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읽는 즐거움 (필로소픽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 /><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Thu, 09 Apr 2026 05:56:06 +0900</lastBuildDate><image><title>필로소픽</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82601113232765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필로소픽</description></image><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우리는 왜 이토록 릴케의 서한을 사랑하는 것일까 -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젊은 시인이 보낸 편지 - 릴케와 카푸스 왕복 서한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204782</link><pubDate>Wed, 08 Apr 2026 19:2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20478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063&TPaperId=1720478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4/83/coveroff/8932476063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6063&TPaperId=1720478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젊은 시인이 보낸 편지 - 릴케와 카푸스 왕복 서한집</a><br/>라이너 마리아 릴케.프란츠 크사버 카푸스 지음, 최성웅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03월<br/></td></tr></table><br/>『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젊은 시인이 보낸 편지』는 그 유명한 릴케의 서한집이다. 테레지아 육군 사관학교 생도였던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1883-1966)는 밤나무 고목 아래서 릴케의 시집을 읽다가 우연히 릴케가 사관학교의 선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카푸스는 갓 스물도 되지 못한 젊은 청년으로 군인의 길에 접어든 상태였지만 릴케와 마찬가지로 시인이 되고 싶은 마음도 품고 있었다. 그는 용기를 내어 일곱 살 많은 선배이자 흠모하는 위대한 시인 릴케에게 편지를 쓴다. 그리고 릴케에게 답장을 받는다. 그 두 사람은 1908년까지 서신을 교환하다가 점차 소원해졌다. <br/>​<br/>릴케가 시인 지망생 카푸스에게 보낸 편지들을 엮은 책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이하 『편지』)는 전설과도 같은 책이 되었다. 특히 문학계와 예술계에서 이 책은 필독 도서로 여겨졌다. J.D 샐린저는 이 책은 작가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성경 같은 책이라 말했고 피아니스트 임윤찬도 그 특유의 수줍지만 카리스마 있는 말투로 이 책이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팝가수 레이디 가가는 그녀의 콘서트에서 이 책에 나온 어느 구절 전체를 직접 낭독했다고 한다. 예술 작품을 생산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을 음미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편지』는 각별하게 다가온다.<br/>​<br/>​<br/>을유문화사에서 나온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그리고 젊은 시인이 보낸 편지』는 기존의 『편지』에서는 실리지 않았던 바로 그 '젊은 시인'인 카푸스가 릴케에게 보낸 편지도 함께 싣고 있다. 을유문화사의 책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위대한 시인 릴케와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그 젊은 시인이 주고받은 서신을 함께 읽으면서 우리는 비로소 『편지』의 내용을 더욱 온전히 흡수한다.<br/>​<br/>​<br/>​<br/>『편지』는 왜 이토록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을까<br/>​<br/>예술을 소명으로 하지 않는 나와 같은 평범한 독자에게도 이 책은 왜 이토록 영속되는 영향을 주는 것일까. 나는 문학 전공자가 아니고 아직은 문학 애호가라고도 말할 수 없다.(나는 그러나 문학을 동경하고 흠모한다) 또한 예술이나 창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다. 단 나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읽기 위해 산다고는 말할 수 있다. 나는 『편지』에 실린 예술과 창작에 대한 릴케의 조언은 삶과 읽기에 대한 조언으로 종종 바꾸어 읽기도 한다. 내게는 뜻이 통하기 때문이다.<br/>​<br/>“ 가능한 비평-미학 나부랭이는 읽지 마십시오. 그것들은 생명력 없이 돌처럼 굳어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편파적인 것들 혹은 교묘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아, 오늘날 그중 한쪽의 견해가 옳다 한들 내일이면 뒤집히기 일쑤입니다.”<br/>_릴케, 1903년 4월 23일<br/><br/><br/><br/>나는 위 문장을 온갖 버전으로 변용하여 읽는다. 나는 문학작품에 실린 해설이나 해제는 꼭 읽고 이름난 작가나 사상가 들이 쓴 예술작품에 대한 비평도 종종 찾아 읽는다. 그러나 나는 수전 손택이나 버지니아 울프의 조언을 명심한다. 문학작품을 내 맘대로 해석한다. 무지와 편견에 가득 찼지만 어쨌거나 나는 내 식으로 해석한다. 거기에 릴케의 조언을 함께 명심한다. 나는 소위 '지식인' 내지는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의 언어놀이에 너무 빠지지 말아야지... <br/>​<br/>“슬플 때면 스스로 고독한 채로 주의를 기울이십시오. 왜냐하면 미래는 언뜻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보이는 '마비된' 순간에 바깥에서 일어나는 시끄럽고 우발적인 사건들보다 훨씬 더 삶에 다가가 있습니다.”<br/>_릴케, 1904년 8월 12일<br/><br/><br/>나는 신자유주의에 염증을 느낀지 오래고 소비와 물질의 신은 내게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나는 관계에 미숙하고 비대한 자아를 가진 한없이 천박한 영혼을 가진 현대인이다. 나는 권태에 빠진 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현대인이지만 자본주의식 삶이 별로 살만한 것이 못된다고 생각한지 오래다. 그래서 무가치한 내 삶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종결하는 방법으로 자살사고를 가지고 있다. 그런 내게 릴케의 서한들은 이 세상에 좀 더 존재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조언이 내게도 한밤의 등대가 되어준다. 이 감동과 뭉클함, 그리고 먹먹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br/>​<br/>릴케의 서한이 오래도록 사랑받는 것은 그가 읽는 이의 마음을 두드리고 다정하고 따뜻하게 말을 걸어 오기 때문이다. 릴케의 조언은 보잘것없는 내 삶이라는 것도 내 나름의 방식으로 창조적 생산이 가능한 대상이라고 알려준다. 허무와 회의에 빠진 수십억 인간동물 중 한 개체인 나는 릴케의 『편지』를 읽다가 가슴에 꼬옥 안았다. 아.. 이것이 바로 『편지』의 전설과도 같은 감동이구나.<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34/83/cover150/8932476063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348315</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평생 함께할 역사지도책 -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까지, 600가지 지도로 살아나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93210</link><pubDate>Thu, 02 Apr 2026 22:3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932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7693&TPaperId=171932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3/97/coveroff/k85213769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52137693&TPaperId=171932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 인류의 기원부터 현대까지, 600가지 지도로 살아나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a><br/>크리스티앙 그라탈루 지음, 정미애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03월<br/></td></tr></table><br/>세계적인 역사지리학자 크리스티앙 그라탈루의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는 세계사의 흐름을 무려 600여 개에 이르는 지도와 인포그래픽을 통해 공간에서 펼쳐 보이는 역사지리학 책이다. 프랑스의 유명 역사학자인 파트리크 부셰롱은 이 책의 추천사 성격의 글 &lt;공간에 대한 이야기들&gt;에서 역사를 쓴다는 건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물과 시대 상황, 사건들의 인과 관계는 글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지만 시간이 공간에 남긴 흔적을 풀어내는 것은 훨씬 어려우며, 역사학자는 시간과 공간이 충돌하고 얽히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역사 지도'라 불리는 것으로 시도한다고 설명한다.<br/><br/>이 지도책은 기원전 3000년에서부터 2023년까지의 시간과 공간을 다룬다. 이 책의 초판본은 2019년에 출간되었는데, 당시 이 기획은 프랑스에서는 거의 40년간 시도된 적이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지도책이었다고 한다. 이 지도책은 책의 공동 출판사이자 역사 전문 월간지인 &lt;역사 L'Histoire &gt;에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정밀한 역사 지도가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13개 언어 40개국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한국에서도 출간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번역된 역사 지도책이라는 명성에 맞게 나와 같은 독학자를 비롯하여 학생, 선생님 모두가 평생 곁에 두고 활용할 책이다. 나는 이 '지도책'을 텍스트 중심의 다른 세계사 책들과 함께 활용한다. 각각의 책들은 서로를 보완해 주며 나만의 세계사 선생님이 되어준다.