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
더글러스 켄릭.블라다스 그리스케비시우스 지음, 조성숙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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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심리학의 발견, 새로운 시각 또다른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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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
더글러스 켄릭.블라다스 그리스케비시우스 지음, 조성숙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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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

: 진화심리학의 발견, 새로운 시각 또다른 깨달음





당신 머리 속에 몇 개의 인격체가 있는가?

이런 질문을 인터뷰에서 받는다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내가 뭐 이중인격자라도 된다는 거야?

기분 언짢겠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다중 인격자입니까?

 

주먹이 나갈지도 모른다. 나를 정신병자로 모는 거야 뭐야?

 

저자들은 명확히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다중인격체라고.

물론 스릴러 영화에 등장하 듯, 최악의 살인마가 원래의 인격을 젖히고 등장하는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인격의 역할 부여가 바뀐다고 해석하면 쉽다.

 

회사에서는 냉철한 펀드매니저로서의 “내”가 있다면,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배우자로서의 “내”가 있다.

이 둘은 분명 한사람이지만 성향은 확실히 다르다.

어쩌면 두 가지 상황에서 같은 모습만 드러난다면 오히려 위험한 분류가 될 지 모른다.

상황에 따라 생각이나 습관이 바뀌듯, 우리의 인격체는 상황에 따른 여러가지 얼굴을 하고 대처한다.

그렇기에 사회생활과 가정, 개인의 변화되는 무대에서 “나” 한사람의 역할을 무리없이 해낼 수 있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진화 과정에서 선택의 목표는 명확하다.

“살아남기” = “유전자의 전달”

선택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는 유전자를 가진 개체가 생존하고 수만 년 동안 호모 사피엔스라는 성공한 포유류 종의 DNA에 뿌리 박혀 전승되어 왔다.

 


때로는 멍청한 판단을 내린다고 자책하거나 남을 힐난한다.

냉정한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감정에 이끌려가거나 어처구니 없는 의사결정으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이 파멸의 늪에 빠지거나 잠시 곤란한 처지에 몰리기도 한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바보같은 의사결정이 긴 시간을 이어온 인류의 생존 방정식이었다면?

인간의 비이성적인 판단에 근거를 붙일 뿐이라고 몰아 붙일 수는 없다.

우리의 뇌는 구석기 시대 생존에 힘겨워 할 때 그대로 커다란 변화없이 지금까지 진화하고 생존했을 지도 모른다. 정제된 밀을 인간이 제대로 흡수할 수 없듯, 21세기 복잡한 사회의 다단계 현상을 우리의 뇌는 사실 소화해내지 못하고 있던 것일 지도 모른다.

사화와 제도라는 보완의 시스템으로 커다란 흐름은 유지할 수 있지만 개개인의 의사결정은 벽화를 손으로 그리고 매머드를 공동 사냥하던 당시와 조금도 변한 게 없는 내부 신경망으로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책에 소개된 케네디 가의 불행이 한 가족에 내린 저주의 씨앗이 아닌 올바른 선택 중 몇 가지 오류가 불행한 사건으로 이어지고 부가될 뿐일지도 모른다.

복귀해도 될 상황에서 굳이 대공포로 뒤덮인 적진으로 자발적으로 폭격기를 몰고가는 일은 매머드를 사냥할 때 전혀 필요 없는 잘못된 의사결정이고 - 지금도 그렇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일단 제목부터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하나같이 말도 안되는 전제를 제시하니 관심과 함께 의구심이 떠오른다.

하지만 본문을 읽어나가면 우리의 행동이 궁극의 목표인 생존과 관련 오랜 시간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하고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들어봤던 다양한 인지 오류에 대한 정의를 정리해보는 기회인 동시에 보다 근본의 시각에서 본능과 성공의 어디쯤 위치한 자연스러운 의사결정이 결국은 인류의 현재 위상을 만들었다는 공감을 얻을 수 있다.

