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사의 서고 (사율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Sun, 26 Apr 2026 04:56:57 +0900</lastBuildDate><image><title>사율</title><url>http://image.aladdin.co.kr/img/blog2/manage/profileimg.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사율</description></image><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지금, 바로 우리의 이야기 - [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218041</link><pubDate>Wed, 15 Apr 2026 12: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21804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7122&TPaperId=1721804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0/70/coveroff/k05213712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7122&TPaperId=1721804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2026 소설, 한국을 말하다</a><br/>성해나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04월<br/></td></tr></table><br/>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2025년에 문화일보에 연재된 것들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기획의 말'에 쓰인 것처럼 「세상엔 글이 되지 못한 글, 말로 다 할 수 없는 말, 기억으로 남지 못하는 기억이」이 셀 수 없이 많다. 열아홉 명의 작가가 일상의 중독에서부터 교육과 입시, 정치 갈등, 성폭력과 성차별, 불임, 나이 듦, 전세 사기 등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사회 문제들을 적은 분량이지만 임팩트 있게 짚어낸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읽으면서 그때그때 적어놓은&nbsp; 짧은 생각들을 리뷰로 갈음한다.&nbsp;&nbsp;<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출산율 저하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사회 시스템과 더불어 부모 교육도 동반되어야하는 거 아닌가 싶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문학에 있어서 효율성은 무엇일까? 바쁜 현대인과 지적 허영 덕분에 고전 혹은 벽돌책이라고 불리는 문헌들의 다이제스트 판본이 경쟁적으로 출판되고, 본문 뒤에 친절하게 줄거리를 정리해 놓거나 생각할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본문 못지 않은 분량으로 전문가의 해설까지 첨부되어 있다. 어쩌면 조만간 이러한 친절조차 불필요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에게는 AI가 있지 않은가.<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읽으면서 끄적거렸는데, 김기태 작가도 콕 짚어서 말씀한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갓생이 무슨 뜻인지 찾아봤다. 'God + 生', 남들의 모범이 될 만큼 성실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삶이란다(Gemini한테 물어봤다). 신도 아닌데 왜 신처럼 살려고 하는 건지, 그리고 신의 삶을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데 갓생이라니... . 갓생이 아닌 人生을 삽시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갓생, 덕후, 마니아는 대체로 극단적이다. 지금까지 덕후나 마니아로 살아본 적이 없으니 그 감정을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몰입은 좋다. 그럼에도 함몰陷沒은 우려스럽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배달 오토바이 그림이 달려오는 모습이 마치 누군가 자기를 위해 달려오는 느낌이 들어 좋다는 화자.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갓생도 덕후도, 외롭기 때문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에너지를 쏟아낼 창구와 공감의 결핍. 크든 작든 관계라는 것을 형성해나가면서 끊임없이 따라붙는 비교와 경쟁. 누군가는 지쳐버려 손놓은 채 방콕을 하고, 누군가는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처럼 그 대상이 사람이든 물건이든 일방적 구애를 한다.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는 내가 오토바이 그림이 어떤 모양인지 알 수 없으나 소설 속 그의 마음이 안쓰럽다.<br>​나이 듦은 누군가를 지켜봐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는 건지도.<br style="color: rgb(54, 55, 60);">가장 안타까웠던 내용의 소설은 문지혁 작가의 「다섯째 아이에게」였다. 불임(혹은 난임)에 관한 소설인데, 낮은 출산율 통계 안에는 출산을 원하지 않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님을 깨닫는다. 언젠가 매체에서 난임 관련해 국가건강보험의 지원 범위가 좁고 금액이 너무 적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면 모쪼록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를 바람한다. 교육과 임신(출산)은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를 지키는 일이므로 여기에 직접적인 반대가 없기를!&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안톤 허 작가의 언어와 문학과 번역에 대한 이야기, 동감한다.&nbsp;<br><br><br>※ 도서지원<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990/70/cover150/k05213712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9907022</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그들 모두의 이름, C.야트 - [나의 친구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204559</link><pubDate>Wed, 08 Apr 2026 17:1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2045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137100&TPaperId=172045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3/48/coveroff/k80213710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02137100&TPaperId=172045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나의 친구들</a><br/>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3월<br/></td></tr></table><br/>위탁가정에서 도망친 열일곱 살 소녀 루이사.<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죽음을 앞두고 소녀에게 거액의 작품을 남긴 서른아홉 살의 중년 화가 C. 야트.&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두 사람은 마치 평행이동처럼 비슷한 삶의 궤적을 보인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예술가, 불우한 환경,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까지.&nbsp;루이사와 그녀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 피스케은 위탁시설에서 성장했다. 훗날 C. 야트로 불리는 화가와 요아르는 가난했고, 요아르는 아버지의 가정폭력 속에서 살았다. 루이사의 유일한 숨구멍은 피스케였고, 요아르는 화가에게 다른 삶의 길을 열어주었다.&nbsp;<br><br>서로의 인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네 아이가 있다. 그들은 각기 다른 가정 폭력에 노출된 채 성장했다.&nbsp;아버지의 무자비한 폭행, 정상성을 강요하는 학대, 단절과 고립과 무관심, 성추행. 그들 모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분투했고, 서로의 존재로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C. 야트의 그림을 칭찬해준 첫 어른 크리스티안, 화가 본인도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꿈을 대신 꾸고 동력이 되어준 요아르와 친구들,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켜준 테드, 그리고 삶의 마지막 방점이자 의미가 되어준 루이사. 그들의 서사는 이렇게 단순한 몇 줄로 정리할 수 없을 만큼 긴 이야기다. 소설은, 물리적으로는 불과 며칠, 그리고 과거 2년여를 다룰뿐이지만, 그들에게는 헤어릴 수 없는 많은 사건과 감정들이 교차해 수십 년을 다룬 소설보다 훨씬 더 깊이 인물들에게 가닿는다.&nbsp;&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많은 부분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죽어가는 새를 살리는 부분이었다. 피범벅이 되어 찾아온 요아르가 테드에게 맡긴 상자 안에는 네 아이들이 발견한 죽어가는 새가 들어 있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난동을 부리는 와중에도 새를 살리겠다고 친구에게 맡겼고, 그들은 작은 생명을 구했다. 요아르는 새의 생명을 구한 것으로써 아버지에게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살려놓은 새가 날아갈 때 느끼는 그들의 황홀감. 