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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위대한 역사 - 출간 40주년 기념 개정판
데이비드 애튼버러 지음, 홍주연 옮김 / 까치 / 2019년 8월
평점 :
출간 40주년 기념 개정판. 말로만 듣던 책을 작정하고 읽는다.
저자는 이 책의 주제는 '자연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계 전체를 조망하며, 각 군의 동물들을 그들이 처음 생겨난 때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생명이라는 드라마에서 수행한 역할의 측면에서 살펴"본다고 했다.
제1장 무한한 다양성
찰스 다윈의 이론을 간단하게 살펴보면서 동물의 역사 초창기부터 등장하는 원시 생물과 균류, 원생생물, 군체 생물 등을 짚어본다.
제2장 생명의 구성 단위
원시(해양)생물에 대해서 알아본다. 어류를 제외한 껍데기가 있는 동물, 대칭 형태의 동물, 여러 마디로 나뉘어 있는 동물 등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아주 단순한 편형동물, 몸 앞부분이 복잡한 완족류, 몸 아래쪽이 발(foot)인 연체동물, 눈이 정교한 두족류, 완족류, 피부에 가시가 돋아있고 다섯 부분으로 대칭구조를 기본 단위로 하는 극피동물, 몸을 둘러싸는 둥근 홈이 있는 환형동물, 광익류, 갑각류 등을 알 수 있다.
[재미나는 상식]
ㅡ 고해상도의 눈을 발달시킨 최초의 생물은? 삼엽충.
ㅡ 삼엽충의 친척 중 살아남은 1종은? 투구게.
ㅡ 해양 무척추동물 중 일부가 바다를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번성하여 육상 동물 중에서 가장 수가 많고 다양한 동물군을 이룬 종은? 곤충.
제3장 최초의 숲
우산 이끼같은 원시적인 육상 식물부터 노래기를 잡아믹는 사나운 무척추동물, 양치식물, 양서류, 좀류, 톡토기류, (원시)곤충, 초기의 나무(엽상체), 구과식물, 세계의 외관을 변화시킨 꽃의 출현 등 육지 초기 동식물의 생식과 번식에 대해서 설명한다.
[재미나는 상식]
ㅡ 원시 육상 무척추동물 가운데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세 종류는? 지네, 전갈, 거미.
ㅡ 물을 이용하기 위해 토양 입자 사이로 깊숙이 파고들어 수분층을 흡수할 뿌리를 가진 식물이 출현했는데, 현재까지 큰 변화없이 살아 남은 세 종류는? 석송, 쇠뜨기, 양치식물.
ㅡ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날개 달린 곤충은? 잠자리.
제4장 무리의 형성
딱정벌레 같은 외골격 몸을 가진 곤충, 나비 등 탈피를 통해 성장하는 곤충, 벌꿀과 개미처럼 군집 생활을 하는 곤충들의 생식과 짝짓기, 집짓기 등을 서술한다.
[재미나는 상식]
ㅡ 가장 복잡하고 세련된 사회 형태를 이룬 곤충은? 말벌, 꿀벌, 개미.
ㅡ군대를 이룸으로써 숲속 동물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무시무시하고 장수하는 초개체는? 군대개미.
제5장 물의 정복자
수생 동물의 변천 역사와 어류의 각 감각을 이용한 생존방식을 살펴본다. 한쪽 구멍으로 물을 빨아들여서, 벽에 가늘고 긴 구멍들이 있는 자루를 통과시킨 후, 다른 한쪽 구멍으로 배출하는 여과 섭식자를 시작으로 눈과 코, 그리고 아가미를 지탱하는 아치형 구조를 가지고 있는 턱이 없는 어류를 거쳐 턱과 이빨, 지느러미가 있는 척추 어류로 발달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또한 상어, 가오리 같은 연골어류와 부레를 획득한 후 빠른 속도를 얻은 유선형 물고기(다랑어, 청새치, 고등어 등)와 다시 갑옷을 입은 거북복, 해마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류의 후각, 시각, 청각과 그 감각들을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심해 물고기들의 고유 신호에 대한 내용도 흥미롭다.
[재미나는 상식]
모든 어류에게는 우리에게는 없는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어류의 몸 양옆과 머리 위쪽에는 몸의 나머지 부분과 감촉이 약간 다른 선이 가로지르고 있는데, 이 선은 여러 개의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구멍들은 체표면 바로 아래에 위치한 관으로 연결된다. 이를 측선계라고 하며 물고기가 수압의 차이를 감지하게 해준다.
제6장 육지로의 침공
물고기가 물 밖으로 나와서 육지에서 서식하는 최초의 척추동물이 된 것은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사건 중 하나이다. 이는 약 3억7,500만 년 전에 일어났다. 그런데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은 어떻게 물 밖에서 이동하고, 공기 중에서 산소를 얻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실러캔스와 폐어를 연구한 결과 폐어가 네발동물과 더욱 가까운 관계임을 밝혀낸다.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양서류(유미류와 무미류)의 진화와 번식, 양육법, 생존 방식 등에 대해서 알 수 있다.