 

꽤나 흥미로운 과정을 책을 통해 익혀나가고 우리 자신의 행동방식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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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브랜딩 : 한 끗을 찾아 헤매는 마케터를 위한
김도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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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브랜딩 : 10가지 프레임으로 구축한 위대한 브랜드의 케이스 스터디





브랜딩은 과정인가, 결과인가?

북극곰을 전면에 내세우며 단순한 음료를 초월하여 소비자들의 노스텔지어와 안락한 삶을 연상시킨 코카콜라 광고전략은 십수년이 지났지만 세계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회사의 위상에 걸맞은 가치를 전달해주고 있다.

비록 설탕중독에 대한 고객들의 민감함이 과거에 비해 놀랄만한 우려를 드러냈지만, 제로 음료 트렌드에 맞는 변신으로 아직까지 건재함을 자랑한다.

이런 선호도의 변화에도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의 중심에는 고객의 신뢰라는 굳건한 관계성이 지탱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만들려고 했던 이상향은 캠페인을 통해 구축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고객들은 회사가 주장하는 메시지에 동조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브랜딩은 시작-실행-결과 모든 요소를 리딩 하며 완결된 기업활동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된다.


저자는 10가지의 프레임을 내세우며 각 항에 어울리는 대표 브랜딩 기업들을 살펴보면, 과거와는 다른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맞춘 브랜딩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브랜딩의 중요한 요소를 하나씩 사례를 들어 꼼꼼하게 설명하는 저자는 책 도입부에 과감히 브랜딩은 결과라고 단도리 친다.

무인양품의 걸출한 사례는 그가 내뱉는 주장에 오차가 없음을 증명하는 완벽한 교보재다.

우리가 브랜딩을 실행하는 도중 앞 뒤의 순서가 헷갈리고, 목표를 분명하지 못해 실패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이 책의 목표와 독자의 실행 과제를 명확히 하여 마케터들이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시각의 구축을 제안한다.


무인양품이 추구하는 삶의 패턴은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생활 동작에 앞서 보다 효율적이고 가치를 얻을 수 있는 제안을 통해서 고객과 소통한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의자에 앉더라도 오랫동안 친구처럼 곁에서 지켜주는 1)질리지 않는 디자인 2) 합리적인 가격 3) 원목나무의 재질 4) 심플한 디자인 등 여러가지 요소를 한 제품에 녹여서 구매로 끝나는 관계가 아닌 생활의 태도를 기업이 제안하는 흥미로운 접근법을 진행하고 있다. 밋밋하고 임팩트 없는 디자인을 싫어하는 구매자고 있겠지만 삶의 방식과 생활의 동작을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실용성에 기업은 포인트를 주고 자신들이 만든 브랜딩 안에 손님들을 녹아 들게 한다.


화장미용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솝의 구축 사례도 놓칠 수 없다.

이솝은 제품 용기에는 특별한 디자인 같은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처음 상품이 개발되던 초심의 마음을 잃지 않는다. 화려한 패키지로 고객을 속이지 않고 방부제를 최소화하거나 실제 건강에 위협이 되지 않을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 온 힘을 다한다.

제품 자체의 화려함을 삼가지만 매장은 세상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최고의 공간을 만들고자 노력한다.

그 나라의 특성과 사람들의 라이프 패턴에 맞는 포인트를 잘 집어 내고 매장의 디자인이라는 공간으로 끌어들인다.

이런 남다른 접근법은 바로 브랜드와 직결되고, 소비자에게는 믿음과 신뢰는 보이지 않는 주문으로 장착된다.

타 제품과의 확실한 차별화로 포지셔닝하고 고객을 팬으로 만든다. 구매자와 수많은 대화를 통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분명 마케팅을 지양하였으나 과정의 결과물은 최고의 마케팅 우수사례가 되는 아이러니에는 고객을 대하는 기업의 진심이 자리한다.



이 희한한 회사를 어떻게 소개해요 할까?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한 “파타고니아”는 신문광고 카피로 소비자를 도발한다.