아마도 사랑과 연민이야말로 폭력을 이기는 방법임을, 말고하자 했던 건 아닐까. 그리고 그들도 그렇게 서로를 살리고자 했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두 사람에서 시작된 소설은 이야기가 진행할수록 인물이 한 명씩 한 명씩 늘어나면서 긴밀하게 이어지는데, 어느 누구하나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내내 독자의 마음을 졸였던 인물, 화가의 예명이 가진 의미, 그림&nbsp;「바다의 초상」에 숨겨진 비밀, 밝혀지는 화가의 본명, 그리고 예상을 뒤집는 반전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화가의 유산은 그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각자 나누었던 깊은 우정을 공감하고 위무하는 테드와 루이사, 죽은 친구의 뜻을 이어주는 살아남은 자들.&nbsp;선의가 선의를, 사랑이 사랑을, 사람이 사람을 구원해주는 이야기. 그리고 소리없이 이들의 연결고리가 되어 주는 서술자까지. 소설은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다. 이런 진부한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여운이 길다.&nbsp;<br><br><br>※ 도서지원<br style="color: rgb(54, 55, 60);">&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73/48/cover150/k80213710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734869</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슬픔과 애도의 헌사 - [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99913</link><pubDate>Mon, 06 Apr 2026 1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9991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42137602&TPaperId=1719991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9/72/coveroff/k942137602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42137602&TPaperId=1719991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슬픔은 사람을 위한 것</a><br/>슬론 크로슬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04월<br/></td></tr></table><br/>어느날, 집으로 돌아와보니 도둑이 들었다. 침실 창문으로 들어와 새하얀 침대보를 짓밟고 보석을 싹 쓸어갔다. 부재 중에 낯선 자가 침범했다는 트라우마는 물론이고 도난당한 보석과 망가진 가구들을 보면서 그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다. 도난 사건은 내면에 깊숙이 감추어져 있던 불안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거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세상을 떠난 러셀의 죽음은 저자에게 쉽사리 지워지지 못할 큰 충격을 안긴다.&nbsp;&nbsp;<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br style="color: rgb(54, 55, 60);">이 책은 오랜 세월 함께 했던 동료이자 친구이며 아버지 같았던 러셀과 그와의 우정에 보내는 저자의 헌사다. 러셀이 했던 말과 행동, 그가 장난처럼 던졌으나 진심이 담긴 조언과 위로 들을 천천히 되짚는다.&nbsp;&nbsp;<br>책을 읽으면서 내가 나를 돌아보았던 가장 큰 부분은 위로의 방식이다. 나(혹은 제3자)의 불행을 들어 상대를 위로하지는 않았는지, 내 의도와 무관하게 (혹은 나의 무의식 안에서) 그것이 결국 나도 견뎠으니 너도 견딜 수 있을 거라는 단정은 아니었는지,였다. 나는 기본적으로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애도 역시 죽은 자가 아닌 산 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앞서 언급한 위로나 섣부른 조언이 사실은 내 할 일을 다 한 것이라는 의무감이나 자위였던 건 아니였나,싶어 조금 겁이 났다고 해야할까.&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저자가 던진 인상적인 질문이 있다. 「당신과 당신이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한 방에 앉아 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안에서는 열 수 없는 문입니다. 어느 날, 상대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한마디 설명도 없이 문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가버립니다.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이 글을 읽고 한참을 생각했다. 질문을 읽자마자 곧바로 든 생각은 상대가 나가버리고나서 남겨진 '나'는 어떤 감정이 들었을지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 생각이 오래 머물다 보니 어떻게 할지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 다음에는 왜 이런 질문을 던졌는지&nbsp;궁금해졌다. 생각 끝에 떠오른 것은 상실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 상대의 세계에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다'는 상실감, 무용한 존재가 됐다는 상실감.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두려움. 저자는 러셀의 결단의 동기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읽혔다.&nbsp;<br>이 책에서 읽혀지는 러셀은 굉장히 유쾌하고 유니크한 사람이다. 물론 그에 대한 자세한 서술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은 것을 이루고 주변에 소통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음에도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야만 했을까. 그것들이 상실감을 채워주지는 못했던 것일까. 문득, 가까운 나의 친구와 지인들을 떠올리면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게 별로 없음을 깨닫는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적확하게 쓰고 있다. 그래서 많은 페이지에서 그의 글에 동의하고 공감했다. 저자가 마지막 페이지에 남긴 짧은 「감사의 글」은 갑작스레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인지를 안타깝게 여기고 있음을 알 수&nbsp;있다.<br><br><br>※ 도서지원<br style="color: rgb(54, 55, 60);">&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99/72/cover150/k942137602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997205</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당신, 나, 우리의 이야기 - [슬픔의 물리학]</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91203</link><pubDate>Wed, 01 Apr 2026 21:5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91203</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7009&TPaperId=17191203"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8/61/coveroff/k85213700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7009&TPaperId=17191203"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슬픔의 물리학</a><br/>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03월<br/></td></tr></table><br/>이야기를 수집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다른 생명체의 기억 속에 들어갈 수 있는 '나' 게오르기가 1913년생인 할아버지의 기억을 좇는 데에서부터 시작하는 소설은 1990년대 불가리아의 현대사와 냉전 시대를 지나&nbsp;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속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시대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nbsp;<br>인생이 던지는 아이러니.<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언어의 본질.<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언어 혹은 이름을 잃는 슬픔.<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세기가 바뀌어도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의 참혹함.<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시대가 가져다준 비극.<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강자(침락자)에 의해 밀려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조롱, 그리고 모두가 가져야할 연민과 애도의 부재.<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생기를 잃고 소멸해가는 것들의 쓸쓸함.<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우리의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와 방식으로 늘 가까이 존재하는 죽음.<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자연이 인간에게 전하는 종말론적 메시지.