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1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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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일을 나는 아주 좋아한다.   한 때는 그의 책이 나왔다면 다른 볼 일도 없이 시내까지 일부러 나아가 사오곤 했었다.   왜 그렇게 장정일의 애독자가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가 쓴 책도 책이지만 아마도 그의 아우라 또는 이미지를 마음에 들어 한 것 같다.  중졸 출신, 결혼해서 아이는 낳지 않는 것, 청소년 시절의 3가지가지고 싶었던 것(확실하지는 않지만 ‘세계문학 전집, 턴테이블, 타자기’가 아닐 까?),   작가들과 중국 만리장성 여행 중 일행과 떨어져 혼자서 호텔 방에서 책을 읽은 것,   시인 부인을 둔 것,    고집 세어 보이는 눈매,  대구 가는 열차에서 책읽기,   그가 낸 책이 영화화 된 것,    ‘거짓말’ 같은 야한 영화를 만들게 한 것,   문학을 재단하는 몰상식한 재판에서 떳떳했던 것,   마음에 안 들면 가차 없이 까는 것,   돈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순수함,    다독하며 독서일기를 쓰는 것,   희곡, 소설, 연극 등 전 장르를 넘나든다는 것,  솔직한 것 등,   대충 추려보면 이런 정도가 아닌가 싶다. 

  ≪독서일기7≫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이 양반 요즘 책 안 읽고 있나?’하고 궁금해 하고 있었다.    물론 ≪공부≫라는 책이 나왔지만 말이다.    그런데 다른 제목을 달고 나와서 한 동안 몰랐음을 알았다.   “≪독서일기≫라는  제목을 유지하는 것이 독자들과 암묵적인 약속이지만, 목표한 것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인터넷을 통해 좀 더 가까이 독자와 만날 계획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10p)

  아무튼 남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지만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 만하다.  하물며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남의 독서 형태를 짬짬이  확인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장정일의 말마따나 “베스트셀러 같은 유행에 휘들리게 되다”(15p) 않기 위해서는 고수들이 읽은 책의 목록을 엿보고 따라 읽기 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여기 소개된 책 중에서 내가 아직 읽지 않은 책 위주로 정리해 보겠다.    그리고 꼭 읽으려는 결심을 해 본다.

1. 88만원 세대 / 우석훈‧ 박권일/레디앙/2007 
  이 책은 아직 절반 밖에 읽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살인적인 성적 충동을 참아가며,  노르웨이의 7분의 1수준인 알바비로,  유럽보다 몇 배 비싼 대학등록금을 벌려고 이 추위에 개떼처럼 떨고 있을 그들이 눈물겹다.   대기업, 정권, 정치, 기득권 정말 죽이고 싶고 끌어내리고 싶다.(장정일이 아닌 나의 견해)

2.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 사회평론/ 2010
 얼마 전 생전의 아버지로 얼마 안 되는 땅을 증여받게 되었다. 시골 깡촌의 땅이라 공지시가가 얼마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삼 천 만원이 넘게 되었다.  직계에게 물려받는 종산에 해당되는 땅도 이 액수가 넘으면 무조건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고 한다.  이런 갑남을녀는 법이 무서워 세금 낼 것 다 내는 형편인데, 대기업은 어떠한가.  주식으로 주고, 이런 저런 방법을 좋게 말하면 절세, 나쁘게 말하면 탈세를 하고 있다고 본다.  과연 삼성은 이재용에게 증여하면서 세금을 다 냈을까.   법조계도 폭탄주와 돈으로 삶아대는 삼성이 과연 그랬을까.  하기야 삼성 욕하면, ‘반골’에 ‘빨갱이’ ,요즈음은 ‘종북주의자’라고 욕하는 무지몽매한 국민이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3. 제국의 미래/ 에이미추아/ 바아북/2009 
 몇 번 읽으려다 중단한 책이다. 내용이 흥미가 없거나 해서가 아니라, 이 책은 너무 두껍다. 장정일도 읽었으니, 다시 한 번 도전해봐야지.

4. 근대문학의 종언/ 가라타니고진/ 도서출판b / 20006
저자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너무 고질게 어렵지 않은가?

5. 고민하는 힘 / 김상중/ 시계잘/ 2009
한 번 읽었는데, 리뷰를 쓰지 않아 잘 기억나지 않는다. “강상중은 일본에 귀화하지 않고 동경대하교 교수가 된 최초의 재일 한국인이다. ≪고민하는 힘≫은 학창시절 재일 한국인으로서 겪었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쉰일곱 살이 된 지금 ‘어떻게 늙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진지하게 고민했던 아홉 가지 주제를 토로한다."

6.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다니엘 에버렛/ 꾸리에 / 2009
 문명 세계를 향한 도전. 아마존에서 30년 생활을 마친 뒤, 지은이는 신앙을 버리고 무신론자가 됐다.
 

