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안돼! 아직 때가 아니야... 네 자매와 마치 부인에게 시련을 주지 마 내 마음속에서 어느덧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가끔 전보를 받으면 둘 중 하나다. 좋은 일이거나 나쁜 일이거나... 전화벨이 울릴 때 난 심장이 두근거린다. 나이가 드니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지레 겁부터 난다. 아마도 전보를 받아든 마치 부인 역시 그러 했겠지... 마치 씨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벌써부터 네 자매의 눈물이 보인다... 마치 나에겐 그 무엇보다 그 누구보다 가족이 소중하다는 걸 알기에... 내가 상상하는 일들이 부디 펼쳐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문득 몇 년 전 나도 이랬던 적이 있었다. 친정 엄마가 갑자기 응급수술에 들어갔고 수술이 잘 끝나가기만을 기도했던 그때... 돌아가실지도 모른다는 담당 의사의 말... 그 모진 말을 뒤로 한 채 눈물을 머금고 기도만 드렸던 그때가 말이다. 가족 특히 부모님 나에겐 아직도 앞으로도 계속 옆에 계셔주기만을 바라는 그 마음만이 가득하다. 아마 네 자매도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았을 때 내 마음 같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시점이다. 너무나 소중한 것을 알기에 잃고 싶지 않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