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작가의 빛나는 업적과 짧은 삶, 안타깝고 비통하고 억울하지는 않았다.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이런 느낌이 독자로서 불손한가 싶기도 하지만 영원히 철들지 않는 어린 아이같은 생명력이 그를 위대한 문학가이자, 사랑꾼, 빠른 촉의 사업가로 만들었고 그런 굵직한 삶은 길게 갈 수가 없을테니까. 평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이해가지 않는 인물이 하나도 없이 수궁이 가는 것은 츠바이크의 뛰어난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그리고 그의 다른 작품에서도 느껴지는 편안한 문체도 한 몫하는 것 같다.그리고 마지막까지 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은 발자크에게 어머니란? 그의 인생 전체를 통틀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 생각된다. 어린시절 형성하지 못한 애착이 죽을때까지 그가 도달하고자 집착했던 욕망들로 바뀌어 스스로를 착취해 짜내는 모습으로 보였다. 발자크가 성인이 된 후부터 시작해 함께 아들에게 착취 당하며 스스로 소멸해 가는 아들을 묵묵히 지켜보아야 하는 발자크의 어머니를 보면서 아마도 가장 고통받는 사람이지 않았을까 여겨졌다. 츠바이크의 의도였을까 그렇다면 너무도 잔인한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에 따르면 권력이란 ‘의도한 결과를 얻는 능력’이다.
50년 전 일본의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이고 거의 그 당시 쓰여진 글이지만 지금 보아도 세대 간극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느낌이다. 인물들의 말이나 취향, 생각이 시대를 초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쓰메소세키가 쓴 소설의 인물도 그런 면이 있어 놀라웠던 기억이 있는데 둘이 비슷한 면이 있다. 지식인 청년의 고뇌와 사랑, 묘한 면이 있는 쿨한 여성이 등장한다.
"사실, 옳고 그른 것은 오직 양측의 힘이 동등한 관계에서만 의미가 있는문제라는 것을 여러분도 우리만큼이나 잘 알고 있을 것이오. 현실 세계에서는 그저 강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약자는 어쩔 수 없이 고통을감내할 수밖에 없는 법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