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 오디션
베스트셀러 '구미호 식당' 박현숙 작가의 또 다른 제세상 이야기 <저세상 오디션>. 구미호 식당을 재밌게 읽었던 터라 이번 신작 역시 너무 기대가 되었다. 저세상 오디션이라...
너에게 주어진 시간 중,
의미 없는 시간은 일분 일 초도 없다.
모두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시간들이다.
세계적일 래퍼를 꿈꾸던 나도희를 구하려다 얼떨결에 함께 죽은 나일호,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대표로 죽은 황명식, 잘나가던 가수였던 이수종 등 정해진 삶을 포기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이곳에 모인 열세 명은 정상적으로 죽은 이들이 건너가는 강을 통해 저승으로 갈 수 없다. 절대로 갈수 없어 보이는 절벽 끝..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이들은 오직 오디션을 통과한 사람만이 저승으로 가 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이 오디션은 쉬우랴~ 각자에게 주어진 심사위원의 눈물을 통해서만 저승길로 들어설 수 있었으니! 노래로, 연극으로, 춤으로.. 도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는 이들이다. 오디션의 기회는 단 열 번뿐. 과연 누가 오디션을 통과하고 저승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이들이 삶을 포기한 이유는 다양하다. 7년을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져서, 건물 팔아 유산으로 달라며 싸우는 자식들 꼴 보기 싫어서, 잘나가다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져 유명세를 잃은 가수라서.. 저마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을 지났고 그렇게 버티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에게 저승으로 향하는 길 또한 고통의 연속이었다. 조금만 참았으면 어느 때보다 환한 날을 보낼 수 있었던 이도 순간의 선택으로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의 삶이 너무 고되고 힘들어 순간만 버티자는 생각으로 삶의 끈을 놓는다고 해서 고통에서 벗어날 거란 생각은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았다.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낫다 하지 않는가! 오늘 힘들었다고 내일도 힘들라는 법은 없다는 책 속 문장이 크게 와닿았더랬다.
부디 너에게 남아 있는 그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라.
오늘이 힘들다고 해서 내일도 힘들지는 않다.
오늘이 불행하다고 해서 내일까지 불행하지는 않다.
나는 사람들이 세상에 나가 보낼 시간들을 공평하게 만들었다.
견디고 또 즐기면서 살아라.
각자가 느끼는 고통의 무게는 다 다를 것이다. 10만큼의 고통이 누군가에겐 2만큼 느껴질 수도 있고 2만큼의 고통이 누군가에겐 10만큼의 고통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누구의 고통이 더 크고 더 무거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면 쉽게 삶의 끈을 놓아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너무너무 힘겨워진 요즘.. 읽어보면 좋겠다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