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
요헨 구치.막심 레오 지음, 전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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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키』

반려동물과 함께한 세월이 꽤 오래되었네요.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들이 아플 때마다 들었던 생각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이었습니다. 어디가 아픈지 말 좀 해 줬으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감정인지 표현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이죠. 이번에 만난 오헨 구치와 막심 레오의 장편소설 <프랭키>에서는 인간언어를 구사하는 고양이가 등장하네요.

동물 보호소에서 생활하던 프랭키는 베르코비츠 부인을 만나며 프랭키라는 이름도 얻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어느 날, 하얀 옷을 입은 남자가 지붕에 번쩍이는 전등이 달린 자동차에 부인을 넣고 떠난 후 부인을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아무래도 돌아가신 것 같죠?) 그 후 쓰레기 숲이라 불리는 곳에서 살아가는 프랭키는 근육질 청설모와 교수라 불리는 늙은 닥스훈트와 진한 우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숲에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버려진 집에서 밧줄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이는 리하르트 골드를 발견합니다. 프랭키는 같이 놀고 싶었죠. 그렇게 프랭키와 골드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임신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우울증에 시달리던 골드는 삶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그는 술에 항상 취해 있고 무기력하고 밧줄을 자꾸 천장에 매달려고 합니다. 프랭키는 인간어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사랑 앞에선 소심하지만 꿈도 있고 긍정 마인드를 가진 고양이었어요. 삶의 의미를 잃었던 골드에게 서서히 삶의 의미가 되어버린 프랭키. 둘의 관계가 보는 내내 너무 흐뭇했답니다.

고양이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유쾌함이 넘쳐흘렀어요. 이야기 속에 담고 있는 내용은 무겁기도 했지만 프랭키가 만의 언어로 순화해서 전달해 주니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함도 느낄 수 있어 더없이 좋았답니다. 프랭키는 골드에게 크게 한 것은 없었어요. 그저 가만히 곁에 있어 주었죠. 내 옆에 무한히 있어주는 존재, 바로 그 존재로 인해 다시 살아봐도 좋겠다는 용기가 생기는 것 아닐까 합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뭔가 철학적인 메시지도 툭툭 던져주는 고양이 프랭키. 꼭 한 번 만나보세요~^^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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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깨는 아이들
범유진 외 지음 / &(앤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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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을 깨는 아이들』

어렸을 적엔 어른들을 만나면 '공부는 잘 하고 있냐, 커서 뭐가 될 거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림도 못그리면서 화가가 되면 어떨까 생각했던 적도 있고 선생님, 심지어 개그우먼이 되어 볼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네요. 사람을 웃기거나 말을 재밌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뜬금없이 개그우먼을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발상을 한 제 자신이 재밌기도 합니다. 이렇게 어렸을 때부터 커서 뭐가 될까,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고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해아할 것이 많은 청소년들입니다.

<알을 깨는 아이들>속 주인공은 청소년들이에요. 범유진 '런웨이, RUN, WAY!', 이선주 '실패하겠다는 말', 박하령 '토끼지 않습니다', 황유미 '꿈의 등급', 탁경은 '아무리 밥벌이가 좋다지만'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린 <알을 깨는 아이들>. 확실히 자신이 원하는 바가 있는가 하면 친구들에 비해 딱히 하고 싶은 것이 아직 없는 주인공도 있고 벌써 수익을 내는 사업가가 되어 있거나 작가나 배우가 되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힌 주인공도 보이네요.

다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아직 확실한 꿈이 정해지지 않았을 나이일 텐데 어른들이 꿈을 강요하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리고 아이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는 부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는데 목표를 정해주는 부모가 의외로 참 많다는 걸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딸아이 주변 친구들 이야기만 들어도 알 것 같거든요.