“이 티셔츠를 사지 마세요!”

1년중 가장 대목은 블랙 프라이데이 신문에 낸 광고다.

뭘 어쩌자는거지?

회사 다 말아먹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내려놔도 좋다.

많은 소비자들은 그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해왔던 활동과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실행의 메시지를 너무 잘 알고 있다.

최초에 등반가들을 위한 앵커를 만드는 데서 작은 가족기업은 시작한다.

남들처럼 그저 그런 돈벌이용 장비를 만드는 데서 탈피하여 자연을 온전히 지키면서 액티브 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병립의 방법을 고민한다.

그렇게 탄생한 작은 소도구와 의류를 통해 전세계인이 아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구호에만 그치는 허망한 거짓 브랜딩이 아니라, 기부뿐 아니라 제품 개발의 철학까지 철저히 공익의 목표를 세우고 내용을 소비자와 공유하며 함께 성장해나간 부분이 지금까지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게 만든 근간이다.

브랜딩으로 이 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부동산에 대한 접근을 달리한 도쿄 R 부동산의 전략은 우리나라처럼 자산의 증식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부동산에 대한 결을 바꿀 때도 되지 않았는가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자본 증식에 대한 개념으로 변질되어 국가경제가 효율성 있게 돌아가기 위한 자산의 분배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공산주의 경제처럼 국가가 일방통행으로 내지를 수도 없지만, 과열된 집착이 결국 국가를 파멸의 길로 인도하는 비극은 막아야 한다.

정해진 벽과 방 간격 등 인위적으로 정리된 기성품이 아니라 벽과 기둥 이외에는 내가 필요한 공간을 설계하고 실천하여 내 몸에 딱 맞는 집을 짓는 일을 현실로 끌고 내려올 수 있는 확고한 신념이 주효한 점이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뀐 기업과 소비자의 소통에 하나의 경종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엿볼 수도 있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30여개 기업의 전략과 그들이 걸어왔던 명승부의 장면들 속에 우리는 기업이 가장 우선 가치로 내세워야 할 항목들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

전략의 방향과 실행은 회사의 임원급 등 리더가 설정하겠지만, 결국 실행력을 통해 목표를 이루는 것은 전체 직원들의 몫이고 의무이다.

과정 속에 고객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진정 고객이 필요로 하는 강점들을 뽑아내는 승리의 경험이 축적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10가지 시각으로 바라본 브랜딩의 케이스 스터디는 단순히 우수했던 기업들의 승전보를 구경하는 차원이 아니라 내가 다니는 회사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제시된 문제집과 같다.


그리고, 언제나 제일 중요한 두가지 “고객”과 “실행”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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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들 - 거의 모든 사람의 이야기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조구호 옮김 / 알렙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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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들 : Dark side of the human-being

 
 


 
500년 뒤 세계사 교과서에 2025년 연표가 붙는 한국의 사건 사고는 어떤 일이 등장할까?
 
-대한민국 산유국으로 첫걸음을 떼다
-의료 붕괴로 백성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일본에 소프트웨어 주권을 빼앗겼다
 
궁금하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어쩌면, 인구소멸의 위기 속에 2524년도 세계사 교과서는 한글판이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반도에는 침몰된 자국에서 탈출하여 옆나라에 침략으로 정착한 일본인이나, 조선족을 앞세워 새로운 자국의 성으로 흡수 합병한 중국 역사가들이 한반도의 기억을 굳이 되살릴 필요 없을 테니.
 
