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ㅣ 코니 윌리스 소설집
코니 윌리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7년 12월
평점 :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너무 긴 제목이 뭔가 싶었다. 하지만 표지에서 느껴지는 것만큼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언제였더라..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대 후반으로 접어들고.. 30대가 되어갈수록 점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면 거리에서 들리는 캐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해 놓은 대형 건물들에서 '정말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왔구나.' 실감했었는데.. 언제부턴지 전혀 크리스마스가 느껴지지 않았다. 거리에서 울려 퍼지던 캐롤은 듣지 못한지 오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너도나도 앞다퉈 캐롤을 발표했던 가수들이 그리워지기까지 했다고나 할까?
지난 30년간 영미권 독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미국 작가 중 한 사람이자, 국내에도 오래전 소개되었던 '둠즈데이북'과 '개는 말할 것도 없고'로 탄탄한 마니아 독자층을 거느린 코니 윌리스.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으로 이어지는 근래 SF 분야에서 문학적으로나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은 코니 윌리스가 그동안 써온 크리스마스 단편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만 골라서 엮은 최신간 소설집이라고...
연말 회사 행사로 바쁜 로렌 앞에 나타난, 그녀가 진심으로 원하는 선물을 주려는 크리스 이야기 <기적>. 쭉쭉 쫙쫙~ 칼근무를 선보이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은 안드로이드 에밀리의 이야기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성탄 준비를 하던 성가대원 샤론 앞에 나타난 노숙자로 보였던 요셉과 마리아. 그들의 정체는 무엇인지 궁금했던 <우리 여관에는 방이 없어요>. 덴버대학교 캠퍼스에 나타난 외계인 알타이르인, 그들은 왜 그곳에 나타났을까? 궁금증을 자아냈던 <모두가 땅에 앉아 있는데>. 아이가 있는 여자친구의 아이를 전 남편에게 데려다주려다 코펠리우스 장난감 가게에 가게 되고 그곳에 갇혀버린 남자의 이야기 <코펠리우스 장난감 가게>. 이제 크리스마스 장식도 업체에서 대행한다!! 집안 곳곳을 원하는 테마로 장식해 주는 <장식하세 닷컴>까지... 길고 짧은 단편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흥미를 끌기에 너무나도 충분했다. 특히나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왔고 연말이라 그런지 더 실감 나면서도 재미를 느꼈다고나 할까?
어렸을 때 만화영화로 만났던 스토리 중 2000년이 넘어가면 자동차가 하늘을 날고 많은 부분에서 로봇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는데 점점 우리가 생활하는 현실 속에서도 로봇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의 일자리가 로봇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 것이고, 지금도 그러한 현실이 씁쓸하기만 했던.. 코니 윌리스 소설집에 등장했던 로켓 무용단을 갈망한 에밀리가 말했던 것처럼 로봇은 '오직 인간을 도우라고 설계되었지만' 점점 사람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처럼 반갑지만은 않은 존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차 사라지는 직업들이 늘어갈 것이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지만.. 늦출 수 있다면 최대한 늦추고 싶은 솔직한 마음.. ㅎ 하지만 코니 윌리스 소설만큼은 최고라 말하고 싶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재밌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보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