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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거나 다르거나
마르코스 파리나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1년 2월
평점 :
같거나 다르거나, 달리, 마르코스 파리나 글·그림, 박소연 옮김
사람들은 서로 같아서 불편하거나 편하기도 하고,
때론 서로 달라서 불편하거나 편하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은 개인마다 다양성을 지니고 있어 그 다양성을 인정해 주기도 해야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또 서로 같기 때문에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주기도 하는 것 같다.
이 그림책이 우리의 “같고 또 다름”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아이들과 함께 그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같거나 다르거나 모두 매일 놀아요”
노는 모습은 모두 제각각 다르지만,
노는 걸 좋아하는 건 같고,
그 속에서 알게 되는 것이 있고 즐거움을 느끼지요.
“같거나 다르거나 모두 가끔 심심하고 따분해요.”
노는 걸 좋아하는 우리이지만,
또한 심심함과 따분함도 느끼지요.
“같거나 다르거나 모두 소변을 보아요.”
소변을 보는 자세나 편안함을 느끼는 상황은 다르지만,
화장실에서 나온 후의 개운함은 모두 같지요.
“같거나 다르거나 모두 잠을 자요.”
잠을 자는 모습은 다르지만,
잠을 통해 다음 날의 에너지를 충전하지요.
“같거나 다르거나” 안에는
다양한 모습의 ‘우리’가 등장한다.
다양한 피부색, 머리카락 색, 헤어스타일, 옷차림, 체구 등의 사람들,
개, 고양이, 새 등의 동물들까지.
단순하게 보면 우리는 모두 같은 (혹은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 명 한 명의 모습은 모두 다르게 나타난다.
각자의 모습은 다르지만 결국은 같은 (혹은 비슷한) 경험을 하고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내가 힘들거나 슬플 때 ‘나만’ 이런 경험을 하는 것을 아님을,
때론 이해하기 어려운 다른 이의 행동이 어쩌면 ‘모두’ 느끼는 감정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음을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은 다양한 “같거나 다르거나”한
아이들과 동물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
“얘가 가장 심심한 것 같아요.”
“얘는 통에 소변을 넣는 놀이를 해요.”
“목줄만 들고 있는 것을 보니 강아지를 잃어버렸나 봐요.”
“얘는 자동차가 부서져서 화가 났어요.”
“얘네 둘이 싸웠나 봐요.”
“이 아이는 힘이 센 가봐요.”
“나도 높은데 올라가는 거 무서운데.”
“얘는 팬티만 입고, 얘는 벌거벗고 자요.ㅋㅋㅋ”
책장이 넘어갈 때마다 책 속 그림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쏟아낸다.
단체 생활을 시작하며,
혹은 학교생활을 시작하며,
또 더 넓은 사회를 경험하게 되며,
아이들은 ‘서로’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모두 ‘같기도’, 또 ‘다르기도’ 함을.
그러함에도 우리 모두는 크게는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생각이 아이들에게 큰 위안이, 때로는 지혜가 되어줄 것 같다.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읽기 좋은 책이다.
‘너만’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님을,
‘너만’ 화나는 것이 아님을,
‘너만’ 슬픈 것은 아님을,
‘너만’ 행복한 순간이 있는 것은 아님을,
‘너만’ 무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님을,
......
‘너만’ 이러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 모두가 함께 다양한 모습으로 ‘같거나 다르게’
살아가고 있음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픈 분들께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