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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자동차 생산을 비롯한 여러 산업 현장에서 반복적인 동작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 이미 산업로봇이 가동되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단순히 프로그램 된 기능만 수행할 수 있도록 한 로봇이지만 도입 당시에는 굉장한 파장을 일으켰다. 현대에 와서는 센서와 작동장치의 결합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거의 인간과 비슷한 능력을 겸비한 로봇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로봇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개념이 필요한데 바로 ‘인공지능’이다. 이 개념은 이미 1956년에 인간 지능의 모든 측면을 그대로 재현하는 기계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채택한 이후로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 인공지능은 비단 로봇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정보기술의 여러 분야에서 인공지능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해결하고 있는데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식을 최저가로 매수하면서 동시에 최고가로 매도해서 아무런 위험 부담 없이도 마진을 챙기는 ‘초단타매매 프로그램’과 시장의 환경과 개별 고객의 습성에 따라 가격을 즉각적으로 조절하여 수익을 최대로 올리도록 한 아마존이 구축한 시스템이 그 예이다. 이 외에도 전문적인 직업들을 대신할 수 있도록 발전하여 과학기술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인조노동자가 생겨나고, 산업에서 중요한 시스템을 인조지능이 관리하게 되면 인간은 그저 편리함만 추구하면 되는 것일까? 여기에는 매우 큰 위협이 따른다. 미래에 정신적, 육체적 생산 활동이 새로운 기기와 프로그램들로 대체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인간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자동화가 이루어진다면 미국 전체 직업의 47퍼센트가 자동화가 된다고 하니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또한 단일 목표만을 성취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공정성의 문제에서 위험성이 크고, 이 시스템은 예측하기가 힘이 들기에 과거의 기술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더 심각한 상황을 얘기한다면 바로 인조인간이다.
“인조인간은 독립 개체로서 엄청난 재산을 모으고, 시장을 지배하고, 땅을 사들이고, 천연자원을 소유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을 고용에서 투자 명의자, 수탁자, 대리인으로 내세우고, 결국 우리 모두를 부리게 된다. 노예가 주인으로 등극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유익할 것이라는 믿음에서 인조지능에게 통제권을 주게 되면 인조 지능은 우리가 거의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경제를 차지하게 된다. 정말 무서운 공상과학 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자동화는 전반적인 삶을 뒤흔들 것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폐해가 생길 것은 분명하다. 저자는 이에 잉여 노동자에게 취업을 목표로 한 직업교육에 대출을 해주는 시스템인 직업대출이라는 방안과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두르러질 것을 예상하여 부의 분배를 위해 인센티브를 활용해서 주식과 채권 소유를 넓히는 방법을 제안 하였는데 그 외의 부수적인 평가기준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복잡하다. 하지만 이런 방안까지 준비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인간들은 미래에 기계들과 공생하거나 기계에 의존하는 미래를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는 훌륭한 과학 기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문제점을 낳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봐왔던 공상 과학 영화들이 스쳐 지나갔다. 저런 미래가 오면 얼마나 좋을까 했던 생각들이 한순간 지워져 버렸다. 인공지능의 탄생배경부터 발전과 도입 그리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살펴보니 현재의 인공지능이라는 기술력을 미래에 어떻게 도입해야 할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인간 중심’에서 멀어지면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제시한 규제방안들이 어떻게 사용될지는 몰라도 다음과 같은 세상은 결코 오지 않았으면 바람이다.
“지구는 햇빛과 고독만이 존재하는 유리 사육장에, 모두의 이익을 위해 우리가 맞아들였던 기계 경호원들이 가끔씩 끼어들어 모두 순조롭게 돌아가는지 살피는, 벽과 담장 없는 동물원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