<br/><br/>그리고 지난 4년 동안, 이 잡지의 더욱 향상된 지도 제작 역량 덕분에 개정판에는 더 풍부하고 정밀한 인포그래픽을 담은 100장이 넘는 새로운 지도가 추가되었다. 그라탈루는 제2판 서문에서 이 책은 서구 중심의 관점에 머물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누이트의 이주 경로나 폴리네시아 문화의 확산과 같이 서구 중심의 역사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주제들을 담았다. 한편 저자는 이 책이 유럽 중심의 서사를 벗어난다고 해서 '역사를 지도 위에 담는 작업 자체를 멈출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책은 21세기의 관점으로 과거를 새롭게 해석하려 하지만 책의 구성에서 몇 장은 유럽에 할애되어 있다.<br/>​<br/>책은 총 13장으로 구성되었다. 책은 전 지구적 관점에서의 역사 서술, 각 지역의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 전체 구성에 대한 기초 틀 제시, 16세기 이후까지 존속했던 고립 사회에 대한 조명, 15세기를 기점으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가는 세계를 중심 축으로 구성되었다.<br/><br/>​<br/>전 지구적 관점의 역사 서술에 해당하는 장은 1장(단 하나의 인류/기원전 3000년), 3장(구대륙의 네트워크/신석기 시대~15세기), 7장(유럽의 세계 정복/16~18세기), 9장(유럽의 세계 식민지화), 12장(서구가 지배한 세계/1914~1989년), 13장(1989년 이후의 세계/1989~2023년)이다. 각 지역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에 대한 장은 4장(구대륙의 네트워크/신석기 시대~15세기), 5장(구대륙의 사회들/7~15세기), 8장(유럽/16~18세기), 10장(유럽 이외의 강대국들/18세기 후반~19세기), 11장(유럽의 역사/1789~1914년)이다.<br/>전체 구성을 아우르는 기초 들은 2장(독립적으로 발전하는 세계들)이고, 이 책의 구조적 중심축에 해당하는 장은 6장(15세기의 세계)이다.<br/><br/>이 방대한 역사지도책의 내용을 요약한다는 것은 시도조차 할 수 없으니 이 책의 구조적 중심이라는 6장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 6장&lt;15세기의 세계&gt;가 왜 이 책의 구조적 중심축이 되었을까? 15세기는 흔히들 말하는 '대항해 시대'였다. 15세기는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기 시작하는 전환점이다. 이 시기에 국제 정서는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했으며,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잇는 교역망이 다양해졌다. 특히 포르투갈이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항로를 개척하면서 교육의 범위가 전 세계로 확장되었다. 대서양의 여러 섬으로 진출도 활발해졌고, 사탕수수 플랜테이션 건설은 이러한 교역 확장의 경제적 기반이 되었다. 세계사 책에서는 종종 이런 가정을 한다. 만약 15세기 초 중국의 정화의 대함대가 원정(정화의 항해는 1405에 시작되어 1433년에 끝났다)을 계속했다면 역사의 흐름은 바뀌었을까? 중국은 해양 진출 정책을 중단했고 신항로 개척의 주도권은 유럽 국가들에게 넘어갔다. 그리고 역사책에서 마르고 닳도록 들은 이탈리아 중심의 르네상스 시대가 펼쳐진다. 이 책은 그러니까 이 지도책은 르네상스를 지도로 보여준다. 나는 그간 수없이 많은 책에서 르네상스를 오로지 텍스트로 읽었다. 물론 문자들 사이에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그림과 건축물에 대한 이미지도 보긴 했다. 이 책에서는 그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두 지도를 보았다. 여행하는 인문주의자였던 '에라스뮈스의 주요 여행 경로'를 그린 지도에서 존 콜렛, 토머스 모어, 자크 르페브르 데타플과 같은 인문주의자들의 이름을 함께 발견한다. 또한 '르네상스 시대의 유럽의 문화에 대한 지도'를 통해 프랑스, 독일, 플랑드르, 스페인 등과 유럽 각국의 르네상스 중심지가 어디였는지 어떤 나라에 영향을 미쳤는지 한눈에 확인한다.<br/>​<br/>이 책과 비슷한 인포그래픽 역사지도책으로는 2008년 구입해서 지금까지도 종종 펼쳐보는 『르몽드 세계사』가 있다. 현대 세계의 역사와 우리 시대의 지구적 이슈와 쟁점을 탁월한 역사 인포그래픽으로 펼쳐 보이는 이 책을 정말로 아꼈다. 현대사 중심이었던 『르몽드 세계사』와 달리 크리스티앙 그라탈루의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 는 호모사피엔스 시대부터 2023년까지를 다룬다. 알제리 내전(1990년대), 르완다와 부룬디(1959~1994년),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2022년) 등 인문교양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무수히 많은 글에서 만나게될 이 아픈 역사, 지금도 진행중인 이 아픈 역사를 지도로 만날 수 있다.<br/><br/>또한 한국 사람으로서 12장에 포함되어 있는 '일본의 만행(1931~1945년)' 지도, '한국 전쟁(1950~1953년)' 지도에도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br/>​<br/>이 압도적인 역사지도책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는 한 마디로 열공 욕구를 불태우는 책이다. 평생 저와 함께 해요!<br/>​<br/><br/>📚출판사 이벤트에 응모하여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843/97/cover150/k85213769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8439759</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가부장제가 조각내고 찢어온 여성의 신체/존재 그 자체에 대하여 - [조각나고 찢긴, - 여성 바디호러 앤솔러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66387</link><pubDate>Sun, 22 Mar 2026 20: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6638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6417&TPaperId=1716638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46/43/coveroff/k152136417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52136417&TPaperId=1716638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조각나고 찢긴, - 여성 바디호러 앤솔러지</a><br/>조이스 캐롤 오츠 외 지음, 신윤경 엮음 / 문학수첩 / 2026년 03월<br/></td></tr></table><br/>『조각나고 찢긴,』 은 조이스 캐럴 오츠, 마거릿 애트우드 등 당대 최고의 작가들이 쓴 바디호러 작품들을 엮은 앤솔로지이다. 강렬한 표지에서 알 수 있듯 조각나고 찢기는 대상은 여성의 신체이다. 여성이 신체를 찢어발기는 것은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이다. 가부장제는 여성의 순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수단들을 발명해왔는데, 대체로 폭력적인 방식이 그 효과성을 인정받았다.<br/>​<br/>조이스 캐럴 오츠는 책의 〈서문〉에서 이 책에 담긴 이야기기 들은 서로 너무나 다르지만, 그 안에는 하나의 맥박 같은 것이 고동치는데, 그것은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강요한 속박에 반항하며 맞서는 맥박이다. <br/>​<br/>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나 좀 고민했다. 픽션보다는 논픽션을 훨씬 더 많이 읽은 나는 언제나 소설을 읽고 난 후에 쓰는 독후감이 훨씬 어렵다. 고민을 하다가 내 서가에 있는 페미니즘/여성주의/가부장 코너 및 문학비평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로이스 타이슨의 『비평 이론의 모든 것』을 꺼냈다. 이 책의 4장 &lt;여성주의 비평&gt;에서 가부장제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br/>​​<br/>“가부장제는 여성의 자신감과 적극성을 훼손시키는 폭력을 끊임없이 자행하며, 자신감과 적극성을 부재야말로 여성이 선천적으로(그렇기 때문에 올바른)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순종적인 존재임을 증명한다고 강조한다.”<br/>_200쪽 4장(여성주의 비평), 로이스 타이슨 『비평 이론의 모든 것』 중 <br/>​<br/>『조각나고 찢긴, 』에 실린 작품 중 타이슨의 가부장제에 대한 설명을 길게 풀어쓴 작품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조이스 캐럴 오츠의  《평온의 의자(1853년, 뉴저지 트렌턴, 토마스 필 부인의 일기 중에서)》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중반 ‘히스테리’라는 진단으로 정신병원에 갇혔던 어느 유한계급의 기혼 여성이 쓴 일기를 바탕으로 썼다. 이 여성은 실존 인물인데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했고, 남편의 소유인 육체적 아름다움을 훼손했다는 등의 여러 이유로 정신병원에 갇혔다. 이 작품의 모든 문장은 로이스 타이슨이 말한 ‘가부장제’에 대한 설명을 보충한다.<br/>​<br/>이 작품은 아마도 이 책에 실린 글 중 가장 읽기 쉬운 글이 아닐까 한다.<br/>​1부 &lt;넌 괴물을 만들었어&gt;에서는 리사 림의 《거울과 춤을》(신체 변형 및 훼손 등), 2부 &lt;병리해부학&gt; 중 에이미 라브리의 《육안 해부학》(강간 및 시간, 남근 훼손 및 절단에 대한 암시 등), 3부 &lt;몸에서 벗어나 영원으로&gt; 증 《일곱 번째 신부 또는 여자의 호기심》(강간, 우발적 살인, 시체 수습 등) 등의 많은 작품에서 바디호러 장르가 선사하는 그 강렬함을 체험할 수 있다. <br/>​<br/>‘강렬함’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야겠다.<br/>『조각나고 찢긴, 』에 실린 작품들은 거의 대부분 강렬하다. 이 강렬함은 잔혹하고 역겹고 혐오스럽고 괴이스러우며 공포스럽다. 이 강렬함은 언제든 침범/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취약함, 신체 훼손과 변형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근원적 불안감 등을 상기시키기 때문이다. 견디기 쉽지 않은 강렬함이다.<br/>​<br/>한편 내가 픽션보다 훨씬 많이 접해온 논픽션에는 인간동물의 수천 년에 걸친 엽기적이고 잔혹한 일들을 아주 상세하게 기록한 것들이 많다. 현실은 더 픽션보다 더 끔찍했다.<br/>​<br/>어떤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마녀로 몰려 재산몰수/고문/화형으로 삶을 마감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사례, 난징대학살 때 자행되었던 집단강간/살해(아이리스 장 『난징의 강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 온갖 전쟁성범죄/강간을 기술하고 있는 이브 엔슬러의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등을 떠올리자 『조각나고 찢긴,』에서 받은 이 강렬함은 조금씩 순화되었다.