇보다 고전 실험의 비윤리성에 대한 뼈아픈 직시가 인상적이다. 내가 영화 “엑스페리먼트”를 보며 느꼈던 불편함을 저자는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온다. 파블로프나 왓슨, 밀그램의 실험을 단순히 위대한 과학적 성과만으로 포장하지 않고,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피험자의 권리가 무시되고 윤리적 기준이 미비했던 시절, 인간을 기계나 통제 가능한 데이터로만 취급했던 과거의 흑역사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이를통해 독자의 영역에 있는 일반인들이 복잡한 심리실험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맹목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비판적 시각으로 인류 본연의 모습을 벗어나지 않는 선의의 감시자가 되는 암묵적 동화를 이끌어낸다. 각성된 눈이 많을 수록 악마같은 실험실을 존재를 영위할 수 없다.<br><br>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철학의 영역에 머물던 마음에 대한 사유를 근대 과학의 반열로 끌어올린 결정적인 세 명의 거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저자는 이들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그들이 갇혀 있던 시대적 한계 역시 냉철하게 해부한다.단연 눈에 띄는 선각자는 빌헬름 분트다. 1879년 독일 라이프치히에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을 차린 그는 마음에 대한 연구를 종교와 철학으로부터 독립시킨 현대 심리학의 아버지다. 자신의 내면을 스스로 관찰해 보고하는 내성법은 훗날 너무 주관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저자는 분트의 이 첫걸음이 없었다면 객관적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이후의 수많은 심리학적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br>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학자, 바로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합리적 이성이라는 인간의 자만심을 산산조각내고, 보이지 않는 거대한 심연인 무의식을 심리학 이론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저자는 프로이트를 보편적 이론의 허상을 입증하는 가장 좋은 사례로 들고 있다. 그의 억압 메커니즘과 성적 발달 이론은 19세기 말 오스트리아 빈이라는 극도로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좁은 사회의 특정 신경증 환자들에게서 도출된 결론일 뿐, 시공간을 초월한 절대 진리는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nbsp;<br>행동주의의 창시자 존 브로더스 왓슨도 흥미로운 학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대신, 철저히 측정하고 관찰할 수 있는 행동만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심리학을 엄밀한 자연과학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그의 기계론적 인간관은 비윤리성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생후 11개월 된 아기에게 쥐와 쇳소리를 결합해 인위적인 공포를 심어준 실험은, 인간을 그저 자극과 반응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의 오만함을 보여준다. 아무리 학문을 위한 목적이라도 인륜을 넘어서는 행위는 일탈일 뿐이라는 점을 다시 꺠닫게 된다. 정작 왓슨이 현대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고, 그의 광고기법은 지금도 사용되는 반복에 근거한 행동주의라니 놀랍기만 하다.<br><br>위대한 발견의 이면에는 학문이 시대의 편견과 결탁하여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낳은 참혹한 부분도&nbsp; 존재한다. 저자는 심리학 발전에 치명적으로 역행한 대표적인 프랜시스 골턴 (Francis Galton)의 경우는 내가 마케팅 업무를 하며 인간을 통계 수치나 타깃군으로만 분류하려 했던 기억이 떠오르게 한다.&nbsp;골턴의 '우생학'은 많이 들어보았던 용어일 것이다. 그는 인간의 지능과 재능이 전적으로 유전된다고 믿었다. 교육이나 환경 같은 사회문화적 맥락을 완전히 제거해버린 채, 상위 계층이 잘사는 것은 오직 유전자가 우월하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 끔찍한 유전 결정론은 훗날 나치 독일로 넘어가 특정 인종과 장애인을 학살하는 홀로코스트의 과학적 명분이 되었다. 심리학이 인류를 치유하기는커녕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칼날로 쓰인 최악의 비극이다.&nbsp;<br><br>책을 읽어가며 떠오른 몇가지 생각이 있었다.그중 마케터로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AI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던 심리 실험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까?였다. 비용과 속도면에서 그동안 고민하던 고객 분석이 너무나 편해지는 것 아니겠는가?하지만, 저자의 관점을 빌리자면 대답은 불가능이었다. 인간은 고정된 변수가 아니라, 시대와 문화, 그리고 돌발적인 감정의 역동성 속에서 끊임없이 변모하는 사회적 존재다. AI는 방대한 과거의 텍스트와 반응 패턴을 통해 인간의 정보 처리 구조를 훌륭하게 모사할 수 있다. 인지심리학과 뇌과학이 밝혀낸 메커니즘을 딥러닝으로 구현해 낸 셈이다. 하지만 프로이트가 파고들었던 깊은 무의식의 벗어날 수 없는 늪지대나, 인간이 가진 고유의 실존적 고뇌까지 AI가 시뮬레이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AI는 훌륭한 연구 보조 도구이자 통계적 예측 모델일 뿐, 살아 숨 쉬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읽거나 스스로 만들어낼 수는 없다.이런 결론을 낼 수 있었지만, 아직 심리학의 초짜이기 때문에 다음 기회에는 이 부분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보기로 했다.<br>책을 덮으며, 심리학의 역사를 훑어보는 작업은 파편화되어 있던 내 머릿속 지식들을 하나의 튼튼한 지식 골격으로 만들어내는 경험이었다.기존 도서들이 천재적인 학자들의 발견을 칭송하며 선형적인 정답을 강요하는 위인전기라면, “심리학의 역사”는 학문이 어떻게 시대와 부딪히고 깨지며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단편영화 모음집 같았다.단순히 마케팅 스킬을 하나 더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복잡하고 매력적인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다시 대학에 돌아가 심리학을 제대로 전공해 보고 싶다는 엉뚱하고도 진지한 상상. 당장 학교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제 나는 사람들의 겉으로 드러난 행동 이면에 숨겨진 맥락을 들여다볼 줄 아는, 조금은 더 사려 깊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되었다.&nbsp;<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11/cover150/k8821360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1129</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허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서 인간의 평가 조건으로, 부의 변천사 - [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68827</link><pubDate>Mon, 23 Mar 2026 22: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6882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136744&TPaperId=1716882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3/2/coveroff/k48213674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82136744&TPaperId=1716882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a><br/>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h1 style="line-height:1.7999999999999998;margin-top:0pt;margin-bottom:6pt;">세계 척학 전집: 훔친 부 편 : 허상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서 인간의 평가 조건으로, 부의 변천사</h1><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현대 사회에서 부와 돈은 단순한 교환 수단을 넘어 종교적 숭배의 대상이자 인간의 가치를 표현하는&nbsp; 절대 기준이 되었다. 우리는 매일 아침 눈을 떠서 밤늦게까지 노동을 시간 속으로 갈아 넣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땀과 시간, 심지어 영혼까지 한 달에 한 번 통장에 찍히는 월급의 숫자 하나로 보상받는 것에 만족하며 나이를 먹어간다.&nbsp;돈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죽을 때 결코 싸 가지고 갈 수 없는 이 존재하지 않는 숫자에 왜 우리는 인생을 저당 잡힌채 갈망할까?<br>이클립스의 시리즈 도서 세계 철학 전집의 새로운 도서, 훔친 부 편은 바로 이러한 근원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nbsp;자기 자식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조금 더 안정적인 노후를 설계하겠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끝없는 욕심충분히 인정받을만한 작은 소망마저도 개인의 맹목적인 탐욕으로 낙인찍히는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다.항상 정해진 선을 벗어나는 탐욕과의 경계선이 애매한 탓은 아닐까 추측해본다,사실 이 거대한 부라는 프레임은 개인의 머리 속에서 생겨난 산물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와 국가, 그리고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이 정교하게 직조해 낸 제도이고 인간에게는 어쩌면 덫일지도 모르는 존재이다. 이 책은 경제라는 인류의 역사에서 족적을 남긴 인물들의 지혜를 현재의 우리 모습에 적용하여, 우리의 부를 누가 가져가는지, 그리고 이 끊임없는 부의 탈취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삶을 영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불쾌하기도 다행스럽기도 한 개개인마다 저마다 다른 인사이트를 꺼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br>책의 초반부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에 등장하는 농부 파흠의 비극적인 이야기로 문을 연다. 하루 동안 걸어서 돌아오는 거리의 땅을 모두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에 파흠은 욕망의 질주를 시작한다. 점심때 반환점을 돌아야 했음에도, 조금 더, 아주 조금만 더 좋은 땅을 차지하겠다는 욕심에 사로잡혀 오후 늦게까지 걷고 또 걷는다. 결국 해가 지기 전 출발점으로 돌아오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달리던 그는 도착점에서 숨을 거두고 만다. 그 거대한 욕망의 끝에서 그의 시체가 들어갈 땅은 사실 단 2m에 불과했다.파흠의 죽음은 인간의 경제 생활을 관통하는 비극적 메타포다. 끝을 모르고 갈구하는 돈의 근거를 끝까지 추적해 보면, 결국 다른 사람도 이 가치를 믿으니까라는 허약한 명제 밖에 남지 않는다. 평생을 바치는 저축, 연봉 협상, 노후 설계가 전부 이 한 문장 위에 위태롭게 쌓아 올려져 있다. 우리는 그 근거를 단 한 번도 진지하게 물어본 적 없이 인생 전체를 걸고 있다.이 지점에서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의 통찰은 우리의 맹목적 믿음의 근거를 제시한다. 호모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인류를 물리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을 하라리는 집단적 상상력에서 찾는다. 우리는 사물을 단지 상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허구를 집단적으로 믿고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다. 회사, 브랜드, 자격증, 학위 등 우리가 그토록 의지하는 것들은 사실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허구다. 돈 역시 마찬가지다.돈은 인류 역사상 가장 보편적이고 가장 훌륭한 상호 신뢰 체계다. 지금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어떤 법률이나 제도, 심지어 종교조차도 넘볼 수 없다.인류 공통으로 숭배하는 유일하고 강력한 가치 체계이다. 종교와 달리 돈은 정직하고 보편적으로 작동한다. 과거 조개껍질에서 금으로 이어지던 실물 가치는, 미국이 달러를 금으로 바꿔주지 않는 불태환 화폐 제도를 선언하면서 완전히 증발했다. 이제 종이 쪼가리 하나, 디지털 숫자 하나가 모든 실물을 대체한다. 어쩌면 실체 없는 허구에 대한 집단적 믿음이 우리의 욕망을 끝없는 질주로 떠민 것은 아닐까?&nbsp;여기서 우리가 얻어야 할 깨달음은 명확하다. 돈이라는 것이 일종의 허구라는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 작동 원리를 아는 사람만이, 돈을 맹목적으로 숭배하지 않고 자신의 통제 하에 유용한 도구로 부릴 수 있다는 점이다.<br>애덤 스미스의 이야기는 우리가 학창 시절부터 줄곧 들어온 경제학의 상식을 통쾌하게 뒤집는다. 스미스가 남긴 가장 거대한 어록인 ‘보이지 않는 손'은 사실 그의 방대한 저서 국부론 전체를 통틀어 단 한 번밖에 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스미스는 시장에 모든 것을 맡기면 만사형통이라는 천박한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에 대한 그들의 관심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즉,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미안하게도 개개인의 이기심이며, 시장에서 거래할 때 상대방의 자비심에 호소하지 말라는 냉혹한 현실을 지적한다. 거래는 자비심이 아니라 상호 이익의 충족이 될 때 작동한다. 이것이 시장이라는 게임의 첫 번째 규칙이다.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스미스의 시장은 이기심만으로 굴러가는 것도 물론 아니다. 우리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물건을 사는 일상적인 행위 이면에는 거대한 신뢰의 네트워크가 깔려 있다. 당장 눈앞에서 금과 물건을 맞바꾸는 것이 아니라면, 시장 상인은 카드사가 대금을 지불할 것을 믿고, 카드사는 고객이 결제일에 돈을 입금할 것을 믿는다. 즉,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자본의 순환은 빨라지고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한다.책에 묘사된 스미스의 통찰을 현대 경제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면 네 가지 게임의 규칙이 도출된다.&nbsp;첫째, 거래는 상호 이익으로 작동한다. 상대방의 이익을 충족시켜야 비로소 내 이익도 얻을 수 있다.&nbsp;둘째, 시장 참여자들은 사실 경쟁을 원하지 않으며 기회만 되면 담합하여 경쟁을 없애려 한다. 힘은 흩어진 쪽이 아니라 모인 쪽에 있기 때문이다.&nbsp;셋째, 따라서 경쟁이 존재해야만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경쟁이 사라지는 순간 '보이지 않는 손'은 소수의 강한 자들을 위한 폭력적인 손으로 변질된다.&nbsp;넷째, 돈은 결코 아래로 흐르지 않는다. 낙수효과는 환상이며, 돈은 철저히 돈이 있는 곳으로 중력처럼 흐른다.&nbsp;결국 우리는 이 돈의 길목을 파악하고 철저히 준비해야만 부를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고전 경제학자의 원칙이 2026년에도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를 아는 사람만 획득할 수 있다. 동시에, 이기심이 폭주하여 담합과 불공정이 판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사회적 조율이 필수적임을 깨닫게 된다. 어차피 자본 그 자체에는 양심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br>책에서 만나는 경제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논쟁적인 인물, 바로 칼 마르크스의 통찰은 전율을 일으킨다.&nbsp;"돈이 신이 되면 사람이 물건이 된다."&nbsp;마르크스는 이미 150년 전에 자본주의의 이 끔찍한 본질을 정확히 간파했다.우리는 우리의 시급과 월급을 협상하며 나 자신의 이름에 가격표를 매긴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도 당연한 시장의 원리로 인정하고 있다. 마르크스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바로 이 지점, 원래 세상은 그런거야라는 안일한 체념에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nbsp;세상에 원래부터 당연한 것은 없다. 마르크스는 시장에 놓인 테이블 하나에 10만 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을 때, 그 안에 깃든 노동자의 땀방울과 노력, 통증과 시간이 완벽하게 지워지는 현상, 즉 물신숭배를 날카롭게 꼬집었다.인간이 창조해 낸 노동의 가치는 철저히 은폐되고, 오직 결과물인 물건에 매겨진 가격만이 진실이 되는 자본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대와 관계는 사라지고, 물건과 물건 사이의 관계, 즉 가격을 매개로 한 교환 만이 인간관계의 주요 활동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상거래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 부르주아지는 인간 사이에 적나라한 이해관계와 냉혹한 현금 거래 외에는 어떤 연결 고리도 남기지 않았다.더욱 두려운 것은 원래 가격이 붙을 수 없는 영역까지 철저히 상품화되어왔다는 부분이다.&nbsp;중세의 농노는 영토에 묶여 있었을지언정 자신의 시간과 노동을 분절하여 시장에 내다 팔지는 않았다. 