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란다.

ㅡ20년 후에, 지에게, 최승자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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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이렇게 좋으면 어쩌자는 건지..

체호프는 입센의 작품을 보며 ‘인생은 저렇지 않아‘라고 잘라 말한 적이 있다. 입센의 세계는 아무리 복잡한 비밀도 결국은 풀리면서 끝나는 그런 의미에서 너무 ‘문학적인‘ 세계라는 것. 체호프는 다르다, 라고 비평가 제임스 우드는 말한다. 체호프는 수수께끼로 시작할 뿐만 아니라 수수께끼로 끝낸다고. 인생의 질문들 앞에서 ‘난 모른다‘라고 중얼거릴 따름이라고.
그러니까 인생은 이해할 수 없어서 불쌍한 것이다. 문제를 푸는사람 자신이 문제의 구성 성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 수가 없는데 그렇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풀어야 하니까 더 불쌍한 것이다. - P6

‘나는 내 뜻대로 안 된다. 너도 내 뜻대로 안 된다. 그러므로 인생은 우리 뜻대로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할 때 나는 수천 년 전의그들과 별로 다르지 않아서 들어본 적 없는 그 먼 노래가 환청처럼 들린다.
나는 백수광부다. 나는 그의 아내다. 나는 곽리자고다. 나는 여옥이다. 나는 인생이다. - P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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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범주를 부수고 나왔다. 자연이 프린트된 커튼 뒤를 들춰보았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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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는 하고많은 사람 중에 코페르니쿠스를 예로 들었다. 그 시대 사람들이 하늘의 별을 올려다보면서 움직이고 있는 게 별이 아니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에 관해 생각하고, 별들이 매일 밤 그들 머리 위에서빙빙 돌고 있는 천구의 천장이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서서히 놓아버릴 수 있도록 수고스럽게 복잡한 사고를 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별들을 포기하면 우주를 얻게 되니까"라고 헤더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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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질 수가 없는, 검은 가죽의 낡은 말굴레일 뿐이다. 내가 아는 바는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거기에 말의 입에 물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안다. 그 부분을 재갈이라고 부른다. 강철로 만들었다.
말의 머리 뒤로 고삐를 넘겨 목 부위에서 손가락에 낀다. 말에 탄 사람이 그 고삐를 이리저리 잡아당기면 말은 방향을 바꾼다. 간단하다. 재갈은 무겁고 차갑다. 이빨 사이에 이런 걸 차게 된다면 금방 많은 것을알게 되리라. 재갈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 때가 바로 그때라는 걸. 지금어딘가로 가고 있는 중이라는 걸.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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