<br/>​<br/>만약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이 너무나 충격적이고 혐오스럽고 공포스럽게만 느껴진다면, 이 모든 강렬함에 깔려 있는 깊디깊은 슬픔과 억압과 분노를 느끼지 못한다면, 아마도 당신이 현실이 더 잔혹하다는 것을 아직 몰랐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가부장제에서 비롯된 온갖 종류의 폭력으로 인해 여성을 비롯하여 어느 하나의 젠더 정체성으로 분류되지 않는 사람들, 충분히 가부장적이지 못한 일부 남성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방대한 시간과 분량의 고통의 역사를 써왔는지 몰라서 일 수도 있겠다.<br/>​<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646/43/cover150/k152136417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6464327</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지젝의 진보담론 해부와 해체 이야기 - [진보에 반대한다 - 희생된 진보의 새들은 연합할 수 있고, 우리는 소외를 거부할 수 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50659</link><pubDate>Sat, 14 Mar 2026 23:1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50659</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5336&TPaperId=1715065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0/92/coveroff/k10213533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02135336&TPaperId=17150659"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진보에 반대한다 - 희생된 진보의 새들은 연합할 수 있고, 우리는 소외를 거부할 수 있다</a><br/>슬라보예 지젝 지음, 강우성 옮김 / 우중몽 / 2026년 02월<br/></td></tr></table><br/>『진보에 반대한다』는 슬로베니아 출신 철학자이자 지식계의 슈퍼스타 슬라보예 지젝이 쓴 철학 에세이다. 이 책은 제목에 명시된 것처럼 진보 담론을 비판하고 있다.<br/>​<br/>지젝은 지식계에 등장함과 동시에 세계의 다양한 정치경제적 이슈에 대해 철학적/정신분석학적 분석을 제시했다. 헤겔과 라캉을 토대로 마르크스의 이론과 대중문화를 함께 가져와 사유를 펼친다. <br/>​<br/>이번 책에도 대중문화를 활용해 쓴 글들이 여러 편 있다. 「진보와 그 변이들」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프레스티지〉, 「내전」에서 알렉스 갈렌드 감독의 영화 〈시빌 워 : 분열의 시대〉,  「권위」에서는 미드 〈더 와이어〉, 「세계의 종말」에서는 한국의 웹소설을 다룬다. 그가 분석한 한국 웹소설의 탈정치화에 대한 이야기는 인상 깊다. 나는 그의 분석에 동의한다. <br/>​<br/> ❝ 남한의 ‘웹소설’에서 목격하는 것은 탈정치화된 커뮤니티다. 겉보기에 더 ‘개방적’이고 민첩하지만, 모종의 아주 근본적인 정ㅇ치적 측면이 형식에서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그 형식, 그 형식의 분명 한국적 구현물은 남한 젊은이들의 삶을 특정 짓는 선택지의 안정성 및 의미 없는 다양성과 동종의 부류로 보인다. ❞  <br/>​<br/>​<br/>순수지식인인 그는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순수지식인들의 난해한 사유의 핵심을 나와 같은 생계형 대중들이 알아듣도록 아주 열정적으로 설명해왔다. 그가 분석한 우리 시대의 문제들에 대하여 들으며 나는 우리 시대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해 본다. 또 그런 시대에 적당히 살고 있는 나 자신의 문제와 위선을 살펴본다. <br/>​<br/>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 사이토 고헤이 등을 시작으로 20세기 주요한 철학자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br/>​<br/> ❝ 안토니오 그람시의 저서 『옥중수고』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 떠오른다. “위기는 낡은 것이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이 태어날 수 없다는 바로 그 사실에 있다. 이 간격에서 아주 다양한 병적인 증상들이 나타난다. 포퓰리스트 우파부터 철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우리가 싸우고 있는 싸움터는 대부분 자유주의적 중도 진영이 겪는 그러한 병적인 증상이다.  ❞ <br/>​<br/>​<br/>내게 “다 잘 될 거야.” “너는 소중해.” “오늘도 힘들었지. 수고했어” 따위의 자기위로서적을 아무리 읽어도 1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것을 깊이 깨닫고 이런 책들에 환멸을 느끼던 20대 중반 무렵 로쟈 이현우 선생님의 알라딘 서재를 알게 되면서부터 읽기의 방향을 정비했다. 그때 로쟈 이현우 선생님의 서재에서 그가 너무나 좋아하는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다. <br/>​<br/>나는 평소 내 계급과 지위를 의식하며 대체로 주제와 분수에 맞게 행동하지만, 책읽기에 있어서는 다르다. 내 지적인 수준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독서를 해왔고 로쟈 선생님이 읽는 책들을 따라 읽으려 노력해왰다. 그의 서재에 등장하는 동서고금 온갖 지식인/사상가/철학자 중 왜 지젝에게 그토록 애정을 표할까. <br/>​<br/>『진보에 반대한다』를 읽고 나서 이 독후감을 쓰기 위해 로쟈 이현우 선생님의 두 책 『로쟈의 인문학 서재』와 『책을 읽을 자유』에서 지젝에 대해 쓴 부분을 다시 읽었다.<br/>​<br/>우리는 왜 지젝을 읽어야 할까.<br/><br/> ❝ 그는 가장 난해한 두 사상가, 헤겔과 라캉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헤겔을 어떻게 라캉으로 읽을 수 있으며, 반대로 라캉을 어떻게 헤겔로 읽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독해가 우리 시대의 이념적 지형과 대중문화를 이해하고 돌파하는 데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 <br/> ___ 『로쟈의 인문학 서재』 284쪽, &lt;내가 지젝을 읽는 이유&gt; 중<br/>​<br/>슬로베니아 라캉주의 헤겔주의자 슬라보예 지젝과 같은 순수지식인의 이야기에 나와 같은 생계형 대중이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우리 시대 문제를 예리하게 해부해서 적당한 해결을 원하는 대중들에게 그런 것은 없다고 환상을 깨어주기 때문이다.<br/>​<br/>지젝이 비판하는 진보는 자유주의적 진보를 말한다. 우리의 진짜 먹고사니즘 문제가 왜 이렇게 고달픈지 교묘히 피해 가는 그 자유주의적 진보말이다. 우리 시대에 계급은 여전히 존재하고 우리는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계급투쟁이라는 말은 사라졌다. 우리는 자신의 처지를 쉽게 비관하지만 능력주의 이데올로기의 포로이기 때문에 자신의 처지 비관을 사회 구조적 비판 담론으로 확장시키지 못한다.<br/>​<br/> ❝ 단순하게 말하자면,  하층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사회가 두 개의 적대적 진영으로 나뉘는 반면, 상층에 속한 사람들에게는 사회가 분열되었다기보다 양쪽의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교란된 하나의 잘 조직된 전체이다. 우익은 자동적으로 자신이 온건 중도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br/> ❝ 계급 권력은 우주공간처럼 빈틈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결함과 균열로 가득하다. ❞  __ 〈절대적 불변자〉 중 <br/>​<br/>​<br/>우리는 최저임금을 못 받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가 외국인 노동자의 착취에 기반한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다. 내 아파트 매매가가 왜 오르지 않는가에만 관심 있다. 왜 우리 아파트 앞에는 지하철이 지나가지 않는가에 관심을 가진다. <br/>​<br/> ❝ 대다수의 사람은 속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신경 쓰지 않는 쪽이다. 그들의 주된 관심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삶이 방해받지 않고 계속되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제로 결정해야 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다. ❞<br/>  <br/>지젝은 현대 진보, 자본주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끊임없이 비판해왔다. 그는 우리의 현실을 냉철히 분석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만적인 의식도 함께 해부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왜 절망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공감한다. <br/>​<br/>자연과 남반구 사람들의 착취하여 짜낸 온갖 물질적 편의를 누리고 있기에 지금의 물질적 삶에 딱히 불만은 없다. 그러나 신형 아이폰으로 바꾸어도 그 어떤 기쁨도 느끼지 못하는 나는 이미 자본주의에 신물이 났다. 건강 이야기, 경제적 자유 이야기, 행복 담론만 가득한 이 시대 사람들의 대화가 피곤스럽다. <br/>​<br/>대안을 감히 상상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임금의 노예로 오늘 하루 더 사는 것이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그냥 그만 살아도 되겠다. 탄소 배출을 조금이라도 줄이기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라는 급진적이고 생태적인 생각에 이르게 된 나는 앞으로도 지젝을 계속 읽을 것이다.