노동에 시간당 가격을 매겨 거래하는 것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슬픈 결과물이다. 땅이 상품이 되고, 물이 상품이 되고, 지식이 상품이 되더니, 결국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노동 시간이 돈이 된 셈이다.&nbsp;<br>기업은 계속해서 덩치를 키우며 잉여생산물을 독식하고, 노동자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의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초과하며 자신을 갈아넣는다. 하나의 직장으로는 사고 싶은 물건을 살 수 없어 짜투리 인생도 박박 긁어모아 N잡러가 된다. 돈은 도구였지만, 어느새 우리의 주인이 되었다.마르크스는 이를 뒤집을 유일한 방법으로 혁명을 꿈꿨지만 역사는 자본주의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혁명이 실패했다고 해서 그의 주장이 폐기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자본주의의 정교한 메커니즘 속에서 나의 가치가 돈으로만 환산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부여할 수 있다. 이 뼈아픈 현실 인식이 선행되어야만, 미래에 우리의 가치가 돈보다 더 고귀한 대우를 받는 세상을 향한 꿈을 꾸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br><br>현대의 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그 자본주의의 최전선인 금융 시장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심리적인 맹신에 의해 굴러가는지를 폭로한다. 소로스의 '재귀성(Reflexivity) 이론'은 오늘도 대한민국 여기저기 경제 활동 과정에서 벌어지는 예언의 자기 실현&nbsp; 현상을 설명한다. 시장 참여자들의 믿음이 현실을 바꾸고, 그렇게 바뀐 현실이 다시 대중의 믿음을 더욱 강력하게 강화하는 끝없는 피드백 고리다. 실적이 좋아서 주가가 오르는 것인가, 아니면 주가가 오르니까 사람들이 열광하여 실적이 좋아 보이는 것인가?&nbsp;금융시장은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는다. 항상 어떤 방향으로든 현실을 왜곡하며, 그 왜곡은 실제 시장에 물리적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시장의 표면적 지표를 거울처럼 받아들이는 수동적 관찰자와, 그 이면에 숨겨진 대중의 심리 및 사회적 분위기를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투자자의 수익률 차이는 여기서 벌어진다.&nbsp;왜 가격이 떨어지는지 묻는 대신, 가격이 떨어지면 시장 구조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 하락이 공포를 불러 추가 하락을 견인하는 구조가 보인다면 그것이 바로 대폭락의 신호이며, 가격 상승이 맹목적인 희망을 부추겨 추가 상승을 부르는 구조가 보인다면 그것이 붕괴 직전의 버블 신호라고 소로스는 말한다. 그가 영국 영란은행을 굴복시키고 파운드화 공매도로 막대한 부를 거머쥔 것은 단지 차트를 잘 봐서가 아니다. 허상에 불과한 고평가된 파운드화의 통화 가치와 대중의 맹신이 빚어낸 괴리를 정확히 꿰뚫어 보았기 때문이다. 돈의 흐름을 지배하려면 눈앞의 현상을 넘어 대중의 욕망과 제도가 작동하는 원리, 그리고 결과의 냉정한 예측까지 관통하는 혜안이 필요하다.<br>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활동을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 세 가지로 분류했다.'노동'은 먹고살기 위해 하는 끝없는 반복이다. 밥을 짓고, 출퇴근을 하고, 월급을 받는 다람쥐 쳇바퀴 같은 생존 활동이다. 아렌트는 이를 동물도 하는 가장 낮은 차원의 활동으로 보았다. 하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노동을 가장 중요한 활동으로 정의해버린다. 대통령부터 아르바이트생까지 모두가 스스로를 '일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무슨 일 하세요?"가 한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최우선 질문이 되어버렸다. 아렌트는 이를 ‘동물적 노동자 의 승리'라고 부르며 탄식했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어야 할 인간 고유의 가치가 생존을 위한 생리적 활동에 자리를 내어준 것이다.한국 사회에서 이런 현상은 유독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의 명함 문화가 그 좋은 사례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건네는 명함에는 그 사람의 철학이나 세계관이 아니라 회사, 부서, 직급이라는 노동자로서의 계급장만 적혀 있다. 만약 그 명함을 빼앗긴다면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nbsp;<br>물론 노동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아렌트의 시각이 치열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을 모욕하는 엘리트주의로 비칠 위험도 있고, 뚜렷한 현실적 대안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녀가 던지는 본질적인 경고는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노동만으로 인간의 삶이 채워질 때, 사회는 비정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진리를 탐구해야 할 대학은 기업의 부품을 생산하는 직업 학원으로 전락했고, 당장 돈이 되지 않는 순수 학문은 도태되고 있다. 노동과 자본이라는 단일한 가치관만이 지배하는 사회는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할 상상력도, 위기에 대처할 식견도 잃어버린다. 다양성이 압살된 채&nbsp; 노동의 효율성에만 모든 가치가 집중된 사회는, 외부의 작은 경제적, 사회적 충격에도 산산조각 날 수밖에 없는 얇은 유리그릇 신세가 될 뿐이다. 더군다다 AI 시대에 노동력만이 무기인 인간은 더욱 필요없는 폐품이 되어갈 운명아니겠는가?<br><br>이 책은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경제의 거대 담론들을, 우리의 일상 속 에피소드와 교차시키며 탁월한 몰입감을 주고 있다. 거장들의 사상이 동네서점의 한적한 서가가 아닌,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빛나고 있고 예리한지 잘 보여준다.<br>한 개인이 책 한 권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자기의 여생마저 드라마틱하게 바꿀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았 듯, 개개인이 모은 공동이 자각하고 인지하여 조금 더 나은 경제체계를 조금씩 만들어간다면 그래도 노동을 넘어 우리의 가치를 스스로 빛낼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23/2/cover150/k48213674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230272</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건축가의 조언에서 발견하는 삶의 지혜 - [팁 프롬 더 탑 -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67994</link><pubDate>Mon, 23 Mar 2026 14: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67994</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6041&TPaperId=1716799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7/coveroff/k65213604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6041&TPaperId=17167994"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팁 프롬 더 탑 - 창작의 기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 66</a><br/>켄 양 외 엮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br>팁 프롬 더 탑 : 건축가의 조언에서 발견하는 삶의 지혜<br><br><br><br>*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br>사람들은 흔히 발레나 오페라를 일컬어 종합예술이라 부른다.&nbsp;하지만 개인적인 시각에서, 인간의 근원적 만족을 채워주는 가장 완벽하고 거대한 종합예술은 바로 건축이다. 음악적 요소라는 문화의 한 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족함은 있지만, 대신 건축은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이자 실생활과 커뮤니티가 촘촘히 엮여 숨 쉬는 거대한 유기체로서 예술을 품는다.&nbsp;<br>이러한 종합예술을 탄생시키는 건축가들의 사고방식은 당연히 인간의 삶, 사회의 구조, 그리고 환경의 변화를 아우르게 된다. 그렇기에 켄 양, 클리퍼드 피어슨, 라그다 알하얄리가 엮은 “팁 프롬 더 탑(Tips from the Top)”은 겉보기에는 건축가들을 위한 실전 조언집인 동시에 일반인들에게는 하루의 개인과 직업의 행로를 개척하고 미래를 향해 생각의 방향을 알려주는 조언서의 역할도 수행해낸다.&nbsp;<br>인생을 살아가며 누군가로부터 진심 어린 조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우리는 살면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없으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뼈아픈 손실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아차, 이게 이런거구나, 깨닫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nbsp;<br>앞서 길을 걸어간 인생의 선배, 저명한 인사들, 혹은 나와 다른 결의 업무와 삶을 겪어온 동료는 물론 심지어 나이 어린 후배들의 조언까지, 내가 겪지 않은 미래를 안전하고 단단하게 구축하는 훌륭한 자양분이 된다.&nbsp;이 책에 담긴 세계적 건축가들이 털어놓는 66가지의 조언과 이니셔티브에 관한 원칙들은, 단순한 건축 기법을 넘어 어떤 태도로 세상이라는 백지 위에 나의 삶과 인생을 설계하고 직장인으로서 살아가야할 태도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해주고 있다.<br><br><br>책의 구성은 테마별로 나누어 2~3페이지 분량의 짧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 독자는 자신의 현재 상황과 타이밍에 맞는 조언을 골라 언제든 꺼내먹는 스낵처럼 나만의 어드바이스 박스로 활용할 수 있다..<br>책의 서두부터 의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코미디언의 농담처럼 인생의 많은 것들은 타이밍에 달려 있다. 건축가 유진 콘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초창기, "성공은 무엇에 동의하느냐 못지않게, 무엇을 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한 사업가의 조언을 듣게 된다. 하지만 당장 일거리가 급했던 그에게는 공허하고 답답한 소리일 뿐이었다. 하지만 훗날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그는 대금 지급이 늦어질 경우 회사가 도산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직감하게되고 실적이 꼭 필요한 시기였음에도 조언을 떠올리며 과감히 제안을 거절했다. 그리고, 얼마 후 프로젝트를 주도했던국가의 지도자가 축출되며 프로젝트가 공중분해 되었고, 그의 비즈니스는 시작부터 좌초될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었다.&nbsp;<br>누구에게 사업 초창기, 눈앞의 이익이나 그럴듯한 제안에 휩쓸려 무비판적으로 모든 일을 수용하다 보면 결국 감당할 수 없는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 진정한 비즈니스의 주도권은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또는 거절할 것인가 하는 무서운 조언에 고객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br><br>건축가들은 끊임없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만, 기존의 통념과 굳어진 관행에 갇히는 순간 결과물은 실망스럽고 뻔해진다. 책에서는 “뒤집고, 뒤집고, 또 뒤집으라"고 권한다. 건물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단단한 벽의 개념을 허물고 내부를 자연이 깃든 공간으로 바꾸거나, 도시의 청사진에 자연을 끼워 맞추는 대신 자연이 스스로 도시의 형태를 빚도록 내버려 두는 식이다.&nbsp;이러한 '뒤집기'의 철학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최고의 기법이기도 하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제품의 쓰임새, 서비스의 타깃, 기존 산업의 룰을 뒤집고 용도를 변경할 때 전혀 새로운 혁신이 탄생한다.&nbsp;<br><br>건축 거장들의 조언 중 공통으로 관통하는 또 다른 진리는 결국 '기본(Basic)'이다. 세상이 아찔할 만큼 빠르게 변하고 AI가 디자인을 대체하는 시대라 할지라도, 빛, 공기, 스케일, 분위기, 재료의 성질처럼 건축물이 인간의 몸과 마음을 공간으로 이어주는 가치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나무의 뿌리가 흙을 단단히 움켜쥔후, 가지가 하늘로 뻗어나가듯, 삶의 한 순간 또는 직장인 업무에서 밝은 빛이 가득찬 아이디어가 번뜩여야하는 순간의 상황에서도 인간 본연의 가치와 기본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충고로 받아들여야 한다.<br><br><br>책은 세 가지 행동을 촉구한다.&nbsp;읽기, 그리기, 그리고 여행하기.&nbsp;다양한 역사와 이론을 탐독하여 자신만의 어휘력을 기르고, 생각을 도면으로 시각화하며, 직접 발로 뛰며 문화를 체험하라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주변 사람과 환경에 얼마만큼의 관심을 쏟고 체득하느냐가 창의력의 크기를 결정한다.&nbsp;<br>이는 비단 건축 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자기계발 영역에서도 중요한 행동이다.<br>특히 '여행'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낯선 도쿄의 거리에서 유명 건축가들의 독특한 디자인을 보며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구조를 만들었을까?"라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던 시절이 내게 있었는데, 이 순간은 아마도 비즈니스적 통찰이 시작되는 지점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열린 마음으로 타인의 문화를 흡수하고 그들이 마주한 위기와 도전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관찰하는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기획하고 타깃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가장 훌륭한 훈련법이었다.<br><br><br>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키워드이자, 나 스스로 가장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결국 '호기심'이다.&nbsp;<br>책은 "호기심이 없다면 호기심을 가지는 법부터 배우라"고 일갈한다.영감의 원천은 책상 앞이 아니라, 달리기하는 순간, 남을 위해 요리하는 순간,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는 모든 호기심 어린 순간에서 발현된다. 내가 기존에 알던 것을 다시 분해해 보고, 새로운 분야의 문을 두드려 보는 이 모든 호기심의 과정이 사람과 커뮤니티,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거대한 인사이트가 된다.&nbsp;<br><br><br>이 책을 읽어가며 건축이라는 렌즈를 통해 삶과 업무의 본질을 투영해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직업적 기술이 아닌 개인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조언이다.<br>건축가들의 66가지 조언을 그들의 결과물과 비교해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나가다 보면, 어느새 내 인생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책이 남긴 수많은 조언 중 나에게 맞는 것을 취사선택하여 내 것으로 체득화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독서의 값어치는 충분하다.<br>건축물을 만드는 예술가들의 관점을 내 삶에 투영해보고 호기심이라는 세상 대단한 무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라면 이 책을 고르지 않을 이유를 찾기 힘들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51/7/cover150/k65213604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510731</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내 책 한 권, 지속 가능한 또다른 무기로 확장 - [책쓰기 성공 비법 50가지 - 책쓰기로 성공하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58503</link><pubDate>Wed, 18 Mar 2026 21: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585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06825X&TPaperId=171585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59/33/coveroff/895906825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906825X&TPaperId=171585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책쓰기 성공 비법 50가지 - 책쓰기로 성공하는 사람은 분명 따로 있다</a><br/>이상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h3 style="line-height:1.38;margin-top:0pt;margin-bottom:6pt;">책쓰기 성공 비법 50가지 : 내 책 한 권, 지속 가능한 또다른 무기로 확장</h3><br><br><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br>자신의 이름 석 자가 표지에 적힌 책 한 권.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가슴 한편에 품고 살아가는 평생 소원이자, 가장 강력한 자기실현의 로망이다.