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무녀전 조선의 여탐정들
김이삭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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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녀전』

‘한성부, 달 밝은 밤에’의 스핀오프 역사추리소설 <감찰무녀전>을 먼저 만납니다. ‘한성부, 달 밝은 밤에’는 읽어볼 책 목록에 넣어두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스핀오프 먼저 만나네요. 김이삭 작가의 <감찰무녀전>을 읽으면서 느낀 건 ‘이 책이 이리 재밌다면 전작은 더 재밌겠다’는 겁니다. 역사소설을 좋아해서 꽤 읽었지만 김이삭 작가는 필력에 반해버릴 정도로 몰입해서 읽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전직 감찰궁녀였던 무산은 동무를 잃고 신병에 걸린 척 궁에서 탈출합니다. 무산은 무당골에 들어가 살며 앞을 보지 못하는 판수 ‘돌멩’과 함께 벽사(귀신을 물리침)를 미끼로 탐관오리에게 사기를 치며 살아가죠. 고립된 마을의 왕신을 쫓아달라는 베 스무 필이 걸린 어마어마한 의뢰가 들어와 의뢰인의 뜻에 따라 적당히 사람들의 눈속임을 하고 그러던 어느 날, 도성과 경기를 뒤흔든 두박신 사건을 조사하라는 어명이 떨어집니다. 장대 위에 죽은 장수와 재상의 이름을 적어놓고 두박신이라 부르며 섬기는 이들, 자칫하면 역적으로 몰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신기도 없는 무산이 괴력난신을 조사한다고요? 어명이라 거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력을 가진 서자 설랑을 꼬드겨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무산과 설랑이 사건을 함께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시대 상황이나 불교신앙, 무속 신앙에 관련된 설명이 자세히 되어 있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해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구중궁궐 그 속에서 벌어지는 암투야 사극을 열심히 챙겨 본 분들이라면 자연스럽게 아는 내용이라 새삼스럽지 않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네요. 시집가지 못한 채 한을 품고 죽은 귀신 손각시, 그리고 두박신에 대해 알고 있는바가 없었는데 책을 통해 알게 되네요. 토속 신앙 속 귀신들을 상상하니 어렸을 적 즐겨봤던 '전설의 고향'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책을 읽는 내내 책 속 캐릭터들이 사극 복장을 하고 이리저리 바쁘게 오가는 모습이 그려졌어어요. 드라마로 만들어도 흥행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를 더하는 <감찰무녀전>. '한성부, 달 밝은 밤에'를 빨리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게 합니다. 꼼꼼히 조사하고 정성 들여 이야기를 이어나간 조선시대 괴력난신 수사 활극! 그 재미를 직접 느껴보시길 바라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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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모리 투게더 - 2023 SF스토리 공모전 수상작품집
유파랑 외 지음, 이승은 북디자이너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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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모리 투게더』

어렸을 적엔 밀레니엄 시대가 시작되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생기고 로봇과의 생활이 일상일 것이라는 생각이 컸어요. 지구 종말에 대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도 있었지만 새 천년의 역사는 시작되었고 벌써 2000년 하고도 24년에 접어들었네요. 과거에 비해 로봇이 사람 대신 일자리를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고 과학기술이 확실히 발달하긴 했지요. 앞으로 어떻게 시대가 변화할까 궁금해하는 마음이 SF로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고즈넉이엔티의 <해피 메모리 투게더>는 유파랑, 조예나, 민이안, 강엄고아, 김상윤, 강태준 유나무 일곱 명의 수상 작가의 단편작이 실린 책입니다. SF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징인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세계의 다양한 변화 양상에 대한 사고실험'을 수행하는 작품들이라 그런지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를 마주할 땐 두려움도 생겼지만, 조금 더 길었어도 좋았겠다 싶은 작품들을 만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어 너무 재밌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작가들의 색채가 다양하게 담긴 SF 수상작품집 <해피 메모리 투게더>에는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삽입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하고, 머나먼 우주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사는 이들과 사이보그와 비사이보그의 세상도 펼쳐지고, 퇴행한 인간 웅가리, 스피드에 미쳐 모든 것을 내어준 남자, 미래의 범죄를 막기 위해 살인으로 범죄를 차단하는 시스템 등 참신한 이야기들 속에서 조만간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우려스러운 소재를 만나면 멈칫하기도 했던 책이에요.

