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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피터드러커는 미래의 성패와 관련해 이렇게 썼다.

"20세기에 경영이 기여한 공헌 중 가장 중요하고 진정으로 독특한 것은 제조업에서 육체노동자의 생산성이 50배 증가한 것이다. 21세기에 경영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공헌은 이와 유사하게 지식노동과 지식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20세기 회사의 가장 가치있는 자산은 생산시설이었다. 21세기 조직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기업이든 기업이 아니든 지식노동자와 그들의 생산성이 될 것이다."

 

그렇다. 이 책 "멀티플라이어"는 화려한 수식어로 포장해놓은 포장지를 벗기면,

"어떻게 지식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일 것이다.

 

참고로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행동리더십의 아버지 "존맥스웰"이 자꾸만 생각났다.

리더를 키우는 리더. 행동하는 리더십..등의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존맥스웰의 포장을 걷어낸 본심과 멀티플라이어의 본심이 자꾸만 겹쳐졌다. 하지만 진부하다거나 실망하기보다,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로 나누어 설명하는 리더십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연구 사례들이 매력적으로 읽혔다.

이런류의 별 영양가없는 리더십책이 어디 한두권이었던가. 이 책 역시 그런류의 책 중 한 권 아니야 ..라는 나의 불신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디미니셔는 아닌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고민하며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나는 디미니셔인가?"

이 책 멀티플라이어를 이해하려면 먼저 두 개의 단어에 대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바로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

 

멀티플라이어 : 천재를 만드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끌어낸다. 조직 안에 집단지성을 만들고 이 지성이 전파한다.

디미니셔 : 자기자신의 지성에 몰두하고 다른 사람들을 억누르며 조직의 중요한 지성과 능력을 고갈한다.

즉,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의 차이는 자신의 부하의 능력을 120% 끌어내는냐? or 자신의 능력이하로 일을 하도록 기를 죽이느냐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한 고민은 바로 "나는 디미니셔는 아닌가?"였다.

디미니셔에 대해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p56

<디미니셔는 엘리트주의와 희소성을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한다 ... '다른 사람들은 나 없이는 결코 일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

인정하긴 싫지만 나 역시 일부 디미니셔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음이 분명했다. 내가 없으면 일이 안돼라는 마음은 즉,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어라는 자기 만족에 그치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건 그냥 자기 혼자 열심히 하는 사람일뿐 리더가 아니었던 것이다. 작게는 자신의 팀원이 더욱 열심히 할 수 있게 해주고, 크게는 자신의 회사 직원들이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자질. 그것이 멀티플라이어인 것이다.

 

책에서는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재능자석 vs 제국건설자" "해방자 vs 독재자" "도전자 vs 전지전능자" "토론주최자 vs 결정자" "투자자 vs 간섭자" 등 상반되는 개념으로 이해를 돕고 있으나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할텐데 조금은 사족이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살짝 남는다.

 

멀티플라이어가 리더십에 대한, 그리고 지식노동자의 생산성 증가를 위한 21세기형 포드이론이라 부르고 싶겠지만 완전하게 찬성하지 못하는 점도 몇몇 남아있긴하다.

우선은 멀티플라이어에서는 근로의욕이 강한 부하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데 그 맹점이 있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의 동기를 자극하고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너무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환경이 갖춰진다고 해서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환경에서 자신의 능력을 120%발휘하며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는 그냥 그러한 환경에서 자신이 원하고 유리한 것만 취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러 경영이론들이 흔히 저지르는 "조직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가 현실은 일치하지 않지만 일치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함으로써 가지는 근본적인 오류를 멀티플라이어 또한 벗어나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이 책을 읽으며 "내가 혹시 디미니셔는 아닌가?"라는 스스로에 대한 물음은 자기성찰에 대한 소중한 기회였으며, 과거 교과서가 되어버려 이제는 무디게 느껴지는 존맥스웰의 리더십을 새로운 시각으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점에 이 책 멀티플라이어의 의의가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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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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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

댄애리얼리 / 청림출판

 

경제심리학과 상식밖의 경제학을 읽었다면 댄 애리얼리의 신작.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행동이 인간관계에서, 비즈니스에서,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이것이 스스로는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핀다. 저자는 혁신적인 실험과 놀라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낱낱이 파헤친 뒤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더불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을 제시한다.

 

경제학이 아닌 인간의 본성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기대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경제심리학과 상식밖의 경제학 두 권의 책에서 한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없는 댄애리얼리이기에 무조건 적으로 이 책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을 집어들고 싶어진다.

특히, 매트릭스 실험, 슈뢰딩거의 고양이, 문신 시술과 이익충돌, 금융권의 숫자속이기, 갈등없는 보상, 피곤에 지친뇌, 도덕성 근육 테스트, 짝퉁 선글라스의 부정적인 효과, 장애인 행세하기, 멘사퀴즈에서 높은 점수 얻기 등 목차만 봐도 재미있을거같은 설레임이 두근두근 느껴진다.

