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라 스트라다 - 老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이철 지음 / 예미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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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저녁입니다. 길가에 가로등 불이 들어옵니다. 작은 골목길을 따라 여러 사연들이 움직입니다. 저녁 식사 메뉴부터 인생의 고난스러움까지. -43


노 의사가 걷고 바라본 유럽의 길, 라 스트라다!

어느새 8월이다. 기다리던 여름 휴가로 들뜬 사람들도 많을 테고, 벌써 친구나 가족들과 즐거운 여행을 떠나기도했을 것이다.

올여름 유난히 찌는 듯한 무더위로 쉬 지쳐버리고 만다. 한밤이 되어도 에어컨을 틀지않으면 한증막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어 매일 다니던 산책마저도 쉬고 있는 터여서 저자와 함께 아름다운 풍경, 사람들, 멋진 건축물, 한가로운 거리를 보고 즐길수 있어서 반가운 책이었다.

말을 할 줄 모르는 미숙아를 대화가 아닌 세심한 눈과 마음으로 치료하는 노의사이면서, 나그넷길에서 만나는 많은 사물들을 사랑의 눈과 마음으로 촬영하는 아마추어 사진사인 작가와 함께 걷는 시간! 


책을 받아들고 책장을 넘기면서 사진들을 먼저 보았다. 눈이 즐겁다. 여행가서 보았던 기억, 순간들이 더해져서 흐뭇한 미소가 피어난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 보고 싶은 건축물, 여러 매체들을 통해서 익숙한 풍광......

한 낮의 뜨거운 더위는 잊고 로마, 스페인, 시칠리아, 프로방스, 그리스로 마음껏 여행길을 누려본다.

사진을 보면서 유적지, 건축물 등의 역사와 의미, 작가의 생각들을 마치 가이드와 함께 하는듯 세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도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어 가면서 걸었던 길인 아피아 가도, 구엘 공원, 아그리젠토 신전의 계곡..... 특히 가우디의 특이하고 아름다운 풍부한 상상력을 담은 건축물들은 꼭 보고 싶다. 


또한 낯설고 어렵던 단어의 뜻을 알고 나니 기억에도 남았고 건축물이나 주변 환경들을 한 번 더 눈여겨서 바라보게 만들것이다.

트레비 분수에서 '트레비'란 이름은 '세 갈래 길이 합쳐지는 곳'이라 붙여진 이름이며, 알람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성', 몬세라트 수도원의 '몬세라트'는 카탈루냐어로 '톱니 모양의 산',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사그리다'는 스페인어로 '성스러운'이며 '파밀리아'는 '가족'이란 뜻이다.

시원한 선풍기바람 아래서 누린 호삿길, 과거와 현대가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원형극장, 고흐, 돈키호테, 영화 로마의 휴일.... 순간순간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지나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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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여유로워진 인류는 이동을 멈추고 한곳에 정착해 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나무로 지은 오두막들이 서 있는 마을이 화면에 나타난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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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의 대각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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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내 행동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으면 해. 이번 일도 전 세계적 차원에서 집단적 감정을 불러일으켜 역사의 흐름을 바꾸고 싶은 거야. 그게 내 행동의 동기야.' -164



언제나 우리의 기대만큼이나 기발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퀸의 대각선!

흑백이 대비되는 두 권의 책표지가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볼때마다 나의 시선은 흑백의 음영에 따라 움직이며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보려한다. 이번엔 체스다!

체스 천재인 니콜과 모니카의 대결은 이제 체스판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니콜의 공격을 받았던 모니카에게 남은 상처가 너무나도 컸다. 그런 그녀의 야심찬 도전, 그러나 또다시 실패하고 말았다. 이대로 포기하려는 걸까,라는 의문을 잠시라도 품었다는 것이 무색해질만큼 조용한 공격이었다.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니콜 역시 아무런 의심을 품지 못할만큼 갑작스러웠고, 또다시 혼자서 탈출할 수 없는 공간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혼자 있는 상황을 견딜 수 없는 니콜은 분노와 좌절 사이에서 무너져내리고 있다, 이제 더이상의 대결은 불가해져버렸구나.

하지만 이어지는 반전, 그녀들의 복수에 대한 열망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마저 잊게 만드는 모양이었다.


세계사 사건들을 배경으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보면서 이어지는 뒷이야기가 궁금하지만 나에게도 해야할 일이 있다.

잠시 책을 내려놓아야한다는 것이 이렇게도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은 역시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 매력인가보다.

집단으로 뭉쳐 있을 때 힘을 발휘한다는 니콜, 이와 반대로 뛰어난 개인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모니카 이렇듯 세계를 보는 관점이나 신념이 상반된 그녀들의 행보를 보면서 나역시 잠깐이나마 고민을 해보곤 했다.

끝까지 긴장을 늦출수 없었던 그녀들의 대결은 그야말로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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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의 비키니 여행 스토리에코 1
펑수화 지음, 도아마 그림, 류희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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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오십여 년 전에 타이둥에서 살던 때가 떠올랐어. 그때 난 열여덟 살 소녀였거든. 매일 아무 고민 없이 그저 꿈난 꾸며 살았지. 어떻게 알았겠어,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가 일흔이 될 줄!" -57


할머니들의 비키니 여행, 올 가을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인지 왠지 더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제목이었다.

뜻밖에도 올해로 10살 반인 린카이팅의 시선으로 들려주는 이야기였다.

할머니들은 매일같이 초등학교 앞에서 손주들의 하교를 기다리다가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여름방학 첫날, 모두 실종되고 말았다. 물론 할머니들은 비밀리에 어떤 일을 꾸민 것이지만....


똑똑하고 관찰력이 매우 뛰어난 린카이팅, 할머니들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만큼 자세하고 재미있게 특징이나 성격을 묘사해주어서 서로 토닥토닥거리는 모습, 땀방울이 빰에 맺혀있다가 또르르 흐르는 장면은 물론 토실토실한 볼을 꼬집는 십원 할머니를 피해 할머니 뒤에 숨으면서도 자신은 '다육 동물' 같은 존재라는 말에 우리는 통통한 다육이를 떠올리며 린카이팅의 모습을 상상해보게 된다. 이렇게 통통튀고 재미있는 사연들을 읽다보니 어느새 할머니들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실종된 할머니들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어디로 여행을 가시려는 걸까?

드디어 할머니들이 떠나려는 날 아침, 뜻밖에도 그 여정에는 초대받지 않는 2명의 불청객?이 함께 하게 되었다.

좌충우돌, 재미있는 여행, 우리 뜻대로 안되는게 인생이라고 하지만 할머니들의 여행 역시 그런 것 같다.

때론 엉뚱한 질문도 하지만 할머니들의 든든한 지원자인 어린 소녀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 가족, 사랑, 우정..... 알쏭달쏭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시끌벅적한 여행에 함께 하는 동안 우리 가슴이 따뜻해져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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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도 1972년 주요 사건들을 다루는 TV 방송을 보고 있다.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은 니콜과 같지만 뉴스를 거시적 관점이 아니라 미시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녀는 무리가 아닌 개개인들에게, 특히 뛰어난 업적을 이룬 특출한 개개인들에게 흥미를 느낀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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