&nbsp;글쓰기는 재주가 대단하던 미약하던, 꿈을 실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슬쩍 머리를 채울 때, 서점에서 지나치지 못하고 머무는 공간이 있다. 예비 작가들의 희망 사항을 자극하듯 '책 쓰기'를 주제로 한 수많은 지침서들이 매대를 채우는 바로, 여러분도 한번쯤은 책을 만지작 거리던 바로 그곳이다.하지만 실망스러운 경우가 적지 않았다. "누구나 쓸 수 있다", 손가락으로 어서 오라며 유혹하지만 제자리에 서서 몇 장만 들춰봐도 너무 뻔하고 감성적인 동기부여만 늘어놓거나, 철저하게 출판사나 편집자의 편의주의적 발상이 가득차 현실적인 갈증을 해소해 주지 못한다.<br>19년 차 전업 작가이자 11년 동안 책 쓰기 강사로 활동해 온 이상민 작가의 ‘책쓰기 성공 비법 50가지”는 이런 관점에서 볼 때,&nbsp; 뜬구름 잡는 위로가 아닌 뼈아프지만 명쾌한 실전 지도를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내가 쓴 책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책 쓰기가 단순한 자기만족을 넘어 어떻게 대중과 시장을 설득하는 전략으로 채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50가지 비법으로 공유한다.<br>글을 쓰고자 할 때 우리가 가장 흔히 빠지는 함정은 바로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맹목적으로 매몰된다는 것이다. 멋진 문장으로 표현하고, 내가 가진 대단한 지식으로 채워 넣으면, 독자와 시장은 자연스럽게 내 글의 가치를 알아봐 주며 열광하리라는 헛된 착각에 빠진다. 당연히 쉽게 될 줄 알았던 부분들이 의외로 철저한 실패로 돌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함정이다.저자는 이러한 작가적 아집이 출판 실패로 이어지는 지름길임을 지적한다. 아무리 훌륭하고 멋진 글이라도 시장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과감하게 생각의 방향을 바꿔야한다. 내가 쓰고 싶은 주제라도 대중이 원하지 않는다면 기획 출판의 문턱을 넘을 수 없으며, 고집을 피워 자비 출판을 강행하더라도 초판조차 소화하지 못하는 비극적인 상황에서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결국 책을 쓴다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날카롭게 읽어내고, 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타겟팅 하여 그들의 가려운 곳을 후련하게 긁어주는 치열한 과정이다. 비즈니스의 현장 바로 그것이다.<br><br>일반인들이 출판사의 기획 및 편집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그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껏 원고를 투고해도 당장 연락이 오지 않거나, 거절당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 아닌가? 똑같은 원고를 두고도 어떤 출판사는 호평을, 어떤 출판사는 혹평을 내놓기도 한다.저자는 출판사가 원고를 채택할 때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출판사는 금전적인 리스크를 짊어지고 사업적 성공을 바라보는 사업 집단이다. 각 출판사마다 타깃으로 삼는 독자층과 추구하는 색깔이 다르기 때문에 피드백이 엇갈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내 희망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이상을 실현하는 동시에 출판사에게도 금전적인 이득을 줄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가는 소통의 기술이다. 내 글의 방향성을 꿋꿋이 지켜나가되, 외부의 피드백을 어떻게 소화하고 협업하여 융화시키는가에 따라 책의 운명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주도권과 결정권은 오롯이 나 자신에게 있다.<br><br>이 책이 강조하는 냉혹한 현실은 멀리 갈 것도 없이 내 주변의 사례만 보아도 증명된다. 내 지인 중에는 나름 베스트셀러 작가 타이틀을 달았던 두 명의 '원히트원더(One-hit Wonder)'가 있다. 한 명은 재테크, 다른 한 명은 비즈니스 + 자기계발 분야에서 첫 책을 성공시켰다.하지만 그들의 후속작은 전작에 비해 초라했다. 재테크 분야 지인의 경우, 카페나 커뮤니티를 통해 대중에게 인정받은 노하우를 정리해 첫 책을 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단 한 권의 책으로 쏟아낸 지식 외에 더 이상 추가적인 깊이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지 못했다. 비즈니스 분야 지인 역시 자신이 성공했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는 데 그쳤을 뿐, 다른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확장시키거나 획기적인 새로움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이는 저자가 뼈 주사처럼 강조하는 '경쟁 도서 분석'과 '합리적 추론'의 부재가 낳은 결과다. 글을 쓸 때는 감이나 막연한 예측, 파편적인 지식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명확한 근거를 대고, 유아독존적인 태도를 버린 채 경쟁자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철저히 벤치마킹해야 한다. 나와 같은 생각, 혹은 다른 생각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확장하지 못하면 작가로서의 생명력은 한 권으로 끝이 난다.&nbsp;<br><br>흥미로운 점은, 앞서 언급한 두 명의 원히트원더 지인들이 비록 후속작에는 실패했을지언정 첫 번째 베스트셀러를 무기 삼아 활발한 강연과 방송 출연을 이어가며 추가적인 활동을 전개하며, 수익까지도 확보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지금도 또 다른 베스트셀러를 내기 위해 절치부심하며 새로운 준비를 하고 있다.이는 저자가 던지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책 한 권 냈다고 모든 것이 만사형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책 자체의 인세 수익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그 책을 강력한 포트폴리오이자 명함으로 삼아 나만의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강연, 블로그, 유튜브, 후속작 집필, 다른 작가들과의 협업 및 공동 작업 등 책을 매개로 나의 수익과 이상 실현의 무대를 발 빠르게 확장해야 한다. 스펙도, 자본도 없는 사람에게 책 쓰기가 커다란 희망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무한한 확장성에 있다.<br>내가 가장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호기심이 결국 책이 될 수 있는 자양분"이라는 저자의 철학이다. 독자의 고민에 깊이 공감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어 그 해결 방안을 도출해 내는 과정. 내가 독자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연구하는 태도야말로 작가를 움직이는 진짜 엔진이다.그렇게 치열하게 고민하여 책을 쓰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을 하며, 다시 현장에서 얻은 새로운 호기심으로 다음 책을 기획하는 선순환의 과정. 이것이야말로 이상민 작가가 예비 작가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유익하고 위대한 결론일 것이다.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글쓰기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고 경제적인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가장 고상하고도 치열한 무기다. 앞으로 어떤 책을 기획하고 세상에 내놓을 것인지, 이 책이 남긴 50가지의 이정표를 따라 나 역시 묵묵한 연습을 지속해 나가겠노라 다짐한다.<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59/33/cover150/895906825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593364</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낀 세대에서 새로운 시대의 중심에 서다 - [요즘 메인세대 - 경제적 여유와 압도적 인구수로 문화의 주 소비자가 된 세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53491</link><pubDate>Mon, 16 Mar 2026 11:4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534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825&TPaperId=171534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4/55/coveroff/892556982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25569825&TPaperId=171534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요즘 메인세대 - 경제적 여유와 압도적 인구수로 문화의 주 소비자가 된 세대</a><br/>이시한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03월<br/></td></tr></table><br/><br><br>요즘 메인세대 : 낀 세대에서 새로운 시대의 중심에 서다<br><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가장 강력한 중심축은 누구일까?<br>인구통계학적 변화와 경제적 헤게모니의 이동을 들여다보면, 결국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 향방을 좌우하는 것은 4060 세대, 그중에서도 197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라는 결론이다.<br>이 책은 바로 이들을 사회의 진정한 주역인 ‘메인세대’라 명명하며, 이들이 마주한 현실과 앞으로 만들어갈 거대한 사회·경제적 파동을 깊이 있게 파고 들고 있다.<br>최근 유튜브나 여러 매체를 통해 1970년대생들의 다사다난했던 성장기를 조명하는 콘텐츠를 가끔&nbsp; 접하게 된다. 전쟁의 폐허에서 벗어나 고도성장의 초입에 서 있던 부모에게서 이들은 결핍과 풍요의&nbsp; 경계선을 부여받아 그 경계선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조개탄을 집어넣는 난로에서, 에어콘이나 온풍이같은 시설이 없는 이전 세대와 변하지 않은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억압적인 입시 경쟁을 견뎌냈다.&nbsp;무엇보다 대학만 웬만큼 나오면 취업 걱정없던 베이비붐 세대의 여유로운 사회 첫발은 IMF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의 경제적 재난으로 한순간에 무너졌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 또한 영원히 소멸했다.&nbsp;그 어떤 세대보다 강렬한 생존 본능을 내재화한 이들은, 현재 들이닥치고 있는 인공지능(AI)의 위협, 인구 절벽으로 인한 내수 시장 축소, 그리고 만성적인 저성장이라는 겹악재 속에서도 특유의 맷집으로 꿋꿋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묘한 동질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있다.<br>하지만 2026년 현재, 이 메인세대가 처한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직장 내에서는 젊은 세대와 경영진 사이에 끼어 꼰대라는 멸시와 조롱이 섞인 시선을 견뎌야 하고, 대한민국 특유의 경직된 노동시장 속에서 정년은 꿈도 꾸지 못하고 비자발적이며 명예라는 헛된 포장의 이른 은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nbsp;<br>그럼에도 불구하고이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nbsp;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자산 보유율을 자랑하며, 향후 10여 년간 자본 시장과 소비 트렌드의 방향타를 쥐고 흔들 막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윗세대의 부모를 봉양해야 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취업난에 허덕이는 자녀 세대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끼인 세대’이기도 하다.&nbsp;<br>그동안 축적해 놓은 자산이 충분치 않거나 은퇴 후의 현금흐름을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다면, 그 어느 세대보다 급속하고 비참한 빈곤의 늪으로 추락할 수 있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안고 있다.<br>이 책은 바로 이러한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메인세대의 딜레마를 정확히 짚어낸다. 목차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메인세대의 강점과 약점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분석했는지 알 수 있다.&nbsp;<br>이들이 가진 자본력과 경험이라는 강점 이면에 숨겨진 은퇴에 대한 현실적인 공포, 사회적 지위 상실에서 오는 심리적 박탈감과 자괴감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풀어낸다.&nbsp;나아가 이 거대한 집단이 향후 대한민국의 주거, 금융, 소비, 시니어 비즈니스 트렌드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진지한 성찰을 제공한다.&nbsp;<br>이 책을 읽으며 가장 깊이 공감했던 부분은, 거시적인 경제 지표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은퇴를 앞둔 메인 세대들의 뼈저린 현실적 고민, 즉 경제적 포트폴리오와 주거의 재편을 다룬 후반부의 통찰이었다.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거환경이 뜬다. 명제는 메인 세대의 복잡했던 뇌리를 번쩍하게 만들 좋은 테마와 방향성이다.&nbsp;부동산 급등기 내내 자산 증식의 유일한 수단이었던 아파트를 이제는 현금화하여 노후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설계하는 것은 은퇴자의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현금화하고 남은 돈으로 주거지를 선택할 때, 맹목적으로 또다시 아파트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저자의 인사이트는 조금은 신선한 방향전환으로 다가왔다. 대안으로 제시된 서울 도심 속 단독주택이라는 키워드는 주거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공감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을 보며 쉽지않은 결단이겠지만 향후 10년 이상의 미래와 인구 감소, 그리고 삶의 질을 따져본다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사실 과거의 기억 속에서 단독주택은 아파트의 편리함에 밀려 쳐다보지도 않던 주거 형태다. 겨울이면 외풍에 춥고, 여름이면 관리가 어려우며, 방범에 취약하다는 선입견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은퇴 후 주택이라고 하면 으레 미디어가 만들어낸 막연한 로망에 사로잡혀 훌쩍 떠나는 전원주택만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미 많이 알려졌 듯 저자는 이런 전원주택의 낭만과 현실을 철저하고 냉정하게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이름 모를 벌레들과의 전쟁, 배타적인 지역 이웃과의 불화, 끊임없이 요구되는 자가 수리 능력 등 전원생활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고, 특히 나이가 들고 신체적 능력이 저하될수록 최고 수준의 병원과 문화 인프라, 편리한 대중교통이 갖춰진 도시 머무르는 경향은 이미 우리보다 빨리 고령화 시대로 접어든 일본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nbsp;그 현실적 요구와 감성적 로망의 완벽한 교집합에 있는 것이 바로 도심 속 단독주택이다. 최근의 단독주택들은 사물인터넷(IoT)을 비롯한 고도화된 기술과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최신 아파트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편리함과 보안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구조에서 벗어나 나만의 개성과 취향, 남은 생애의 철학을 오롯이 공간에 담아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늘 아파트의 평수와 건설사 브랜드로만 개인의 가치가 매겨지던 획일적인 삶에서 탈피하여, 이제는 작더라도 내 손으로 가꾸는 마당이나 햇살이 드는 테라스를 가지며 진정한 나만의 공간을 소유하는 삶.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예산이 맞는 강북이나 외곽 지역들을 찬찬히 물색해 본다면, 굳이 수도권으로 떠밀려 나가지 않고도 도심의 우수한 인프라를 그대로 누리며 나만의 완벽한 주거 독립을 이룰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br>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주거의 청사진에서 느끼는 설레임도 잠시, 뒤이어 펼쳐진 금융 파트에서 읽은 한 줄의 생생한 일화가 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바로 과거 메이저리그 진출을 코앞에 두고 있던 당대 최고의 야구 선수 류현진이 국내 은행에서 신용카드 발급을 거절당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 곧 수백억 원의 천문학적인 계약을 체결할 것이 자명한 그조차도, 은행의 경직된 시스템 앞에서는 당장 소속된 직장이 없고 소득이 불규칙한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매몰차게 문전박대를 당한 것이다.<br>오랫동안 은퇴를 앞 둔 직장인들 이름 앞에 붙어 자신을 대변해주던 'OO기업 부장', 'OO기업 임원'이라는 반짝이는 타이틀이 사라지는 그 순간, 은행의 차가운 전산망 앞에서는 그저 무직자이자 신용을 증명할 길이 없는 개인으로 곤두박질치게 된다.&nbsp;은퇴 후의 삶을 주도적이고 여유롭게 설계하려면,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제출하기 직전, 즉 회사라는 거대하고 든든한 울타리 안에&nbsp; 속해 있을 때&nbsp; 넉넉한 한도의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고, 마이너스 통장을 최대한도로 열어두며, 향후 필요할지 모를 대출을 미리 연장해 두어야 한다는 개인적인 실전 팁도 생각해보게 된다.