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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평점 :
조선왕조 건국이후 임진왜란, 병자호란, 정유재란의 전란과 수습의 시대상 속에서 나라를
이끌고 나아가야 할 위정자들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수 있는 책을 소개합니다. 임진왜란으로 인하여 왕세자에 책봉된 광해군은 적자가 아니기에
왕위에 오르기까지 몸을 낮추고 주위를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대권을 차지하고 난 이후에는 초심을 잃어버리고 비정한 위정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왕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일을 사사로이 처리할수는 없었기에 조정의 신하들과 끊임없는 줄다리기를 통해서 나타난
결과가 당시의 재임기간중의 왕의 업적으로 결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비정한 위정자의 모습이 단순히 임금의 개인적인 모습이라고 하기보다는
당시의 지도층의 모습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할 것이다. 단편적으로 그들의 치적을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상황과 역학관계를 통해서 보다
깊이 있게 이해되는 책이네요. 단순히 역사적인 지식의 이해뿐만 아니라 이들의 삶을 통해서 이 시대의 올바른 리더십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네요.
배다른 남매간이기는 하지만 정명공주와 광해군은 둘다 "여자"라는 이유와 "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하여 그들은 가진 재능을 숨기며 지내야 했다. 광해군은 임진왜란을 기회로 대권을 얻게되어 초심을 잃게 되고 비정한 군왕으로서의
모습을 보이게 된다. 바념 정명공주는 광해군이 대권을 얻고 인조가 왕권을 이어가는 그 기간동안도 감금생활에 준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숱한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뜻을 펴서 위기를 타개한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춤으로써 오히려 위기를
벗어나게 된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 앞에서 거들먹거리고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태도에서 결코 위엄을 찾을수도 리더십의 모습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현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아야지 자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당시의 외침을
경험하고서도 국력강화와 잘못된 점을 고치려고 하기 보다는 기득권을 유지하려는데 더 중점을 둔 지도층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노력을 하면 할수록 권세를 유지하는 기간은 더짧았고 그 최후는 더 비참하기만 했을 뿐이다. 기득권 유지가 아니라 백성의 안위를
우선순위에 둔 사람만이 권세를 유지할 수 있었음을 역사는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너희가 다른
사람의 허물을 보거나 들었을 때 부모의 이름을 들었을때처럼 귀로만 듣고 입으로는 말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라는 말속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떠한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해준다. 어쩌면 자신의 생각을 쉽게 드러내지 않기에 우유부단한 모습처럼 보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중한 모습으로도 보일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않음으로써 시시비비를 가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적을 만들지 않고 주변을 어우르는 모습으로도 보일수 있을 것이다. 삶은 수학이 아니지 않은가? 항상 옳은 것도 틀린것도 없기에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 어쩌면 더 바람직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더불어
상대의 장점을 칭찬해주고, 자신을 조금더 낮출수 있다면 이 시대 최고의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되지 않을까? 스스로의 삶의 태도를 돌이켜 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