7. 그림과 눈물/ 제임스 엘킨스/ 아트북스/2007
“ 제목만 보고서는 가치를 알 수 없는 책이 있다. ‘그림 앞에서 울어본 행복한 사람들 이야기’라는 부재를 달고 있는 《그림과 눈물》이 그런 경우다. 매달 쏟아져 나오는 다종다양한 미술 관계 서적 가운데 고작 ‘눈물’로 all술 애호가나 독자의 눈길을 끌어 보겠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역시 책은 읽어봐야 안다. 이 책 참 재미있다.”(72p)

8. 움 베르토 에코와 축구/ 피터 페리클레스 트리포나스 / 이제이 북스 /2003
“에코는 스포츠를 부인하진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만약 당신 주위에 섹스는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하는 섹스를 구경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 씩 암스테르담(사창가)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정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그런 사람을 ‘관음증’ 환자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체를 사용한 ‘놀이’(운동)는 전혀 하지 않으면서, 스포츠 관람에만 넋을 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똑같이 환자다.” 아주 마음에 드는 글귀다. 자신의 몸을 움직이지는 않으면서 남의 경기는 광적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예시가 것이기 해서 그렇지 아주 마음에 드는 말이다.

9. 아버지를 찾습니다/ 왕원싱/ 강/ 1999
“우리가 아버지를 올바르게 지각하는 때는 언제인가? 거인과 같았던 아버지의 모습은 점차 왜소해지고 권위는 허물어지며, 아버지의 모든 행동거지는 혐오의 대상이 된다.”(87p)

10.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민음사/ 2005
창녀/ 낼리 아르캉/ 문학동네/ 2005
모두가 창녀다/ 에르난 미고야/ 북스페인/ 2007
마르케스는 비행기에서 7시간 동안이나 자는 미녀를 관찬하고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바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잠자는 미녀의 집》을 읽고 힌트를 얻음.

11. 유니스의 비밀/ 루스 렌들/ 고려원미디어/ 1992
  “≪유니스 비밀≫이란 소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레이체 에드워드와 키스 리더의 ≪잔혹과 매혹≫을 보고서였는데, 내가 ≪잔혹과 매혹≫을 읽게 된 것은, 장 주네의 ≪하녀들≫에 대한 입문적인 해설을 쓰기 위해서였다.”(106p)

12. 재퍼스 존스가 문제다/ 그레이그 실비/ 양철북/ 2010
 아주 오래 전에 아주 벅차게 읽었던≪앵무세 죽이기≫와 같이 소개되어 있다. “어린 소녀의 의혹에 쌓인 죽음이ㅣ 소설의 중심을 이룬다.”(111p)

13. 직접행동/ 에이프릴 카터 / 교양인 / 2007
“정당 정치와 선거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들은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대신, 직접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118p)

14. 부르주아 전/ 피터 게이/ 서해문집/2005
    꿈의 노벨레 / 아르투르슈니츨러 / 문학과 지성사/ 1997 
“≪부르주아 전≫은 슈니츨러의 삶을 통해 흔히 ‘빅토리아 인’이라고 불리는 19세기 중간계급에 대한 연구서이다. 슈니츨러의 ≪꿈의 노벨레≫를 다시 읽었다. 우리에겐 소설보다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아이즈 와이드 셧≫(1999)의 원작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작품에 대해서는, 원고지 10 매의 독후감이 내 ≪독서일기≫5권에 실려 있지만, 이번에 다시 읽은 소감은 매우 다르다.” 장정일도 리뷰를 쓴 책도 다시 읽고 또 리뷰를 쓰는 구나.

15. 신뢰와 배신의 심리학/ 데니스 라이니/ 시그마프레스/ 2001
데니스와 미쉘레 부부가 함께 쓴 ≪신뢰와 배신의 심리학≫은 기업과 조직 내부의 신뢰와 배신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집필된 일종의 실용서.
≪배신 -21세기를 사는 지혜≫(한겨레 출판, 2008)

16. 박정희의 사상과 행동/ 최영/ 민음사/ 1995
박정희의 사상과 행동을 분석하고 평가하기 위해 저자가 동원한 방법론은 세 가지다. 심리분석, 한․간의 비교 문화론, 박정희의 정책 사례 연구.

17. 장미와 시날코/ 김진송/ 푸른역사/ 2006
제1공화국의 ‘넘버 투’이기붕 사저에 한 해 동안 드나들었던 사람과, 그들이 들고 온 선물을 꼼꼼히 치부해 둔 문서였다.

18. 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 마크 슈미트/ 인간희극/ 2008
호주에서 태어나, 청주와 진주의 대학과 학원에서 일하던 저자는 독일과 일본 등을 옮겨 다니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자신이 바라는 바의 글을 썼다.

19. 지구 끝의 사람들/ 열린책들/ 2003
세풀베다의 주인공들은 언제나 패배자들이다.

20. 폭주노인/ 후지와라토모미/ 좋은책 만들기 / 2008
편의점 매장에서 오랜 책을 읽고 있다가 점원에게 주의를 받은 70세 노인은 전기톱을 들고와 “자 잘라 죽여버릴 거야!”라고 행패를 부리다가 경찰에 체포된다.