제7장 방수성 피부
이 장은 꽤 오랜 기간동안 지구를 장악했던 파충류에 대해 서술한다. 현재 파충류의 천국인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서식하고 있는 이구아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공룡, 현재 남아있는 파충류들을 살펴본다. 악어, 도마뱀, 거북, 뱀 등의 번식과 생활방식, 환경에 따른 신체의 퇴화와 강화를 보면서 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재미나는 상식]
ㅡ 공룡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파충류 세 종류는? 악어, 도마뱀, 거북이
ㅡ 오늘날의 파충류에서 몸집이 가장 큰 동물은? 악어
제8장 공중의 지배자
시조새 등 화석을 근거로 새의 조상을 알아본다. 조류의 가장 큰 특징인 깃털은 처음부터 비행을 위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공룡 멸종 당시 깃털을 가진 일부가 살아남아 조류에게 물려주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조류의 부리와 뼈의 진화, 깃털의 기능, 날개의 역할, 피부의 특성, 비행과 길찾기 및 이동, 서식과 짝짓기 등을 서술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새들우 먹이를 부숴 먹어야하기 때문에 이빨 대신 위 안에 있는 모래주머니를 이용하는데, 이는 오래 전 용각류 공룡이 사용하던 방식(위석)이다. 용각류는 공룡 중에서 대형공룡으로 분류 되는데, 이들이 새의 조상이라는 점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제9장 알, 주머니, 태반
포유류의 기원과 진화, 독특한 특징을 가진ㅡ유대류, 알을 낳는 포유류ㅡ포유류에 대해 읽어볼 수 있다. 약 2억 년 전에 완성된 형태의 포유류가 출현했다. 크기가 작고 온혈성 동물인 포유류는 대재앙에서 살아남아 공룡이 사라진 빈 자리를 채웠다.
[재미나는 상식]
ㅡ 알을 낳는 포유류는? 오리너구리, 가시두더지
제10장 주제와 변주
땃쥐, 개미핥기, 박쥐, 두더지, 고래같은 무척추동물을 먹이로 삼는 동물들이 등장한다. 땃쥐류로부터 땅속에서만 먹이를 찾는 변종인 두더지가 생겨났다. 갑옷을 입고 있는 천산갑과 아르마딜로, 개미를 먹고 사는 개미핥기, 털로 된 망토에 덮여 있고 너무 특이해서 독립된 '목'으로 분류되는 날여우원숭이, 이름에 '쥐'가 들어있지만 자신들만의 혈통을 유지하고 있는 박쥐, 그리고 대표 해양 포유류인 고래 등 변주된 포유류들의 생존방식을 알 수 있다.
제11장 사냥꾼과 사냥감
초식동물이 먹이를 취하는 방법을 토끼, 코끼리, 나무늘보를 통해 이야기하고, 고기를 먹는데 특화되어 있는 고양잇과 동물들을 들어 사냥꾼들의 사냥 방식을 말한다. 또한 대규모 무리를 이루는 방식을 통해 방어를 하는 영양 등 유목 생활을 하는 초원의 동물들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생존을 위해 진화한 동물들의 생태를 알 수 있다.
제12장 나무 위의 삶
나무 위를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다면 거리를 판단하는 능력과 나뭇가지에 매달리는 능력이 극도로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과 손가락이 필요하다. 이런 물리적 특성을 갖춘 현생종은 약 200여종. 이 장에서는 여러 원숭이와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등의 집단과 생활 방식에 대해 서술했다.
[재미나는 상식]
ㅡ 현생 유인원 다섯 종류는? 아시아 오랑우탄, 긴팔원숭이, 아프리카의 고릴라, 침팬지, 그리고 인간.
제13장 의사소통을 향한 열망
유인원들이 인류 계통수의 일부라는 사실에 모두 동의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호미닌hominin'이라는 용어를 쓴다.
현재까지 발견된 증거로 우리는 초기 인류로부터 그들이 유전적 자취를 남겼음을 알고 있다. 인류가 번성하는데 도움을 준 중요한 능력은 의사소통이다. 우리는 손가락질을 하는 유일한 동물이고 어떤 동물보다 많은 수의 독립된 얼굴 근육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이목구비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다양한 감정의 정보를 다른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예술에 대한 흥미로 이어져 수많은 벽화와 기호들이 현대에까지 전해졌다. 인류는 이러한 능력을 경험으로 축적해나가며 더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지구가 인류를 위해 존재한다는 오만은 금물이다. 인류 앞에 더 진화된 새로운 객체가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설혹 그렇다하더라도 인류가 자연계에서 선택받은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보다 더불어 공존해야함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는 인간의 겸손이 자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의 구실이 될 것을 경고하고 있다. 현재 자연에서 발생하는 재난은 대부분 인재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상들이 과연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원시.고대 생물에 관심이 많아서 읽었는데, 기대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지적욕구의 충족과 사진으로 만난 눈의 호사. 생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듯 하다. 물론 전공자 수준의 독자가 읽기에는 부족하겠지만, 나처럼 생물학에 대한 지식이 충분한 사람이 아니라면 쏠쏠한 재미를 느끼며 읽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