<br/>​<br/>#우주서평단 #우중몽 #슬라보예지젝 #진보에반대한다<br/><br/> @woojoos_story 진행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40/92/cover150/k10213533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409283</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순수지식인 울프가 생계형 인간 내게 들려주는 예술의 세계 -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 새로 읽는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와 두 편의 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43978</link><pubDate>Wed, 11 Mar 2026 16: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4397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5258&TPaperId=1714397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1/8/coveroff/s11213525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72135258&TPaperId=1714397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 새로 읽는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와 두 편의 시</a><br/>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루카 옮김 / 아티초크 / 2026년 03월<br/></td></tr></table><br/>『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는 버지니아 울프가 쓴 에세이 여덟 편과 2025년에 최초로 공개된 두 편의 시를 묶은 책이다. 책에 실린 미술 에세이 두 편은 국내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글이라 한다. 이 책은 독자에게 울프의 '비평적 목소리'를 들려주는 귀한 선물이다.<br/><br/>울프의 명성은 여전히 드높고, 그녀의 글은 지금도 널리 읽힌다. 울프는 모더니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페미니즘의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울프는 평론가로서도 명성을 얻었다. <br/><br/>울프는 1904년부터 &lt;가디언&gt;에 무기명 서평과 에세이를 기고하며 글쓰기를 시작했다. 이 책의 옮긴이 이루카는 비평가로서 울프가 쓴 글들은 '단순한 논평이나 해설이 아니라 언어의 실험이자 사유의 공연이고 저항의 행위'였다고 말한다. <br/><br/>울프의 비평은 영문학의 정전뿐만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을 대상으로 탐구하여 글을 썼고, 울프의 에세이는 이 장르의 모범으로 평가되며 소설과 맞먹는 명성을 얻었다. <br/><br/>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는 대목에서 '윌리엄 해즐릿'이 떠올랐다. 지금 이 책을 펴낸 아티초크 출판사는 영어권 최고의 에세이스트 윌리엄 해즐릿의 에세이집 세 권을 출간했는데, 바로 그중 첫 번째 책 『혐오의 즐거움』의 서문을 울프가 썼다.  이 탁월한 서문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br/>이 책에 실린 여덟 번째 글  《월터 시커트에 관한 대화》에 최고의 비평가로 해즐릿을 언급한 대목이 나온다+_+<br/><br/>나와 같은 평범한 독자들뿐만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 역시 울프의 글을 사랑했다. <br/>미국의 노벨문학상 수상가 토니 모리슨은 울프에 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았고, 수전 손택은 울프를 글쓰기의 모델로 삼았다. 이 책의 뒤표지에는 어슐라 르 귄, 리베카 솔닛 등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이 울프에게 바치는 글이 적혀 있다. 이 리뷰에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작가 리베카 솔닛이 울프에게 바치는 헌사를 가져왔다.<br/><br/>“ 울프는 혁명가였다.<br/>하지만 그녀가 바꾼 것은 세상보다 우리 내면의 풍경이었다.<br/>시대의 한계 속에서 살면서도 시대 넘어를 꿈꾼 작가.<br/>박제된 예술을 거부하라.<br/>당신을 다시 모험하게 할 울프의 역비평. ”<br/>__리베카 솔닛<br/><br/>책에는 앞서 말했듯 총 여섯 편의 에세이와 두 편의 시가 담겼다. 이 책에 실린 제일 첫 번째 에세이 《제인 오스틴, 모두가 두려워하는 부지깽이》는 제인 오스틴의 작품 세계를 비평적으로 탐구한다. <br/><br/>"모두가 두려워하는 부지깽이 같은 존재"라는 표현은 꼿꼿하고 엄격하며 말수가 적은 제인 오스틴의 면모를 놓고 붙인 표현이었다. 울프는 오스틴에 무자비할 정도로 날카로웠고, 문학사 전체를 통틀어 풍자의 시선을 가장 꾸준히 유지한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br/><br/>제인 오스틴이라는 천재는 울프만큼이나 우리 독자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이다. 2025년은 제인 오스틴 탄생 250주년이었는데, 국내에서도 제인 오스틴과 관련된 여러 책들이 출간되었다. 나 또한 운 좋게 김선형 번역가님이 새로 옮기신 『이성과 감성』을 읽었고, 제인 오스틴의 소설 여섯 편을 다시 읽으며 본인의 삶을 되돌아보는 책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를 읽었다. <br/><br/>제인 오스틴은 문학적 천재성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오스틴은 겨우 열다섯 살의 나이에  『사랑과 우정』이라는 작품을 썼다. 울프는 이 글에서 열다섯 살의 제인 오스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br/><br/><br/>“ 제인은 그 어린 나이에도 이미 '작가'였다. 그녀의 문장에는 리듬이 있고 형태가 있으며, 절제된 힘이 있다. (...)<br/><br/>열다섯 살에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 대한 환상이 거의 없었고 자신에 대한 환상은 더욱 없었다. (...)<br/><br/>그녀의 시선은 늘 본질은 향하고, 우리는 인간 본성의 지도 위에서 그 지점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우리가 그것을 알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br/><br/>제인 오스틴과 버지니아 울프를 모두 흠모하고 존경하는 독자인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고개를 끄덕였던가. <br/><br/>"그래 이거야. 바로 그래 그랬어." <br/><br/><br/>나는 울프의 글을 통해 오스틴의 작품에 보다 깊게 다가갈 수 있었다. 오스틴의 문장 속에서 머물렀던 시기 동안 나의 무의식에 차곡차곡 쌓였었던 단상들과 감상들은 언어로 표현되지 못했다. 울프의 표현을 빌리면 '침묵의 영역'에만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울프의 비평적 언어 덕분에 나의 감상들은 비로소 의식의 영역으로 끄집어내졌다. 문장의 세계에 살고 있는 이러한 예술가들/작가들/비평가들은 정말이지 나에게 경이로운 존재들이다.<br/><br/>이번 책에 실린 모든 글이 좋았다.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부분이 좋았다. 이 책의 옮긴이의 말부터 시작하여 각 글에 달린 각주, 책의 부록에 실린 울프의 연보까지 좋았다.<br/><br/>무척 어려운 질문이겠지만 이번 책에서 특히 좋았던 글을 꼽아보라고 하면 세 번째 글 《추락하는 자에게는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와  네 번째 글 《내가 교양속물을 싫어하는 이유》를 선택할 것이다. <br/><br/>몇 년 전부터 나의 좁은 읽기의 세계에 추가된 주제로는 인류문명이 시작될 때부터 존재한 인간사회의 불평등, 계급과 지위,  유한계급의 허영/위선과 없는 자들의 모방/따라하기, 문학의 역사, 문학의 탐구 대상의 변천(신에서 인간으로, 집단에서 개인으로 등), 문학의 사회학적 기능, 작가란 어떤 사람인지, 예술이란 무엇인지, 감정의 상품화, 양차 세계대전이 가져온 온갖 영역에서의 변화  등이 있다. 그리고 최근에 모더니즘 문학에 관한 관심도 추가되었다. 두서없이 언급한 주제들이 바로 이 책의 두 번째 글과 세 번째 글에서 모조리 탐구된다.<br/><br/>나는 소설을 읽으면 반드시 옮긴이 해제/문학비평가의 해설을 읽고자 한다. 대부분의 작품에는 해제/해설이 실려있지만 없는 책들도 있다. 나는 생계형 인간이라 나의 감상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순수지식인이 풀어놓은 언어를 내 것과 상호 비교해 본다.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놓친 것을 비평가의 정제된 언어로 읽는 것은 큰 기쁨이다. 울프는 탁월한 지성을 이용하여 소설가가 구축한 세계를 면밀하게 들여다본 뒤 나와 같은 생계형 인간에게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br/><br/>생계형 인간인 나는 순수지식인 버지니아 울프 덕분에 원래도 읽고 싶었던 셰익스피어를 더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책의 모든 것이 좋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역자가 달아놓은 모든 주석까지. 마지막에 부록으로 실린 버지니아 울프 연표는 역사 및 문화적 배경을 정리해 놓았다. 이 귀한 자료는 문장의 세계를 동경하고 있으며 최근 테리 이글턴 덕분에 모더니즘 문학에 다시금 기웃거려 보기로 마음먹은 내게 귀중한 도움을 준다.<br/><br/><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81/8/cover150/s11213525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810854</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편지 속에서 인간 마르크스를 만나다 - [마르크스 편지 모음 : 200년 만에 도착한 편지 - 최초의 마르크스 종합 서간집]</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01067</link><pubDate>Thu, 19 Feb 2026 16:2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0106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5360&TPaperId=1710106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60/97/coveroff/k3821353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135360&TPaperId=1710106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마르크스 편지 모음 : 200년 만에 도착한 편지 - 최초의 마르크스 종합 서간집</a><br/>카를 마르크스 지음, 이회진 편역 / 21세기문화원 / 2026년 01월<br/></td></tr></table><br/>『200년 만에 도착한 편지』는 이론가이자 혁명가였던 카를 마르크스가 가족, 친구, 지인 등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서간집이다. 동아대 맑스엥겔스연구소 특별연구원 이회진이 엮은 이 책은 국내 최최의 마르크스 편지 선집이다.<br/>​<br/>​<br/>카를 마르크스<br/>카를 마르크스라는 이름은 여전히 크고 무겁다.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그의 이름은 끝없이 소환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lt;들어가며&gt;와 &lt;나오며&gt;는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쓴 글인데, 이 두 글을 통해 마르크스라는 사람이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어떠한 업적을 남겼는지 대강 파악할 수 있다.