분명 존재했던 국가와 민족들.
존재의 상실은 의미의 상실로 연결된다.
지금 봐도 눈이 번뜩 커질 만큼 놀라운 문명 발전을 이루었던 잉카제국이나 낯선 이방인들에게 친절한 미소를 보여주던 원주민 인디언의 기록은 일부만 남아 가십거리 정도로 배꼼이 머리만 역사 무대에서 보여줄 뿐이다.
기원전 세계처럼 패망한 국가 백성들이 노예로 전세계 각지로 팔려 나가지 않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세계 패권을 주도한 유럽인들과 현재의 최강대국 미국인의 입장에서 보존되고 기록된 시간의 이면에는 우리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누군가가 - 때로는 패자의 이름으로, 때로는 망각의 이름으로 - 주변을 맴돌고 있다..
엄연히 대지 위에 존재했던 그들에게도 꽃의 이름을 부여하고 싶고, 족적을 과거와 다른 관점을 들이밀며 해석해보고 싶어도 기록과 유물은 약탈되고 파괴되어 과거를 추격하는 일은 불가능 해졌다.
 
그나마 얼마 남지 않는 기록물과 사람들의 구전을 박박 긁어 모아 모든 세상 살아간 이들의 역사를 짤막한 에피소드 연작으로 담아낸 “거울들”이 책으로 등장한 건 기적에 가깝다.
그만큼 독자들에게는 소중한 페이지들이다. 역사의 구분이나 지리적 선 긋기를 무시하고 시간의 흐름이 무모한 전진만을 해왔듯, 예쁘게 단락을 구분 짓고 챕터를 나누지 않은 채 내용을 빽빽이 적어 내려간 작가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세상은 이렇게 많은 주체들이 각 자의 시공간을 채워왔던 거라고.
 
이름모를 시인들이 읊었을 문장이 등장하고, 의술과 사기술의 중간 어디쯤 가는 아랍 여인의 신묘한 의학 기술 이야기도 등장한다. 사실 그들 모두 역사를 이끌어왔던 작은 조각이었고 위대한 왕의 일대기에 비루하지 않은 가치 있는 유산이다. 다만 그런 작은 역사의 존재와 가치를 깨닫지 못했을 뿐.
 
인간이 군집을 이루며 살기 시작하며 약육강식 세계에서 버틸 수 있던 근원의 힘은 “협동”이다.
날카로운 발톱이나 거친 송곳니, 거대한 몸집이나 빠른 다리, 강점이 별로 없던 포유류가 생존을 위해 붙잡은 유일한 무기는 집단의 힘이다.
군집에서 한 마리를 희생하여 다수가 살아남는 수동의 자세가 아닌, 다수의 분산된 공격을 한군데로 집중시킬 수 있는 공격 성향의 전략이 악조건 속에서 연약한 원숭이가 살아남게 만든 무기가 되었다.
 


본래 인류의 뿌리는 아프리카였고, 검은 피부였다.
세계 각지로 거주지를 달리하며 태양은 하나의 종에게 다른 피부색을 주게 되었고, 한정된 자원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위한 지성의 암투는 갈등과 차별과 전쟁을 집단의 힘으로 풀어내려 했다. 지금은 핵무기까지 만드는 광폭의 발전을 이뤘음은 물론이다.
 
과거와 달리 흩어진 개인 또는 하나의 국가가 나머지를 지배하며 불균형을 균형으로 위장한 채 경쟁력을 확보한다.
태초 인간이 가진 집단의 경쟁력을 잃어버린 현대사회는 어쩌면 외부의 경쟁자 출현으로 인해 파편화되어 군집의 힘을 잃은 인류의 종지부를 찍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다.
 
로마는 세계를 지배하였고, 로마에서 시작된 종료는 서양 세계를 집어 삼켰다.
교황과 교회의 권위를 유지하게 시작된 원정 기사단의 활약은 겉으로 보기에 신의 섭리를 따르려는 거룩하고 선한 자의 이미지를 찾으려 했지만, 명분도 없이 지친 몸과 마음을 해결할 방법은 본성 깊은 곳에 숨어있던 흉포함이다.
나와 다른 자들은 괴물로 설정하고 인간이 아닌 살덩어리에 가해치는 폭력은 죄가 아니라 믿었다.
매일 취침 전, 신에게 자신의 죄를 용서해달라며 기도하지만, 다른 피부, 이교도, 적군을 처단하는 행동은 죄의 범주가 아니었다.
심지어 그들은 목표가 누구이고, 목적지가 어디인지 망각하고 그저 칼을 휘두르기만 하는 경우도 많았다.
십자군의 잔인한 폭주는 훗날 아메리카 대륙을 차지하는 백인들의 광란으로 이어졌고, 죽음은 끝없이 이어지고 소중한 문명은 한순간 파괴된다.
그리고 그렇게, 패배한 자들의 역사와 문화와 생명이 지구 땅에서 슬픈 표정으로 사그라진다. 
 
