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남자 사이
모린과 페기. 한때 같은 남자를 두고 한명은 정부, 한명은 아내였던 두 사람이 만나 브랜디를 나누며 신세한탄, 애인과 남편 뒷담화를 한다. 서로 다른 처지, 상반된 처지로 보여지지만 실상 둘 다 자신의 재능을 버리고 남자에게 헌신하다 버려지는 실상 페기의 경우 먼저 버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연인이나 배우자가 없으면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야하는 건 똑같다. 그런 두 여인이 함께 옷가게를 하며 독립하자는 취중대화가 희망적이기도 하면서 씁쓸하다.
헤어진 연인의 집에 살면서 스스로 자책하며 창녀같다고 생각하는 모린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스스로 자신을 그런 상황에 반복해 내모는 바보짓을 더 이상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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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대영국
옥스퍼드 학부생인 찰리는 아버지가 광부인 집의 장남이다. 계급의 차, 문화의 차이로 힘들어하는 그에게 학교에선 의사가 추천되었고 의사는 고향집으로 가 가족을 만나볼 것을 권한다. 막상 시골집에 와도 그는 이방인이다. 런던 도시물 먹은 시골 사람들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그를 보는 시선.. 실은 이것도 찰리가 느끼는 시선이긴 하지만 그 때문에 불편하고 싫다. 다른 계급의 여자친구들과의 관계도 마친가지다. 그와중에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역 근처 주점의 마이크, 기차에서 만난 중년부인. 사실 그들의 태도는 별 것 아닐 수도 있는 모습이었다.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괜찮다. 힘든 일도 받아들여야한다 정도의 말을 한 것 뿐인데. 가까운 가족과 연인과 학교의 동료나 교수는 그 역할을 못하는 것인지 못하는 사람이라 찰리 스스로 지레짐작 선을 그은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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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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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관통하는 단어로 “용기”를 말하고 싶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우리의 현실처럼 갖가지 불행을 가지고 살아간다. 생계의 어려움이나 가족간의 불화, 미래에 대한 불안처럼 크든 작든 우리네 일상이고 그게 인생이구나 싶다. 그 속에 용기있는 자의 말 한마디 따뜻한 호의들이 온기를 불어넣어 선한 영향력이 되고 세상을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맨 처음 염여사가 독고씨에게 행한 호의가 가장 큰 용기였다고 생각한다. 역에서 쌈박질하고 술 마시는 노숙인이었던 독고씨에게 나라면 염여사와 같은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그 용기 덕에 독고씨가 변화하며 여러 사람들의 문제들을 풀어주는 해결사가 되고 잃어버린 자신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의 오지랖 넓은 소통 또한 용기에서 비롯되었고 노숙인 독고씨를 믿고 함께해 온 사람들에게도 그런 멋진 일들을 해 낼 수 있었던 그 시작엔 용기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새삼 우리에겐 아직 인류애가 남아 있다는 따뜻한 시선을 갖게 해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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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얼마나 힘든데…"가 어른들이 하는 가장 흔한 레퍼토리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실은 힘든 세상에서 자식들이 발버둥 치며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기가 힘든 당신들을 보호하고자 함이 더 우선입니다. 정말로 자식을 사랑하는 일은 끝까지 어떤 선택을 하든 함께 견디어 주는 것입니다. - P233

내가 제한 없이 부모에게 열어 놓으면, 부모가 원하는 바를 제한 없이 받아들이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부모가 되어 주지 않을까 하는 소유와 통제의 욕망이 뒤에 있습니다. 그것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성장했을 때 모든 인간관계에서 약자의 위치에 자신을 놓고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고통과 갈등을 반복하게 되겠지요.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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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무의식이 쏘아 올리는 충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따라 깊은 무의식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일생을 온갖 현실적인 알리바이에 속아 고통과 그 고통을 해결하려는 솔루션만을 찾아헤매다가 생의 끝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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