<br/>​<br/>​<br/>먼저 &lt;들어가며&gt;에 실린 아주 짧은 마르크스의 전기는 이회진 편역자에 따르면 마르크스 생전이나 사후에 작성된 그 어떤 전기보다도 마르크스의 생애와 업적을 압축적이고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lt;나오며&gt;는 엥겔스의 기고문 「카를 마르크스 장례식」에서 발췌한 글인데, 마르크스가 남긴 유산을 기리고 있다.<br/>​<br/>마르크스는 사회주의와 노동운동 전체에 과학적 기초를 제시했다. 엥겔스는 &lt;들어가며&gt;에서 마르크스가 학문의 역사에 남긴 수많은 중요한 발견 가운데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요약한다. 첫 번째는 그가 세계사 이해 전체를 완벽히 전복했다는 점이다. 마르크스 이전까지 모든 역사적 변화의 최종 근거는 인간의 변화하는 이념이 아니었다. 정치적 변화가 역사 전체를 지배한다는 생각에 기초를 두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인간에게 있어 이념은 어디에서 나오고, 정치적 변화를 추동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추적해서 밝혀냈다. <br/>​<br/>두 번째로는 마르크스가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최종적으로 해명한 것이다. 그는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 내부를 면도칼처럼 예리하게 밝혀냈다. 자본가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점을 증명했다. 자본주의적 착취 형태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비슷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봉건 영주, 자본가 등 언제나 소수가 다수를 착취하는 웅대한 기관이었다는 것을 밝혀냈다.<br/><br/>인간 마르크스<br/>인문쪽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카를 마르크스의 이름을 수백수천 번 들었을 것이다. 그의 이름은 너무나 압도적이다. 마르크스와 관련된 수많은 교양서가 존재한다. <br/>​<br/>그간 마르크스에 관한 글을 꽤 많이 접했다. 대부분의 글들은 이론가, 사상가, 혁명가로서의 '마르크스' 내지는 '맑스'였다. 인간 마르크스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이 책은 인간 마르크스를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청년 마르크스, 아들 마르크스, 남편 마르크스, 아버지 마르크스, 친구 마르크스, 작가 마르크스, 사상가 마르크스 등을 만날 수 있다. <br/>​<br/>​<br/>​<br/>​<br/>청년 마르크스<br/>​<br/>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청년 마르크스가 쓴 편지를 실었다. 책의 제일 첫 번째 편지는 1837년 11월 10일 베를린에 있는 청년 마르크스가 트리어에 있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이다. 이 편지는 마르크스가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법학이 아니라 철학을 공부하겠다는 의사를 담고 있다. &lt;법학에서 철학으로&gt;라는 제목을 가진 이 편지는 청년 마르크스가 가진 철학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본인이 법학을 전공하길 원했던 아버지를 설득하기 위해 동원한 법철학적 지식을 매우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마르크스가 1818년 생이니 이때가 만 19세 한국 나이로는 20세 정도인데, 글의 깊이는 역시 '마르크스'구나 하고 감탄을 불러일으킨다.<br/>​<br/>“ 삶에는 마치 이정표처럼 지나간 시간을 마주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향도 분명히 가리키는 순간이 있습니다. (...)<br/>​<br/>세계사 자체는 이런 식의 회고를 즐기면서 가끔은 퇴보와 정체라는 가상을 눌러쓴 자신을 보곤 하죠. 그런데도 세계사는 자신을 안락의자에 던져 놓고, 자신을 개념적으로 파악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정신적 행위를 지적으로 꿰뚫어 보려는 일만 할 뿐이에요.<br/>​<br/>그러나 이런 순간에 개인은 서정적으로 됩니다. ”<br/>__1837년 11월 10일, 카를 M. 이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중<br/><br/><br/><br/>추방자, 망명자, 무국적자 마르크스<br/>​<br/>책의 제2부는 추방된 자로서 마르크스의 삶이다. &lt;끝없는 가난&gt;이라는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마르크스는 파리에서 브뤼셀로 추방되면서 망명자, 무국적자 신세로 끝없는 가난 속에서 불확실한 삶을 보냈다. 어린 자식 세 명이 죽었고 그의 아내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경제적 궁핍으로 인한 치욕의 순간들도 편지 속에서 읽을 수 있다.<br/>​<br/>“ 짧게 한 문장만 쓸게. 오늘 1시 15분에 작은 애가 죽었어. ”<br/>_ 1852년 4월 14일 런던의 마르크스가 맨체스터의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br/><br/>“ 사랑하는 아이가 죽으니 집은 으레 황량하고 적막해. 그 애가 우리 집에 활기를 불어넣은 영혼이었는데, 아이의 빈자리가 우리 곁의 모든 곳에서 느껴져.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이미 온갖 종류의 불운을 겪어 봤지만, 이제야 진짜 불행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 완전히 망가진 기분이야. (...)<br/>이런 참혹한 고통 속에서도 언제나 나를 붙잡아 둔 것은, 너와의 우정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함께 이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이야.<br/>​<br/>덧붙임 : 아내가 방금 너에게 몇 줄 쓴 것도 동봉할게. ”<br/>_ 1855년 4월 12일 런던의 마르크스가 맨체스터의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br/><br/>마르크스의 벗, 엥겔스<br/>​<br/>책의 제3부는 평생토록 우정을 나누었던 친구 엥겔스와 결별하게 될 뻔한 순간과 화해 과정을 담고 있다. 엥겔스에게도 마르크스는 너무나 귀중하고 소중한 벗이었다. 편지를 읽다 보면 엥겔스가 얼마나 도량이 넓은 친구였을까 상상하게 된다. 엥겔스는 추방자에 무국적자에 빈털터리인 친구가 겪는 온갖 종류의 불운을 위로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했다. <br/>​<br/>우정이란 호혜적 관계에서 싹튼다. 일방적인 관계는 대게는 지속될 수 없다고들 한다. 1863년 1월 7일 엥겔스는 그의 동반자 메리 번즈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를 마르크스에게 썼는데, 마르크스는 그 편지에 대한 답장에 위로보다는 자신의 궁핍한 삶을 다시금 설명하면서 돈을 빌려 달라는 내용을 썼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은 결별할 뻔했다가 화해했다.<br/>​<br/>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인간 엥겔스도 만나게 된다. 물론 책은 마르크스가 보낸 편지만 싣고 있지만, 편지의 주석에는 엥겔스가 쓴 답장 일부가 실려 있다. 편지와 주석을 통해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나눈 우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어슴푸레 짐작을 해본다.<br/>​<br/>“ 네게 답장을 쓰기 전에 시간을 얼마쯤 두는 게 좋다고 생각했어. 한편으로 네 상황이, 다른 한편으로 내 상황이, 이 상황을 "냉철하게" 이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더라.<br/>네게 그 편지를 쓴 것은 내가 보아도 그릇된 일이었다. 그 편지를 보내자마자 후회했어. 하지만 이 일은 결코 냉혹한 마음에서 나온 것은 아니야. 네 편지가 도착했을 때 난 나의 가장 친한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처럼 충격을 받았으니까. (...) 그런데 그날 저녁 네게 편지를 쓸 때는 매우 절망적인 상황인지라 그런 일이 벌어져 버렸다. (...) ”<br/>_1863년 1월 24일 마르크스가 엥겔스에게 보낸 편지<br/>​<br/>​<br/>​<br/>제4부는 인류의 업적이자 유산으로 칭송받는 『자본』의 출판 전후 과정을 담고 있다. 현재 『데이비드 하비의 맑스 「자본」 강의』를 병행하여 읽고 있다. 그래서인지 『자본』의 탈고 과정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마지막 제5부는 노년의 마르크스가 떠난 요양 여행을 보여준다. <br/>​<br/><br/>*** <br/>언제부턴가 서간집을 좋아하게 되었다. 두 소설가가 주고받은 서간집, 주요 역사적 순간을 담고 있는 서간집, 신경외과 의사가 동료 학자와 주고받은 서간집 등 여러 분야의 서간집을 읽어왔다. 이번 책 『200년 만에 도착한 편지』는 인간 마르크스를 펼쳐 보인다. 압도적 두께와 난해함을 자랑하는 『자본』 원전 읽기는 아직 시도조차 못했기에 그간 내게 '카를 마르크스'라는 이름은 범접 불가한 커다란 존재 그 자체였다. <br/>​<br/>그런 내게 이 책은 내게 인간 마르크스를 소개해 주면서 그와의 거리를 좁혀준다. 덤으로 친구 엥겔스도 소개해 준다. 나는 난해한 책을 읽을 때 비록 내용은 소화하지 못할지언정 작가와의 거리를 크게 느끼는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마르크스라는 이름은 유독 너무나 컸다. 아마 내 숨이 붙어있는 한 계속해서 마르크스를 읽어갈 텐데 그래서인지 이 책은 무척 소중한 읽기의 시간이었다.<br/>​<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60/97/cover150/k3821353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609779</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테리 이글턴의 모더니즘 문학 입문서 - [모더니즘 : 위기의 문학 - 모더니즘 입문서]</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01047</link><pubDate>Thu, 19 Feb 2026 16:1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101047</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5360&TPaperId=17101047"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61/1/coveroff/k65213536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652135360&TPaperId=17101047"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모더니즘 : 위기의 문학 - 모더니즘 입문서</a><br/>테리 이글턴 지음, 도원우 옮김 / 21세기문화원 / 2026년 01월<br/></td></tr></table><br/>『모더니즘』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마르크스주의 문학 평론가이자 문화비평가 테리 이글턴이 들려주는 모더니즘 문학 입문서이다.