과학기술의 발단은 분명 인간에게 더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는 게 맞긴 하겠지만 얼마 전 로봇이 사람을 공격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언젠가 읽었던 '로숨 유니버설 로봇' 그래픽 노블에서 봤던 내용이 떠오르더라고요. 우리의 편의를 위해 발명한 것들이 도리어 사람에게 해가 된다면,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바뀐다면.. 하며 좋지 않은 방향으로 상상하게 되는 게 현실인데요. 과학기술의 발달이 앞으로의 인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생각하게 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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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윤정은 지음, 송지혜 북디자이너 / 북로망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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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골드 마음 사진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에 이은 윤정은 작가의 신작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을 가제본 도서로 만나봤어요. 특정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들이 많이 나왔던 작년이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 읽어본 책도 아직 만나보지 못한 책도 많은데요. 힐링 소설을 마음을 울리는 명문장도 만나고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사연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연들이라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궁금해하며 마음 졸이며 읽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결국 결말은 좋게 나지만 뻔하다 생각되면서도 그걸 원해서 읽는 거잖아요~ 힐링 소설은요~^^

해인이 운영하는 <메리골드 마음 사진관>은 메리골드라는 곳에 있어요. 마음 세탁소를 운영하던 자리 한편에 마련한 사진관에서는 마음 사진, 행복사진을 찍어줍니다. 이곳은 사진을 찍기 전 '나에게 쓰는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일 년 후에 받을 수 있게 보내준다고 하네요. 행복했던 순간을 필름에 담아 영사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는 마음 사진관. 행복사진을 찍고 원본 필름을 걸어 밤에서 새벽이 오는 시간에 하늘로 올려 보내며 불행했던 시간을 잊게 해 주는 해인입니다.

불운한 어린 시절을 겪은 영미와 봉수는 보육원에서 만났고 결혼해 아이를 낳았지만 생활고에 찌들어 힘들어하는 시간을 끝내기로 결정하고 메리골드로 향합니다. 딸로 태어나 엄마로부터 사랑의 눈길 한번 받아본 적 없는 수현은 남편과의 갈등도 심해지는 순간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메리골드로 발길을 돌리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청춘 범준, 가족들 뒤치닥거리 하기 바쁜 상미의 이야기가 메리골드로 향하며 정점을 찍습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진 이들이 찾는 메리골드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주는 우리분식도 있고 마음을 담아주는 마음 사진관도 있어요. 메리골드에 도착하면 '행복'이란 무엇인지, 멀지 않은 곳에 내 가까이에 있는 것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얼룩진 마음을 씻어내고 사람들의 마음을 찍어내는 곳이 정말 존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편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그 소소한 것들이 바로 행복이죠. 그런 하루하루가 모이고 그런 순간들이 모여 나의 시간들을 완성하는 거니까 우리 지금을 즐기며 살아가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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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2 - 2세의 귀환 유정천 가족 2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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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천 가족 2』

"좌우지간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

<유정천 가족> 1편에서는 각기 한 가지 재능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바보의 피가 흐르는 너구리 형제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진지함도 없고 놀기 좋아하는 것 같지만 인간 세계에서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근면한 모습도 보이는 너구리들입니다. 무엇보다 둔갑술에 뛰어난 너구리들이다 보니 이 능력은 참 부럽기만 합니다.

<유정천 가족> 2편에서는 덴구계의 2세가 등장하고 너구리계 2세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귀국한 아카다마 선생의 2세가 귀환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목숨을 건 그들의 대결이 또 펼쳐지네요. 환술사 덴마야의 술수에 넘어간 삼남 야사부로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야사부로의 약혼녀 가이세이의 비밀 등 이번 책에서도 좌충우돌 캐릭터 강한 그들의 이야기는 재미를 더해갑니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바보스러운 에피소드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피식거리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을 덮고 있는 자신은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만큼 가독성도 좋고 재미도 보장하는 모리미 도미히코의 <유정천 가족> 시리지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3편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2세들의 청춘과 사랑에 포커스를 맞춘 것 같은 <유정천 가족 2>는 그래서 더 재밌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성숙미가 덜한 청춘들의 이야기라 시행착오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유정천'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구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유(존재)의 꼭대기에 있는 하늘'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형체가 있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 일본에서는 불교적인 뜻 이외에 파생된 의미로 '유정천'에 오른 것처럼 무엇인가에 열중하여 자기 스스로를 잊은 상태,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네요.

<유정천 가족> 시리즈 두 권을 만나면서 너구리들에게 배웁니다. 세상은 너무 진지하게만 살 필요가 없다는걸요. 바보스럽게 느껴지겠지만 나의 즐거움을 찾아 살아가도 괜찮다고 말이죠.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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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살인사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박진범 북디자이너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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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광기를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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