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인 것은 대개 부정확하나 사람들을 꾀는 데는 효과적이다. 고갱은 말했다. "생각은 감각의 노예다." 사람들은 감정이 가자는 대로 가면서도 꼭 합리적이었다고 변명한다.
재판정에 나가보면 피해자의 반신불수보다 피고인의 치질이 더 중병 취급을 받는다. 그것을 지켜보는 피해자들은 심장이 구겨지듯 괴롭다. 그러니 제발 범죄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 피해자도헌법상 기본권이 보장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실제로는 2등 국민이다.
지구의 왕인 개미를 잡아먹는 개미귀신이라는 벌레가 있다. 개미귀신은 모래 속에 굴을 파고 개미가 빠지기를 기다린다. 재수 없는 개미가 함정에 빠지면 개미귀신은 끊임없이 모래를 뿌려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후 잡아먹는다. 목사님이 들어갔던 사무실은 바로 그런 개미지옥 같은 곳이었다. 사기꾼에게 걸리면 어떤 사람도 벗어나지 못한다.
수사가 끝나면 늘 쓸쓸하다. 수사 과정에서 직면해야 하는 인간의 비열함과 추함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구속된 한 통공장 사장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기름밥으로 먹고살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청을 한 것인데 그게 그리 죽일 죄냐고, 결국 부자들인 보험회사를 위해서 하는 청탁수사 아니냐면서 검찰은 왜 늘 있는 사람들 편만 드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 비해 부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