같은 동족끼리 계급을 나누고 차별을 하는 건 자연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냉혹한 자연의 섭리다. 인간 군집이 도를 좀 많이 벗어나서 문제지.
자신의 시를 좋아하는 제국의 여왕을 칭송하는 화려한 파티를 7일씩이나 벌이는 일 따위는 최상위층의 부를 거머쥔 이들에게는 일상이다. 같은 공간과 시간에서 자국민 10만명이 아사로 죽어가는 순간에 펼쳐진 향연은 사람들의 시계바늘이 똑딱 거리기 시작한 이후 되풀이되는 비극이자 코미디이다. (아니 어차피 아사자들은 노예일 뿐이다, 집 안에 기르는 개와 고양이 보다 못한)
 


20세기에 들어가 통째로 조국이 식민지가 되었어도 인도의 왕자들은 지금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돈 씀씀이를 과시한다. 21세기에도 “카스트”라는 낡은 제도가 국가 통치의 기본 구조로 인정되고 그 안에서 국민들은 흡수되어 살아가는 모습은 불의와 불이익조차 체제와 이념으로 받아들이는 집단의 아이러니와 묘하게 대비되는 장면이다.
 
부정한 부의 축적을 위해 소규모 투자자들의 등을 따버리는 행위가 유력 인사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고 또다른 부의 획득을 획책하는 현대에도 유사한 행위는 반복되고,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작전은 대중들의 묵인 또는 무지 하에 자행된다.
 
이웃을 사냥하는 사냥꾼
자신이 발명한 기계를 위해 살아가는 유일한 동물
자신의 가정을 황폐화시키는 유일한 동물
쾌락으로 사람을 죽이는 유일한 동물
 
인간의 특징을 표현한 몇 가지 문구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
 
 
나이 먹어가면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노력은 포기하고 있는,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태도로 변화를 스스로 주문한다.
역사가 다름을 인정하고 소수를 존중하며 공동운명체의 의식을 유지했더라면 인간은 지금보다 더 거대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을까?
 
잊혀 진 자들의 역사에서 풍기는 서글픈 에피소드는 모든 이들의 역사를 조망해보려는 작은 노력에서 시작되지만, 앞으로 우리가 닥칠 험난한 세상에 인류라는 생명 종 전체가 하나로 뭉쳐야 하는 이유를 알리는 메시지일 지 모른다.
 
자연재해와 끝없는 갈등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종의 멸절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와 다름, 차이를 인정하고 작은 역사에 대한 경의를 갖는 지혜를 갖추지 못한 다면 힘의 대결만 난무하고 협상과 타협 없는 막장으로 역사의 바퀴를 밀어 넣게 될 것이다.
 
협력하는 국가 간의 협력을 이끌 수 있는 강인한 지도자들이 새로운 층위의 역사를 만들 혜안을 가지길 바랄 뿐이다. 매머드를 협동작전으로 사냥에 성공하는 인류의 위대했던 쟁투기를 재현해내 길 바랄 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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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다
김규범 지음 / 대한출판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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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기주의자는 행복하다 : AI가 세상을 지배해도 우리는 고전에서 삶의 지혜를 구할 때

 

 

 

책은 읽기 위해 사지 않는다 

책장을 채우기 위해 구매한다 

장서에서, 그 때 그 때 필요한 책을 꺼내 읽는다. 

 

독서하는 법에 대한 어느 작가의 말이다.

