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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키우는 상상력의 힘 - ‘생각의 탄생’ 저자가 밝히는 창조적 아이의 비밀
미셸 루트번스타인 지음, 유향란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4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영재를 바란다거나 뛰어난 천재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 다만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과 창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생각은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주로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실천하고 있긴 한데 세월이 흐를수록 새로운 방법들이 탄생하는 것 같다. 이번엔 상상력의 힘에 대해 강조했는데 글쎄 한 번도 이에 대해 포커스를 맞춰 생각해 본적이 없어 새롭게만 느껴지고 무슨 내용일지 기대가 된다.
생소하지만 이 책은 ‘월드플레이’ 란 단어가 핵심이다. 어렸을 때부터 월드플레이를 해야만 창의성이 발달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기 때문에 이 단어의 개념을 머릿속에 담아놓아야 전반적으로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다.
[월드플레이란?]
1. 가상 세계의 창조, 간혹 파라코즘 이라고도 함.
2.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상상력의 산물로, 흔히 비밀스럽거나 우연히 발견하거나 고안해서 만든 장소에서의 놀이와 상관이 있음.
3. 자기 발생적인 가상 놀이로 가상의 장소나 제도의 심적 모형을 지속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음.
4. 예술에서는 그럴듯한 흉내 내기, 과학이나 사회과학에서는 있음직한 세계를 말함.
5. 시금석과 같은 표준 경험, 창조적 전략을 말함.
가상 세계의 창조와 가상 놀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와 닿는다. 어쩌면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쯤은 발견했던 모습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단지 그 놀이가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런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쓴 니체와 <제인 에어>를 쓴 샬럿 브론테, <반지의 제왕>을 쓴 톨킨이라는 인물들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이런 놀이와 관련이 있다고 하니 생각이 달라진다. 창조성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위대한 창의력을 발휘한 인물들의 어린 시절에서 ‘월드플레이’를 발견한 저자는 또 다른 학자들이 연구했던 자료와 자신의 딸이 월드플레이로 보낸 어린 시절을 관찰한 결과를 가지고 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월드플레이’가 중심에 있음을 확증한다.
어떤 점에서 그런 확신을 할까? 가상세계를 창조한다는 행위에서 이미 풍부한 상상력과 호기심이 필요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들만의 깊은 사고와 논리력이 필요한데 월드플레이를 즐기는 아이라면 이 모두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곧 창조성을 기르는데 밑거름이 된다는 것이다. 창조성은 곧 예술이나 과학에 흥미를 발달시키는 데에 도움을 주게 되고 나아가 성인기 창조성에도 이어지게 하는데 곧 취미와 직업이 세계로 인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고 한다. 월드플레이에서 갈고 닦은 창조행위가 성인기의 활동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들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 문제가 생겼다. 컴퓨터가 발달함에 따라 손수 그림 그림이나 지도를 통한 가상세계가 아닌 컴퓨터란 가상세계에 아이들이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시대가 시대인 만큼 과연 컴퓨터로 하는 월드플레이도 창의성에 영향을 미칠까? 그에 대한 결과는 이렇다.
“아동 체험에 의거할 때, 컴퓨터게임을 통한 모의 세계 탐험은 자체적인 나름대로의 가상 세계 창조와 완전히 동등한 것이 아니다. 물론 놀이로서 게임을 하는 것은 몰입, 집중, 행위, 참여라는 면에서 온 신경이 집중된 가상 놀이와 공통된 특징이 있다. 시뮬레이션 놀이는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세계 안에서 어느 정도 중요한 정교화 작업을 하도록 허용한다. 하지만 게임은 또 상상의 범위를 제약하고, 그 행위와 수단에 사람의 눈을 속이는 베일을 드리우기도 한다.”
즉 컴퓨터를 이용한 월드플레이는 놀이를 하는 동안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거의 조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국 오프라인에서의 놀이가 정답이 되겠다. 이제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았으니 그 방법을 장려해야할 필요성이 남았다. 학교에서 수업의 일환으로 적용시킨다면 매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겠는데 이에 저자는 커리큘럼 일정이나 정답에 집착하지 않는 범위에서 교육을 해야만 이루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추가적으로 월드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제시하였다.
①장소를 제공하라. - 다른 활동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가상 놀이를 할 장소
②시간을 제공하라. - 아동들이 놀이 장소에서 방해받지 않고 놀 수 있는 신성한 시간
③재료를 제공하라. - 크레용, 종이 등 놀고 흉내 내고 만들고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
④프라이버시를 제공하라. - 주어진 공간, 시간 및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자율권과 프라이버시를 당연히 여김
⑤허용하도록 하라. - 자신이 하는 가상 놀이의 가치를 당신이 인정하고 지원한다는 사실을 아동들에게 알게 하라.
특별히 관찰을 한 적은 없지만 간혹 상상속의 그림을 그리거나 혼자 역할극을 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월드플레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것은 어쩌면 너무나 평범한 아이의 성장과정 중의 하나일 것 같은데 이것이 창의성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조금은 놀라웠다. 이제 가상 놀이를 할 때마다 방해하지 않고 지켜봐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상놀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로 성장하고 성인이 되어서도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래야만 할 것 같다. 내 아이의 상상력을 위해,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기 위해 앞으로 월드플레이를 꼭 유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