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이 아니야. 벌이야."
소설이 나올때마다 따박따박 챙겨 읽는 최진영 작가의 신작이다. 아직 출간 전인데 출판사에서 가제본으로 삼분의 일 분량만 받아서 읽었다. 편애하는 작가다보니 지극히 주관적인 견해라는 전제 하에 역시나... 좋아.
두 그루의 나무 이야기에서 시작되는 프롤로그부터 묵직함이 전해진다.
공통분모를 찾아 '편'을 만들어 집단을 구성하고 태생적으로 분열을 일삼는 우리.
인간의 이중성과 모순, 자신을 제외한 세상을 경쟁자로 두어야하는 사회 구조.
느닷없는 죽음, 죄책감과 상실.
설명되지 않는, 꿈과 현실 사이의 모호한 세계.
망각과 증명할 수 없는 존재, 그리고 믿음.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사건 사고에 있어서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인간 세상.
불편한 진실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금화의 실종, 임천자에 대한 장미수의 증오, 사고 이후 수년이 지나 수시로 알 수 없는 세계로 소환되는 목화, 차라리 금화이길 바랐다는 장미수의 알 수 없는 독백.
신의 형벌인지, 특혜인지 종잡을 수 없는 그들의 능력 자체가 딜레마인 소설.
90.
둘어있다가 하나가 된 나무.
부활한 나무.
시간을 초월한 생명.
무한한 생에서 나뭇잎 한 장만큼의 시간을 떼어 죽어가는 인간을 되살리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