2. 집요한 상상 / 쌤앤파커스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의 이야기는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이 책 <집요한 상상>이 바로 그런 책이다. 세계적인 캐릭터가 된 뽀로로 기획자 최종일이라는 사람에 대해 조명한 첫 책이기에 더욱 구미가 당긴다.

 

각자 애써 모아둔 재산을 탈탈 털어 창업자금으로 내놓았지만, 사업을 시작하기에는 부족했다. 결국 외부 투자를 유치해야 했다. 고민하다가 사업계획서를 들고 금강기획의 대표이사실로 찾아갔다.
“전 금강기획에 와서 애니메이션을 배웠습니다. 비록 회사의 돈을 많이 까먹었지만, 이제 많이 배웠고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의 뜻으로 사장님께 투자 우선권을 드리겠습니다.”
“뭐라고? 허허, 이 친구 참….”
한참을 웃으시더니 사장님이 다시 정색을 하셨다.
“여기서 그렇게 까먹었으면 됐지, 뭘 또! 그냥 얌전히 일이나 해!”
“아닙니다. 이 사업은 분명히 될 것 같습니다.”
“… 정말 될 것 같은가?”
“네.”
“그럼 세부 사업계획서를 만들어서 내게 정식으로 투자제안을 해. 그걸 보고 생각해보지.”
그로부터 2주 후 나는 회사설립과 사업전략을 구체화한 투자제안서를 만들어서 다시 대표이사실을 찾아갔다.
내 자신감과 배짱을 높이 산 것일까. 사장님은 투자제안서를 보시고는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정해주셨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분명 당시 내 결정은 무모했고, 애니메이션 사업을 낙관할 만한 근거도 없었다. 그럼에도 과감하게 투자해주신 채수삼 사장께는 지금도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훗날 그분은 방송 인터뷰에서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사람”이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은 했으나, 그동안 전개해왔던 애니메이션 사업과 그 사업을 담당해왔던 사람들에 대한 믿음까지 저버리지는 않으셨던 것이다.
―1장 도전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이었던 최종일이 뽀통령을 탄생시키기까지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담겨있어 오랜만에 새로운 재미의 기업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3. 마우스 드라이버 크로니클 / 럭스미디어

 

USA Today가 극찬한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이자 안철수 교수가 권독하였던 ‘기업가정신을 위한 좋은 책’ 세 권 중 그 두 번째 책.

이라는 수식어 만으로 이 책은 선택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저자인 존 러스크와 카일 해리슨은 배고픈 대학원생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지만 각자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곳에서 입사 제의를 받는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입사 제의를 거절한 후, 친구와 가족에게 돈을 빌리고 카드 대출을 받아서 회사를 차린다.

여기까지는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 중 하나...에 불과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은 어느 봄날, 왜 그들이 미래가 보장된 확실한 기회를 제쳐두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는지에 관해 담담한 필체로 그들이 겪는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해나가며, 그들이 기록한  '팩트'는 우리가 평소 접할 수 없었던 기업의 일상 (제품기획, 개발, 디자인은 물론 유통, 마케팅, 재무와 조직경영 등)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된다.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미화하지 않고 담담하고 진솔하게 고백한다는 것이 더욱 마음에 들었으며, 안철수가 권한 기업가정신을 위해서라도 8월에 놓쳐서는 안될 책 중 하나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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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애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인사이드 애플 / 청림출판 / 애덤 라신스키 지음 / 임정욱 옮김

 

인사이드 애플이 전하고자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포스트 잡스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p57

그가 사망해을 때 언론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애플을 공동 창업하고 장기간 CEO 자리에 있었던 잡스의 존재가 애플의 기업문화에 얼마나 오랫동안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나는 회사의 DNA에 내 일부를 심어왔다. 하지만 단세포 조직은 그다지 재미가 없지 않은가"

잡스는 사망하기 몇 달 전에 이렇게 말했다. "애플은 복잡한 다세포 조직이다."

...

당분간 애플의 내부 사람들이 "스티브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질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 이 책은 스티브잡스가 회사에 남겨놓았다는 DNA. 베일에 쌓여있던 애플만의 시스템을 말하고 있다.

 

그 중 첫번째는 "비밀주의"다.

 

p75

여느 비밀 조직처럼 애플도 처음에는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신입사원들은 그들이 관리자의 신뢰를 얻게 될 때까지 일정 기간 동안 정보 공유에서 제외된다. 이들은 한동안 실제 제품 관련 업무가 아니라 '핵심 기술'과 관련된 일을 한다. 또한 몇 달간의 견습 기간 동안 다른 팀원들에게 접근조차 못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대기업이 갖고 있는 조직도도 애플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직원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정보이며 외부인에게 노출돼서도 안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투명경영을 외치는 현실에서 직원들도 모를정도로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는 애플의 비밀주의. 그것이 스티브잡스가 남겨놓은 DNA이며, 애플을 다른 모든 회사와 차별화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두번째 DNA는 "집중력"이다.