&nbsp;<br>앞으로의 대한민국 금융 산업은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활발히 움직이는 5060 메인세대를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될 수 밖에 없다. 그저 은퇴 자금을 맡아 예금 이자를 조금 더 주거나 보수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과거의 수동적인 역할을 넘어설 것이다.&nbsp;<br>퇴사 후 프리랜서나 1인 기업가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메인세대의 축적된 전문성과 무형의 경력 자체를 새로운 신용 평가의 기준으로 환산할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하다. 특정 업종의 리스크를 정교하게 반영한 맞춤형 창업 대출 상품을 개발하고,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비즈니스 멘토링을 결합해 차등 금리를 적용하며, 마치 유망한 청년 벤처기업을 인큐베이팅하듯 시니어의 새로운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빌드업해 주는 메인세대 전용 금융 서비스의 필요성에 공감한다. 하지만 현재 사회적인 흐름에서는 결코 쉽지 않는 변화일 것이고 너무 큰 기대를 할 필요없다는 부정적인 의견도 갖게 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경제 심장은 지금처럼 세찬 박동을 유지할 수 있을까? 서서히 냄비 속 개구리의 최후에 빠지지는 않을까?<br>책을 덮으며 생각한다.&nbsp;메인 세대가 맞이하는 은퇴는 결코 인생의 셔터를 내리는 끝이 아니다.&nbsp;오히려 사회의 핵심 소비층이자 자본의 주체로서, 온갖 의무와 시선에서 벗어나 온전히 내 삶의 운전대를 내가 쥐게 되는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남들이 다 하니까 뻔한 소형 아파트를 고집하는 대신 도심 속 단독주택이라는 나만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치열하게 탐구하고, 회사의 뱃지가 떨어져 나가기 전 냉정하고 철저하게 금융 자격과 신용을 세팅하며, 무직의 초라함에서 시작해야 하는 창업의 험난한 길을 뚫고 나가기 위해 정교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책에서 얻은 이 묵직하고 실용적인 인사이트들을 훌륭한 양념 삼아, 막연하게 다가오던 은퇴의 두려움 대신 지극히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두 번째 인생에 대한 설계도를 그릴 마음의 준비와 자신감을 저자는 주문하고 있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4/55/cover150/892556982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45527</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승자의 기록에 가려진 약소국의 피,눈물, 그리고 오늘 -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42575</link><pubDate>Tue, 10 Mar 2026 21:4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4257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69&TPaperId=1714257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5/34/coveroff/8932925569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69&TPaperId=1714257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a><br/>권성욱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 : 승자의 기록에 가려진 약소국의 피,눈물, 그리고 오늘<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br><br>휘발유 가격이 2천원 턱까지 차올랐다.설마했던 전쟁의 후폭풍은 머나먼 한반도의 동네 주유소까지 충격파를 가한다.자국민 3만명을 살상한 독재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처벌은 누구나 정의 구현이라는 이름으로 바라지만, 수많은 민간인의 희생까지 감내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으키는 전쟁에 마냥 응원을 보낼 수는 없다.약소국의 설움은 과거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강대국들이 자신의 이권을 챙기기 위해 전 지구적 규모의 전쟁을 벌이는 동안, 약소국들이 기껏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전근대적인 무기와 군인들의 사기에 의존하여 피를 흘리는 것뿐이다.&nbsp;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그랬고, 허약한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강력한 미국의 무기체계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져내리는 이란의 모습이 그렇다. 누가 잘했고 잘못했음을 떠나, 약소국이 강대국의 패권 다툼 속에서 어떤 비극적 과정을 겪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냉혹한 현실이다.역사의 기록은 결국 승자의 관점에서 쓰인다.&nbsp;제2차 세계 대전의 포화 속에서 우리가 보았던 강대국 간의 치열한 전투 이면에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들의 피 말리는 생존 투쟁 또한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투쟁은 강대국 중심의 역사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에서 잊혀졌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수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 책 “약소국의 제2차 세계 대전사”는 바로 그 잊혀져간 약소국들의 핏빛 생존기를 먼지를 털어내고 책으로 초대한다.<br><br>책의 서두를 장식하는 그저 못사는 아프리카의 한 나라, 에티오피아의 비극은 약소국의 씁쓸한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시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의 유일한 독립국이자 아프리카의 명예를 한 몸에 짊어진 국가였으나, 무솔리니의 야욕에 사로 잡힌 침탈 앞에서는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지금이야 그때보다 낫지만, 당시 국제연맹의 제재는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했다. 일본이 중국과 조선을 침탈하듯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을 막아설 나라는 세상에 없었다. 두 나라의 전쟁을 수수방관하기로 한 영국과 프랑스는 히틀러라는 거대한 미치광이를 견제하고 달래는 데 급급한 유화 정책을 펼쳤을 뿐이고, 미국은 먼로주의를 내세워 대륙 밖의 비극에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방관이 자신들에게도 결코 좋지 않은 결과로 다가올줄 몰랐다.결국 에티오피아는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했으나, 그들이 가진 무기는 50년 넘은 구식 소총과 전근대적인 무기, 그리고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욕뿐이었다. 하늘을 뒤덮은 폭격기를 상대로 대공포 하나 없이 소총을 쏴본들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전쟁 초기 에티오피아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당시 이탈리아군이 내세운 무기체계의 허접함이다. 책을 읽어보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탈리아군이 주력으로 사용한 '탱켓'이라는 소형 트랙터 수준의 얇은 장갑차와 기관총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엉성한 실력을 가지고 에티오피아를 정복하겠다고 덤벼들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와 그 이후에도 연합국과 추축국 모두에게 비웃음을 살 만도 하다.그러나 에티오피아군 역시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20세기 현대전의 한복판 에서 그들은 "야간 전투는 피한다", "상관을 죽이면 전쟁은 끝난 것으로 여기고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낡은 전통과 풍습을 고집했다. 결과적으로는 역부족이었지만 개전 초기 스스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몇 안되는 기회마저 전략 부재와 무모함으로 날려버린 셈이 되었다.이탈리아의 허접한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중과부적으로 패배한 에티오피아는 독립국으로서의 오랜 명맥과 아프리카의 희망이 꺾인 채 침몰했다. 한 번 주권을 빼앗긴 국가는 민주주의와 경제 등 모든 사회적 기반이 붕괴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뼈아픈 후유증을 앓는다. 에티오피아가 오늘날까지도 가난과 분쟁 속에서 신음하는 이유다. 한국전쟁 당시 낯선 이국땅에 유엔군으로 참전해 피를 흘려주었던 그들의 미약한 부활과 험난한 역사를 떠올려보면, 같은 약소국의 설움을 겪었던 우리 입장에서는 깊은 연민과 동정을 느낄 수밖에 없다.<br><br>에티오피아의 사례는 유럽 한복판에서도 비슷한 사례로 나타난다.&nbsp;유럽 한복판의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이 바로 그들이다. 에티오피아가 '국제사회의 도덕적 개입'을 순진하게 믿었다면, 베네룩스 3국은 '국제법상의 중립 선언'이라는 종잇조각을 맹신했다.과거 전 세계의 바다를 호령했던 부국 네덜란드는 막대한 부를 쌓았음에도 이를 국방력으로 환산하지 않았다. 제1차 세계 대전 때처럼 자신들이 중립을 외치면 독일이 알아서 피해 갈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환상에 빠져 연합군과의 군사 공조를 철저히 거부했다.&nbsp;그리고, 결과는 처참했다.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 독일 공수부대와 기갑사단 앞에 네덜란드의 중립 선언은 5일 만에 찢겨 나갔고, 국토는 잿더미가 되었으며 국민들은 52개월간 나치의 노예로 전락했다. 힘이 거세된 평화주의와 외교적 호소가 얼마나 무기력한지를 보여주는 끔찍한 반면교사다.<br><br>이념과 명분을 고집하다 파멸한 나라들이 있는 반면, 저자가 책에서 좋은 사례라고 언급하는 핀란드는 약소국 생존의 또 다른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다.핀란드는 소련의 침공에 맞서 경이로운 항전을 펼쳤으나, 살아남기 위해 결국 서구 민주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나치 독일과 손을 잡는 카멜레온 같은 변신을 택했다. 하지만 히틀러의 전세가 불리해지자 다시 소련과 손을 잡고 독일의 뒤통수를 치며 자신들이 내주었던 영토에서 내쫓았다. 저자는 핀란드의 이러한 행보를 도덕적 타락이 아니라, 국가 멸망을 막기 위해 이념마저 헌신짝처럼 버린 눈물겨운 애국심과 극강의 실용주의로 높게 평가한다.하지만 핀란드의 항전은 단순히 방어적 생존을 넘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방조하고 소련의 영토까지 탐낸 '대핀란드주의'라는 제국주의적 팽창 야욕이 섞여 있다는 사실도 다른 시각에서 바라봐야한다. 오스트리아 역시 자발적으로 히틀러를 환영하고 전범 행위에 깊이 가담했음에도, 냉전이라는 틈새를 영악하게 파고들어 전후 우리는 첫 번째 피해자'는 프레임을 씌우고 책임을 회피했다. 생존을 위해 역사를 윤색하고 전범의 꼬리표를 잘라낸 이들의 행동을 단지 훌륭한 실용 외교로만 포장하기에는, 그들이 외면한 역사적 진실과 도덕적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하지만 이 부분이 약소국이 살아남기 위한 피할 수 없는,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선택이라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아닐까?<br><br>책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네덜란드, 핀란드의 궤적을 찬찬히 넘겨보다, 결국 그 모든 역사는 100여 년 전 제국주의의 먹잇감이 되었던 조선의 비극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는다..조선의 멸망 과정은 이 세 국가의 치명적인 과오를 모두 합쳐놓은 종합 선물 세트였다.조선은 에티오피아처럼 강대국의 선의와 도덕적 동정에 기댄 외교적 호소에만 매달렸고, 네덜란드처럼 국방력이 철저히 붕괴된 상태에서 서류상의 전시 중립 선언으로 나라를 보전하려는 헛된 꿈을 꾸었다. 하지만 안타깝지만 일본은 이탈리아의 허접한 탱크와는 차원이 다른, 철저히 시스템화된 무기와 군사체계를 가진, 무려 항공모함만 25대 이상 운영한 근대 군사 강국이었다. 조선의 힘이 얼마나 속절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었겠는가?무엇보다 조선에는 핀란드와 같은 처절한 내부 결속과 무장 저항의 실체가 없었다. 일본이라는 외세가 총을 겨누기 전에, 이미 조선은 수십 년간의 내부 권력 투쟁과 민생 파탄으로 스스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결국 단 한 번의 제대로 된 국가적 전면전도 치러보지 못한 채 속절없이 국권을 내어주고 말았다. 스스로 피를 흘려 지켜낼 힘과 통합된 의지가 없는 국가는, 결국 열강들의 회담 테이블 위에서 냅킨 조각에 선이 그어지며 분할되거나 삼켜진다는 것을 우리는 뼈저리게 겪었다.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유엔이 창설되었고, 함부로 전쟁을 일으키면 모두가 파멸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약소국들에게도 번영의 기회가 주어지긴 했다. 하지만 최근의 국제 정세가 증명하듯, 국제법의 얇은 껍질을 한 꺼풀만 벗겨내면 그 속에는 여전히 힘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야생의 정글이 도사리고 있다.&nbsp;<br>강대국의 논리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승자의 역사 뒤안길에서 피 흘리며 스러져간 이 약소국들의 처절한 기록은, 여전히 지정학적 단층대 위에 서 있는 우리에게&nbsp; 경고로 다가온다.<br>두툼한 책을 읽어가며 저자가 써놓은 방대한 지식과 식견에 놀라고, 중간 지루할 때 쯤 등장하는 지도나 당시의 희귀한 사진들에 흥미가 배가 된다. 전쟁사, 특히 2차 세계대전사를 즐겨 읽는 독자들에게 그동안 어렴풋이 들어왔던 유럽과 아프리카의&nbsp; “그 외” 나라들에게 전쟁이 얼마나 가혹한 현장이었던가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이런 멋진 도서가 출판될 수 있어 역사 애호가로 행복하다.<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95/34/cover150/8932925569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953463</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내가 쓴 글, 100만 조회수 폭발시키려면 이렇게 해라. - [콘텐츠 설계자 - 쓰는 족족 팔리는 100만 조회수의 과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30928</link><pubDate>Thu, 05 Mar 2026 00: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3092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5035&TPaperId=1713092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13/47/coveroff/k46213503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62135035&TPaperId=1713092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콘텐츠 설계자 - 쓰는 족족 팔리는 100만 조회수의 과학</a><br/>니콜라스 콜 지음, 이민희 옮김 / 윌북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콘텐츠 설계자 : 내가 쓴 글, 100만 조회수 폭발시키려면 이렇게 해라.<br><br><br><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온라인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히 문장을 나열하는 과정에서 끝나지 않는다. 철저하게 기획되고, 독자의 심리를 파고들며, 최종적으로는 수익과 권위로 연결되는 설계 과정이 필요하다.<br>내가 글쓰기 천재라서 쓰는 족족 제대로 결과물이 만들어지고 온라인에서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수만개씩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면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선지자의 위대한 업적을 유산으로 물려받자. 현실적인 타협아닌가?<br><br>니콜라스 콜의 “콘텐츠 설계자”는 작가가 어떻게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읽히게 만들며, 이를 통해 수익이라는 포근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전적이고 전략 가득한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br>많은 사람들은 자기실현, 수익, 아니면 거대한 목적을 위해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그러나 저자는 무엇을 쓸 것인가 만큼 어디서,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중요성을 강조한다.하나의 정교한 설계 과정을 거쳐 내 글이 더 많은 사람에게 닿고, 공감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br><br><br>책의 도입부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플랫폼의 선택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다.&nbsp;한국에서는 흔히 '글쓰기' 하면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를 먼저 떠올리지만, 저자는 블로그를 누군가 찾아와야만 하는 수동적인 공간으로 정의한다. 블로그의 경우 내가 쓴 글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플랫폼이기에, 당장의 제품 판매나 광고 수익 목적이 아니라면 후순위에 두라고 권유한다.