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2월 24일 일요일
패튼 휘하의 제3군단이 남쪽에서 바스토뉴로 향하던 중 강력한 독일군의 저항에 직면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연합군의 전투폭격기는 독일군의 집결지를 폭격하여 적의 공세를 분쇄한 덕택인지 바스토뉴 방어선의 미군 병사들은 사기가 높았다. 여전히 혹한과 폭설은 병사들을 곤혹스럽게 했고, 식량 사정 역시 나아지지 않아서 많은 병사가 벨기에 시민들이 나누어주는 음식에 의존했다.
ㅡ 프랑스인, 벨기에인, 네덜란드인의 파시스트들로 구성된 게슈타포의 산하 부대(지휘관은 스위스인)가 민간인을 사살했다는 대목에서 "왜? 이들에게는 어떤 신념이?"라는 당황스러움이 가시기도 전에 더 충격적인 것은 학살한 주민들 시신 위에 '벨기에 놈들에게 살해당한 독일 영웅들을 위한 복수'라고 쓰여 있는 문구였다. 심지어 그 가해자들 중에는 벨기에인도 있었다. 그야말로 거지같은 전쟁이다. 그 와중에도 크리스마스이브 밤이라고 캐롤송은 울리고, 미군 고위 장교는 황제놀음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