<br/>​<br/>이 책은 2025년 예일 대학교 출판사에서 발행한 『모더니즘 : 위기의 문학』을 번역한 것으로, 원서에는 저자 서문이 없지만 21세기문화원에서 출판한 한국어 번역본에는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이 실려 있다.<br/>​<br/>“ 나처럼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에 서서 철모를 쓴 군인들이 블랙홀만큼 깊은 심연을 가로질러 서로를 응시하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국가의 지속적인 회복력을 의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더니즘은 우리에게 그 너머,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인간 연대의 형태를 바로 보도록 유혹한다. 하여 한국에 비무장지대가 있을지라도 이상, 임화, 박태원 같은 위대한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을 배출했으리라. ” _ &lt;한국어판 서문&gt; 중<br/><br/>모더니즘이란<br/>​<br/>모더니즘은 르네상스 이후 예술의 가장 활발한 전성기 중 하나를 대표하는 문화 혁신이다. 모더니즘은 프로테스탄티즘과 과학적 합리주의의 시대, 도시화, 산업 자본주의, 사유 재산의 주권적 권리의 부상, 근대 식민주의 및 제국주의가 도래하던 때에 시작되었다. <br/>​<br/>모더니즘의 시대 구분은 학자마다 다르다. 일부 학자들은 1910~1930년으로 보고, 다른 이들은 1980~1930년이나 1890~1940년으로 보기도 한다. 비평가 게오르크 루카치가 선호하는 견해에 따르면, 모더니즘의 첫 움직임은 1848년 유럽 혁명 이후 시기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br/>​<br/>이글턴은 모더니즘은 일반적으로 거대한 규모의 역사적 위기에 비롯된다고 설명한다. 제국주의 열강 간의 대립, 심각한 경제 불황, 혁명, 파시즘의 대두, 새로운 기술이 가져오는 흥분과 두려움 등. <br/>​<br/>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상상해 보았다. 우리 시대도 격변한다고들 하지만 모더니즘이 대두하던 시기만큼 과연 혼란스러울까? 지금도 우크라이나에는 드론 폭탄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찢겨 죽어가고 있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과 같이 말 그대로 세계가 전쟁에 빠져 있지는 않다. <br/>​<br/>구시대는 무너졌고 전통은 극복되어야 한다. 합리적 이성은 기대만큼 믿을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고, 기술발전과 함께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는 설렘과 흥분보다는 불확실성과 절망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시기에 바로 모더니즘이 등장했다.<br/><br/>“ 사회 전반에는 불안과 종말론적 정서가 퍼져 있었으며, 오래된 확실성의 붕괴, 자아의 불안정화, 전통적 도덕의 침식이 일어나고 있었다. (…)<br/>​<br/>자유주의적 중도층이 무너지면서, 사회주의 세력은 점점 우파 정치로 내몰리고 있던 지배계급과 대결하게 된다. 전통적 유대의 해체가 일어나고 있으며, 역사마저 멈춘 듯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평화•진보•해방이라는 계몽주의적 이상은 이프르Ypress와 솜Somme에서 산산이 부서지고, 개인의 삶은 점점 고립과 소외로 점철되고 있다. ” (18-19쪽)<br/><br/>모더니즘 문학<br/>​<br/>모더니즘은 다양한 예술 형식을 아우른다. 문학 비평가로서 이글턴은 모더니즘 문학의 주요 작가들과 작품들을 소개한다. <br/>​<br/>모더니즘 작품은 어떠한 일관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독자들은 작가들이 대체로 답이 명확하지 않거나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올 수 있을 때 질문을 던진다는 걸 알고 있다.)<br/>​<br/>이글턴에 따르면 모더니즘은 통일된 형성체도 순수하게 서로 다른 발전 양상의 집합도 아니다. 그러나 반복해서 나타는 몇몇 특징들은 있다. 이글턴은 ‘충격, 불협화, 몽타주, 환상, 엄격함, 파편화, 다양성, 비인격성’ 등을 든다. <br/>​<br/>버지니아 울프는 ‘간헐적인 것, 모호한 것, 파편적인 것, 실패한 것을 용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왜곡, 자기 성찰, 아이러니, 불확정성, 예술 작품의 자율성, 자아의 고립 또는 해체, 비선형적 서사, 다양한 관점’ 등도 들 수 있다. 레이먼드 윌리엄스(이글턴의 스승님)은 모더니즘을 ‘불안정, 무국적, 고독, 빈곤한 독립에 대한 단일한 서사’로 보았다. <br/>​<br/>이글턴은 누가 모더니스트 작가로 분류되고 어떤 것이 모더니스트 글쓰기로 간주되는지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br/>​<br/>독자들은 1부 〈모더니즘 시대〉를 읽어가며 모더니즘 문학이라는 것에 대해 그림을 조금씩 그려갈 수 있게 된다. 만약 조지프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등을 읽었거나 읽으려 시도한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그간의 읽기에 대한 총체적 해제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는 큰 도움을 받았다.<br/>​<br/>2부 〈말과 사물〉 와 3부 〈예술의 죽음〉을 읽으면서 내가 왜 소설을 읽는지 끊임없이 상기했다. 모더니즘 문학을 읽기 위해서는 문학적 체력이 필요하다. 2부와 3부를 읽으면서 나는 나의 20대와 30대와 그 이후의 읽기에 대해 떠올려보았다. 20대 시절에 모더니즘 문학은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지금은 이런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흩어지는 언어들 속에서 불확실성, 전통과의 이별, 균열, 불안, 상실, 단절 등을 예전보다 더욱 민감하게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모더니즘적인 감성이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내 삶이 그렇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br/>​<br/><br/>베케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로 ‘Perhaps 아마도’라고 말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는 어쩌면 아마도의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닐까. AI가 가져올 미래에 대해 온갖 예측이 난무한다. 테크 거물들은 장밋빛 미래를 내놓지만 우리 대중들은 그들과 다소 다른 반응을 내놓는 것 같다. 우리의 역사 언제부턴가 기술은 늘 급변하고 시대는 따라기 벅차게 되었다. 역사는 너무 빨리 변하고, 어제와 오늘은 연결되지 않는다. 미래는 불확실하다. <br/>​<br/>​<br/>​<br/>지금도 모더니즘이 유효한 이유<br/>​<br/>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모더니즘이 유효한 이유는 '기후 위기, 세계화, 디지털 파편화 시대를 이해하는 거울'(253, 도원우)이기 때문이다. 테리 이글턴은 모더니즘을 끝나버린 과거의 문화 사조로 한정 짓지 않는다. <br/>​<br/>앞서 말했듯 모더니즘은 과거와의 불협화음, 위기, 균열 속에서 태어났다. 현대도 모더니즘이 잉태되었던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과거가 아무리 풍부하다고 해서 현재가 풍요롭지 않다. 미래는 극소수에게만 유리한 것처럼 느껴진다. <br/>​<br/>책의 초반부에서 이글턴은 페리 앤더슨이 말한 모더니즘의 조건을 언급한다. 앤더슨의 주장을 요약하면 모더니즘은 “여전히 활용 가능한 고전적 과거, 불확실한 기술적 현재,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미래”를 손에 쥐어야 한다고 한다. 앤더슨의 말은 2026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적당히 잘 들어맞지 않는가? 나는 그렇게 들린다. 오늘날의 위기를 해석할 때 모더니즘은 여전히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이다. 내 삶을 해석할 때 나를 둘러썬 관계들을 해석할 때 나를 구성하는 이 시대를 해석할 때 모더니즘은 여전히 좋은 해석의 토대가 되어준다.<br/><br/>“ 결국 모더니즘은 기존의 지배적 합리성이 재앙적으로 실패한 시대에 대안적 합리성을 모색하는 시도이다. (...)<br/>​<br/>변형된 이성과 배척된 이성 사이의 경계는 모더니스트들이 끊임없이 넘나든 영역이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는 영역이다. 이런 의미에서 모더니즘 자체는 이미 한 세기 전의 것이지만, 그것이 다루었던 문제들은 여전히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하게 제기된다. ” 233-234쪽<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61/1/cover150/k65213536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610146</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20세기 국제정치학과 실증주의 역사학의 핵심이 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명화 수록 원전 완역본)]</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076188</link><pubDate>Fri, 06 Feb 2026 23:08: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076188</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034446&TPaperId=17076188"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2/9/coveroff/k962034446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62034446&TPaperId=17076188"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명화 수록 원전 완역본)</a><br/>투퀴디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01월<br/></td></tr></table><br/>서양 고전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역사서로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꼽는다. 페르시스 전쟁을 다룬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신화와 전설, 여행담과 풍문까지 폭넓게 담고 있는 것과 달리, 투키디데스는 오로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역사 기술을 추구했다. <br/>​<br/>​🌿투키디데스, <br/>역사학자이자 전쟁의 목격자<br/>서양 역사학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기억되는 고대 아테나이 출신의 투키디데스는 추방당한 장군이었다. 