<br>대신, 수억 명의 독자가 이미 모여 있는 플랫폼(소셜 미디어 등)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nbsp;<br>이를 한국적 맥락으로 치환해 보면, 활성화된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를 테스트 베드로 활 수 있지 않을까.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을 살피고, 때로는 날 선 비판이 가득한 댓글까지 수용하며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것이다.&nbsp;<br>최근 개인 홈페이지가 포트폴리오 용도 외에는 크게 유행하지 않는 시대적 흐름을 보아도, '트래픽이 흐르는 곳에 내 글을 띄워라'라는 저자의 주장은 타당하다.<br><br>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내 글을 드러내는 법은 무엇일까?&nbsp;저자는 인터넷 시대의 가장 큰 무기인 데이터 즉, 독자의 반응을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한다.&nbsp;내 머릿속의 직관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클릭과 체류 시간, 댓글이라는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여 글을 쓰거나 새로 고쳐 쓸 때 방향을 잡는 식이다.<br><br>여기서 하나 머리를 강타한 내용은, 오늘 쓴 글이 최고의 수준이 아닐 수 있음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내 경우 글을 하나 포스팅하면 박제라도 한 양 수정이나 업데이트를 생각도 하지 않는데, 공개적인 공간에서 끊임없이 피드백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온라인 글쓰기의 본질이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글을 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개선하는 속도가 곧 작가로서의 성장 속도의 바로메타이다.&nbsp;<br>단순히 글을 쓰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은 작가로서 온라인의 특징을 포용하여 좀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br><br>그런 면에서 나만의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략은 자신을 담금질하는 좋은 글쓰기의 기회로 삼아도 좋을 듯 하다.<br>저자는 콘텐츠 글쓰기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7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한다.<br>&nbsp;* 의식적으로 하라&nbsp;* 카테고리를 선택하라&nbsp;* 내 스타일을 정하라&nbsp;* 속도를 최적화하라&nbsp;* 구체적으로 써라&nbsp;* 신뢰도를 쌓아라&nbsp;* 나만의 카테고리를 만들어라<br>이 중 가장 핵심적이고 강력한 무기는 단연 나만의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이다.&nbsp;기존의 거대한 카테고리 안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이미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기존 작가들과의 피 터지는 경쟁을 의미한다. 하지만 융합과 해체를 통해 나만의 독특한 카테고리를 창조한다면, 나는 그곳의 유일한 작가이자 최초의 작가가 될 수 있다.&nbsp;이 마케팅에서 새로 만든 신상품이나 서비스를 어떤 것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포지셔닝하는 부분과 유사하다.<br>과거 딱딱한 과학서와 피상적인 자기계발서 사이에서 대중과학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말콤 글래드웰이나, 어린아이들을 정조준하여 마법 판타지의 새 지평을 연 J.K. 롤링이 대표적인 예다. 아이디어 발산 기법처럼 기존의 조건들을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독보적인 카테고리를 발굴한다면, 훨씬 빠르게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br><br><br>저자가 제시하는 가장 인상 깊은 조언은 "특정 카테고리에서 특정 유형의 글을 '가장 뛰어난 버전'으로 완성하라"는 것이다.&nbsp;<br>우리는 흔히 내가 쓴 글에만 매몰되기 쉽다.&nbsp;하지만 진정한 콘텐츠 설계자는 다른 사람의 글을 분석하고, 그들의 글에서 부족한 부분을 추적해 내 글을 압도적인 No.1으로 만든다.<br>막연히 좋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독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 기존 콘텐츠들의 한계를 분석하여 내 글 하나만 읽고도 모든 의문이 해결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장황하거나 복잡하지 않게 핵심에 곧바로 닿아야 한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내가 독자라면, 이 카테고리에서 어떤 글을 읽고 북마크를 해둘 것인가?" 바로 그 지점이 내 글이 도달해야 할 목적지다.&nbsp;<br>더 나은 품질, 어조, 구성, 관점, 타깃, 경험을 끊임없이 키보드 위에서 벼려내야 한다.<br><br>책의 후반부로 넘어가면, 저자는 단순히 조회수를 높이는 것을 넘어 이를 수익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구체적인 테크닉을 다룬다.&nbsp;<br>첫번째는 스캐닝을 위한 시각적 구조화다.&nbsp;<br>온라인 독자는 글을 읽지 않는다. 스크롤하며 훑어본다. 저자는 1-3-1 법칙(한 줄 문장, 세 줄 단락, 다시 한 줄 문장)과 같이 독자의 시선을 끊임없이 아래로 끌어내리는 시각적 리듬감을 갖게 하라고 조언한다.&nbsp;<br>둘째, 완벽함보다 압도적인 볼륨이다."질(Quality)은 양(Quantity)에서 나온다"우리가 자주 듣던 좋은 글이나 아이디어 만들기의 원칙 중 하나이다.완벽한 명작 하나를 쓰기 위해 달에 한 번 글을 올리는 것보다, 매일 끊임없이 변형된 아이디어를 생산하며 데이터를 쌓는 것이 이긴다.&nbsp;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머뭇거림을 없애기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무한 아이디어 생성 매트릭스'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한 작가들에게 기계적으로 글감을 찍어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br>셋째, 클릭을 넘어선 최종 수익화 생태계 구축이다.<br>플랫폼에 종속된 글쓰기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이메일 리스트를 구축하고 나만의 디지털 상품, 코칭, 고스트라이팅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는 방법을 다룬다.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언제든 변할 수 있지만, 내가 직접 확보한 독자 리스트는 변하지 않는 자산이다. 트래픽을 모으는 1단계를 넘어, 그 트래픽을 내 소유의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이 시스템적 접근은 콘텐츠로 평생의 업을 삼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로드맵을 제시한다.비슷한 마케팅 도서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부분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메일을 통한 콘텐츠의 공급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너무 많은 무의한 정보가 메일함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지 않는 채널이 있다면 어쩌면, 거기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br><br><br>콘텐츠를 통해 독자와 소통하고 수익을 얻는다는 본질은 전 세계 어디나 동일하다.&nbsp;하지만 각 나라별 플랫폼 환경과 독자들의 소비 성향에 따라 그 전술은 달라져야 한다.&nbsp;저자가 강조하는 트위터나 미디엄 중심의 짧고 빠른 글쓰기를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네이버 블로그의 검색 로직이나 인스타그램의 이미지 중심 마케팅과는 결이 다른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br>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강력한 이유는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기 때문이다.&nbsp;독자가 북마크할 수밖에 없는 가장 뛰어난 버전의 글을 기획하는 법, 기존의 요소를 결합해 나만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는 법, 그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감정의 동요 없이 매일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기는 법은 플랫폼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절대 진리다.<br>책을 덮으며 머리를 지배한건 역시나 “실행”이다.좋은 스승을 만나 깨우침의 순간을 겪었으니 이제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실제 배운 바를 실천하는 길이 유일한 정도이다. 꾸준히 하루에 하나씩 포스팅을 올리는 실행력이 내일, 100만 클릭을 만드는 글쓰기의 시작이 되리라.<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13/47/cover150/k46213503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134764</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차가운 수식 뒤에 숨겨진 뜨거운 인간의 드라마 - [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19689</link><pubDate>Sat, 28 Feb 2026 09: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1968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5934&TPaperId=1711968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7/40/coveroff/k5321359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32135934&TPaperId=1711968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a><br/>알프레드 S. 포사멘티어 외 지음, 강영옥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수학을 만든 사람들 : 차가운 수식 뒤에 숨겨진 뜨거운 인간의 드라마<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내게 수학이란 결코 애정을 품을 수 없는 차갑고 건조한 학문이었다.&nbsp;그나마 수학 언저리에서 즐거움을 느꼈던 기억을 꼽자면 초등학교 시절 다녔던 주산학원이 유일하다. 경쾌하게 주판알을 튕기던 손맛, 그리고 그 덕분에 지금도 웬만한 두 자리, 세 자리 숫자의 계산은 암산으로 척척 해낼 수 있게 된 얄팍한 잔기술만이 내게 남은 수학적 유산의 전부였다.&nbsp;만약 그때, 단순히 숫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하는 기계적인 숙련도를 넘어, 그 숫자와 기호들이 품고 있는 진정한 '수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경이로움과 매력을 누군가 내게 가르쳐 주었더라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생업을 찾지 않았을까?결국 나는 수학의 아름다움을 깨닫지 못한 채 수식만 보면 머리가 아파지는 '100% 순도의 문과생'으로 대학 생활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험난한 직장생활은 수학에 대한 원망만 늘려놨다. 세상은 감성이나 화려한 문장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복잡하게 얽힌 비즈니스 현장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논리적인 인과관계를 따지며, 최적의 해답을 도출해 내는 과정은 수학적 사고, 그 자체였다. 숫자로 증명하고 논리로 설득해야 하는 숱한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학창 시절 수학을 멀리했던 아쉬움과 미련으로 마음 한 켠에 고였다.&nbsp;요즘 낯설고 흥미로운 취미 하나를 시작하려고 마음만 먹고 있다. 바로 학창 시절 나를 그토록 괴롭혔던 애증의 책, 수학의 정석을 다시 펼쳐 드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nbsp;누구의 강요도, 입시라는 무거운 압박감도 없이 오롯이 나의 의지로 수학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다 보면,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책만 사면 된다.<br>이처럼 지독하게 복잡한 이론과 수식들은 도대체 '누가', '왜',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것일까? 무작정 암기하기 바빴던 그 공식들 뒤에는 어떤 역사가 숨 쉬고 있을까?이러한 지적 갈증이 알프레드 S. 포자먼티어와 크리스티안 슈프라이처가 공저한 “수학을 만든 사람들”로 이끌었다. 50명에 달하는 위대한 수학자들의 삶과 업적을 연대기적으로 정리한 이 책을 손에 든 이유는 명확했다. 그렇게 하기 싫어 도망쳤던 수학의 여러 이론과 수식들이 탄생하게 된 치열하고도 인간적인 역사의 현장을 내 눈으로&nbsp; 확인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기 때문이다.<br>나는 고대의 철학자부터 근현대의 대수학자들에 이르는 이 거장들이 감정의 동요 없이 오직 이성으로만 무장한 완벽한 존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두 저자가 담담하게, 그러나 흥미롭게 그려낸 50인의 삶은 완벽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질투하고, 분노하고, 좌절하며, 때로는 지독한 편집증에 시달리는 결함 많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nbsp;<br>가장 먼저 흥미를 끈 것은 고대 수학의 철학적 토대를 닦았던 피타고라스(Pythagoras)다. 학창 시절 '피타고라스의 정리'라는 건조한 공식으로만 외웠던 그는, 사실 단순한 수학자를 넘어 영혼의 윤회를 믿고 철저한 채식주의를 규율로 삼았던 일종의 종교 집단(피타고라스 학파)의 교주였다. 만물의 근원을 수(數)로 보았던 그들의 신비주의적이고 폐쇄적인 행보를 읽으며, 수학의 기원이 단순한 셈법이 아니라 우주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종교적 열망에 맞닿아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nbsp;<br>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천재 중 한 명으로 추앙받는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챕터는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책 속에 묘사된 뉴턴의 내면은 놀랍도록 편협하고 신경질적이었다. 그는 라이프니츠와의 미적분학 최초 발견을 둘러싼 우선권 논쟁에서 자신의 학계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을 철저히 파멸시키려 드는 옹졸함을 보였다. 타인과의 소통을 극도로 꺼리고 연금술과 이단적인 신학에 집착했던 그의 어두운 이면은, 훌륭한 학문적 성취가 반드시 성숙한 인격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는 씁쓸한 교훈을 안겨주었다. 주식에서 엄청난 실패를 맛보았던 점도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br>반면, '수학의 황제'라 불리는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Carl Friedrich Gauss)의 생애 앞에서는 인간 지성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경계에 압도당한다. 초등학교 시절 1부터 100까지의 합을 순식간에 계산해 낸 일화로 유명한 그는, 그야말로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수학적 진리를 발견해 냈다. 하지만 그의 완벽주의는 다른 이들에게 절망의 벽이기도 했다. 완벽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연구는 절대 발표하지 않았고, 동시대의 다른 수학자들이 일생을 바쳐 발견한 새로운 이론을 들고 오면 자기도 예전에 생각해 두었던 것이라며 차갑게 응수하기 일쑤였다. 더우기 이런 말투가 허세가 아닌 진심일 가능성이 더 높으니. 범인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천재의 고독과 오만함이 책장 너머로 생생하게 전해졌다.<br>이 책에서 가장 극적이고 가슴 아픈 서사를 꼽으라면 단연 에바리스테 갈루아(Évariste Galois)의 이야기다. 현대 대수학의 근간이 되는 군론(Group Theory)을 창시한 이 천재는 불과 스무 살의 나이에 권총 결투로 생을 마감했다. 정치적 격변기였던 프랑스에서 혁명의 열망에 불타오르던 청년 갈루아는 기존 학계의 낡은 벽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했고, 억울한 감옥살이와 짝사랑의 실패를 거쳐 명분 없는 결투장으로 향했다. 죽음을 직감한 결투 전날 밤, 어두운 촛불 아래에서 시간이 없다는 절망감 속에 자신의 수학적 아이디어들을 종이 위에 휘갈겨 쓴 일화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다. 뜨거운 피를 가진 청년의 절박함이 어떻게 차가운 수학 공식으로 승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드라마틱한 장면이다. 물론 과장된 에피소드라는 의견도 있지만, 역사란 뇌리에 각인된 바로 그 장면만을 기억한다.<br>무한(Infinity)의 비밀에 도전했던 게오르크 칸토어(Georg Cantor)도 지나칠 수 없다. 그 이전까지 수학계에서 무한은 그저 신의 영역이거나 금기시되는 모호한 개념에 불과했다. 하지만 칸토어는 무한에도 크기가 있으며, 어떤 무한은 다른 무한보다 더 크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냈다.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문제이긴 하지만, 유한한 지성으로 무한의 본질을 직시하려 했던 이 도전은 아쉽게도 비극으로 끝이 났다. 동료 수학자 크로네커의 집요한 공격과 학계의 차가운 외면 속에서 칸토어의 정신은 서서히 무너져 내렸고, 결국 생의 마지막을 정신병원에서 외롭게 보내야 했다. 