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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들 - 세계의 식탁을 점령한 음식의 문화사
크리스토프 나이트하르트 지음, 박계수 옮김 / 시공사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자타공인 면식인생이었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면이라는 사족을 못쓰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않다. 

마치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두서없이 한번에 죽 이어서 쓴 뒤에

퇴고조차 하지 않고 출판한 것인가 의구심이 들었다면 심하겠지만

문장도, 구성이나 연결도 이건 좀 아니다 싶은 부분이 요소요소 보인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을 다룬 책이기 때문에

조금도 지겹거나 지루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독자가 나와 달리 누들 자체에 대한 관심이 적은 사람이라면? 

더 재미있고, 짜임새있게 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시간이 부족했을까?

책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이유가 무엇이 됐든, 독자는 읽음으로써 평가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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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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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품집의 제목이기도 하고, 수록작 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한 동물원. 처음 제목만 들었을 때에는 ‘왜 이런 제목을?‘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난 지금은 적절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물원이라는 장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동물원의 이미지와 이 작품집 속 10편의 글들이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제목이 독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책을 읽을 때 가장 처음으로 접하는 것인만큼 인상적인 제목은 책에 대한 흥미를 돋우는데 확실히 간과할 수 없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대표적인 유원지이자 나들이 코스로서 진부할만큼 익숙한 장소인 동물원은 어쩐지 늘 얼마만큼의 서글픔과 섬찟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유원지라는 장소가 가지는 보통의 통상적인 이미지, 가볍고 즐거운 분주함, 활기찬 소란함이 기본적으로 존재하긴 하지만 뭐랄까... 가족간의 소풍처럼 소규모로 온 것이든, 학교 등의 단체에서 대규모로 온 것이든 동물원에서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서는 여지없이 얼마만큼의 권태와 짜증이 엿보인다. 어른이나 어린 아이나 예외없이 그곳에서 마주치는 이들은 다들 일상의 무언가에 치여 지쳐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동물원의 사실상 주인이라 할 수 있는 동물들도 다르지 않은데, 사람들의 유흥 거리로 전락해서 저마다의 우리 안에 갇혀있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내부 어딘가에는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나 분노가 잔뜩 숨겨져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의식하지 않고 넘겨버릴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지없이 느껴지는 서글픔과 섬찟함.... 이것이 동물원이라는 장소에 대한 이미지, 그리고 이 작품집에서 전반적으론 풍기는 인상이었다. 물론 후자에서 그런 인상을 받게된 건 작가의 의도이니 당연히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거겠지만.
 
 역자의 후기에도 나와 있듯이, 퓨어와 다크 계열로 나누어진다는 오츠이치의 작품들을 이 한권을 통해서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의도인지, 편집자의 계획인지 혹은 둘 다인지 일개 독자인 나로서야 알 수 없지만 이 작품으로 ’오츠이치’를 처음으로 접하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작년 여름 사방에서 찬탄을 거듭하던 이 책의 진가를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조금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차분하게 실감할 수 있으니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무수한 찬사 속에 접한 책은 그것의 부작용으로 실망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법이니까. 앞으로 만나게 될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림과 동시에 주목해야할 작가 한명 더 알게 되었다는 기쁨을 선사한 한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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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 -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법
정준수 지음 / 플럼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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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 전, 나름 장기간의 배낭여행 전에 '나만의 여행기'를 써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시달렸다. 하지만 자신없는 글솜씨와 여행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라는 것, 반드시 써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돌아다니는 하루하루의 바쁨에 치여 제대로 적을 수 있을까... 라는, 나다운 걱정이  떠나기도 전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결국 그렇다면 철저하게 개인적인 여행의 기록을 남기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기로 했고, 나는 작은 수첩을 들고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45일 여에 걸쳐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기를 썼다. 어느 날은 늦은 시간을 핑계로  숙소에서 그저 곯아떨어지고 싶은 걸 애써 참으며, 또 어떤 날은 그곳과,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의 헤어짐에 먹먹해하면서. 몸이 좋지 않아서, 혹은 본디부터 글씨 쓰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타고난 게으름으로 대수롭지 않은 기록을 남기는 게 부담스러운 날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정해둔 건 아니라해도 분량이 들쭉날쭉하고, 본디부터 악필인 글씨가 가관일 정도로 개발괴발인 경우도 허다했지만... 단 하루도 빠짐없이 여행 중 나의 하루하루에 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고, 그 기록이 담긴 별 것 아닌 수첩은, 여행이 내게 준 커다란 전리품이 되었다. 아마도 '나만의 여행기'를 갖고 싶다는 건, 장기간의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아닐까……. 
 
