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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트럼프는 이렇게 다루셔야 합니다 -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새로운 경제 대전환 전략
제임스 정 지음 / 여의도책방 / 2025년 5월
평점 :
『대통령님, 트럼프는 이렇게 다루셔야 합니다』
– 불확실성의 시대, 지도자와 전략가에게 전하는 현실적인 조언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솔직히 약간 자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트럼프를 다뤄야 한다”는 표현 자체가 워낙 강해서, 정치 풍자서나 비판서에 가까운 내용일 거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기자마자 곧 깨달았다. 이 책은 단순한 정치 비평이 아니라,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전략적으로 사고할 것을 권하는 책이었다.
트럼프라는 인물은 물론 책의 중심에 있지만, 저자는 그를 단지 한 사람의 캐릭터로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트럼프를 상징으로 삼아 지금의 세계 질서가 얼마나 급격히 요동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그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를 제시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트럼프 대응법’이라는 좁은 주제보다는, 국가 전략, 리더십,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에 대한 냉철한 현실 진단에 가깝다.
책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조언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점은 독특하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일종의 가상보고서처럼 쓰인 글을 읽다 보면, 독자 자신이 지도자의 위치에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자각이 생긴다. 특히 외교, 무역, 안보, 기술 패권 경쟁 같은 주제를 다루는 장면에서는 단순한 비판이나 분석을 넘어 현실적인 시나리오와 대안까지 제시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
트럼프의 등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예외적 사건’처럼 느껴졌지만, 이 책은 오히려 그를 현 세계의 구조적 변화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로 본다. 미국의 내부 분열, 전통적인 국제 동맹의 와해,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글로벌 공급망의 재조정 같은 흐름 속에서 트럼프는 그저 촉매제에 불과하다는 설명은 설득력이 컸다. 이 관점은 기존 뉴스나 칼럼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깊이와 넓이를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정치인이나 외교관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의 변화를 체감하며 살아가는 일반인들, 기업가, 정책 담당자, 그리고 미래의 방향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는 전략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어떤 선택을 해야 하고, 어떤 위험을 피하면서 어떤 기회를 잡아야 할지를 이야기하는 대목은 국가 차원의 전략을 고민하면서도 동시에 개인에게도 적용 가능한 통찰을 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이 단순히 경고하거나 불안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되, 그 안에서 현실 가능한 전략을 세우고, 필요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정파적 논쟁에 갇히지 않고 균형 있게 문제를 바라보려는 태도는 독자로 하여금 정치적 피로감 없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만든다.
읽고 나면, 단순히 트럼프라는 인물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어떤 전략적 시야를 갖춰야 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준다. 뉴스에서는 다 말해주지 않는 배경의 맥락,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세계 구조의 움직임, 그리고 한국의 리더들에게 정말 필요한 조언이 무엇인지를 정리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정치나 외교에 관심 있는 사람뿐 아니라 세상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