진리를 향한 탐구가 한 인간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 그럼에도 그가 남긴 '집합론'이 어떻게 현대 수학의 흔들리지 않는 기초가 되었는지를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br>이처럼 철저히 이과적인 기호들의 세계를 인물 중심의 인간 서사로 풀어낸 두 저자의 솜씨는 친절하고 탁월하다. 나처럼 수학적 배경이 얕은 사람일지라도 책에 등장하는 50명의 업적을 완벽히 이해할 필요는 없었다. 공식을 증명하는 대신 그들이 왜 그 증명에 일생을 바쳤는지, 역사의 한 분야로서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에서 뽑아낼 가치는 충분하다.&nbsp;<br>비록 내 학창 시절은 수학의 즐거움을 모르는 문과생의 길이었고, 오랜 시간 밥벌이 속에서 수학적 사고의 부재로 뼈아픈 후회를 남기기도 했지만, 지금이라도 수학이라는 학문의 새로운 얼굴—숫자 뒤에 숨겨진 뜨거운 인간의 호흡—을 마주하게 된 것은 의미있는 발견이라 할 수 있다.이제 지독하게 머리가 아픈 수열이나 미적분의 공식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우주의 비밀을 엿보고자 했던 피타고라스의 열망과 무한의 심연을 들여다보다 정신줄을 놔버린 칸토어의 뒷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이 책은 나처럼 수학에 빚진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모든 어른들에게 수학이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했던 '인간의 고뇌가 표현된 정수’였음을 깨닫게 해주지 않을까.<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7/40/cover150/k5321359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074035</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취향과 가치로 거인과 맞서는 성공사례 스터디 케이스 - [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 - 좋아하는 것을 비즈니스로 바꾸는 브랜딩 전략]</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09470</link><pubDate>Mon, 23 Feb 2026 20:1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1094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5234&TPaperId=171094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23/4/coveroff/k9821352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82135234&TPaperId=171094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 - 좋아하는 것을 비즈니스로 바꾸는 브랜딩 전략</a><br/>채주석(그로스존) 지음 / 유엑스리뷰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 : 취향과 가치로 거인과 맞서는 성공사례 스터디 케이스<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산업혁명으로 건설된 거대 자본과 규모의 경제는  디지털 혁명을 거치며, 브랜드가 지향하는 철학과 가치관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다.과거의 소비자들이 제품이 지닌 일차원의 기능적 효용, 대량 생산을 통한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대기업이라는&nbsp; 신뢰도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변화된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라서 선택하는 기본 성향을 나타내는 동시에, 자신의 내밀한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미학적 취향과 정렬되는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그 브랜드의 서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점차 심화되고 발전하고 있다.  선택한 브랜드에 자신의 자아를 투영하고 사회적 정체성을 갈망한다.  그런 덕분에 스몰 브랜드는 더 이상 대기업 제품의 저렴한 대안재의 역할을 뛰어넘어, 시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주도적인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채주석 저자의 “작은 브랜드는 이렇게 팝니다”는 이처럼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작지만 강력한 브랜드들이 어떻게 거대 자본을 이겨내고 열광적인 팬덤을 구축하는지,  실 사례에 돋보기를 들이밀고 있다.<br><br>스몰 비즈니스의 가장 훌륭한 출발점 중 하나는 일상에서 으례 당연하게 여겨지며 방치된 불편함이나 투박함을 포착한 후, 개선의 메스를 들이미러 완전히 새로운 가치가 덧붙여진 결과물로 탈바꿈 시키는 방식이다. <br>책의 서두를 장식하는 피트니스 아이템 브랜드 '발라(Bala)'는 기능성이라는 획일된 목적에만 매몰되어 변화를 찾아보지 못하던 운동 기구 시장의 맹점을 정확히 짚어낸다. 운동장을 돌며 땀 빼는 상황에서 조금 더 강한 근력을 키우기 위해 종아리에 매단 모래주머니에 패션을 입힌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들은 과감하게 주장한다. “왜 그러면 안되는데?”기존 제조사들은 심미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 채, 가장 기본적인 구조와 내구성에만 초점을 맞추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대량 공급하는 데 급급했다.히지만 발라는 "왜 운동 기구가 패션 아이템이 되면 안 되는가?"라는 역발상을 통해 모래주머니 본연의 기능성을 철저하게 유지하면서도, 일상복이나 세련된 애슬레저룩과 매치해도 손색 없는 아름답고 감각적인 디자인을 제품에 도입했다. 투박한 나일론 천과 쇳가루 대신,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와 파스텔톤의 세련된 색상을 도입하여 제품의 질감을 바꾸어 놓았다. 발라는 여기에 특유의 발랄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감성을 더해, 운동을 힘들고 억지로 해야 하는 노동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즐겁게 수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피트니스 라이프스타일로 정의했다. 사람들은 발라의 모래주머니를 착용하고 소셜 미디어에 자신의 모습을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도구가 지위를 획득하여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로 자신의 가치를 빛내는 결과물로 탄생했다. <br>그들이 감행한 고도의 마케팅 및 유통 전략도 눈여겨 볼만하다  모래주머니 가격을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고가로 책정했다. 통상적인 작은 브랜드라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할인 마트나 무분별한 온라인 오픈마켓 입점을 서둘렀겠지만, 발라는 철저하게 판매 채널을 통제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가치와 미학적 프리미엄을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는 고급 백화점과 유명 편집숍 등으로만 판매 장소를 엄격하게 제한했다. 위험한 모험은 결과적으로 그들의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채널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한다.<br><br>이런 접근법 조차 작은 브랜드들이 쉽게 감행할 수 없는 도구지만 결과는 그만큼 커다란 위력으로 다가온다.<br><br>또다른 성공 포인트는 창업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생생한 경험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사실 대부분의 경영서에서는 피해야할 창업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브랜드로 시작해 보기 위한 도전으로 좀 더 치밀한 준비와 시장 상황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도 얼마든지 있다. 이 경우 획득된 브랜드는 다른 경쟁자가 마케팅 기법으로 흉내 낼 수 없는 짙은 진정성과 오리지널리티를 획득하는 강점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창업자 본인이 그 누구보다 해당 제품에 대한 깊은 애착과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으며, 비즈니스 확장에 필요한 직관적인 인사이트를 현장에서 끊임없이 채굴할 수 있다.<br>미국 전역에서 대중적인 반찬으로 소비되는 평범한 피클 시장에 뛰어들어 1만 개 이상의 매장에 입점하는 폭발적인 성공을 일궈낸 '그릴로스 피클(Grillo's Pickles)'은 이러한 창업자의 서사가 비즈니스 자산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대학교에서 세라믹 디자인을 전공한 취업 준비생 트래비스 그릴로(Travis Grillo)의 창업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열망했던 나이키의 신발 디자이너 입사에 뼈아픈 실패를 겪는다. 깊은 상실감에 고향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뒷마당에 앉아 가족들이 늘 해먹던 피클을 베어 문 순간, 그는 인생의 경로를 완전히 뒤바꿀 결정적인 영감을 얻게 된다. 100년 동안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던 할아버지의 신선한 가든 스타일 피클 레시피를 비즈니스로 연결한다는 야심의 시작이었다.<br>그는 단 7가지의 엄선된 천연 재료(오이, 소금, 딜, 마늘, 물, 포도 잎, 식초)만을 사용하여 자신의 오래된 1985년식 커틀러스 슈프림 자동차 트렁크에서 소박하게 첫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야구장과 공원을 돌며 인지도를 쌓은 그는, 보스턴 커먼 공원에 자신이 직접 손으로 만든 나무 카트를 세워두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1달러에 피클 2조각을 파는 노점 장사로 사업의 뼈대를 다져나갔다. 디자이너로서의 꿈은 좌절되었지만, 그는 단순하고 흔한 음식인 피클에 자신의 디자인 감각과 가업의 역사라는 강력한 스토리를 담아냈다. <br>이 스토리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비즈니스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과정 속에서도 창업 초기에 가졌던 비즈니스 마인드와 장인정신을 끝까지 지켰다는 점이다. 대량 생산 시스템에 편입되어 규모가 확장될 때,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수익성 악화나 공정의 복잡함을 핑계로 인공 보존제를 첨가하거나 저렴한 원재료로 대체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그릴로스 피클은 7가지 천연 재료만을 고집하는 초심을 타협 없이 유지함으로써 초기 고객들과 맺었던 끈끈한 신뢰를 지켜냈고, 이것이 훗날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는 굳건한 토대가된다. 더불어 작은 소규모 브랜드의 인지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피클과 관련된 재미있고 유쾌한 굿즈를 제작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브랜드의 활동 영역을 한 차원 높인 부분 역시 오늘날에는 기본적인 마케팅이지만 당시로서는 눈부신 사업 확장과 제품 가치를 확보하는 전략이었다.<br><br>스몰 브랜드가 이미 포화된 시장의 문법을 완전히 파괴하고 자신만의 확고한 영토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다른 획기적인 사례는 국내 마케팅 도서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캔 생수 브랜드 '리퀴드 데스(Liquid Death)'다. <br>생수 시장은 본질적으로 그 어떤 소비재보다도 제품 자체의 물리적인 맛이나 기능적 차별성을 입증하기가 극도로 까다로운 분야다. 이미 에비앙, 피지워터 같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거대 식품 및 유통 기업들이 내놓은 초저가 PB 생수들까지 촘촘하게 진형을 갖추고 있는 극단적인 레드오션 중 하나이다. 과연 현대의 소비자들은 맛이 엇비슷한 평범한 생수를 특별한 브랜드 가치나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깊은 밸류를 기대하며 지갑을 열 것인가? 이는 쉽게 와닿지 않는 난제이지만, 리퀴드 데스는 이러한 상식적인 의구심을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인 브랜딩으로 응답하며 젊은 세대의 심리를 정교하게 파고들었다.기존 생수 브랜드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맑고 깨끗한 자연, 알프스의 빙하, 혹은 건강하고 웰빙 지향적인 이미지만을 기계적으로 강조했다. 아니면 초저가라는 가격적인 면만 강조했다.<br>그러나 리퀴드 데스는 이러한 평이하고 진부한 문법을 파괴했다. 이들은 마치 데스메탈이나 하드코어 펑크 록 밴드를 연상시키는 강렬하고 기괴한 해골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고, "당신의 갈증을 살해하라"라는 폭력적이기까지 한 도발적인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다.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만을 강요받던 지루한 생수 시장에 등장한 이 힙하고 반항적인 이미지는, 무언가 새롭고 틀을 깨는 자극을 갈구하던 젊은 세대에게 그 어떤 브랜드보다 확실한 메시지와 제품 가치를 부여했다. <br>이 극단적인 악동 같은 비주얼 이면에 지구를 향한 매우 진정성 있고 이타적인 환경적 메시지가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리퀴드 데스는 전 세계적으로 바다를 오염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플라스틱 생수병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재활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알루미늄 캔에 생수를 담아 판매한다. 겉으로는 갈증을 살해하겠다는 험악한 록스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자연 보호와 지구 생태계 보존이라는 숭고한 미션을 품고 있다. 이러한 극적인 인지적 부조화와 반전 매력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현대의 MZ세대에게 폭발적인 팬덤을 만들어내는 기폭제가 되었다. 환경을 지키고 싶지만 기존 환경 단체들의 지나치게 진지하고 도덕적인 훈계조의 캠페인에 피로감을 느끼던 소비자들은, 리퀴드 데스의 쿨하고 유쾌한 방식에 열광적으로 동참했다. 그 결과 평범하기 그지없는 생수가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효율적으로 마케팅하지 않아도 팬들 스스로가 브랜드의 앰버서더가 되어 자발적으로 지갑을 열고 굿즈를 구매하는 특이한 현상을 낳았다. <br>이처럼 철저하게 고착화된 상품군 내에서도 기존의 상식을 완벽히 뒤집는 세계관을 개척한 것만으로도 리퀴드 데스의 비즈니스 가치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이런 사례는 물론 다시 만들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탁월한 마케팅이었지만, 지극히 평범한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작은 브랜드가 만들어낼 기회는 살아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개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욕망을 포착하여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한 사례로 무알콜 아페리티프 브랜드인 '기아(Ghia)'를 꼽을 수 있다.현대 사회의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술은 오랫동안 사교적 네트워킹과 관계 형성의 필수 불가결한 윤활유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술상무라는 숨어있는 직책이 있는가 하면, 업무상 잦은 술자리에 노출된 직장인들이 건강이나 개인적인 신념, 혹은 단순한 피로감 때문에 술을 잠깐 끊거나 멀리하고자 할 때 마주하는 고립감은 한번쯤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나 역시 사회 초년병 시절 술이 약해서 꽤나 고생했고, 부장님이 잡은 회식에서 도망갈 궁리만 하다 선배들에게 혼났던 경험이 있다. 과거에도 무알콜 맥주가 존재하긴 했지만, 종류가 많지 않았고, 밋밋한 맛 때문에 그럴 바엔 차라리 마시지 말자는 심리가 작동했다. 하지만 돈 되는 곳에는 기업의 연구가 뒤따르기 마련. 양조 기술의 발달로 무알콜 맥주가 기존 맥주와 거의 유사한 맛을 내며 나름의 대체재로서 훌륭한 효용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진짜 술의 모조품이거나 차선책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불가피했다.<br><br>바로 이 지점에서 멜라니 마사린(Melanie Masarin)이 창업한 브랜드 '기아(Ghia)'의 독보적인 가치가 빛을 발한다. 그녀는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방문했을 당시 술을 마시지 않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음료의 옵션이 뾰족한 수가 없다는 현실에서 좌절을 느꼈다. 그녀는 단순히 알코올의 맛을 모방한 대체재가 아니라,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에서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식전주를 마시며 새벽까지 깊은 대화를 나누던 어린 시절의 낭만적인 기억과 사회적 연결감을 완벽하게 복원하고 싶었다. 기아는 술로 인한 피로나 숙취 등의 피해를 겪고 싶지 않으면서도, 화려한 사교 모임의 즐거움과 미식의 경험만큼은 결코 포기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단순한 탄산 대체재가 아닌 당당하고 세련된 새로운 선택지를 머리속에 떠올리고 실행에 옮겼다.기아의 포지셔닝 전략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무알콜 음료 시장의 트렌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시장 규모가 2조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논알코올 시장에서, 많은 무알콜 음료 브랜드들은 알코올이 빠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아답토젠(Adaptogen)이나 CBD 같은 기능성 성분을 앞다투어 첨가하며 소비자의 기분을 인위적으로 들뜨게 하거나 이완시키는 데 집착한다. 