&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소설의 중요 모티브는 기억과 공감(이입), 그리고 유기遺棄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특히 미노타우로스를 빗대어 유기, 차별, 학대에 대해 집중적으로 서술한다. 이것은 인간 권리와 존엄의 박탈이다. 더욱이 아이들은 전쟁과 가난에 취약한 존재다. 어른(강자, 권력자)들은 아이들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으며 언어를 허락받지 못한 아이(약자)들은 더 억압당한다. 아이(약자)들은 지속적으로 유기된다. 과거에는 이데올로기와 전쟁과 가난 때문이라면, 현대에는 단절과 고립에 의한 다른 양상의 유기가 더해졌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우리가 공감하기를 저어하는 데에는 게오르기가 느끼는 것처럼 타인의 슬픔이 질병처럼 무겁게 다가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무게감을 나눈다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소설에서 게오르기는 나이가 들면서 이입하는 능력이 점점 약해지고 사라져간다. 이는 우리가 공감하고 배려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에 갈수록 인색해지는 것과 닿아 있다. 평등, 연민, 공감, 이입, 연대 등 공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을 '하려들지' 않기에 슬프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타인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시대의 통로를 돌아다니면서&nbsp;그들의 슬픔을 내 것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게오르기의 그 마음이, 병적인 이입의 능력이 사그라들고 있음에도 그 마음을 지키고자하는 그 애씀이, 지금 우리한테 절실하게 필요한 덕목은 아닐까. 수많은 출구가 도사리고 끊임없이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는, 삶이라는 미궁에서 헤쳐나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서로를 기억하기, 이해하기, 손을 맞잡기.&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탄생을 비롯해 자신의 삶에서 일어난 사건들 중 어느 것도 다시 겪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화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행복했든 불행했든 지나온 시간보다는 내 앞에 놓여 있는 시간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싶다. 명치가 묵직해지는 부분이 많다. 서럽거나 분노의 슬픔이 아닌, 한 단어로 담아낼 수 없는 흐르는 시냇물같은 슬픔이 이어지는데, 슬픔으로 정화되는 듯한 이 감정이 썩 괜찮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출생(프롤로그)에서 시작해 죽음(에필로그)으로 마치는 소설은 그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이고 모두의 이야기다.&nbsp;&nbsp;<br><br><br>※도서지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58/61/cover150/k85213700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586141</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사랑이 향해야하는 곳, 사람 - [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66107</link><pubDate>Sun, 22 Mar 2026 18:2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6610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16610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off/k40213788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402137884&TPaperId=1716610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a><br/>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3월<br/></td></tr></table><br/>휴일, 하루만에 읽어버린 소설이다. 남동생의 미스터리한 죽음과 이후 하나씩 드러나는 정황들을 통해 우리가 나 자신을 제외한 타인(때로는 자 나신까지)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한다. 문체가 수월하게 읽히고,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가오루코와 세쓰나의 케미가 재미를 더한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남동생 하루히코의 죽음과 그의 유언장이 이어준 인연으로 가사 대행 서비스 회사 '카프네'의 무료 봉사에 참여하게 된 가오루코는 어쩌다 세쓰나와 파트너가 되어 가정 방문을 한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홀로 노모를 돌봄하는 중년 남성(혹은 여성), 사별 후 단순 노무직을 전전하며 사춘기 딸과 단둘이 살고 있는 여성, 갓난 쌍둥이의 독박육아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젊은 엄마, 아내가 가출한 후 혼자 두 살난 아들을 양육하다 지쳐버린 남성, 방치된 두 아이만 남은 집, 치매 남편을 돌보는 노부인. 두 사람이 찾아간 가정은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다.&nbsp;&nbsp;<br><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살다보면 노력과 성실로 안 되는 일이 있다.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좌절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제 자신을 다치게 한다. 그럴수록 나 자신을, 나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 가오루코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치유를 얻는다. 그렇다고 가오루코가 자신보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대적 위안을 얻었다는 오해는 금물. 오히려 그들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시선을 돌려 다른 일에 집중하고, 진솔한 대화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조금 더 나아진 '나'를 경험한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대다수의 사람들이 받은 사랑만큼 대가를 치르듯 상대가 원하는 것에 맞춰 살고, 그로인해 지쳐간다. 성실을 강요하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속박하는 세상. 그럼에도 이 고단한 세상에서 의지할 대상은 결국 사람이다. 이 소설의 키워드를 꼽자면 '도움'과 '돌봄'이다. 이 두 가지는 물리적인 것뿐 아니라 정서적인 부분도 포함하며 어느 한쪽에서 한쪽으로의 일방이 아닌 양방이 되어야 함을 이야기한다.&nbsp; &nbsp;<br><br>그래서일까, 소설의 이야기도 이야기만 각각의 인물물이 무척 흥미롭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보편적 인물이지만, 그들이 쉽게 드러내지 못했던 그들만의 이야기를 통해 새삼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한테도 어떤 말 못할 이야기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특히 가오루코와 세쓰나. 정말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세쓰나가 염세적이라면 가오루코는 모든 일(심지어 탈선도)에 열정이 넘친다. 세쓰나가 다른 사람의 인정에 관심이 없는 반면, 가오루코에게는 타인의 인정과 쓸모있는 존재라는 자부심이 삶의 동력이 된다. 상대를 위로하는 방식부터, 하다못해 영화 취향까지 극과 극인 두 사람의 유대가 주는 따뜻함은 어느 독자라도 대리만족을 얻을 것이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사실 읽는 내내 세쓰나에게 홀딱 반하고 말았다. 퉁명스럽고 냉정한 말투 이면에 가식 없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보살핌을 통한 위로와, 무심한 듯하지만 솔직한 조언과 배려는 지극히 현실적이라서 오히려 더 와닿는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구성이나 문체 등 여러 면에서 이성과 감성이 조화로운 소설이다.<br><br><br>※ 도서지원&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04/45/cover150/k40213788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044595</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이런 주인공도 있다 - [대문자 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45072</link><pubDate>Thu, 12 Mar 2026 00:2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4507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85&TPaperId=171450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5/1/coveroff/8932925585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85&TPaperId=1714507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대문자 뱀</a><br/>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02월<br/></td></tr></table><br/>최고의 작가 반열에 오른 피에르 르메트르의, 그동안 출간되지 않았던 첫 번째 소설이란다. 갈래는 블랙 코미디를 곁들인 누아르. 