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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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2010년 국내에서 출간된 <빅 픽처>가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언젠가 이북으로 처음 빅 픽처를 접했는데 책 표지만 보고 읽지 못하고 세월이 흘러버렸거든요. 국내 주요 서점 2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등재된 바 있는, 리커버로 돌아온 <빅 픽처>를 드디어 읽어보게 되네요.

고액 연봉의 변호사로 일하며 안정된 생활을 하는 벤 브래드포드는 작가의 꿈을 꿨지만 육아에 습작조차 할 수 없는 아내 베스와 두 아이를 둔 아버지입니다. 한때 사진작가를 꿈꿨지만 안정된 수입이 취미로 사진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아버지의 말에 로스쿨에 가게 되었고 변호사로 성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입니다. 겉으로 봤을 때 아름다운 아내와 아이들, 좋은 집, 좋은 직업이 남부러울 것 하나 없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네요.

자신이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가 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베스는 벤과 제대로 된 대화조차 나누길 거부합니다. 자꾸만 삐걱거리는 부부관계에 생각지 못한 변수가 있었네요. 바로 이웃에 사는 사진작가 게리, 그는 아내의 내연남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은밀한 외도 장면을 목격하게 된 벤은 아내가 처형의 집에 아이들을 데리고 간 사이 게리의 집에서 대화를 나누다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마는데요. 벤은 게리의 신분으로 살아가기 위해 게리의 사체를 처리하는데 성공합니다. 벤은 그리는 빅 픽처는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그려질 수 있을까요?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았을 때 벤은 얼마나 분노했을지 그의 행동으로 전해졌습니다. 물론 사람을 죽이는 행위 자체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지 않지만 그 사건이 없었다면 벤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을지 그것도 의문이네요. 어떻게든 아내와의 관계를 예전으로 돌리려고 전전긍긍하고 자신이 그토록 하고자 했던 사진작가로서의 인생은 살아보지 못한 채 나이 들지 않았을까 합니다. 게리의 신분으로 사진작가로서의 삶에 날개를 달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그마저 접혀버린 벤은 앤의 도움으로 또다시 재기를 꿈꾸는데요.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박진감 넘치게 진행된 <빅 픽처>였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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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가운데 - 개정판
주얼 지음 / 이스트엔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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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한가운데
🍒 주얼 | 이스트엔드




잔잔한 수면을 보는 듯한 이야기가 담긴 <여름의 한가운데>입니다. 여름에 태어나서 그런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더워지는 기온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전 여름을 좋아하지 않아요. 타들어가는 듯한 더위.. 흐르는 땀.. 너무 감당이 안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만난 <여름의 한가운데>는 뜨겁게 느껴지진 않네요. 그래도 뭔가 활활 타오를 청춘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말이죠.


40대가 되어 풋풋했던 지난 날, 지금은 친구로 지내지만 그 당시 고백을 받아줬더라면 어땠을까.. 막연한 후회와 추억을 간직한 남녀의 이야기 '여름의 한가운데'

동아리 선배의 결혼칙에서 전남친을 만날 생각에 잘 보이려 애썼지만 결국 허무하게 하루를 마친 '멋진하루'

엄마가 잠들어 있는 추모공원에 가기 위해 운전대를 잡는 '파주 가는 길'

아련한 기억 속에 묻었지만 갑작스런 부고 소식에 그녀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수면 아래에서'

소개팅으로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이해하고 연인이 되지만 자연스럽게 이별에 이르던 '월간 윤종신' 까지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긴 <여름의 한가운데>입니다.

뜨거웠던 청춘의 추억이 담겼지만 우리들이 겪었을 법한 이야기들이라 와닿는 게 많네요. 첫 만남의 설렘, 복잡한 감정, 후회... 살다보면 후회가 참 많이 남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영원할 것 같던 모든 것은 결코 영원한 것이 없고.. 마냥 예쁠 것 같던 20대도 상처와 추억으로 그렇게 지나가죠. 하지만 후회만 남는 삶은 아닐 겁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기도, 얼마 남지 않은 이도 있을 텐데요. 남은 시간 동안 후회만 남지 않게 무언가 남겨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 책이었습니다.

저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가을 같은 삶을 살고 있는데오.. 그대는 지금 어느 계절을 보내고 계신가요?





●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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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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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제4회 창비 X 카카오 페이지 영 어덜트 소설상 대상 수상작 <터널 103>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터널 안에서 벌어질 이야기가 너무 궁금했던 책인데요. SF 소설은 언제나 저를 흥분하게 합니다. 너무 재밌거든요~^^ 머지않은 미래에 왠지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 정말 이렇게 변하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한 SF의 세계! 너무 멋지지 않나요? 물론 아름다운 이야기만 펼쳐지진 않겠지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하는 SF 소설은 읽는 매력이 차고 넘칩니다.

거미 모양의 섬에 사는 이들은 바다 밑 세상에서 지상의 '무피귀'라는 괴물을 피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네요. 바로 식수에서 짠맛이 느껴지기 시작한 거죠. 위험 신호를 읽은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촌장은 그래도 터널 안에 머물러야 한다 주장하지만 위험을 감지한 다형은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네요. 하지만 밖으로 나가면 성인 키의 두 배만 한 굶주린 괴물 무피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서 다형은 가족과 터널 안 사람들의 미래를 위해 터널 밖으로 걸음은 내딛는데요. 과연 다형은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요?

