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이후 오퍼스 2
노암 촘스키 지음, 오애리 옮김 / 이후 / 2000년 3월
구판절판


정책 결정자들은 자신이 한 행동이 아무리 극악무도할지라도 스스로 정당성을 확신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선 두 가지 구실만 있으면 충분하다. 즉 자기 방어와 박애이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단순한 '사기'이거나 출세 지상주의적이어도 상관없다. 사실 이 세상에서 자기 이익을 위해 행동과 정책을 스스로 정당화하는 일만큼 쉬운 일도 없다.-129쪽

인간은 야수를 죽일 때 도덕적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 이하의 존재', '인간 모양을 한 야수' 즉 공산주의자, 테러리스트 등을 박멸하는 데에 어떤 가책도 가질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들을 박멸하는 세력, 즉 우리 시대의 '나치'는 언론으로부터 '온건주의자'로 칭찬을 받곤 한다.-204쪽

국가-언론 복합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기꾼이나 비열한 변호사들이 흔히 써먹는 속임수를 그대로 모방해 왔다. 다른 사람의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다가 들키는 순간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선 오히려 큰 소리로 "도둑이야! 도둑이야!"라고 고함을 치는 것이 상책이다. 절대로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지 않고 상대편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서 그 사람이 스스로를 변명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런 수법은 기득권층이 사회 이념 체제를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을 경우 특히 효과적이다. 그런 계략은 선전선동가와 유사하며, 정치적 올바름의 선전선동적 조작은 그 명쾌한 사례이다.-3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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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포트킨 자서전
표트르 알렉세예비치 크로포트킨 지음, 김유곤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03년 4월
구판절판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익숙한 억압에 쉽게 구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자신의 지위와 업무가 올바른 일을 수행하는가, 자신의 직업이 진정으로 내적 열망과 재능에 부합하는가, 모든 사람들이 일에서 얻고 싶어 하는 보편적인 만족을 주는가를 자문할 시간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게 사는 사람은 특히 그런 구속에 빠지기 쉽다. 일상은 매일 새로운 일을 던져주어 목표치를 끝내지 못한 채 밤 늦게 침대에 몸을 던지게 만들고 아침이 되면 다시 전날 못 다한 일을 서둘러 계속하게 한다. 세월은 흘러가도 인생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생각할 시간이 없다. 나도 그랬다.-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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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멤논의 딸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우종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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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끔찍한 것은, 바로 전날까지만 해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불길한 예감에 불과했던 것에 이제는 우리가 익숙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었다. 구렁텅이 안에는 또 다른 구덩이가 파였다. 아, 안 돼, 더이상은 안 돼, 모든 일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야, 이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끔찍해! 하고 생각했지만, 다음날이면 그 끔찍함은 더이상 놀라울 것도 없는 일로 바뀌어 있었다. 그보다도 더 나쁜 건, 휘청거리는 양심이 전력을 다해 자신을 합리화할 구실을 찾아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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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 동안의 남미 - 열정에 중독된 427일 동안의 남미 방랑기 시즌 one
박민우 지음 / 플럼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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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앞에서 무너질 때는 한없이 작은 존재지만, 다시 꿈틀꿈틀 비집고 나오는 그들의 운동 에너지는 꽃처럼 화사하다. 주저앉지 않는다는 것, 다시 시작한다는 것,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었던 마음을 누르게 하는 그 무엇, 스스로의 존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삶처럼 눈부신 것은 그 어디에도 없으리라.-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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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 지구를 뒤덮다 -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 도시의 빈곤화
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김정아 옮김 / 돌베개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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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내 차별분리란 이미 만들어진 현실을 일컫는 이름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해서 진행되는 계층 간 전쟁을 일컫는 이름이다. 이 전쟁에서 국가는 '진보', '미화', 나아가 '사회정의'라는 미명하에 개입을 시도하며, 이를 통해 땅 주인, 외국인 투자자, 엘리트 주택소유자, 중간계급 통근자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경계를 재편한다. 오스만 남작의 광신에 맡겨졌던 1860년대 파리가 그랬듯, 도시재개발은 사적인 이윤과 사회적 통계를 동시에 극대화하려 한다. 다만 오늘날은 공권력이 사람들을 쫓아내는 규모가 엄청나다는 차이가 있다.-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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