머리말에서, 출판을 결정하면서 결점들을 발견해 어느 정도 수정해야 했으나 표현적 구절 몇 문장을 제외하고 처음 집필 그대로의 상태로 출판했다고하니 독자는 작가 스스로 판단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한, 그야말로 그의 첫 작품을 읽을 기회가 생긴 셈이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br><br><br>타인에 대한 공감이 전혀 없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며 제 분노에 지나치게 충실한 마틸드는 독자로서 연민 한 조각 생기지 않는 60대 여성 킬러다. 그녀에게는 굳이 살인청부업자를 해야할 만한 사정도, 동정을 유발할 만한 서사도 없다.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해 자신과 비슷한 사회적 계급의 남자를 만나 결혼했고, 사별 후 노년의 여유로운 삶을 살아간다. 자식도, 반려견도, 과거에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도 안중에 없다. 남의 인생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상을 죽인다는 것, 그녀에게는 밥을 먹거나 쇼핑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틸드에게 있어서 이 직업은 지루한 일상에 자극을 얻어가는 창구일 뿐이다. 이토록 잔인하고 인간미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살인 기계 같은 인물이 주인공인 소설이 있었나?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 없다. "설마..." 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만큼, 소설은 독자의 작은 희망조차 완전히 저버린다.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이라면 바로 '마틸드' 같은 인물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정의를 실현하는 영웅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생각지도 못한 때에 등장한다(이 장치와 설정도 인상적이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죽임을 당한 어떤 이들도, 그들에게 방아쇠를 당긴 마틸드도 '뱀'이다. 돈, 욕망, 욕정, 자극에 눈이 멀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개의치 않고 독기를 뿜어내며 타인의 삶을 망가뜨리고 부숴버리는 자들, 그들 모두 '뱀'이다. 피해 당사자는 물론 그로 인해 고통받을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안중은, 그들에게는 없다. 남편의 외도로 인한 정서적 학대, 보호자를 잃은 아이와 노인, 무참히 밟혀버린 사랑, 방향이 잘못된 복수. 쓰다보니 누구라도 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완독을 하고 리뷰를 써야 하는데, 쓰는 족족 스포일러가 될 것만 같아서 난감하다. 그럼에도, 이 점만은 쓴다. 후반부 두 인물의 숨막히는 대결은 놓칠 수 없는 절정이다. 읽을 예정이라면 천천히 그 긴장감을 음미하며 읽으시기를.<br><br><br>※ 도서지원<br style="color: rgb(54, 55, 60);">&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5/1/cover150/893292558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50177</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누가 그의 장작에 불을 질렀는가 - [죔레는 거기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41548</link><pubDate>Tue, 10 Mar 2026 11:1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4154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032812&TPaperId=1714154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55/98/coveroff/k582032812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82032812&TPaperId=1714154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죔레는 거기에</a><br/>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지음, 김보국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자신이 750년간 이어져 내려온 왕가의 후손이자 왕위 계승자라고 주장하는 아흔두 살 요지 아저씨. 그는 더 이상 장작불을 피우지 않는 것처럼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의무만 이행한다면 더는 열정을 불사를 일은 없으리라 여긴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사이사이 드러나는 요지 아저씨의 인생사를 따라가다보면 그 역시 같은 시대를 살았던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노년에 이르러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자식과는 불화가 반복되고, 나름 평온하지만 외로운 말년을 보내며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그에게 왕정복고를 꿈꾸는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그들로 인해 아흔 살이 넘은 노인의 삶은 제대로 꼬인다.&nbsp;<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첫문장부터 의미 심장하다. 또한 첫 페이지에 쉼표를 잔뜩 찍어놓은 문장들은 가슴에 박힌다. 지금까지 읽은 작가의 소설 중 가장 임팩트 있는 도입부라고 생각한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소설을 읽으면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소동극 같다. 이런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발상을 하는 사람들이나,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한다는데 하물며 왕정복고라는 엄청난 대의(?)를 도모하면서 매번 엇박자로 틀어지는 그들의 모습은 코미디처럼 웃음이 난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 있는 비관도 낙관도 아닌 공허는, 아무리 애써도 달라지지 않는 사회적 폭력은, 슬프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ㅡ&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그냥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두 군데가 특히 인상적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마을에 돌아다니는 괴물 같은 개들은 낯선 사람이 보이기만 하면 곧장 떼로 달려들어 죽을 때까지 물고 늘어진다고 말하는 요지 아저씨는 그러한 이유로도 산책을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서의 '괴물 같은 개'들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일까? 아흔 살이 넘은 노인, 가난한 노동자와 무명의 예술인, 그외에도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또는 무관심이라는 가해는&nbsp;아닐런지.&nbsp;&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여기는 살짝 스포) 요지 아저씨는 늙은 개 죔레가 죽자 이웃을 통해 새끼 강아지 한 마리를 얻었다. 그는 새끼 강아지를 데려워 곧장 죽은 죔레의 집 안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이 새끼 강아지의 이름 역시 죔레. &nbsp;이 집에는 33년 동안 많은 개가 있었지만, 모두 이름이 죔레였다. 죔레는 특정 한 마리 개가 아닌 요지 아저씨의 집을 거쳐간 모든 개의 이름이다.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이름으로 세대를 이어가는 것. 혹은 개별성을 잃어버린 채 부속품처럼 살다가 교체되듯 사라지는 인간의 숙명을 뜻하는 것. 혹은 의무처럼 삶을 이어가는 공허한 인생을 빗댄 것. 여러 생각이 스쳤는데, 소설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이렇게 단편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고.&nbsp;<br><br style="">애초에 요지 아저씨가 원한 것은 간단하다. 누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다음 왕위 계승자를 지명하고, 계승자에게 계승 사실을 알리는 것, 그리고 평온한 노후, 이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요지 아저씨가 왕정복고와 왕좌에 앉기를 꿈꾸게 된 이유가 단지 추종자들의 부추김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흔 살이 훌쩍 넘은 노년의 끝에 이른 요지 아저씨의 삶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가난, 외로움, 단절, 돌봄의 부재 한가운데에 있다. 21세기의 시스템을 따라가기도 버거운 노인에게 제때 연금을 신청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그마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당하기 일쑤다. 젊은 시절 소원해진 자식과의 관계는 얼어붙을대로 얼어붙어 버렸다. 그와 유대를 맺는 유일한 존재는 개, 죔레뿐이다. 그들 둘은 서로에게 거의 절대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을테다. 자기가 정한 원칙을 지키고,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버티며,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살아온 요지 아저씨의 말년이 과연 그에게만 해당하는 일일까.&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ㅡ&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정신이 온전치 못한 노인 같다가도 사이사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비판적인 시각과 촌철살인은 오직 돈을 향해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작금의 세태를 일갈한다.