무피귀와 맞서 싸우며 터널 안 세계의 비밀에 한발 다가서는데 흥미진진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언제나 다양한 모습을 보이곤 하죠. 촌장을 보면서 이기적인 모습이 엿보였는데요. 이게 과연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인지 자신을 위한 것인지 헷갈리기도 하네요. 세상으로부터 고립된 터널 안의 생활이 사람들의 내면의 빗장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이 문을 열고 두려움 가득한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일 것인지 고립될 것인지 선택의 갈림에 서 있는 내성적인 사람의 모습이 엿보이네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터널 밖으로의 모험이 주인공을 더욱 단단하게 해 주었겠죠?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터널 103> 이었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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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법사들 - 사라진 그림자의 비밀
정채연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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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마법사들』

햇빛이 비치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그림자'죠. 저의 몸 전체와 나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그림자는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요. 절대 떨어질 것 같지 않은 그림자를 부리는 마법사들이 <그림자 마법사들>에 등장합니다. 어둠에 싸인 표지 속 그림자가 유난히 눈에 띄는 이유는 역시 제목과 관련이 있는 거겠죠?

한 달 만에 잠에서 깨어난 제론 에브론. 어둠뿐인 방, 커튼을 열어 뉴욕에 있음을 확인한 것 외엔 기억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남자입니다. 정육면체에서 자신을 '젠'이라 소개하는 가정관리 지능에게 그림자를 부리는 마법사 '섀드'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제론은 각 방을 돌아다니며 자신에게 7개의 신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죠. 그중 하나의 신분인 '유란섀드학교' 브룩스 교수였다는 사실을 알아낸 제론은 마침 유란섀드학교 보충반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교에 입학합니다. 과거 자신의 흔적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들어간 학교지만 브룩스 교수를 쫓고 있는 '세린'도 만나며 브룩스 교수의 실체에 한 발 한 발 다가서는데요. 과연 제론은 과거 무슨 일이 자신에게 벌어졌던 것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요?

왜 해리포터와 비교해 언급하는지 책을 읽어보니 알 것 같네요. 펀딩을 통해 큰 반응을 얻은 <그림자 마법사들>은 그림자 마법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던 초반에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조금의 노력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진도가 쭉쭉 나가니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떨쳐버리셔도 좋을 것 같네요. 판타지 소설은 읽는 동안 나름대로 상상하는 재미가 있어요.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봤던 탓에 무궁무진하게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는데요. 영상화해도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책이에요. 특히나 다음 권이 나올 것 같은 마지막 문장이 저를 설레가 합니다.

판타지와 추리소설의 절묘한 만남 <그림자 마법사들>. 오랜만에 흥미진진한 판타지 소설을 만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네요. 다음 편도 빨리 나오길 기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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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청소부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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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청소부』

언젠가 처음으로 며칠 동안 집에 홀로 남게 된 적이 있었어요. 5년 전 즈음이었을 거예요.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와 홀로 저녁 상을 차려서 앉았는데.. 분명히 먹고 싶었던 음식 위주로 차렸는데도 불구하고 맛이 하나도 없는 거죠. 혼자라는 건 참 쓸쓸하고 입맛도 떨어지게 하는구나 하며 가만히 생각하다 이렇게 나이 들어 혼자가 되면 고독사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일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1인 가족이 늘어가면서 고독사 비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태어날 때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인생을 시작하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홀로 떠나야 하는 것도 슬픈데 내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한참 방치되었다 발견된다면 그것만큼 가슴 아픈 일도 없겠다 싶네요.

나카야마 시치리의 신작 <특수청소부>는 고독사한 사람들의 사연이 담겨 있습니다. 특수청소업체 '엔드 클리너'는 쓰레기 집이나 시신이 발견된 집 등 사건 사고가 발생한 집을 청소하는 일을 말하는데요. 집 청소뿐 아니라 공양, 유품 정리, 가구 매입, 집 매입까지 의뢰를 받아 처리하는 곳입니다. 가스미는 대표 이오키베와 시라이와 함께 집 청소를 하며 고독사한 이들의 사연이 무엇일지 관심을 가지며 알아가려 합니다. 그것이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방식인 것 같네요. 신중함과 둔감함이 필요하다는 이 일을 가스미는 매 의뢰마다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처리해나갈 수 있을까요?

<특수청소부>에는 갑자기 집 안으로 숨어버린 후 뇌경색으로 사망한 평범한 회사원의 사연을 담은 '기도와 저주', 완전히 녹아내리듯 욕조에 잠겨 숨진 벤처기업 사장의 사연을 담은 '부식과 환원', 음악인의 꿈을 키웠던 이들의 사연을 담은 '절망과 희망', 자산가의 유언장을 놓고 벌이는 전쟁 같은 사연을 담은 '엇갈린 유산' 총 네 편의 사연을 담았습니다. 여기 실린 이야기를 통해 '고독사'에 대해, 홀로 죽어감에 대사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데요. 무엇보다도 첫 번째 편에서 만났던 마리나의 이야기는 성 정체성 혼란으로 가족에게도 외면당하고, 결국 유해로 돌아온 딸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어머니의 모습이 충격으로 남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엔드 클리너 직원들을 통해 죽음과 연결된 사연을 찾아가는 휴먼 미스터리 <특수청소부>. 이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었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직업에 관심도 가지게 됩니다. 누군가는 해야 했고, 또 누군가는 하고 있는 일이기에 우리 생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겠죠? 디테일한 묘사로 생생하게 특수청소부의 이야기를 전해준 작가 나카야마 시치리의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입니다. 시리즈로 출간되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가의 다음 책은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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