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민음사 모던 클래식 72
요나스 하센 케미리 지음, 홍재웅 옮김 / 민음사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의 즐거움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느끼는 설레임이 바로 즐거움인 것이다. 오늘 만난 "나는 형제들에게 전화를 거네" 바로 이 소설 또한 기존과는 다른 시각의 소설이다. 익숙하지 않기에 처음부터 쉽사리 머리속으로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익숙해져가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네요.

하루동안의 주인공 아모르의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체험을 하게 해주는 소설입니다. 그러나 편안한 상태의 머리속이 아니라 이방인으로써의 불안감과 혼동의 머리속으로 들어가는 까닭에 다소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주변 상황을 이해하면서 그런 혼란이 오히려 이해가 되네요.

스톡홀름 시내에서 발생한 폭발 테러사건과 그 사건의 주범은 주인공과 동일한 유색인종이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자신에게 쏠리는 불신과 의혹에 가득찬 눈초리를 받는 것만으로도 엄청한 위축을 받는다. 자신의 고향에서 동일한 사건이 발생하였다면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고 일상생활에 문제도 없겠지만, 이주한 이곳에서는 주위와 다른 외모로 쉽사리 눈에 띄고 더불어 범죄자로 오인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생각한다면 마음을 짓누르는 그 감정은 사회적 소수자의 입장을 격어보지 않으면 짐작은 하겠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네 발을 지녔건, 날개가 달렸건, 비늘이 있건, 아니면 털이 있건 간에 개개의 생명의 고유함에 대해 모두가 존중 받아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동물의 권리라는 단체에서 걸려온 통화로부터 들을 수 있는 이 말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에게 어떠해야 하는지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맨마지막에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한다: 방금 아주 미친 일이 일어났어. 집으로 가는 길에 대단히 의심스러운 사람을 봤어. 머리가 검고 예사롭지 않은 커다란 배낭을 메고 있었는데 얼굴은 팔레스타인 숄로 가리고 있었어. 나는 내 형제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렇게 말한다: 그게 내 모습이라는 걸 알아차리는데 100분의 1초도 걸리지 않았어." 머리속에서 희망하는 것과 달리 현실에서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대조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동물에게는 권리를 소수자에게는 비난의 눈길을....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하는 사회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 보아야 할지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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