다섯 주인공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한발짝 다가가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할거예요. 그런데 이미 실패를 경험해 본 어른들이기에 가지 말았으면 하는 길을 가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는 힘들것이라는 게 현실이죠.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청소년이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알을 깨는 아이들>입니다. 다섯 명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윤곽을 잡아나갔으면 좋겠네요. 부모님과 충분한 대화를 통해 원하는 바를 결정하고 준비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결정을 없다고 보는데요. 어떤 선택을 하든 많은 고민을 통해 내렸을 우리 청소년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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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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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두 번째로 만나는 '소설, 잇다' 시리즈입니다. <기도를 위하여>를 통해 근대 여성 작가 김말봉을 만납니다. 식민지 시기 독보적인 스타일로 해성같이 등장한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해요. 순수소설만 인정하던 당시 스스로 대중소설가임을 당당히 선언한 작가입니다. 공창제 폐지 운동을 벌이는 등 여성의 인권 소후에 앞장섰고, 글을 통해 연애와 결혼, 사회주의와 아나키즘을 담아낸 여성 작가 김말봉. 이번 책에 담긴 세 편의 작품 중 '망명녀'에는 그러한 작가의 뜻이 많이 담긴 작품이란 생각이 듭니다.

무엇 때문에 소설을 쓰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쓴다는 대답이 재미있습니다. 순수/통속의 이분법적 잣대로 재단하던 시대에 문학은 대중의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소설가 김말봉의 세 편의 대표작 '망명녀', '고행', '편지'와 새로운 서사 감각과 문체를 선보인 박솔뫼 작가의 소설 '기도를 위하여'와 에세이 '늘 한 번은 지금이 되니까'가 수록되어 있는 <기도를 위하여>입니다.

<망명녀> 산호주라는 이름으로 명월관 기생으로 일하는 최순애는 아편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그런 그녀를 옛 벗이었던 허윤숙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줍니다. 하지만 이미 타락의 생활이 익숙해진 터라 담배를 피우고 아편에 찌든 생활을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순애입니다. 그런 순애 앞에 윤숙의 남자친구 윤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대화와 윤의 일을 돕던 순애는 사회주의 운동에 눈을 뜨게 됩니다.

<고행>은 부인을 두고 외도를 한 남편이 고되게 당하는 모습을 그렸는데요. 슬슬 정리하고 싶었던 불륜 상대에게 새로운 애인이 생겨 질투심에 불탔던 남편이 아내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불륜녀의 집에 갔다가 갑작스러운 아내의 등장에 좁은 공간에서 고초를 겪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이 웃었어요. 너무 쌤통이더라고요~^^ <편지> 남편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던 은희는 남편이 죽고 한 달 후 도착한 편지로 인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는지 의심합니다. 알고 보니 해프닝으로 끝나는 이야기였지만 세 편 모두 너무 재밌게 읽었답니다.

순애와 윤숙, 윤의 옥중 결혼, 순애의 죽음, 죽음 이후의 윤숙과 윤, 순애의 함께하는 모습을 몽환적으로 그려낸 박솔뫼 작가의 <기도를 위하여>까지 이번 책에서 두 작가를 처음 만나는 즐거운 경험을 합니다. '소설, 잇다' 시리즈 네 번째 도서인 <기도를 위하여>와 전작 '백룸'을 통해 근현대 여성 작가를 알게 되었는데요. 모르고 지나칠 뻔했던 백 년 전 여성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획의도가 너무 참신하고 멋지단 생각이 드는 시리즈입니다. 계속 모아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네요~^^ 시리즈 다섯 번째 책에서는 어떤 작가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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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살인사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박진범 북디자이너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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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 살인사건』

"반대로 묻겠습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자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겁니까?"

띠지의 질문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떤 상황이어야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얼마나 자신을 추스르기 힘들었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 싶기도 한데 전 그런 상황조차 받아들일 용기가 없어 아예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긴 하거든요. 표지 속 검은 천을 뒤집어쓴 채 축 늘어진 이 사람은 누군가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을지 스스로 선택한 것인지 모를 안타까움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기게 하네요.