 

미니멀리즘이 각광받는 요즘 세태와 다른, 책에 대한 소유욕일 뿐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한번쯤 곱씹어 볼 독서의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금 읽어야 할 책 한 두 권을 구매한다.

언젠가 읽을 지 안 읽을 지도 모르는 구입은 그저 욕심일 뿐이라 치부한다. 

책 수집 자체를 즐기는 경우,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다. 안타깝게도 투여된 자본은 이사 갈 때 먼지 툭툭 털고 재활용 수거함에서 폐지로 분류될 수도 있다.

 

유튜브가 새로운 지식의 창이 되고, 오랜 역사 동안 인간의 지식을 저장하고 전수했던 책은 전자문서로 대체되는 시대에 고전을 논하는 일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책 욕심만 많던 내 경우에 서재나 전자책 라이브러리에 고전 명작들이 한가득 꽂혀 있지만, 다른 도서들에 비해 꺼내서 페이지를 넘기는 일은 제한되어 있다.

 


다른 거 다 떠나서 문체가 너무 읽기 힘들다, 문어체인 탓도 있지만, 시대상이 다르다 보니 와닿지 않는 대목들이 너무 많다.

주인공들의 갈등 상황이 현대인의 모습과 너무 다르고, 휴대폰 하나로 전세계 어디서든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지금과 달리 먼 지역의 소식을 알아내는데 1-2년씩 걸리던 슬로우의 시대이니 저자와 독자의 공감대 형성하는데 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은 반박할 수 없다.

단순히 책 한 권을 읽고 자신의 생각에 덧붙이는 과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한 작품이 살아남으며 다수의 세대와 주고받은 대화의 감상이 후기처럼 따라붙고 이를 획득하는 즐거움이다.

 

하나의 이야기와 사상이 100년 넘게 살아남는 이유는 책이 담고 있는 생각의 무게가 크기 때문이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들의 손에서 읽히고 말로 소통되며 가치는 증폭되고 의미는 깊이를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시간의 연속선상에 동참한 독자는 자신의 생각을 새롭게 입히고, 자신만의 기준을 벽으로 쌓아 올리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남의 기준을 쫓는 태도에 대해 더 이상 그러지 말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남과 나를 비교하여 만족 또는 부족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는 남의 시선과 기준을 맞추기 위해 나와 맞지 않는 옷을 구매하고 입고 다니는 낭비를 경험한다. 

공부를 하거나 비즈니스 할 때도 독창성 있는 솜씨를 내재하고 있어도 막상 실행에 단계에서 기준을 타인에 맞추다 보니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워진다.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알고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뚝심 있게 가야 할 길을 뚜벅 뚜벅 걸어가는 자가 승리를 확보할 수 있다. 

자기 자신감과 자만심 중간 어디쯤의 위치를 파악하고 가슴에 품어야 한다. 

모든 판단의 기초를 고전으로 채워야 하는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과 사람의 소통은 모든 활동에 중대한 영향력을 끼친다. 

책과 대화하고, 과거의 선인들과 소통하는 독서의 진행과정 속에서 확실한 자아를 확립하고 가야 할 지표를 마음 속에 명확하게 그려낼 수 있다.

 

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강점이고 읽어야 할 이유이다.

 

한번쯤은 읽어보았거나, 최소한 책 제목이라도 들어봤던 다양한 고전 22권을 압축하여 읽어가는 독서는 사실 피해야 한다.

고전의 가치는 요약본이 아닌 정독을 통해 깊이를 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꺼운 책, 오래된 말투가 가득한 책을 펼치는데 부담과 저항이 심하기 때문에 대안을 찾은 것뿐이다.

 

데미안 1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평생 난 그럴 일 없을 거라는 확신과 자기 신뢰가 공고하다면 요약본이라도 펼쳐보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그렇기에 써머리 교양도서들은 장사꾼이 아닌 선생의 자세로 독자에게 한번쯤 읽어봐야 할 필독서를 소개해줄 수 있게 된다.

 

 


 

l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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