&nbsp;작가의 작품에서는 정치, 환경 오염, 경제, 신자유주의, 복지와 돌봄, 예술 등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반드시 짚는다(적어도 지금까지 읽은 네 권은 그렇다). 즉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들이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보통의 일상처럼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고 있으니 이러한 것들을 도외시해서는 안 되며 늘 주의를 기울여야함을 당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책이 도착했을 때 동봉된 '편집자의 레터'에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이 둘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음을 애달프게 깨달았"다고 쓰여 있는데,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이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작가의 작품들이 난해한 것으로 워낙 유명한데,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문학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독자라면 (가장 최근작이지만) 『죔레는 거기에』, 그리고 『라스트 울프』를 추천한다. 무리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단언한다. 다만 만연체가 갖는 특성은 감안해야한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횡설수설,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스포를 우려해 줄인다. 300쪽을 넘어서면서부터 계속 울컥했고 눈물도 그렁그렁.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져서 별도의 독서노트에 열심 끄적이는 중이다.<br><br><br><br>※ 도서지원&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455/98/cover150/k582032812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4559880</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누구의 것도 아니었던 구두 - [타인의 구두]</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33281</link><pubDate>Fri, 06 Mar 2026 08: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3328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136929&TPaperId=171332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4/71/coveroff/k012136929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12136929&TPaperId=1713328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타인의 구두</a><br/>조조 모예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02월<br/></td></tr></table><br/>니샤는 남편이 부유하고 안락한 삶을 제공하지만 언제든 더 젊고 매력적인 여자가 남편을 유혹할까 18년 결혼 생활 내내 긴장을 놓지 못했다. 샘은 실의에 빠져 우울증과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혼자 생계를 짊어지며 동동거리는 아내에게 미안해하고 자책하지만 극복할 의지는 없이 만사가 비관적인 남편과, 거기에 작정하고 괴롭히는 상사까지 더해져&nbsp;가슴을 짓누르는 나날의 연속이다.<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가방이 바뀐 두 여성, 니샤와 샘. 가방이 바뀐 것도 모자라 갈수록 일이 꼬이는데, 두 주인공은 단지 차림새가 바뀐 것만으로도 아주 다른 일상을 경험하게 된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재스민의 이타심과 이해심, 앤드리아와 샘의 우정, 줄리애나의 변치 않는 마음, 서로를 향한 연민,&nbsp;알렉스가 가진 따뜻한 배려와 경청,&nbsp;그리고 이어지는&nbsp;&nbsp;그들의 연대의식.&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중년은 노년의 끝에 다다른 부모, 자립하기에는 이른 자식, 부부 사이의 단절된 관계, 제 삶을 돌볼 겨를 없이 달려야하는 시기다. 미혹되지 않아서 불혹이라고 하건만 현실 속 우리네 삶이 나이를 먹을만큼 먹었다해서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 에너지가 소진된 채 삶의 고비를 맞은 중년의 그들을 통해 독자는 울고 웃기를 반복한다. 특히 마지막 백여쪽, 루부탱 회수 작전과 에필로그까지 이어지는 후반부는 웃음과 미소가 저절로 지어지는 따스한 코디미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문득, 어르신들의 말씀이 생각났다. 사는 게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도 길게 보면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씀 말이다. 현대판 여성 버전 『왕자와 거지』를 비틀어 놓은 듯한 이야기는 결국 우리를 구성하고 만들어 가는 데에&nbsp;필요한 것은 마음 나누기와 사랑이라는 것. 그러니 서로를 좀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사랑하기를...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푸근하면서 한편으로는 읽는 동안 여과없이(?) 감정을 드러낸 소설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재미있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이야기다.<br><br><br>※ 도서지원<br style="color: rgb(54, 55, 60);">&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704/71/cover150/k012136929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7047194</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사랑이라 쓰고 외로움이라 읽는다 - [사랑의 한 페이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15847</link><pubDate>Thu, 26 Feb 2026 18: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1158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034983&TPaperId=171158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33/12/coveroff/k95203498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52034983&TPaperId=171158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사랑의 한 페이지</a><br/>에밀 졸라 지음, 이미혜 옮김 / 빛소굴 / 2025년 12월<br/></td></tr></table><br/>총서의 여덟 번째 작품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열 살된 병약한 딸 잔을 홀로 키우는 이십대 후반의 엘렌. 늦은 시각, 잔의 발작으로 뜻하지 않게 모녀가 세 들어 사는 방의 집주인이자 이웃에 사는 의사 앙리 드베를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 만남이 비극의 시작이다.&nbsp;&nbsp;<br><br><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소설에서는 극명하게 대조를 보이는 두 인물이 있다. 모녀 관계인 엘렌과 잔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잔은 오르간 소리에도 감정이 흔들릴만큼 신경질적으로 감수성이 예민하고,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충동적 성향을 보이고 나아가 때때로 망상 증세까지 나타난다. 이는 그동안 보여졌던 가정 내 폭력과 불안정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안전과 사랑이 결핍된 일련의 마카르가家 인물들의 모습과 유사하다. 아델라이드에서 시작된 유전적 요인도 있겠으나 온전한 가정이 주는 정상성과 따뜻함에 대한 동경, 그리고 엄마를 누군가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충돌하는 상황에 따른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nbsp;잔이 고열과 발작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엘렌과 앙리가 옆에 있기를 고집하는 장면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데, 잔을 진료하고 간호하고 돌보는 과정을 보면 세 사람은 마치 한 가족같다. 그런데 여기에서 행복감을 더 크게 느끼는 사람은 엘렌으로 읽힌다. 이러한 따뜻한 가정은 잔은 물론 엘렌 역시 꿈꾸는 삶이 아니었을까싶다. 어쩌면 엘렌이 소망했던 것은 사랑이라기보다는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을까.&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엘렌은 조용하고 내성적이며 이타심과 연민이 강한 사람이다. 그래서&nbsp;언뜻 집안의 광기가 잔에게만 대물림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엘렌에게도 이와 같은 성향은 곳곳에서 보인다. 차분하고 고요한 성정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예민함과 상대가 원하지 않는 친절을 베풀고 제 뜻대로 되지 않을 때마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충동적 분노는 잔 못지 않다.&nbsp;쥘리에트의 외도를 알게 된 이후 엘렌은 아픈 딸을 돌보고 바느질이나 하며 세상과는 담을 쌓고 살다시피하는 자신의 처지가 지겹고 화가 난다. 