그러나 기아는 에너지 드링크도, 수면 보조제도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음료가 주는 생물학적인 기능성 효과보다는 천연 허브 추출물을 바탕으로 한 복합적이고 고급스러운 맛, 그리고 그 음료가 놓인 사교적 상황의 '경험'에 완벽히 집중하고 있다. 술의 사교적 역할까지도 포용한 집요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실제 기아의 소비자 데이터를 살펴보면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술을 즐기지만 특정 상황에서 스스로를 통제하고 절제할 줄 아는 균형 잡힌 마인드풀한 순간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폭넓게 포진되어 있다. 높은 가격표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탄탄한 팬심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아가 금주를 억지로 돕는 초라한 보조 제품이 아니라 현대인들의 잃어버린 사교적 낭만을 채워주는 프리미엄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반증이다.<br><br>이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치열한 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자영업자, 포화 상태의 시장에서 신제품의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고민해야 하는 대기업의 마케팅 담당자, 그리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며 도약을 꿈꾸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퍼올릴 수 있는 마르지 않는 교재이자 인사이트의 원천이 될 것이다.이들이 증명해 낸 가장 위대한 성취는, 결국 소비자의 결핍과 일상의 미세한 변화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때 압도적인 자본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어렵지만 평범한 사실이다. 발라처럼 기능을 미학으로 치환하여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그릴로스 피클처럼 창업자의 꺾이지 않는 서사를 제품의 영혼으로 삼으며, 리퀴드 데스처럼 극단적인 인지적 대비로 세대의 갈증을 해소하고, 기아처럼 주류 문화를 회피하고픈 현대인에게 당당한 대안을 쥐여주는 것. 이 모든 과정은 비즈니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타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다.거대한 소비 패러다임의 전환기 속에서, 무미건조한 대량 생산의 논리는 더이상 의미가 없다. 세상은 이제 외형이 가장 거대한 기업이 아니라, 가장 깊고 다채로운 색깔을 품고 소비자들과 유쾌하게 소통하며 일상의 혁신을 만들어가는 작지만 위대한 브랜드들의 발걸음에 진심 어린 박수와 자본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모든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 작지만 거인 같은 브랜드들이 남긴 족적의 케이스를 바탕으로 무엇이 소비자의 핵심을 꿰뚫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로 각인 시킬 것인지,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토를 개척해야할 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이런 변화는 어쩌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나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도 기존에 접근하던 장사의 방식을 바꿔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조심스러운 메시지일 수도 있다.책에서 지도를 찾았다면, 이제는 뚜벅 뚜벅 앞으로 걸어나갈 시간이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23/4/cover150/k9821352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230442</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책 한 권으로 심리학의 대가가 되어 보자 - [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090498</link><pubDate>Fri, 13 Feb 2026 21: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09049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5912&TPaperId=1709049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67/21/coveroff/k05213591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5912&TPaperId=1709049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인간 매뉴얼</a><br/>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세계척학전집 : 훔친 심리학 편 : 책 한 권으로 심리학의 대가가 되어 보자<br><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지적 허영심은 강력한 독서의 동력이 된다.&nbsp;지난번 우연히 집어 들었던 “세계척학전집”이라는 수상한 시리즈의 첫번째 편인 “훔친 철학 편”이 내게 남긴 것은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 당장 내일 출근길에서 써먹을 수 있는 ‘생각의 무기’로 평상시의 시각을 바꾼 계기가 된다.<br>칸트나 니체를 몰라도 사는 데 지장은 없지만, 그들이 전생애를 걸쳐 고민했던 치열한 결과물을 이해화기 쉬운 일상의 언어로 읽고, 나름의 깨달음을 얻게 되고,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과 상사의 헛소리를 조금은 다른 해상도로 보는 계기가 되었다.<br>이제 두번째는 “심리학”이다.학창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어쩌면 전공을 이 녀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읽었던 여러 도서 중에서 심리 실험의 다양한 케이스를 다룬 책들은 일순위로 서가에 꽂아둘 정도였으니.하지만 체계적인 학문의 한 획을 내 것으로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보니 “척”하기는 더욱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br>본 시리즈를 한 권, 내 것으로 만들어놓는다면 조금은 자신있게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심리학의 대가인 “척”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될 수 밖에 없다.<br>물론 첫 페이지를 넘겨가며, 나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이 복잡한 구조물을 진지한 눈으로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그저 책의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기만 해왔다는 적나라한 현실의 부끄러운 자화상과 만나게 된다.<br><br>인간이라는 불완전한 기계가 어떻게 설계되었고, 왜 오작동하며, 그 오작동을 어떻게 역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편안한 사례와 함께 설명되고 있다.내 안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불안과 분노, 타인을 향한 질투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의 근원을 일상속의 언어로 이해하고, 실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자세를 갖게 된다.<br>책장을 넘기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 두 명은 바로 칼 구스타프 융, 그리고 뜻밖의 인물 데일 카네기다.<br>먼저 융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nbsp;그는 프로이트와 함께 심층 심리학의 거대한 기둥을 세운 인물이지만, 내게는 그저 ‘꿈 분석’이나 ‘집단 무의식’ 같은 난해한 용어로 기억되던 학자였다. 하지만 이 책이 안내하는 융의 ‘그림자(Shadow)’ 이론은 최근 회사에서 겪고 있던 스트레스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br>책에 사례로 등장하는 꼴 보기 싫은 직장 동료가 하나쯤 다들 있을 것이다.묘하게 거슬린다. 상사 앞에서는 혀에 꿀을 바른 듯 아부를 떨고, 회의 시간에는 남의 아이디어를 교묘하게 자신의 것처럼 포장해 발표한다. 처세술의 달인이라 부러워하는 사람, 때로는 나처럼 욕을 하는 두 분류로 나뉘게 된다.&nbsp;<br>하지만 융의 차가운 메스는 실체를 얼굴 앞에 들이민다. 그를 혐오하는 이유는, 그가 악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 안에&nbsp; 있는 것, 내가 숨겨놓고 있던 또다른 나의 욕망을 그가 대신 실현하고 있기 때문이다.<br>융은 말한다. 우리가 타인에게서 발견하고 혐오하는 그 부정적인 면은 사실 내 무의식 깊은 곳에 억압해 둔 나 자신의 일부, 즉 ‘그림자’다. 자산이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시선이 두려워 ‘못 하는’ 행동을 그가 보란 듯이 해내고 있기에 질투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br><br>융이 내면의 깊은 심연을 비추는 등대였다면, 책의 중반부에 등장하는 데일 카네기는 이 심리학 여행의 가장 의외이자 흥미로운 변곡점이다.&nbsp;<br>‘심리학’ 책에 카네기라니? 그는 학자가 아니라 처세술 강사, 혹은 자기계발서의 대가 아닌가?&nbsp;학문적 엄밀함이 생명인 심리학의 계보에 ‘인간관계론’의 저자가 끼어있는 모습은 마치, 미슐랭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 중간에 햄버거가 서빙된 것처럼 낯설었다.<br>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며 나는 무릎을 쳤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카네기야말로 가장 위대한 응용 심리학자 아니었던가!<br>프로이트 같은 심리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인간의 마음을 해부했다면, 카네기는 그 해부도를 들고 사람들과 만나고 강연을 했다. 그는 복잡한 심리학 이론을 대중이 즉각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행동 지침으로 번역해낸 천재적인 번역가이자 실천가였다.<br>책 속에서 재조명된 카네기의 메시지는 간결하다.&nbsp;“비난하지 마라”,&nbsp;“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라”,&nbsp;“이름을 기억하라”.&nbsp;<br>도덕 교과서에 등장하는 고귀한 가르침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동물의 인정 욕구와 방어 기제를 정확히 꿰뚫어 본 후 나온 전술적 지침들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라 믿으며, 비난받으면 즉시 방어벽을 세우고 반격을 준비한다.&nbsp;카네기는 이 심리학적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그래서 그는 논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논쟁을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려 방어기제를 작동시키지 말라는 고도의 심리전술 인 셈이다.<br>직장생활에서 - 특히 상사와의 갈등이 빚어지는 일촉즉발, 바로 그 시점에 머리 속에 꽝 때리며 행동을 중단해야 하는 중요한 지적이다. 나 역시 몇 번인가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면서 마치 스스로 뭐라도 된 듯, 의기양양했던 팔푼이 짓을 해왔다.<br><br>우리는 모두 겉으로는 멀쩡한 척, 쿨한 척 살아가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오작동하는 기계들이다. 융이 말한 그림자를 숨기느라 에너지를 탕진하고, 카네기가 경고한 대로 남을 비난하며 적을 만든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괜찮아, 괜찮아, 다 잘될 거야”라고 위로하지 않는다.&nbsp;“네가 지금 괴로운 건 시스템 오류야. 여기 버그 수정 패치가 있어”라고 건조하게 말해 버린다.<br>막연한 위로는 하룻밤의 안락함을 주지만, 명확한 분석은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인사이트를 준다. 회사에서 또다시 얄미운 동료를 마주칠 때, 나는 이제 속으로 웃어야 한다는 깨우침을 머리에서 떠올려야 한다. 내 질투가 나를 갉아먹는 독이 아니라, 내가 더 높이 올라가고 싶다는 내면의 신호라는 긍정적 접근도 필요하다. 회의 시간에 꽉 막힌 상사를 설득해야 할 때, 논쟁거리를 만드는 대신 그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우회로를 택하는 지혜도 얻게 되었다.<br>물론 대학 동기들과 맥주 한 잔 할 때, 심리학 전도사로 잘난 “척”하는 기초 소양을 다졌다는 점이 장 으쓱하다.<br><br>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며, 앞으로 다방면에 잘난 인간이 되기 위한 최고의 효율을 책 한 권에서 알차게 파먹으려 한다.<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67/21/cover150/k05213591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672149</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AI 정보 시대, 생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8가지 규칙 - [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066003</link><pubDate>Mon, 02 Feb 2026 13: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0660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034623&TPaperId=170660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42/79/coveroff/k86203462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62034623&TPaperId=170660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직관과 객관 - 과잉 정보의 시대, 본질을 보는 8가지 규칙</a><br/>키코 야네라스 지음, 이소영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br>직관과 객관 : AI 정보 시대, 생각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8가지 규칙<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문서입니다.<br>AI시대의 끝자락에는 인간은 그저 세상을 존속시키는 배터리로 전락하리라는 “메트릭스” 같은 세계가 올 지 모르겠지만, 그건 정말 오랜 후의 일이고 당장 올해 우리의 일자리가 AI에 의해 어떤 변화를 맞이할 지 고민해야 한다. 그만큼 인공지능의 사회로 접어들면서 존재의 가치는, 단순 노동처럼 로봇이 하기 어려운 비효율적인 영역이나, 독창적이고 기존에 없었던 생각을 사고하는 영역만 살아남을 지 모르겠다.자기 사고를 통해 세상에 없던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AI에게 인간의 도움없이는 자기교배의 모순에 뺘져 붕괴된다는 이론이 그나마 인류의 희망이 될 수도 있다. 어쨋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지금해왔던 사고의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치고 새로운 방향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점이다.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nbsp;새로운 시각이란 책의 제목대로, 단순히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와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는 힘을 가지는 것이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러한 능력은 더욱 절실하게 요구된다. 저자는 스페인의 대표 일간지 엘 파이스(EL PAÍS)의 데이터 저널리스트로서, 선거부터 축구 경기까지 모든 것을 데이터로 분석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데이터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21세기 디지털화의 거대한 변화로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제 삶의 모든 영역에 존재하게 되었다. 작은 가게에서부터 거대한 기업을 운영할 때, 그리고 개인적인 삶과 집단적인 삶에서 데이터를 제대로 바라보고 응용하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세상을 이해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세상은 대부분 보기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부분은 AI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만물의 동작 원리 일지도 모른다.책은 명확하게 생각하기 위한 8가지 규칙을 제시한다.&nbsp;첫 번째, 세상의 복잡성을 인정하라.&nbsp;두 번째, 수치로 사고하라.&nbsp;세 번째, 표본의 편향을 막아라.&nbsp;네 번째, 인과 관계의 어려움을 수용하라.&nbsp;다섯 번째, 우연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nbsp;여섯 번째, 불확실성을 예측하라.&nbsp;일곱 번째, 딜레마에도 균형을 유지하라.&nbsp;여덟 번째, 직관을 맹신하지 말라.<br><br>명제로 접근하면 음, 그럴듯해. 라고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사실 뭔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친절한 사례로 독자가 규칙에 쉽고 이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저자의 친절한 책 구성이 준비되었으니, 8가치 규칙으로 세상을 내 것으로 만들 준비가 되었다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만 하자.