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블루 창비교육 성장소설 1
이희영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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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 카테고리에 있지만, 직장인이 된 지금도 성장은 계속되고 있으며 그때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이 연속된다는 것을 새삼 다시 느꼈다.

소설의 각 챕커마다 조금은 낯선 색의 제목이 붙는데, 이어지는 글들과도 자연스러워서 그 색이 저절로 떠오르고, 작가님의 문체도 자연스럽게 술술 읽힌다. 책이 두껍지 않아서 기분전환겸 읽기 좋지만, 그 안의 고민들은 마냥 가볍지 않아서 함께 고민하게 되고 위로받는 순간이 있었다.

사실 성장소설인줄은 모르고, 아래 문장이 읽자마자 마음에 와닿아서 읽게 되었다.

“도전이라 해서 꼭 전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끔은 제 자리에 멈춰 서는 것 역시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이다. 똑같은 하늘이라 해도, 밤과 새벽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듯, 세상 모든 도전에는 반드시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를 내는 것부터가 도전이다.”
챌린지 블루, 285p

소설 속 주인공 바림이 나이인 고3이라고 해봐야 학교를 다닌 이래로 짦은 시간인데 그 속에서 내가 잘한다고 인정받던 일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어려운 일이고, 다른 것을 찾아보기에 늦은 나이도 절대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눈앞의 대학밖에 보지 못해 조급했던 것 같다.
나도 같은 경험이 있는지라 공감도 많이 되었고, 또 현재 선택한 직업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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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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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혼으로 몸을 빠져나온 두 주인공이 육체로 돌아가거나, 혹은 체념하거나 하는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다.

전부터 가끔 저승사자가 나를 데리러 와서 아무런 고통 없이 이 삶을 지금 끝낼 수 있게 해준다면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 출근-야근을 반복하면서 잠잘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딱 이 소설의 인물 소개 속 ‘은류’의 상태가 지금의 나인 것 같았다. 영혼이 몸을 빠져나왔는데 몸이 내 영혼을 거부하고, 영혼인 나는 다시 내 몸에 들어가 살고 싶은 의욕이 없는 상태.

어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내 몸과 영혼이 분리되었다는 설정, 그리고 흔한 저승사자가 아니라 선령이라는 다소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이 신선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받은 대본집이라는 형태가 위아래 페이지 구성이라 읽기 편한 방법은 아니었는데도 금방 후루룩 읽었을만큼 흡입력도 좋았다. 문장이 술술 읽히고 장면장면이 구체화가 잘 되었다.
유년~청소년 시기에 누구나 경험했을법한 내가 나에게 준, 남이 내게 준 작고 큰 상처를 주 소재로 삼은 점도 폭넓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0대가 주인공이다보니 이미 10년쯤 지난 나이인 지금에서는 몰입이 덜 되었다. 분명 나도 힘들게 지나온 시기인데도 눈앞의 고민이 더 큰 탓인지 조금 멀게 느껴졌다. 지금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 읽으면 정말 크게 공감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을 ‘나, 나’로 중간에 쉼표를 넣어 영혼과 몸이 분리되었던 상태를 보다 잘 표현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마음이 지쳤던 나날들에 잔잔히 힐링이 되는 소설을 읽어서 기분 전환이 되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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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
카르마 브라운 지음, 김현수 옮김 / 창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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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짧게 한줄평을 먼저 하자면, 퇴근한 편집자도 또 글자를 읽게 만드는 책 흡입력 있는 책이었다.
소개를 보자마자 왓챠에서 한창 재밌게 봤던 <와이 우먼 킬>이 떠올랐다. 서로 다른 시대에 사는 두 여성(아내)이 시대상과 사회로부터 “완벽한 아내”로서의 모습을 강요받다가 탈피하는 이야기라는 점이 유사하여 소개만 보고도 어느 정도의 스토리 흐름이 예상은 갔지만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각 챕터 도입마다 옛날 책에서 권장 및 강요하는 아내로서의 모습들을 담은 문장들이 나오는데, 지금 시대에서 읽으면 어쩌면 저런 말을 책으로 냈을까 싶다가도 요즘도 완전히 바뀌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용 자체도 흥미로웠고 소개되는 레시피도 재료와 요리법을 읽어보면서 상상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하루에 200페이지 이상을 읽을 수 있을만큼 술술 읽혀서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원문이 좋았겠지만 번역을 참 쉽고 깔끔하게 잘된 느낌이고 옛날 책속 문장 - 레세피 - 소설 내용 구성의 편집이 정말 깔끔하게 잘 나누어지고 예쁜 디자인을 사용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남는 교훈이 있다면 혼자서 자립 가능하도록 개인의 능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남(편)에게 100%의지하면 결국 끌려가는 삶이라는 것. 원할 때 제도 안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면 혼자서 당당히 잘 살 수 있을만한 능력과 단단한 마음가짐이 꼭 필요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완벽한아내를위한레시피 #미디어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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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타오르다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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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타오르다 #우사미린 #최애타오르다가제본서평단 #미디어창비

언니는 내 덕질에 가끔 참견한다. 왜 좋아하는 거냐며 신기해한다.