앙리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정당한 명분을 얻었음에도, 상심과 분노가 뒤엉킨 그녀의 감정은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앙리와의 사랑때문이라기보다 앙리같은 완벽한 남자(엘렌의 관점에서)를 남편으로 두고도 젊은 남자와 밀회를 즐기는 쥘리에트에 대한 질투에 가깝다고 읽힌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ㅡ&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인상적인 장면은 엘린이 드베를의 집에서 랑보 씨가 밀어주는 그네를 타며 쾌락을 느끼고 흥분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는 그녀가 한 아이를 키우는 미망인이라는 현실을 벗어나 짧지만 오롯이 한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만끽한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그 조차도 앙리가 눈앞에 나타나자 서둘러 그만두고 만다. 사실 우리가 어떤 역할, 혹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한 인간으로만 존재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거기에 사랑이란 감정도 예외는 아닌 것 같고.&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다른 하나는 잔이 엘렌에게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이나 숲이 무엇이냐고 묻는데 엘렌의 대답은 모두 "모르겠다"이다. 그녀가 모르는 것은 18개월째 살고 있는 파리라기보다는 스스로조차 알 수 없었던 공허함이 아니었을까. 특히 소설이 결말로 향해가는 지점에서 쥘리에트가 주도하는 장례 준비 과정과 장례식은 한 소녀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애도의 시간이 아닌, 평소 그들 부인네들이 해왔던 이벤트(예를들면 연극이 다과 모임)처럼 묘사되고 있는 장면에서 상실의 고통을 전혀 공감받지 못하는 엘렌의 외로움이 극대화된다고 느꼈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ㅡ&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두 남녀의 아슬아슬한 사랑이야기임에도 그들의 애틋한 사랑보다 더 두드러졌 것은 한 여자의 고독이었다. 그 외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한 여인의 몸부림의 대가는 너무 참혹하다. 안정을 되찾고 지난 1년 동안의 자신을 되돌아보며 회한에 젖는 엘렌을 보고 있자니 영화 『데미지』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다. 특별했다고 믿었던 사랑이 결국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상처와 무의미로 남았을 뿐, 별다를 것 없었다는 뉘앙스를 담은 남자 주인공(제레미 아이언스)의 허무 가득한 자조가 여운을 남겼더랬다. 엘렌 역시 비슷한 감상을 남기는데, 소설이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엘렌의 곁에는 라봉 씨가 있고 소설은 낙관적으로 마무리가 된다는 것.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가정이 있는 남자를 마음에 품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욕망 속에 스스로를 던져넣고 싶다고 의지를 불태우지만 결국 엘렌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쥘리에트를 차마 놓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에서&nbsp; 엘렌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br style="color: rgb(54, 55, 60);">제2제정 당시 파리의 풍경이나 분위기, 부르주아 사교계의 소소한 단면들을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데, 이때까지 읽었던 에밀 졸라의 작품들 중 가장 부담(?)없이 읽은 소설이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033/12/cover150/k95203498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0331288</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고전을 읽는다는 것 -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89495</link><pubDate>Fri, 13 Feb 2026 11: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8949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581&TPaperId=1708949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8/11/coveroff/k87213558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581&TPaperId=1708949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a><br/>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 / 2026년 01월<br/></td></tr></table><br/>초판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을 읽고 이번 개정판으로 두 번째 읽는데, 역시나 재미있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논어』는 물론 고전을 어떻게 읽어내야 하는지, 『논어』에서 보여지는 공자는 어떠한 인물인지를 흥미롭게 만날 수 있는데, 인문 에세이니만큼&nbsp;&nbsp;『논어』 전반을 다뤘다기보다는 몇몇 문장 해석을 통해 공자가 살아있던 당시와 현재의 세태와 모순, 그리고 사회 안에서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동안 『논어』를 연구해왔던 여러 학자들의 의견을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서 독자가 여러 관점에서 『논어』를 대해야함을 짚는다.<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들어가는 글에서&nbsp;고전이 유의미한 이유는 변치 않는 근본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공하기 때문이 아니라, 근본 문제에 관련하여 상대적으로 나은 통찰과 자극을 주기 때문이라는 글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고전을 통해 타성으로부터 한발 벗어나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다. 저자는 고전 텍스트를 통해 텍스트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을 희망한다고 썼는데 이 역시 크게 공감하는 대목이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그렇다면 텍스트를 잘 읽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텍스트를 잘 읽는다는 것은 문장들 사이의 침묵과 공백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nbsp;그러기 위해서는 자신보다 더 감수성이 발달한 이와 함께 꾸준히 텍스트를 읽어나가야 하고, 텍스트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환경도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무엇을 정확히 모르는지 알아야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텍스트를 잘 읽기에는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야말로 지난한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한다는 것인데, 30초 영상도 길어 고작 몇 초의 숏폼에 열광하는 요즘 세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nbsp;&nbsp;&nbsp;<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논어』는 공자의 말씀을 단순히 받아 적은 것이 아니라 편집자의 주관이 강하게 개입된 저술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아는 논어는 편집 과정을 통해 매개된 텍스트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의 독자들은 제자들의 시선에서 본 공자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nbsp;『논어』에서 발견된 모순은 긴 시간이 흐른 후 공자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어서 사상사 연구는 생애사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한다. 앞서 말한 역사적 환경과도 깊은 연관이 있을 터다. 이와 같은 복합적인 이유에 의해 여러모로 글의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니&nbsp;문장이 담고 있는 의미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저자는 공자를 '경천동지할 혜안을 가진 고독한 천재라기보다는 자신이 마주한 당대의 문제와 고독한 지성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논어』를 현대 사회의 해결책이나 서구중심주의의 대안으로 설정하기보다는 일단 『논어』를 매개로 해서 텍스트를 공들여 읽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제안한다. 『논어』을 읽을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준비운동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이 책은 김영민 교수의 &lt;논어 프로젝트&gt; 첫 번째 책이다.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두 번 읽은 논어. 이 프로젝트를 따라가볼까 고민 중인데 전권을 다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몇 권을 골라 읽어볼 요량이다.