<br>첫 번째 챕터에서 뱀장어의 사례를 얘기하듯이 세상은 복잡한 것이고, 세상의 모든 것들은 우리의 직관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보통 우리가 나비효과로 불리는 효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데, 이렇듯 일부 현상은 너무나 복잡한 나머지 혼돈 상태에 이른다. 카오스 이론이라고 하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세상과 사람, 모든 것들이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개인적으로는 영화 쥬라기 공원의 말콤 박사가 손바닥에 물방을 떨어뜨리며 공룡들의 폭력을 예견한 장면이 이해하기 쉬운 사례였다.)책에서 굉장히 인상 깊었던 '원인들의 원인' 챕터에서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발전소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참사에 대한 여러 가지 얘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드라마 시리즈를 통해서 당시의 연구진들이 얼마나 엉성하게 대응을 했고 실험을 진행했는지 잘 볼 수 있었지만, 과연 그 한 그룹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그동안 핵 개발 및 발전소를 구축하면서 여러 가지 원칙이라든가 규칙을 태만하고 방관했기 때문에 그런 모든 일들이 하나로 촉발되어 그런 끔찍한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거나 어느 한 사람의 실험, 어느 한 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더 복잡하게 얽혀서 상호 작용을 통해서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들은 더 복잡해지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생물학의 여러분을 보게 되면 창발적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단순한 요소들이 상호작용으로 복잡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경우이다. 책에는 남부 카르멘트가 있는 들판을 나는 찌르레기 떼의 군무 사진이 등장하는데, 새들의 군무가 어떤 규칙이나 원칙이 아니라 본능적인 연쇄작용으로 움직이고, 이는 작은 미세한 변화가 결국 상호작용으로 얽혀서 거대한 동작과 행동으로 귀결된다는 점이 설명된다.​스페인 축구 선수들 중에서 1월생들이 12월생들보다 훨씬 많다는 것도 하나의 현상이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학습되고 교육되면서 좀 더 유능한 인재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받는 현상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것도 책에서는 데이터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나 한계적인 사항들을 돌파하며 무엇을 제대로, 어떻게 데이터를 봐야 되는지에 대해서 예시를 통해서 명확하게 지적하는 부분이다. 본질적으로 데이터 접근 방법이라든가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에 대해서, 그리고 데이터의 중요성과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데이터의 활용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게 된다.<br>두 번째 규칙은 수치로 사고하라는 것이다. 이 챕터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 항공기의 유명한 사례가 등장한다. 전투에서 돌아온 폭격기들을 조사했을 때, 날개와 동체에 총알 구멍이 많이 나 있었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이 부분을 강화해야 할 것 같지만, 통계학자 아브라함 왈드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총알 구멍이 없는 부분, 즉 엔진과 조종석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부분에 맞은 비행기들은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생존편향(survivorship bias)이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 살아남은 것들만 보고 판단한다. 성공한 기업가들의 특징을 보고 그것을 따라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패한 수많은 사람들도 똑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을 수 있다.&nbsp;평균과 중앙값의 차이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던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한다.&nbsp;어떤 동네의 평균 소득이 높다고 해서 그 동네 사람들이 모두 부유한 것은 아니다. 만약 억만장자 한 명이 그 동네에 산다면 평균은 크게 올라가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 소득 수준일 수 있다. 이럴 때 중앙값이 실제 상황을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 통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평균과 중앙값 같은 기본 개념을 잘 선택된 예시로 이해할 수 있다.​저자는는 데이터를 볼 때 절대적인 숫자뿐만 아니라 비율과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범죄가 100건 증가했다"는 말은 전체 범죄가 1,000건에서 1,100건으로 늘어난 것인지, 10,000건에서 10,100건으로 늘어난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10% 증가지만 후자는 1% 증가일 뿐이다. 이처럼 수치로 사고한다는 것은 단순히 숫자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곧잘 이런 핵심을 놓치고 있고, 교묘한 협잡꾼들을 이런 틈새를 노려 우리를 공략한다.&nbsp;<br><br>8가지 규칙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일관된 사고 체계를 형성한다. 세상의 복잡성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수치로 사고하고, 편향을 경계하며, 인과관계의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우연을 존중하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예측하고, 딜레마를 인정하며, 최종적으로 직관을 맹신하지 않는 것까지. 이 여정은 결국 우리가 겸손함을 유지하면서도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저자는 복잡한 통계적 개념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체르노빌 참사, 제2차 세계대전 폭격기, 스페인 축구 선수의 생년월일, 오바마 대통령의 의사결정 방식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예시들은 단순히 개념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독자가 기억속에서 언제든지 꺼낼 수 있게 각인시킨다. 술자리에서 “야,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라며 화두를 뗄 수 있을 정도의 침투력이다.&nbsp;<br>인간의 의사결정에 대해 다루는 챕터들이 특히 인상적이다. 왜 우리의 결정이 때때로 잘못되는지, 그리고 이것이 앞서 다룬 수학적 아이디어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풀어내는 부분은 정말 유용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인지적 편향과 휴리스틱에 의존한다. 확증편향, 가용성 휴리스틱, 기준점 오류 등은 우리의 판단을 왜곡시킨다. 이 책은 이러한 함정들을 인식하고 극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이해하지 못한 약점은 무방비 상태이지만, 정확히 함정들을 파악하면 알아서 상황에서 마추칠 때 슬로운 해결책이 떠오를 것이다.<br>세상은 복잡하고, 우리의 직관은 불완전하며, 데이터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라는 것이다. 데이터는 모든 세부사항을 포착할 수 없지만, 데이터 없이는 훨씬 더 적게 볼 수 있다. 이 책은 우리에게 겸손함과 동시에 자신감을 준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겸손함, 그리고 올바른 도구와 사고방식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42/79/cover150/k86203462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427976</link></image></item><item><author>gamaksae</author><category>마이리뷰</category><title> 변동성의 바다에서 투자의 미래를 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 [스테이블코인 실전 투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044691</link><pubDate>Sun, 25 Jan 2026 15:5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588163/1704469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509596&TPaperId=1704469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37/85/coveroff/893150959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1509596&TPaperId=1704469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스테이블코인 실전 투자</a><br/>이관헌 외 지음 / 성안당 / 2026년 01월<br/></td></tr></table><br/><br><h1 style="line-height:1.38;margin-top:0pt;margin-bottom:6pt;">스테이블코인 실전 투자 : 변동성의 바다에서 투자의 미래를 보다</h1><br><br><br>*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br><br><br>"비트코인, 지금 사도 될까요?"&nbsp;지난 몇 년간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nbsp;암호화폐 시장은 매일 수십 퍼센트가 오르내리는 롤러코스터와 같다. 누군가에게는 인생 역전의 기회이지만,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위험천만한 도박판처럼 보일 뿐이다.&nbsp;나 역시 '투자는 최대한 잃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가진 평범한 초보 투자자로서, 코인 시장의 높은 변동성은 도박판에 뛰어들면 곤란해라는 위험 표식이 머리에서 경고등을 보냈다.“스테이블코인 실전 투자”는 바로 이런 딜레마에서 출발한다. 가격이 널뛰는 코인이 아니라, 달러와 같은 법정 화폐에 가치가 고정되어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코인. 그러면서도 블록체인의 이점인 높은 전송 속도와 디파이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 자산.&nbsp;바로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다.<br>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은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암호화폐 거래용 칩'이 아닌, 차세대 '디지털 화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 자금의 이동 통로가 되는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고금리 시대가 저물고 금리 인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그냥 가만히 은행 예금만 바라보다가는 소위 “벼락 거지”에 당첨되는 불운한 시기가 도래했음을 알 수 있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대안을 모두 갈구하게 된 셈이다.<br>물론 그림자도 있다. 2022년 '테라-루나 사태'는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가치가 고정된다"는 믿음이 깨졌을 때의 공포는 여전히 시장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사건은 담보가 확실한 스테이블코인의 옥석을 가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규제 당국이 제도권 편입을 서두르는 기폭제가 되었다. 한 기업과 기업인의 탐욕이 한국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성장하는데 거대한 벽을 세워버렸지만 그래도 금융과 투자 그리고 욕망을 용광로에서 뜨겁게 타오를 것이다.<br><br>많은 입문서가 블록체인의 원리나 화폐의 역사 같은 이론에 치중하는 반면, 이 책은 독자가 당장 컴퓨터 앞에 앉아 따라 할 수 있는 실전에 중심을 두고 있다. 거래소 가입부터 지갑 생성, 디파이 프로토콜 연결까지 단계별로 설명하여, 낯선 인터페이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nbsp;당장 투자를 시작하려고 책을 꺼내든 사람에게는 큰 강점이지만, 기본적인 이론과 상황을 염탐하려는 독자에게는 당분한 아껴둬야할 페이지라고 할 수 있다.초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해킹'이나 '전송 실수' 같은 기술적 위험이다. 이 책은 보안 설정, 사기(Scam) 유형 분석, 네트워크 선택 시 주의사항 등 실무적인 리스크 관리법까지 등장한다. 단순히 수익률이 이렇게 하면 좋아져라고 속삭이는 것이 아니라, "이런 실수를 하면 돈을 잃는다!"고 경고하는 부분이 신뢰도를 높여준다.<br>저자들은 최대한 쉽게 쓰려고 노력했지만, 블록체인 생태계 특유의 용어(유동성 풀, 슬리피지, 가스비, 브릿지 등)는 여전히 초보자에게 외계어처럼 들리는 점은 어쩔 수 없다. 기본적인 금융 지식과 IT 이해도가 없으면 다른 주식 투자서 처럼 건너뛰고 넘어갈 수 없다는 애로 사항이 있다.&nbsp;<br>다른 비트코인 투자서나 재테크 서적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을 하나의 독립된 자산군으로 정의하는 부분이 인상깊다.보통의 투자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을 사기 위해 잠시 거쳐가는 대기 자금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스테이블코인 자체를 달러 투자의 연장선이자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해석한다.이런 전제가 있어야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br>또하나 놀라운 변화를 목격하게 된 부분은 기업들의 발빠른 대처를 설명한 챕터였다.선구적인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암호화폐 투자가 아니라 현금 흐름과 정산 인프라의 업그레이드로 본다. 결제·정산, 국경 간 송금, 자금 가시성, 프로그램 가능성(조건부 지급·자동화) 같은 기능이 매력이라는 점을 반복하는데 이 부분은 개인적인 투자 뿐 아니라 기업에서 자금 관리업무의 효율화를 넘어 정체된 자금의 수익성까지 노릴 수 있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변화의 방행이다.&nbsp;특히 트레저리 운용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인데, 기업 재무팀이 전통적으로 MMF나 단기 예금으로 현금을 굴리던 방식에서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더 세밀한 유동성 배치와 새로운 운용처를 탐색하게 된다는 관점입니다. 책은 “온체인 수익률”과 같은 개념을 통해, 현금성 자산이 ‘대기자금’이 아니라 ‘운용자산’으로 재정의될 수 있다고 암시하는데, 유통사같이 현금을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흐름을 가진 기업들에게는 꿀떡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br>초보자 관점에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위험을 먼저 말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구조이다.<br>\디페깅 리스크 → 준비금 공시 확인, 소액 분산 보관​거래소 파산 리스크 → 대형 거래소 우선, 출금 테스트락업 유동성 리스크 → Flexible부터 시작, 락업은 10% 이하만피싱/주소 실수 → 화이트리스트 등록, 소액 전송 테스트​이런 식으로 정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각 장 말미에 "체크리스트"를 배치해, 독자가 실행 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점도 친절하다.쉽지는 않지만 새로운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려는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코치를 만난 느낌이랄까?<br><br><br>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무서워 진입을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사실 관련 도서를 손에 들고 읽는 일조차 위험한 초대장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일확천금을 노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디지털 세상에도 은행보다 더 효율적이고 매력적인 금고가 새로 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물론, 책 한 권으로 급변하는 블록체인 시장을 모두 통달할 수는 없다.&nbsp;용어는 어렵고, 책을 덮고 모니터를 켜면 또다시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거친 파도 속에서 내 자산을 지켜줄 구명조끼 입는 법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읽는다면, 이 책은 훌륭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투자의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사실 변동성이 아니다. 모르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와 리스크를 명확히 인지하고 접근한다면, 이것은 불완전한 코인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의 투자가 될 것이다.&nbsp;<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137/85/cover150/893150959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1378528</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