 해마다 여름이면, 미스테리 스릴러만큼이나 각종 여행기와 여행서적이 쏟아진다. 가까운 중국, 일본, 동남아는 물론이고, 첫 장기 해외여행의 압도적인 비율을 자랑하는 서유럽을 비롯해서 언제부터인가 동유럽, 중남미지역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가 되어가고 있다. 갈수록 생소한 이름의 저자들이 많아지는 추세지만,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이미 스타로 등극한 이들도 많다. 한마디로 이 시기는 옥석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물량이 쏟아진다. 신중함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타고난 삐딱함에 더 가까울지 모르는 성격 탓에 갓 출간된 여행기는 일단 피하는 편이다. 언론에서 접한 정보로는 분명 끌리는 코스고, 매력적인 글일 것 같았는데 정말 아닌 경우가 꽤나 되기 때문이다. 암만 여행기라도 이건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성의 없는 헐렁 편집과 그에 걸맞지 않은 기막힌 가격, ’왜 심리묘사만 빼곡한 일기를 출간한 게냐’ 하고 출판사나 저자를 원망하게 만드는 30%쯤 함량미달의 글, 여행지의 온갖 사진만 있는 대로 집어넣어 페이지를 늘렸음이 분명해보이는 책들이... 만든 이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너무 가혹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존재한다. 여행기는 수많은 리뷰를 참고에 또 참고하여 고르고, 그것도 모자라 오프라인에서 직접 살펴봐야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까탈스러운 내게, 동갑내기 남자의 글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구구절절이 공감하게 만드는 문장으로 가득한 이 책은 이 여름의 기대하지 못했던 수확이다. 신간이라 많은 리뷰를 접하기 어렵고, 오프라인 서점에 가면 눈이 뒤집혀 읽으려고, 살펴보려고 계획했던 책들은 잊고 애먼 책들에 환장해서 시간을 보내고 마는 내가  스스로 이 책을 발견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나와 75%쯤 닮은 취향과 감성을 가진, 나를 잘 아는 누군가의 존재가 절실하게 고맙다. 고마우이, 덕분에 즐거웠다오!

 여행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중남미에 대한 환상과 언제가 될 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반드시, 그 대륙을 밟아보리라는 요원한 소망을 품은 채 살고 있다. 어린 날 언젠가 반해버린 체 게바라가 느껴질 것 같은 나라 쿠바와 그의 조국 아르헨티나, 그가 CIA에 의해 안타깝게 생명을 마감한 볼리비아로 인해 중남미는 반드시 가보고 싶은 지역이다.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곳에서는 난폭해지는 성향상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비슷한 이유로 어릴 때부터 가고 싶었던 인도와 이집트 여행을 단념한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다. (이집트를 단념한 요인에는 그 밖에도 햇볕 아래서 오래 돌아다니면 유난히 일사병에 잘 걸리는 저질 체질과 여자들에게 최악의 치안이라고 겁주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난 것도 있다)
애달픈 잉카문명 최후의 도시 마추픽추나 지구상에 있다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우유니 사막, 내가 사랑하는 장국영을 떠오르게 만드는 거대한 이과수 폭포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어쩌겠는가... 나도 중남미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체 게바라, 조금 더 가서 아옌데와 피노체트에 불과한 편협한 지식의 소유자인 것을. 당장이라도 훌쩍 떠날 수 없는 현실이 결단력과 용기부족을 인정하기 싫은 비겁한 변명일 뿐인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련다.


+) 뱀발... 강추하고 싶은, 마음에 꼭 든 책임에도 가격이 좀 과하게 여겨진다면, 너무 인색한 것일까? 운 좋게도 공짜로 얻어 읽은 책이지만, 12,800원의 정가는...빚만 없을 뿐이지 능력을 초과한 금액을 책값으로 지출하는 구매자로서 부담스럽다. 

+) 역시 뱀발... 공대출신이라면 기본적으로 교양이 부족하고, 책도 안 읽고, 글을 못 쓴다는 고정관념이 팽배한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단. 무. 지란 말이 괜히 만들어졌나? 하면서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는 사람들. 심지어 모교에는 그런 편견에 사로잡혀 공대생들의 강의 수강을 극구 꺼리는 교수님들도 수두룩했다. 그러나 어디나 그렇듯이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 법. 문과대 생이라고 죄다 다독을 하고, 교양이 풍부하며 글도 잘 쓰는 건 아니지 않은가? 개인 성향에 따라 다른 문제를 그런 황당한 카테고리로 묶어버리면 곤란하다. 부디 편협한 잣대로 성급한 일반화는 참아 달라. 그런 시선들을 어이없어하면서도 어느덧 그에 물들었는지 저자가 공대생임에 놀랐던 내가 슬프다. 긴 시간의 세뇌는 이렇듯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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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징살인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83
요꼬미조 세이시요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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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만 갖지 않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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