<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도서지원&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18/11/cover150/k87213558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181126</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철학, 그 이상의 통찰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85800</link><pubDate>Wed, 11 Feb 2026 17:34: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8580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313&TPaperId=1708580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40/coveroff/k87213531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313&TPaperId=1708580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을 위한 철학 - 나를 짓누르는 삶의 중력을 거슬러 은총으로 나아가는 길</a><br/>시몬 베유 지음, 한소희 엮음 / 구텐베르크 / 2026년 02월<br/></td></tr></table><br/>경험상, 시몬 베유의 글이 읽기 쉽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책상이 아닌 삶(생존)의 현장에서 철학을 고민하고 연구한 시몬 베유의 날카롭고 인류애적 통찰은 경험해 볼만한 일이다. 이 책은 시몬 베유의 주요 저작들에서 핵심적인 내용을 발췌해 재구성한 책으로써 시몬 베유의 글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독자라면 그의 글을 에세이로 형태로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시몬 베유는 우리가 겪는 좌절과 무력감이 개인이 아닌 악순환되는 사회적 병리 현상에 원인이 있음을 말하면서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집단적 힘을 '거대한 짐승'이라고 불렀다.&nbsp;그리고 '나'는 무엇을 보고 있고, 생존 앞에서 삶의 의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으며, 매순간 닥쳐오는 고통과 위기 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힘으로 극복하고, 내면을 채워갈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nbsp;<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우리는 같은 세계에 살고 있으나 각자 다른 세계를 경험하며 살아간다. 베유는 어떻게 보느냐가 삶 전체를 결정한다고 보았고, 세상을 왜곡해서 바라보는 원인은 본질을 가린 '자아'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단절과 고립으로 이어진다. 그는 우리가 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공감했던 부분을 몇 군데 꼽자면, 먼저 사랑이 감정이 아닌 태도의 문제라고 짚은 대목이다.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결국 주고 받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는 사랑이 아닌 바라는 것 없이 순수하게 바라보고 자신의 것을 내어줄 수 있는 행위. 베유는 이를 '주의'라고 정의하는데, 그가 말하는 주의는 판단, 충동, 조언, 섣부른 공감이 아닌 판단 없이 들어주고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랑은 무엇을 느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느냐의 문제이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다른 하나는 '생각의 멈춤'이다. 시몬 베유가 르노자동차 공장의 켄베이어 벨트에서 '생각하는 것을 멈추는 법'을 배웠다면 지금의 우리는 네모난 화면 앞에서 그것을 배운다. 이러한 지적은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언급되었으나 오히려 '생각 멈춤'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중고등학교는 물론이고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선생들은 학생의 과제물이 AI 결과물인지를 파악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해야는 세상이 되어버렸으니... . 그야말로 목표는 있으나 목적이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마지막으로 잃어버린 뿌리 중 하나가 '장소'라고 짚은 대목이다. 나는 유년 시절의 집이 남아 있는 사람이 부럽다. 유년 시절의 집을 언제라도 가볼 수 있는 사람. 그럴 수 없다는 데에 나는 종종 결핍을 느낀다. 이는 큰 틀안에서 공동체의 단절, 나아가 공동체 부재를 의미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의 고립과 외로움을 키우게 된다. 현재 돌봄이 큰 사회적 이슈인 까닭은 과거와 달리 돌봄의 선순환이 막혀버린 데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ㅡ&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어떤 평가와 판단도 배제된 시선으로 나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기.<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세상의 모든 대상을 편견과 차별없이 받아들이기.<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시몬 베유가 말하는 자아, 주의, 자유, 객관성, 자연의 질서, 아름다움, 우정, 사랑 등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를 넘어선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이 책이 비록 시몬 베유의 저작은 아니지만 새삼 느낀 점은 그가 글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라면 실제의 삶에서는 감히 실행할 수 없을 듯한 일들을 그는 자신 인생으로써 본인의 철학을 증명해내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한 개인의 경험을 학문적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그의 삶을 따라가자면 그가 쓴 글에 공감할 수밖에 없고, 그 이유는 그의 지성이 현실과 맞닿아있기 때문일 것이다.&nbsp;&nbsp;<br><br><br><br>※ 도서지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6/40/cover150/k87213531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64047</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우리가 미처 몰랐던 바다 - [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76917</link><pubDate>Sat, 07 Feb 2026 12:0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7691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5911&TPaperId=1707691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66/89/coveroff/k05213591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135911&TPaperId=1707691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a><br/>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01월<br/></td></tr></table><br/>저자는 첫 장에서 바다와 그 주변 여러 민족 및 국가의 역사, 문화, 정치에서 바다의 역할에 관한 이야기임을 밝힌다. 해양사를 넘어 흑해를 관통하는 문명사를 다룬 이 책은 흑해의 기원과 용어 정의를 시작으로 지리와 생태, 고고학, 정치, 종교, 경제, 문화, 인구 이동, 전쟁, 산업과 인프라 등 다방면으로 흑해의 역사를 선사시대부터 고대, 중세를 지나 20세기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시간과 반복되는 흥망성쇠의 순간을 순차적으로 서술한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br><br><br>그가 짚은 대로 흑해는 지중해나 태평양처럼 어떤 이미지나 연상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지중해라고 하면 곧바로 올리브나 지중해 요리, 휴양지를 떠올리는 것과는 달리), 그래서 인접한 지역 밖의 사람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역이다. 따라서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흑해 인접 지역의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고대부터 18세기 무렵까지이라고 할 수 있으나 아무래도 집중해서 읽게 되는 지점은 근현대 이후다.&nbsp;19세기에 흑해는 오스만제국의 약화와 제국이 어떻게 분할될 것인가에 대한 유럽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복잡한 경쟁 구도 속에 자리했고, 두 차례 세계대전이 치러지는 동안 유럽 보호령들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었다. 이후 냉전시대에는 서방의 전위대 역할을 했으며 공산주의가 종식된 시점부터는 불안정한 정치적 전환을 겪는 지역이자 상대적으로 가난한 국가들의 지역이 됐고, 유럽 통합의 기획에서 공백 지대가 됐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저자는 이 책이 약한 국가들의 붕괴로 인한 지역 질서 혼란, 국내 분쟁이 국제 갈등으로 번지는 현실 등 흑해 주변 민족들의 역사와 문화, 정치를 하나로 엮어내고 유럽 동남쪽 변경 지역에 대한 오래된 지적 지도를 되살리려는 시도임을 말하고 있다. 또한 민족적 정체성 및 동질성, 바다를 통한 해체와 연결을 유럽과 유러시아를 아우르며 흑해와 인접한 국가들의 정치와 경제와 전략적 환경 변화에 따른 형성과 소멸을 보여준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읽으면서 이 책이 상당히 공을 들여 면밀하게 쓰여졌음을 알 수 있다. 