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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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혼으로 몸을 빠져나온 두 주인공이 육체로 돌아가거나, 혹은 체념하거나 하는 이야기라는 것에 흥미가 생겨 읽게 되었다.

전부터 가끔 저승사자가 나를 데리러 와서 아무런 고통 없이 이 삶을 지금 끝낼 수 있게 해준다면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요즘 출근-야근을 반복하면서 잠잘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딱 이 소설의 인물 소개 속 ‘은류’의 상태가 지금의 나인 것 같았다. 영혼이 몸을 빠져나왔는데 몸이 내 영혼을 거부하고, 영혼인 나는 다시 내 몸에 들어가 살고 싶은 의욕이 없는 상태.

어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내 몸과 영혼이 분리되었다는 설정, 그리고 흔한 저승사자가 아니라 선령이라는 다소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이 신선했다.
서평단에 선정되어 받은 대본집이라는 형태가 위아래 페이지 구성이라 읽기 편한 방법은 아니었는데도 금방 후루룩 읽었을만큼 흡입력도 좋았다. 문장이 술술 읽히고 장면장면이 구체화가 잘 되었다.
유년~청소년 시기에 누구나 경험했을법한 내가 나에게 준, 남이 내게 준 작고 큰 상처를 주 소재로 삼은 점도 폭넓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10대가 주인공이다보니 이미 10년쯤 지난 나이인 지금에서는 몰입이 덜 되었다. 분명 나도 힘들게 지나온 시기인데도 눈앞의 고민이 더 큰 탓인지 조금 멀게 느껴졌다. 지금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 읽으면 정말 크게 공감되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을 ‘나, 나’로 중간에 쉼표를 넣어 영혼과 몸이 분리되었던 상태를 보다 잘 표현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마음이 지쳤던 나날들에 잔잔히 힐링이 되는 소설을 읽어서 기분 전환이 되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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