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보았네
올리버 색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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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바꾼 책이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는 언어라는 것. 말로하는 언어처럼 그 속에는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의 문화와 우리가 알고 있는 언어의 모든 것을 수화도 담고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였다. 그럴것이 들리는 사람들의 말과 같이 단순한 의사소통을 넘어 습득된 정보가 뇌에서 처리되고 저장되는 것은 언어와 똑같이 체계화 추상화 일반화 되고 이로써 생각을 만들어 내는 일련의 과정이 말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들리지 않는 사람들에게 수화의 의미를 너무나 잘 알게 되었고 그것도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사례들의 보고를 너무나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전에 읽은 화성의 인류학자에서도 느꼈지만 환자를 대하는 태도나 사람을 이해하려는 면이 인류애적이고 면밀하고 분석적이어서 누구나 이 분의 글을 읽게 되면 감탄을 하게 된다. 이번 책은 청각장애인과 수화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이었는데 그가 여기 나온 사실들을 접하고 정리하면서 얼마나 또 감탄하고 놀라워했는지가 느껴질 정도이다.
읽는 나도 물론…
이런 저서를 남겨주어 이런 무지의 나 같은 사람을 일깨워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올리버 색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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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물고기야." 노인은 말했다. "물고기였던 물고기야.
내가 너무 멀리 나온 게 후회스럽구나. 내가 우리 둘 다 망쳐버렸어. 하지만 너와 난 함께 많은 상어를 죽이거나 박살내버렸지.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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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1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인규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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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산 책인데 방금 읽기를 마쳤다. 9년만에 책을 펼친 것이다. 노인과 소년과 바다에서 물고기 잡는 이야기로 단순히 회자되던 책이지만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헤밍웨이의 대표작이기도 하기에 내게 꼭 읽어봐야할 책이었고 그렇게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혀 내게 암시만 하던 책이었다.
어린 딸이 몇번 꺼내 읽는 것을 보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저 책 어디가 재미있니? 하면 맛있는 생선들이 나와서 좋다고 했다. 그 맛있는 생선을 책에서 직접 접하면서 내 딸은 예사롭지 않은 음식취향을 가진 아이임을 알 수 있었다. 바다에서 갓 나온 생선의 색과 냄새, 촉감, 생선의 피의 향까지 생생하게 전해지기도 하지만 노인이 날 생선을 즐기지 않는 사람임이 분명한 것도 알 수 있는데 그런 노인의 입장따위 생각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생선회만 떠 올렸음이 분명하다고 생각이 드니 역시 어린 아이가 읽는 문학은 또 다른 것이구나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노인이 기운을 차리기 위해 섭취한 생선들에서 역한 비린내 구역질 그런 것들이 떠 올라 함께 역경을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낚시줄에 손바닥이 패이고 어깨와 등으로 줄을 매고 물고기와 버티는 것은 내 몸도 같이 패이고 결리는 느낌이었으며 몽둥이로 상어를 칠때 전해오는 반동도 내 손에 전해지듯 생생하여 긴장감이 감돌았다.
망망대해 홀로 물고기와 상어떼와 사투를 벌이는 노인에게 두려움이 보이지 않는 것이 무척 놀라웠다. 순간순간 절망의 순간에도 현실을 직시하고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용기있고 묵묵하게 버텨내는 모습, 정복의 대상이었던 물고기가 든든한 재산 이었다가 함께 가는 동반자이기도 하고 마지막엔 연민의 대상이 되는 과정이 우리가 살아가며 겪는 인간관계와도 닮아있어 감동과 재미를 느꼈다. 중간중간 심심치 않게 웃음의 포인트들도 위트있다 느꼈다. 야구이야기, 사투중에 벌어지는 몸개그들. 짧은 길이의 소설임에도 내게 남긴 인상이나 의미들은 적지 않았던 멋진 작품이었다.
말미에 간밤에 입으로 느꼈던 각혈의 느낌이나 가슴통증으로 미루어 보아 갈비뼈 골절로 폐를 다쳤을것 같은데 어려운 생활의 노인이 잘 회복하지 못하고 소년과의 다음 낚시출정은 불가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혼자 안타까웠다. 그래도 5.5미터 청새치를 홀로 잡은 노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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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박완서 소설전집 10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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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하고 생기있던 경아가 어떻게 그렇게 깊은 상처를 가지고 살아왔을까. 경아는 곧 작가 자신이어서 생동감이 넘친다. 타인을 향한 속엣말엔 거침없고 솔직하다. 소설 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감정 같은 것이 고집스레 경아를 이끄는 것 같은 것이 느껴진다. 도중에 읽기를 그만두고 다시 읽어도 늘 한결같은 그 감정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만든다.
꽃다운 시절, 아름다운 청춘에 갑자기 배움을 중단하고 소녀가장이 되었으며 홀로 남은 어머니는 표정도 감정도 없이 루틴만 반복하고 있으며 폭격에 잃게 된 두 오빠에 대한 상처, 죄책감 마저 안고 살아야하는
그럼에도 늘 우울하고 슬프지 않고 씩씩하고 담대하게 사는 모습이 대견해보였다. 아버지뻘 옥씨와의 사랑도 밉지 않고 애처로웠다.
그렇게 장성한 경아는 지금의 작가가 되어 있구나.
그 울분을 글로 쓰고 싶었겠구나 싶었다.
경아를 통해 본 작가님은 멋진 여성이 되었을듯 싶은데 이미 세상을 뜨셨다. 지금도 아니 그 옛날엔 정말 보기드문 당당한 여성이셨을 것 같은데 너무 늦게 글로 만나 뵈어 안타깝다.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과 에세이들이 많이 남아 있으니 하나씩 하나씩 섭렵하며 그 분의 매력도 알아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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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9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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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 젊은이가 쓴 글이라곤 믿기지 않을정도로 인물의 묘사가 섬세하고 디테일하다. 중년 여인 폴이 중년인 나에게 와서 콕 박히는듯 절절하게 와 닿는다. 내가 마지막 장면에서 느꼈던 감정은 아마 폴에게도 똑같이 느껴졌으리라.
프랑스와즈 사강이라는 작가가 더욱 궁금해졌다. 책의 마지막에 수록된 것으로 보아 남긴 작품도 꽤 되는 것 같은데 국내에 소개된 것은 그리 많지 않은듯하다. 이렇게 매력적인데.. 말년에 중독과 순탄치 않았던 개인적인 삶 때문이었을까 아무튼 앞으로 그녀의 작품들을 찾아서 읽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번역가 해설중에 프랑스 사람들이 브람스를 별로 안 좋아해서 브람스 연주를 권할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라고 묻는다는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브람스는 어쩌다 프랑스인들에게 비호감 음악가가 된 것일까 분명 유명하고 위대한 음악가였음이 틀림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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