즉 그는 전쟁의 참전자이자 목격자였다. 기원전 460년경, 아테나이에서 약 6킬로미터 떨어진 해안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유력 가문 출신에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청년기에는 소피스트들과 교류하며 수사학, 철학, 역사를 배웠고 기원전 431년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하자 전쟁 초기부터 이를 기록하기로 결심했다. 기원전 424년에는 트라케 해안 지역의 방어 임무를 맡아 장군으로 임명되어 타소스섬에 파견되었는데, 일련의 사건에 대한 책임으로 20년간 아테나이에서 추방당했다. 추방 기간 동안 아테나이 적국인 펠로폰네소스 동맹국들을 자유롭게 여행하며 정보를 수집하면서, 전쟁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하고 연구했다. 기원전 423년-403년 동안 헬라스 전역을 다니며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집필했고 추방이 해제된 뒤에도 집필을 계속 이어갔다. 기원전 400년경에 사망하여 그의 저작은 기원전 411년까지의 사건만을 다룬 채 미완성으로 남았다. <br/>​<br/>그는 역사학자이자 전쟁의 참전자로서 역사를 움직이는 동력을 오로지 인간의 행위에서 찾으면서, 역사의 무게중심을 신의 섭리에서 인간의 선택으로 옮겨놓았다. <br/>​<br/>​<br/>🌿펠로폰네소스 전쟁<br/>20세기의 냉전사와 21세기의 패권전쟁을 떠올리게 한다<br/>​<br/>펠로폰네소스 전쟁은 고대 헬라스 세계에서 기원전 431년부터 404년까지 이어진 전쟁으로 민주정을 대표하는 아테나이(아테네)와 과두정을 대표하는 라케다이몬(스파르테) 간의 충돌이었다. 아테나이(아테네)는 페르시스 전체에 제국주의 정책을 펼치며 동맹국과 헬라스 도시국가들을 억압하며 팽창했다. 아테나이의 팽창을 견제하고자 라케다이몬(스파르타)은 전쟁에 나섰고, 당시 헬라스 세계는 이 두 강대국을 중심으로 양분되었다. 두 국가는 자신의 정치 체제를 동맹국에게 강요했는데, 민주정을 채택하지 않으면 아테나이의 동맹국이 될 수 없었고, 과두정을 따르지 않으면 라케다이몬의 지지를 받을 수 없었다. <br/>​<br/>펠로폰네소스 전쟁은 21세기 패권 전쟁과 비슷한 면이 많고, 두 강대국이 자신의 정치 체제를 동맹국에게 강요했다는 점에서는 20세기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그 영향을 미치는 냉전사도 떠올리게 만든다. 투키디데스가 말했듯 인간의 본성상 과거에 일어난 일들이 미래에도 되풀이된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사회-국가 간 갈등을 들여다보면 인간과 사회의 본성을 통찰할 수 있다.<br/>​<br/>[제3권 제국의 균열]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한 상황이 바뀔 때마다 비슷한 사태가 펼쳐진다. 인용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가 힘들 정도이다.<br/><br/>🌿『펠로폰네소스 전쟁사』 구성<br/>『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총 8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권은 전쟁의 배경과 발발 과정, 제2권은 실전 개시, 제3권은 동맹국들의 이탈과 내전, 제4권은 펠로폰네소스반도 서쪽 최남단 필로스에서 벌어진 전투, 제5권은 니키아스 평화조약과 라케다이몬의 동맹국들 간의 동맹 와해, 제6권과 제7권은 시켈리아 원정, 마지막 제8권은 시켈리아 원정 패전 이후를 다룬다. 이 전쟁은 기원전 404년에 끝났지만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기원전 411년, 라케다이몬과 페르시스 관계가 틀어지는 장면에서 갑자기 끝난다. <br/>​<br/>🌿연설문<br/>앞서 말했듯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달리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한 역사 기술을 추구했다. 투키디데스 본인이 조사하고 연구한 내용에 근거하여 쓴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예외적으로 포함시킨 것이 연설문이다. 그는 연설문이 단순한 상상이나 수사적 장식이 아니라, 발언 당시의 정세와 이해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합리적으로 재구성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br/>​<br/>이 연설문들을 읽는 재미가 상당하다. 각기 다른 상황과 입장에서 이루어진 명연설들은 고대 헬라스에서 발달한 대중연설의 정수를 보여준다. 연설문들은 전쟁이라는 극한의 현실 속에서 인간 사회는 어떤 논리와 명분으로 자신들을 정당화했는지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br/><br/>고대 헬라스 세계를 쇠퇴하게 만든 27년의 전쟁사를 읽으면서 변치 않는 인간사를 엿본다. 세상이 혼란에 빠지면 가장 영악한 사람들이 득세한다. 명분 같은 것은 그때 그때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혼란을 틈타 각자의 욕망을 추구하고, 떼로 뭉쳐 조직적으로 탐욕을 충족시킨다. <br/>​<br/>✅박문재 번역가의 매끄러운 번역과 657개의 주석, 해설. 지도 등은 이 책을 온전하게 읽는데 큰 도움을 준다. 당시 도시국가의 수는 학자에 따라 700개에서 2,000개 이상으로 추정되며, 상당수가 이 책에 등장한다. 생소한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명이 계속하여 등장하기 때문에 페이지가 쉽게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이 책 뒤에 실린 지도 세 장을 복사하여 곁에 두고 본문과 함께 읽었다. 처음에는 다소 진도가 더뎠지만, 익숙해지니 페이지가 잘 넘어갔고 읽고 나서도 남는 것이 많았다.<br/>​<br/>『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20세기 국제정치학과 실증주의 역사학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2,500년 전의 역사가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빅히스토리의 관점으로 우리 인간동물의 길고 긴 역사를 고려했을 때 2,500년 전에 쓰인 책은 아주 최신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100년도 채 못 살고 죽는 인간동물은 빅히스토리 관점으로 본인의 삶과 공동체의 역사를 돌이켜보는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지만 2,500년 전 고대 헬라스에 살았던 사람들도 호모 사피엔스 종이고 2026년을 살고 있는 우리도 호모 사피엔스 종이다. 인간의 본성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투키디데스의 통찰은 너무나 당연히 지금도 유효하다.<br/>​<br/>​#현대지성클래식 #고전책 #펠로폰네소스전쟁사<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332/9/cover150/k962034446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3320953</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법과 정의, 용기에 관한 기록 - [법은 그렇게 바뀌었다]</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050310</link><pubDate>Tue, 27 Jan 2026 18:5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05031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034733&TPaperId=1705031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64/69/coveroff/k112034733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112034733&TPaperId=1705031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법은 그렇게 바뀌었다</a><br/>류쭝쿤 지음, 강초아 옮김 / 들녘 / 2025년 12월<br/></td></tr></table><br/>『법은 그렇게 바뀌었다』는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 태어나고 자라 베이징대학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고 난 뒤, 미국으로 이주하여 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년 넘게 변호사로 일한 류쭝쿤이 쓴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례를 통해 미국의 인권 논쟁의 역사를 보여준다. 150여 년에 걸친 판례에서 노예제, 인종차별, 젠더, 총기, 국가폭력 등과 관련된 미국 사회의 주요 논쟁과 그 속에서 법은 과연 무엇을 했는지 법의 민낯을 보여준다. 미국 사회를 흔들어놓았던 사건들을 읽어가며 우리는 법이란 것은 결국 우리가 함께 써나가야 할 일기장임을 보여준다. 분통 터지는 사건들은 인간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 가득한지 보여준다. 동시에 결코 바뀌지 않을 것 같은 사회의 뿌리 깊은 차별과 혐오도 법원의 판결이라는 상징적인 공법 행위를 통해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힘겨운 싸움을 벌인 사람들 덕에 우리는 지금처럼 예전에 비해 극적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br/>​<br/>❝ 인간의 행위는 다양하며 명확히 정의 내리기 어려운 사실이 존재한다. 입법자 역시 모든 상황을 다 예측해 법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말해 인간 행위의 복잡성과 예측 불가능한 면 때문에 공정함의 원칙이 필요하다. ❞<br/><br/>빈약한 역사책들은 미끈한 진보의 서사로 우리 세상을 기술한다. 그러나 사려 깊은 역사책들은 인간사란 진보와 후퇴를 반복했다는 것,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다는 것, 진보란 누군가의 피와 땀으로 쓴 역사라는 걸을 알려준다. 『법은 그렇게 바뀌었다』 역시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흑인은 시민이 아니다"라고 여겼던 노예제 시대에서부터 낙태 금지법 위헌 판결(로 대 웨이드), 미등록 이주민 아동의 공교육 권리 인정 판결(파일러 대 도)에 이르기까지 미국 현대사의 흐름에 영향을 준 사건들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입법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살핀다.<br/>​<br/>​<br/>​<br/>이 책의 수많은 곳에 인덱스를 붙이고 또 붙였다. 독후감을 쓰기 위해 페이지를 넘기다가 "보통 사람들의 말속에 드러나는 인간의 선량한 본성이야말로 그 사회의 궁극적인 희망이다." 옆에 붙은 인덱스를 발견했다. 이 문장이 내 눈길을 오래 붙든 이유는 우리 사회에는 독한 말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독하고 자극적이고 분노를 유발하는 말들/뉴스들은 대체로 돈이 된다. 