독자가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용어부터 분명하게 정의하고 있고, 여러 분야를 아울러 서술하고 있음에도 지칭하는 대상이나 단어를 적확하고 세분화하여 사용하고 있음을 읽는 내내 전해졌다.&nbsp;고대부터 서유럽 중심의 서사가 주를 이룬 문헌들을 익숙하게 읽어왔다면 동쪽의 민족과 국가(몽골-타타르, 크림-타타르, 오스만 등)를 중심으로 서술한 책을 읽게 되어 개인적으로 유의미했다. &nbsp;<br><br style="color: rgb(54, 55, 60);">저자가 흑해를 중심으로 서술하는 데에 있어서 강조하는 부분은 구분이 아닌 연결과 연속성이다. 역사상 여러 시점에서 흑해 주변 땅들은 변경 혹은 변방으로 불렸다. 제국이나 국가 사이의 위치로 규정되는 독특한 공동체들의 거점이자, 외부인의 문화적.정치적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대조점 역할을 해왔던 흑해가 종교 공동체, 언어 집단, 제국, 민족과 국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 온 것임을,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독자는 책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흑해와 흑해 연안 국가 및 이웃 지역의 현주소와 당면한 문제점들을 짚으면서 그들뿐 아니라 외부인들 역시 바다가 가진 다양성을 포용하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바람이 더 크게 와닿는 까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상황 때문이기도 하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읽고나니 새삼,&nbsp;러시아가 왜 그토록 우크라이나를 탐내고 있는지, 그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도 알겠더라. 의도치 않았으나 책을 읽고나니 당면한 문제들을 이해하는 데에 역사를 빼놓을 수 없다는 사실도 재확인한 셈이다.&nbsp;&nbsp;<br><br><br><br>※ 도서지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66/89/cover150/k05213591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668977</link></image></item><item><author>사율</author><category>리뷰</category><title>삶을 정비하는 시간 - [인터메초]</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71475</link><pubDate>Wed, 04 Feb 2026 18: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3144176/17071475</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938&TPaperId=1707147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4/78/coveroff/s2421372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82135938&TPaperId=17071475"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인터메초</a><br/>샐리 루니 지음, 허진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01월<br/></td></tr></table><br/>저마다 타자에 대한 첫인상이 있다. 독자라면 책을 통한 작가의 첫인상도 있기 마련이다. 성향상 사람이든 책이든 첫인상이 미래의 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그래도 처음 읽은 책에 호감이 가면 즐겨 읽지 않는 주제를 다룬 작품이더라도 그 작가의 글은 가능한 읽어보려고 한다. 나에게 샐리 루니가 이와같은 작가 중 한 명이다.&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nbsp;<br><br><br><br><br><br style="color: rgb(54, 55, 60);">&nbsp;<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피터와 아이번, 소설은 두 형제의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시작한다.<br style="color: rgb(54, 55, 60); font-family: &quot;Apple SD Gothic Neo&quot;, &quot;Apple SD 산돌고딕 Neo&quot;, NanumGothic, 나눔고딕, ng, sans-serif; font-size: 14px;">예기치 못한 사고로 함께하는 미래를 꿈꾸었던 연인과 헤어지고 두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피터.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이며 외톨이로 사는 게 익숙하고 가족으로부터 여전히 아이 취급을 받는 아이번. 사고 이후 연인의 미래를 위해 이별을 선택한 실비아. 중년을 바라보면서 20대 청년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자신이 낯설고 두려운 마거릿.&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지루하고 굳이 살아야할 이유도 방향도 찾지 못하지만 달리 다른 삶을 생각해볼 여력없이 하루하루 지나가버리는 일상. 아내가 떠난 후 묵묵하게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며 헌신했던&nbsp;아버지의 죽음은 형제의 갈등을 표면 위로 드러내게 하는 동시에 그들 스스로 자기 삶에 물음표를 놓는 계기가 된다.&nbsp;<br><br style="color: rgb(54, 55, 60);">소설 전반에 걸쳐 간결하게 쓰여진 문장은 인물의 심리를 잘 드러내고 있다.&nbsp;세세한 생각의 편린들을 산발적으로 쏟아내듯 서술하고 있는데, 끊임없이 죽음, 삶, 혼란, 사랑, 이별, 욕망, 그리움 사이에서 방황하며 위로와 안정을 갈구하는 인물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된다.&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얼핏 읽으면 마치 아이번만이 관계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처럼 보여지지만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그들 모두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세상에서 우리는 정말 혼자가 좋은 걸까? 공을 들여 대화로써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상대의 생각과 감정을 단편적으로 드러난 것을 통해 지레짐작하고 혼자 결론을 내리는 게 시간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더 편리하기 때문 아닐까.&nbsp;소설에서 나타나는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는 오해와 갈등을 쌓는 원인이 된다. 피터와 아이번의 대화는 형제 사이라고 하기에는 지독하리만치 어색하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피터는 죽고싶을 만큼 외롭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해 엉뚱한 곳에서 자극을 찾고 지친다. 마거릿은 다람취 쳇바퀴 돌듯 매일 똑같은 일상 중에 아이번과의 설레었던 하룻밤에 대해 누군가와 말하고 싶지만 이런 얘기를 털어놓아도 될만한 사이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또한 그들 모두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꺼리고,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오다가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말을 삼킨다. 이들 뿐 아니라 나오미, 실비아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나 의도와는 다르게 말하고, 때로는 생각 중 일부를 절사한 상태로 말하다보니 오해가 쌓인다. &nbsp;<br style="color: rgb(54, 55, 60);">그런데 이런 대화 양상이 소설 밖 현실의 우리에게서 그대로 보여진다. 고정관념, 빗나간(혹은 과잉) 배려, 자존심 등 여러 이유로 우리의 대화는 어긋나기 일쑤다. 진심을 숨기고 쏟아내는 말들. 소설의 후반부에 형제의 말다툼과 폭력에서 피터의 경멸과 혐오과 섞인 말들은 결국 자신을 향하고 있는데, 어쩌면 우리가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차오르는 분노의 방향은 정작 나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nbsp;<br><br style="color: rgb(54, 55, 60);">거의 똑같은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소설 속 그들에 세상은 소설 밖 현실과 괴리가 거의 없다. 애증 가득한 가족 관계(부자, 모녀, 형제 등), 같은 업무, 뻔한 반복적 일과. 요즘 '도파민'이라는 단어가 흔하게 쓰이는 까닭도 자극을 찾아 부유하는 피터와 다르지 않으리라.&nbsp;&nbsp;<br style="color: rgb(54, 55, 60);">읽으면서 그들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고민들이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언제부턴가 소설을 읽으면서 인물들에 나를 대입시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에 그러한 경험을 했고, 누군가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상대를 함부로 재단할 수 없음을 새삼 깨달았다. 소설적 인물로서 아이번과 마거릿의 관계를, 실비아와 나오미와 피터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면, 적어도 현실에서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죽음보다는 살아가는 것에 무게를 두기로 한 피터를 보면서 말이다.&nbsp;<br><br><br>※ 도서지원]]></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04/78/cover150/s2421372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047811</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