"내게 있어서 디테일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용자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세부적인 것까지 집착에 가깝게 챙기고 제품의 자잘한 기능 하나하나에까지 집중하는 것은 경재자와 애플을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다.

 

그밖에 작은 회사처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영원한 신생 회사' 분위기, 팀쿡, 수석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 아이폰 개발자 스콧 포스톨 등 애플의 실력자이나 스티브잡스의 등뒤에 가려져 노출되지 않았던 핵심 인물들 ... 등 책의 제목 그대로 애플의 인사이드를 꼼꼼하게 살펴주고 있다.

 

책 중간의 소제목 '학자들이 연구하기 힘든 기업'이 말해주듯 애플은 언론뿐만 아니라 모든 노출에 인색해온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잡스를 제외한 애플 임원이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는 거의없었으며, 애플의 협조를 받아 애플을 독자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를 만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애플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과정이 정말 흥미롭고 신선했으며, 삼성전자를 대하는 자세 등 우리나라와 연결된 부분, 그리고 애플의 미래까지. 하나하나 흥미로운 소꼭지들이 애플 내부의 실제 사례 등 애플의 현장과 가장 가까운 시선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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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1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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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 생각연구소

 

먼저 부끄러운 고백을 하고 시작하자면, ‘의미는 있으나 재미는 없겠구나.’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이 책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를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선입견은 서문의 첫 문장, 첫 문단에서 부끄럽게 느껴졌다. 아니 부끄러움보다는 책의 주제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두 아이라는 상징적 그리고 현실적 스토리로 만든 '읽는 재미'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여섯 살 무렵, 에스테르(참고로, 이 이야기의 두 아이 ‘에스테르’와 ‘아비지트’는 이 책을 집필한 두 명의 저자의 이름이다.)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테레사 수녀의 이야기를 만화책으로 읽었다. 테레사 수녀가 살던 인도의 캘커타는 1인당 거주 면적이 0.9제곱미터에 불과할 만큼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였다. 혹시 그곳은 거대한 바둑판처럼 생기지 않았을까? 도시의 바닥에 가로 30cm, 세로 30cm의 격자가 그려져 있고 격자마다 사람 모양의 바둑알이 하나씩 놓여있는 것은 아닐까? 에스테르는 이런 상상을 하며 자신이 그 도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스물두 살이 된 에스테르는 MIT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던 중에 켈커타를 방문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택시 안에서 아무리 바깥 풍경을 둘러보아도 만화책에서 생생하게 묘사돼 있던 가난이 보이지 않았다. 나무도 있고 풀도 있었지만 정작 그곳에 있어야 할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
반면 아비지트는 이미 여섯 살 때부터 가난한 사람들이 어디에 사는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아비지트가 사는 캘커타 뒷골목의 다 쓰러져가는 작은 집에 살고 있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늘 밖에 나와 놀았고 가끔은 장난삼아 아비지트를 때리기도 했다. 아비지트는 그들과 어울려 구슬놀이를 했는데 구슬은 언제나 실력이 월등한 그들의 차지였다. 그들의 해진 반바지 주머니가 구슬로 불룩해지는 것을 볼 때마다 아비지트는 샘이 났다.
...
경제한 분야에서도 ‘빈곤의 경제학 economics of poverty’은 경제학의 빈곤 poor economics 현상을 보이고 있다. 많은 경제학자가 가진 것이 적다는 이유로 가난한 사람들의 경제적 현실에 흥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실은 세계적인 빈곤 문제 해결 투쟁을 크게 약화시킨다.
그러나 문제를 단순화하면 해결책도 단순해지는 법이다. ...

 

스스로 나의 선입견이 부끄럽다고는 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이 책을 처음 접할 때, 재미보다는 존재의 이유, 책과 메시지가 갖는 가치 등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물론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 가난한 나라와 사람들을 바라보는 진지한 성찰과 담론이 담겨있는 의미 있는 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책은 우리가 가진 선입견의 프레임에 갖히지 않는다. 앞에서 인용한 이야기처럼 독자지향적으로 읽는 이가 쉽고 재미있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를 했으며, 단순히 가난한 나라와 사람을 도와야한다는 원조 찬성론자의 이야기가 아닌 원조에 대한 찬성과 반대 양진영의 논리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다루었으며, 그런 점에서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호응을 얻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의 국제원조편이라 생각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진지한 성찰을 담았다.

