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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로맨스
앤 래드클리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1년 12월
평점 :
아버지가 부모의 정을 잊고서 아무런 회한도 없이 제 자식을 비참한 나락으로 떨어뜨린다면 우리 사이엔 더 이상 자식의 연, 부모의 의무는 존재하지 않아. 아버지 당신이 그걸 끊어버린 거야. 난 결단코 자유를 찾고 내 삶을 되찾겠어.
헤매고 헤맨 라모트 가족은 숲속의 한 수도원에 다다른다. 더 이상의 피신처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음산하지만 발각되기 힘들 거란 이 수도원에서 몸을 숨기며 지내기로 한다. 한편 아들린으로부터 일곱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자신을 수도원에 버렸으며 수녀가 되길 거부한 딸에게 아버지의 복수와 협박까지 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마담 라모트.이리도 불쌍한 아이가 또 있을까? 부모여도 다 같은 부모가 아님을 아들린 아버지를 보며 또 느낀다. 자신의 탐욕만을 챙기기 위해 딸의 안부 따위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게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버텼을 아들린을 생각하니 나 또한 마음이 아파졌다. 자식은 절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현실에서도 간간이 들려오는 자식 살해 사건들. 홀로 남을 자식이 안쓰러워 자식을 죽이고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부모들을 보고 있자니 참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아들린 아버지도 그런 부류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치가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