그래서인지 선량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갈수록 찾기가 어려워진다. 절망적인 이야기는 현실을 통찰하는 눈을 뜨게 해줄진 몰라도 우리의 지금이 살만한 삶이라고 느끼게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 인간 동물은 희망을 좋아하는 동물로, 고통이 가득할 때보다는 절망에 빠졌을 때 생의 의지를 놓는다. 이 책은 법과 정의, 용기를 살펴본 뒤 신중한 희망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br/><br/>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허점이 가득한지는 우리는 삶으로 배웠다. 가진 것이 적은 사람들은 법이 가진 구멍으로 인해 그나마 가진 것도 잃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들은 법의 구멍을 이용해 대체로 가진 것을 더 불렸다.<br/>​<br/>유년 시절 가족과 함께 보았던 할리우드 법정물 영화는 정의가 가득했다. 억울한 누명을 쓴 피고인 자유와 권리를 찾아주는 멋진 백인 남성 변호사들은 정말로 멋있고 똑똑했다. 대학시절에는 미드 법정물을 좋아했다. 미드 법정물은 유년 시절 좋아했던 법정물과 조금은 달랐다. 정의는 보다 복잡해졌고, 진실은 종종 값비싼 수임료를 자랑하는 변호사의 혀끝에서 만들어졌다. 법이란 대체로 많이 가진 자들이 그들보다 강력한 권력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탄생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배웠다. 국가라는 사회제도 역시 그 연장이라는 것을 배웠다. 역사책에 가득한 없는 자들의 고통을 읽으면서 나는 조금씩 현실을 배웠다. 이 책은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정의와 희망에 대한 신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br/>​<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64/69/cover150/k112034733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646997</link></image></item><item><author>필로소픽</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새로운 동물 윤리를 생각한다 - [동물은 생각한다 -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033571</link><pubDate>Tue, 20 Jan 2026 17:4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82601113/1703357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0X&TPaperId=1703357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22/67/coveroff/893292550x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92550X&TPaperId=1703357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동물은 생각한다 - 인간은 동물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a><br/>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2월<br/></td></tr></table><br/>현대 독일 철학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1964~)는 그간 철학적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대중서를 출간해왔다. 철학 분야 책을 좋아하는 국내 독자들 중에는 〈철하는 철학사〉 시리즈로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꽤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철학하는 철학사〉 시리즈 총 3권 모두를 차례차례 구입하여 읽었다. <br/><br/>이번 신간에서 그의 관심이 동물로 향했다. 책 『동물은 생각한다』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새롭게 평가한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에 매혹되어 동물원장이 되겠다고 결심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곧 동물에 대한 일방적인 사랑 속에 양심의 가책이 싹텄다. 그는 1990년대부터 동물 윤리에 관한 에세이를 쓰거나, 동물원에 대한 특별 기고문을 실었다. 철학자 프레히트에게 인간이 비인간 동물과 맺고 있는 관계, 우리가 다른 동물들에게 얼마나 공정하지 못한지는 그의 삶의 화두라고 한다. <br/><br/><br/>약 1만여 년 전부터 인간 동물은 비인간 동물을 '가축화'했다. 즉 계획적으로 사육하여 오직 우리의 이익을 위해 살아 있는 식량 자원의 형태로 키웠다는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무자비한 착취와 사디즘뿐 아니라 왜곡된 사랑과 본성 파괴, 의도치 않은 학대'가 뒤섞여 있다. 이 책이 던지는 주요 질문은 다음과 같다.<br/><br/>Q. 인간과 동물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 것이 적절할까?<br/>Q. 동물을 도덕적으로 존중하기 위한 기준은 대체 무엇일까?<br/>Q. 지능이 높은 동물의 생명권이 지능이 낮은 동물의 생명권보다 더 크고 귀할까?<br/>(이 질문에서 '지능이 높다'는 것은 인간 중심적인 편협한 사고에서 나온 성급한 판단이다. 동물의 '지능'이란 무엇인지 합의된 기준조차 없다.)<br/><br/>이 책은 위 질문들을 새롭게 제기하여 하나하나 고찰한다. 먼저 1부에서 인간 동물이 대체 무엇 때문에 특별한 동물인지 살펴본다. 2부에서는 인간과 동물 관계의 문화사를 살펴보고 3부에서는 저자 고유의 윤리적 입장을 개진한다. 4부에서는 동물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일상의 혼돈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를 살펴본 뒤, 우리의 인식을 총결산하여 앞선 논의에서 결론을 이끌어 낸다.<br/><br/><br/><br/>근대 과학의 진보 이후 우리는 동물에 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단순히 동물의 행태에 대한 앎뿐만 아니라 신경 생물학 및 행동 생태학을 통해 동물의 정신과 의식에 대한 앎도 쌓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앎을 축적했다고 해서, 우리가 동물을 대하는 방식까지 나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철학자 피어 싱어가 동물 윤리에 대한 책을 펴냈고, 전 세계 여러 젊은이들이 비건을 실천하고 동물 해방을 부르짖으며 거리에서 시위를 하고 있지만, 이것들을 인류 초창기 시설 가축 사육자들의 애니미즘과 비교하여 더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 <br/><br/>저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는 인류 역사상 동물과 가장 혼란스러운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동물을 물건처럼 생산 수단화하고, 생존 기계나 고기 공급원으로 사육한다. 그런데 국가에 따라서는 법에서 동물을 물건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기도 한다. 우리는 판다 푸바오를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면 반려동물 전용 장례 서비스를 통해 애도의 의례 행위를 한다. 동시에 우리는 중국으로 간 푸바오가 행여나 한국에서만큼 대접을 못 받을까 봐 걱정하면서 상상초월의 환경에서 사육되고 살해된 돼지의 살을 맛있게 구워 먹는다. 반려동물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가는 길에 마주친 비둘기 무리를 극혐한다. 즉 보통 사람들의 동물 윤리는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고 모순적이다. 한편 동물 윤리학자는 다를까? 저자는 이 책에서 동물 윤리학자들이 이념적 기저에 깔려 있는 잘못된 도덕관을 살펴본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던 대부분의 앎을 허물어야 한다. 우리는 동물이 어떤 존재인지 결코 정의 내릴 수 없으며, 인간 동물이 가진 특징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 <br/><br/>이 책을 읽으면 다른 동물을 착취하는 본인 존재를 견딜 수 없게 된다. 이 불편감은 새로운 앎을 실천하고 그간 누리던 것을 버리지 않는다면 결코 해소될 수 없다. 우리는 영양 문제와 동물 사육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다른 생명들에게 폭력을 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지만, 폭력의 규모와 구체적인 방식은 바뀔 수 있다. 인간 동물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끔찍할 수 있는지는 상상초월이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 동물의 윤리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인간의 역사를 다음과 같이 통찰한다.<br/><br/>“ 인류의 역사는 인간들이 공동체적 질서 체계를 처음 떠올리고 실현하고 다시 뒤집고 개혁하는 과정들을 모아 놓은 박물관이다. 우리에게 당연해 보이는 창조와 도덕의 현 질서도 우리 시대와 문화 내에서만 이해횔 수 있다. 질서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이한 문화와 영역에서 그때그때 자기만의 규칙에 따라 만들어진다.”<br/><br/>저자는 '오늘날 새로운 이념과 이상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과거처럼 선구적인 지식인이 아니라 시대정신의 풍향계로 검증된 폭넓은 공감'(534쪽)이라고 말한다. 그가 동물 윤리에 대한 책을 펴내고 우리의 기존 앎이 죄다 틀렸음을 알려주는 것은 바로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우리 인간 동물은 인류의 다른 산적한 문제들처럼 동물 문제에 있어서도 크게 들렸음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 알게 된 정확한 한 가지 진실은 우리가 거의 대부분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지의 윤리학을 토대로 무지의 실용주의를 실천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적 진보나 성장이 아니라, 인간 동물을 비롯하여 비인간 동물에게까지 도덕적 척도를 향상해야하는 시급한 과제가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br/><br/><br/>* 출판사 제공 도서를 읽고 쓴 리뷰입니다]]></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222/67/cover150/893292550x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2226762</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