나비가 서식할 수 없는 콘크리트 천국인 긴자 거리에 나비떼가 나타납니다. 의아하다 느낀 경시청 소속 가메이는 가족과 함께한 나들이지만 나비가 출몰한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그곳에는 20대로 보이는 점퍼 차림의 남자가 미소 짓는 얼굴로 죽어 있습니다. 사인은 청산으로 인한 자살.. 혹은 살인으로 추정하며 손목에는 네잎클로버와 성경 구절이 적힌 황동 팔찌를 차고 있습니다. 이후 긴자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많은 양의 풍선이 날아가고 여성이 사망한 상태에서 발견됩니다. 역시나 미소 짓는 얼굴, 네잎클로버와 성경 구절이 적힌 황동 팔찌, 그리고 청산에 의한 사망..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할 수 있는 경찰들입니다. 날아간 풍선에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가 매달려 있었는데요. ‘다음 주 일요일, 우리 동지가 항의하기 위해 분신자살을 할 것이다.’라는 내용이었지요. 분신을 예고하는 글, 퍼포먼스를 하듯 진구 야구장에서 화염에 휩싸인 시체를 발견하지요.

앞서 사체를 조사하던 경찰이 발견한 공통적인 내용은 끝 번호 18번의 흰색 승합차입니다. 젊은 남성이 탄 이 남성이 범인일까요? 그런데 세 번째 희생자가 나온 이후 신문사로 제보된 다음 분신자살 예고, 이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젊은 청년들이 원해서 메시지를 남기는 자살인 것인지, 누군가에 의한 타살인지.. 그것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묵시록 살인사건>은 무려 40년 전에 출간된 작품이었어요.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긴 하지만 지금 읽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네요. 청년들의 자살을 조장하는 사이비 종교와 경찰의 대립을 그리고 있는 이 작품뿐만 아니라 사이비 종교 관련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어떻게 저렇게 맹목적으로 빠질 수 있는지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아웃사이더 같은, 남들보다 뒤처진다고 생각되는 등 타인에 비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어찌 됐든 내가 죽으면 달라지는 세상을 보기 힘들 텐데.. 왜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인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현실이 오버랩되는 것이 우리가 꼭 풀어야 할 과제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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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의 세계 - 『듄』에 영감을 준 모든 것들
톰 허들스턴 지음, 강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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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의 세계
🍒 톰 허들스턴 | 황금가지




🍀[듄]에 영감을 준 모든 것들


🎈그것이 지식의 시작이다.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발견이.


✨️160여 장의 화보와 사진 자료
✨️200권이 넘는 참고서적
✨️SF 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


듄은 출간 이후 SF 사상 가장 많이 팔리고 가장 널리 알려진 소설입니다.

영화 및 TV 드라마 각색작과 수많은 게임으로 제작되었죠.


워싱턴 출신 전직 해군이었던 기자가

어떻게 전 세계를 사로잡은 소설을 쓸 수 있었을까요?

200권이 넘는 논픽션 작품을 읽고 이슬람 신화부터 의미론, 천문학,

 선불교, 아메리카 원주민의 부족 의식 등 공부한 허버트는 

듄 구상 단계에서 출판에 이르기까지 대략 6년간의 조사와 

일 년 반 동안의 집필 기간이 소요됐다고 해요.

 그만큼 노력한 결과가 SF 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란 쾌거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해요.


조금 큰 판형에 두꺼운 6권의 듄 시리즈.. 

듄의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듄의 세계>는 단비같은 책입니다. 

얼마 전 스튜디오 지브리 관련 도서를 읽으며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되서 좋았거든요.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책들이 좋은데 이번에 만난 <듄의 세계>도 그랬습니다.


다양한 에피소드, 듄의 제작 과정, 거장들의 비판어린 시선들, 

영향을 주고 받은 이야기드 등 

SF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넘쳐납니다.


[듄 : 파트2] 개봉 전 책을 먼저 읽어봐야겠다 다짐하신 분이라면

 책을 먼저 읽어본 후에 <듄의 세계>를 만나보면 더 좋겠다 생각되네요.





●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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