책은 굉장히 감성적이면서 동시에 논리적이다. 아니 감성적이라기 보다 논리적인 사고의 결론으로 ‘감성적 접근’을 하고 있다.

 


안내문은 두 종류였고 연구진은 우선 무작위로 선정한 학생들에게 다음의 내용을 보여주었다.
‘말라위에서는 300만명 이상의 어린이가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 앙골라의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400만명이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어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어린 소녀의 사진과 함께 이런 글귀를 담은 안내문을 보여주었다.
‘로키아는 일곱 살로 아프리카 말리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아이는 몹시 가난해 굶주림과 아사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부가 로키아의 생활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 로키아의 가족과 로키아에게 음식, 교육, 기초 의료, 위생 교육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안내문을 본 학생들은 평균 1.16달러를 기부했다. 반면 한 소녀의 곤경으로 표현을 했을 때는 2.83달러를 기부했다. 학생들은 한 소녀에게 초점을 둔 안내문에서는 로키아를 도와야 할 책임을 느꼈지만, 세계적인 규모의 문제와 맞닥트렸을 때는 그런 열의를 잃고 말았다.


이러한 접근은 어떻게 보면 생각에 관한 생각 등에서 말하는 행동경제학과 어느 부분 닿아있기도 하다. 이처럼 원조에 대한 찬반 양진영을 바라보는 중립적인 시각과 논리적 분석에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현장의 최전선에서 고민하고 있는 깊은 성찰까지. 무엇을 기대하건 기대 이상의 고민과 성찰을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그 논리의 결론이 설령 ‘우리가 진정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일지라도 말이다.
“여기서 핵심은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 세계에서는 일회성 증여로 누군가의 소득을 영속적으로 늘어나게 할 수 없다. 일회성 증여는 고작해야 약간 더 빨리 이동하도록 도울 뿐 도달 지점을 바꿔놓지는 못한다.”
(책의 결론이 원조가 그들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원조나 기부를 하거나 하지 않는 건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이기에 기부를 하지 않는 건 상관없지만, 전 세계가 충분히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굶어죽고 있는 현실만큼은 외면하지 말고 인지하고 살았으면 하는 두 저자의 바람에 적극 공감하며, 그들의 깊은 성찰을 함께 느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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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1 10: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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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를 버려라 / 다산북스 / 임원기

한게임부터 카카오톡까지. IT업계에선 신화로 불리는 김범수의 이야기. 요즘 최고 화제인 카카오톡의 보이스콜 서비스가 아니더라도 카카오톡은 이미 내게 매우 매력적이고 궁금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런 카카오톡을 만든 사람이 한게임뿐만 아니라 유니텔, NHN까지... 이걸 다 한사람이 만든거라니. 그런 사람의 이야기 안 궁금할 수가 없다.

 

 

 

 

 

 

 

 

 

 

 

 

 

보물섬 / 부키 / 니컬러스 색슨

절세에서 조세 피난처 탄생까지 현대 금융 자본 100년 이면사.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는 이미 알고있다. 돈있는 사람들 (어설프게 있는 사람들 말고, 나라를 움직이는 진짜 부자들)은 법 위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방법을 모르고, 표면화 되지 않았을뿐. 부키에서 새로나온 <보물섬>은 그러한 우리의 심증을 물증으로 확인시켜준다.

지배 엘리트 계급과 범죄자에게 환상적인 도피처이자 거대 금융 이권 세력의 더할 나위 없는 친구였던 조세 피난처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책은 조세 피난처를 중심으로 역외 체제의 지난 100년을 되짚어 보면서 이 체제가 전 세계에 걸쳐 끼친 해악을 드러내며, 이는 곧 현대 금융 자본의 드러나지 않은 100년이었다.
부키의 책들을 보면 부키는 늘 내편인것 같다. 이번 보물섬 역시 철저히 나같은 소시민의 눈높이에서 부자범죄자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건 봐야겠다.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심증을 확인하기 위해.

 

 

 

 

 

 

 

 

 

 

 

 

 

 

원클릭 / 자음과모음 / 안진환 옮김

제프 베조스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표지도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흘려보았다. 하지만 아마존 창업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너무 보고싶어졌다. 내가 출판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말 많은 출판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와는 다른 토양이긴 하지만 아마존이라는 거대 기업을 어떻게 일구어냈는지 너무너무 궁금해서 원클릭을 펼쳐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는다.

처음엔 아마존이 그냥 인터넷 서점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최근 각종 기사와 뉴스 등을 보면서 어쩌면 과평가받고 있는 애플이나 페이스북 등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는 덜 받고있지만, 진짜 알짜배기 기업은 아마존이구나..하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던 차에 눈에 들어온 책이다.

그동안 아마존이라는 기업이나 창립자인 제프 베조스에 대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그와 아마존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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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7 10: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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