바보같은 질문이다. 이유가 있을 리 없다. 존재 자체를 좋아하면 얼굴, 춤, 노래, 말투, 성격, 몸놀림, 최애와 연관된 모든 것이 좋아진다. ‘중이 미우면 승복도 밉다’라는 말의 반대다. 중을 좋아하면 중이 입은 승복의 터진 실밥까지 사랑스럽다. 그런 거다.

- 최애, 타오르다 34p-


처음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게시글과 설명을 봤을 때는 어떤 책일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제목에 ‘최애’가 들어가는데 이게 정말 내가 아는 그 ‘최애’를 의미하는 걸까도 의아했고 ‘타오른다’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졌다. 일어의 번역임을 감안하면 우리 표현으로는 ‘최애 덕질을 하느라 하루를 불태웠다’쯤의 의미가 될까 싶다.

최애의 폭행 사건은 특히 근 2~3년간 수많은 아이돌들이 사회면과 뉴스에 등장하는 것을 봤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다. 덕질을 하면서 정말 그 최애의 인간적인 면모, 일상의 모습, 그 사람의 인터뷰나 평소 언행을 통한 생각과 가치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까 싶다. 그렇게 좋아하고 응원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범죄자가 되거나 기만자가 되었을 때의 배신감이란 처음에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런 일들을 여러 번 겪으면서 느낀점은 최애도 어떤 이상적인 존재라기 보다는 직업인의 일종이고 팬과의 업무도 결국은 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심리적 거리를 두고 나니 누군가의 팬이라는 게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그들이 노력해서 만든 결과물인 노래/앨범/무대는 그 자체로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소비될 때 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 그들도 누군가의 추억과 취향이 되고 기억으로 오래 남는 직업인으로서 적어도 팬을 창피하게 만드는 물의는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책의 화자는 열열한 팬이지만 반대로 연예인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했다. 팀 해체 기자회견장에서 당당히 이제 일반인이니 알은채 하지 말아달라고 말하는 장면이 팬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을 만큼 그만두고 싶었던 건지, 그동안 나는 허상의 행복을 응원했는지 묻고 싶은 허탈한 마음이 들것 같다. 실제 은퇴를 결심하는 연예인의 마음은 어떤지 궁금하다. 그리고 떠난 최애는 분유값 벌러 다시 방송에 눈물과 함께 복귀하지 않기를 바란다…

다 읽고 처음 든 생각은 가볍게 읽기 좋은 내용이라는 것이었는데, 서평을 쓰면서 계속 곱씹어보니 생각보다 공감이 많이 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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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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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표지가 진짜 너무 예쁘다. 읽으면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복숭아나무 컷이 표지에 크게 담겼는데 시원시원하면서도 복숭아가 정말 예쁘게 잘 표현되어서 밋밋하지 않게 눈을 사로잡았다.

더불어 책등 부분이 금박으로 되어 있어서 반짝반짝 예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난다. 선물하기도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용에 대한 서평으로 들어가보자면, 술술 읽히는 쉬운 책은 아니라고 느꼈다.

아무래도 오래 전 쓰인 작품이기 때문에 문체도 문장도 익숙한 느낌은 아니라서 같은 글도 두세번 곱씹어 읽어야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주 손이 가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애써 모든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 대신에 내 주변에 있는 나무들을 떠올려보고, 나무처럼 자라나는 소년 시절의 헤세를 그려보면서 내 어린 시절도 함께 돌아봤다.

​ ‘복숭아나무’라는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는데,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 이제껏 새 나무를 심을 생각만 했다면 가장 오랜 친구였던 복숭아나무의 빈자리는 그냥 남겨둬야겠다는 마음이 짐작이 갔다.

가장 소중한 무언가를 잃을 때는 다른 것으로는 대체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남겨두고 추억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고, 대상은 나무지만 살면서 마주하게 될 가까운 사람들과의 이별에서도 비슷한 마음이겠거니 싶어서 나무도 사람도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뒤이어 나오는 시는 ‘온통 꽃이 피어’라는 작품인데, 매일 백가지나 피어나는 생각들을 그대로 제 갈길을 가게 하라는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하루를 바쁘게 지내다보면 어떤 생각들은 시간낭비라고 생각될 때가 있는데, 그런 생각들을 애써 지우지말고 그대로 생각을 피어나게 두는 것이 나의 세상을 넓히면서도 삶의 낙이 될 거라는 게 조금은 위로도 되었다.

그동안 흥미진진하게 사건이 전개되는 소설책을 주로 읽었던지라 술술 넘어가는 책은 아니었지만, 날씨가 좋았던 이번 주말에 차분하게 책장을 넘기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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