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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부동산 임장 이야기 - 걸어서 지구 한 바퀴
김지훈(타이거).문순호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8월
평점 :
어디에도 없는 부동산 임장 이야기
김지훈, 문순호 저자의 「어디에도 없는 부동산 임장 이야기」는 부동산 투자를 바라보는 내 시각을 바꿔준 책이다.
흔히 부동산 투자는 숫자와 데이터, 정책과 규제 속에서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들은 단호하게 말한다.
진짜 답은 현장에 있다고. 그리고 이 책은 그 주장을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수백 번의 임장 경험으로 증명해낸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부동산이란 세계가 너무 낯설고 두려웠다. 호가와 실거래가의 차이, 금리와 정책의 영향, 끊임없이 변하는 규제와 분위기.
어디서부터 발을 내딛어야 할지 알 수 없었고, 책상 위에서 자료만 들여다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그때 이 책은 마치 시장을 탐험하는 데 필요한 ‘나침반’ 같았다. 저자들이 강조하는 “발품의 양이 정보의 질을 만든다”는 문장은 단순한 원칙처럼 들리지만,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사례와 경험담 덕분에 현실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로 다가왔다.
실제로 발로 다니며 확인한 골목의 변화, 사람들의 표정, 중개업소의 분위기 같은 요소들이 단순한 수치보다 훨씬 더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책은 일깨워 주었다.
시간이 흘러, 나 역시 직접 임장을 다니고 작은 투자 경험이 쌓인 지금 다시 이 책을 펼쳤다.
예전처럼 모든 문장이 새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때는 스쳐 갔던 문장들이 이제는 훨씬 더 명확하게 다가왔다.
특히 “위기를 기회로 바꾼 발걸음”이라는 구절은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두려움에 휩싸이던 내 시각을 전환시켰다.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현장을 통해 해석할 수 있는 기회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이다.
과거의 나는 ‘이 아파트를 지금 사야 할까?’라는 단기적 질문에 매달렸다면, 지금의 나는 ‘이 지역의 생활 패턴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사람들이 모이는 흐름은 어디로 이어지는가?’라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단순한 매매 기술서가 아니라, 시장과 사람을 읽는 사고법을 훈련시키는 교재였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임장을 단순히 ‘발품’으로 축소하지 않고, 투자자의 태도와 시각을 바꾸는 과정으로 풀어낸 점이다. 현장을 걷는다는 것은 단순히 건물과 도로를 보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에서 흘러가는 시간, 움직이는 사람들, 변화하는 상권을 읽어내는 것이다. 저자들이 반복해서 강조하는 임장의 힘은 결국 ‘데이터에 생명을 불어넣는 과정’이라고 느껴졌다. 숫자는 정적이지만 현장은 살아있고, 그래서 예측 불가능해 보이는 시장의 맥락을 잡아낼 수 있다.
책을 덮으며 오래 남은 문장이 있다. “부동산 투자의 단서는 언제나 현장에 있다.” 이 말은 이제 단순한 충고가 아니라 내 투자 원칙을 지탱하는 선언이 되었다.
우리는 각자의 시장에서 저마다의 현장을 확인하며 살아간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것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미묘한 온도와 뉘앙스를 몸으로 느끼면서,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진짜 투자자로 성장한다.
그래서 이제 이 책은 나에게 단순한 임장 가이드가 아니다. 초보 시절에는 불안한 발걸음을 붙잡아 주는 매뉴얼이었다면, 지금은 시장을 읽는 안목과 장기적 안배를 가르쳐주는 전략서다. 책은 내게 부동산을 단순한 사고파는 대상이 아니라, 도시와 사람을 읽어내는 훈련의 장으로 바라보게 했다. 「어디에도 없는 부동산 임장 이야기」는 발품을 팔아 얻는 지식이야말로 가장 값진 자산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다.
별점: ★★★☆☆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