21. 뉴라이트 비판 / 김기협/ 돌베게/ 2009
“앞서 말한 것처럼 뉴라이트에 대한 나의 비판은 뉴라이트 정정책이 아니라‘역사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22.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징 지글러/ 갈라파고스/ 2007
    탐욕의 시대 / 장 지글러 / 길리파고스/ 2008
‘기술과 생산력의 발달은 유전자 변형 식품 없이도 120억 인구를 거뜬히 먹여 살릴 정도로 발달했지만(현재 인구는 65억 정도), 어째서 8억 이상의 남반구 인구가 만성적인 기아에 허덕이는 것일까?’

23. 잭 런던/ 토마스 아이크/ 한울/ 1992
    강철군화 / 잭 런던/ 궁리/ 209
    러일전쟁, 제물포의 영웅들 / 가스통 르루/ 작가들/ 2006
    잭 런던의 조선사람 엿보기 / 잭 런던/ 한울/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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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더숲 2011-11-0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_^ 도서출판 더숲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종이책 읽기를 권함> 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4418315&orderClick=LAG 관심 있게 한 번 살펴봐주세요 :^) 혹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인문학 인생역전 프로젝트 5
이권우 지음 / 그린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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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읽는 책’을 통한 독서 내비게이션

 1. 대학입시 때문에, 현실적으로 학생들에게 책 읽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는 쉽지 않았다. 밤낮으로 입시 과목과 씨름하는 그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조하는 것은 오히려 미안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절대적 명제였던, 대학 간판이 자기의 인생을 좌우했던 시기는 서서히 막을 내려가고 있다.  좀 더 창의적이고 확장적인 인성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의 해결책은 책읽기가  가장 기본이 됨은 말할 필요가 없다.
  한편 정책적으로도, 책읽기의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즉 학생들의‘창의ㆍ인성’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책읽기를 중요시 한다고 한다. 비록 타율적이고 인위적이라 성공할지 의문이 가지만, 학생들 각자의 독서 이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기록하여 보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보통신망에 업 로드하여 대학 측에 제공, 입시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학생들이 책에 다가서지 않는다.  아무리 입시라는 막중한 임무가 있어 여유가 없더라도 책 읽을 시간은 낼 수가 있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시간이 있어도 독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영상매체의 늪에 빠져드는 시간을 조금만 할애한다면 책읽기는 실천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책읽기를 시작하려는 학생에게 도움을 주려는 취지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또한 많은 책을 읽는 학생이라도, 읽지 않아도 될 책을 사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학생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들을 올바른 독서의 세계로 안내하려는 의도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읽은 때는 당의정 같이 달착지근하여 끌리지만 읽고 나면 허망한 일본국적의 변역 책이 잘 팔린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런 종류의 책이 소위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는 다는 사실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 가지 음식 섭취가 몸에 좋지 않듯이 편중되지 않는 독서도 또한 매우 중요하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책은, 이름 하여 ‘책 읽는 책’이다. 즉 책 읽기의 고수들이 직접 읽고 쓴 서평, 넓은 의미로의 독후감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좋은 책을 소개해주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독서는 나의 운명’이라며 다른 사람들의 책읽기를 부추기는 내용의 책이다. 

  2. ≪장정일의 독서 일기≫(장정일. 랜덤하우스 중앙.1993. V1∼V7)    장정일은 여러분들이 문학 시간에 배운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의 시를 쓴 사람이다.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로, 독서광이자 소설가인 장정일은 요즘도 꾸준히 자신의 책읽기의 결과물을 ‘독서일기’라는 형식으로 펴내고 있다. 중졸이라는 학력으로 희곡을 비롯한 전  장르를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는 장정일. ≪장정일의 독서 일기≫는 그가  어떤 책에서 무엇을 배우고, 위로를 받고, 가장 큰 즐거움을 느꼈는가 알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장정일의 독서 일기≫는 7권까지 나와 있다. 그런데 여덟 권 째는 “독서일기란 실현 불가능한 글쓰기인데, ‘독서일기’라는 말을 워낙 많이들 사용해서”라는 이유로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출판했다. 이들 책에 나오는 수많은 책 목록을 작성해보고, 따라 읽기 하여, 장정일의 내면을 엿보는 일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장정일 책읽기의 전체적인 흐름이, 초기에는 그가 소설 작품을 많이 읽었지만 점차 인문학 쪽으로 방향을 트는 독서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3. ≪침대와 책≫ (정혜윤. 웅진하우스.2007)
 ‘책으로 만든 침대와 매일 밤 사랑에 빠지는 한 라디오 PD의 독서 에세이’,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소개하는 문구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어느 유명한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나의 청소년기의 소원은 가장 하위직 공무원이 되어, 매일 정시에 퇴근하여 침대에 누워 책을 원 없이 읽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아서 후회스럽다.” 그렇다. 번잡한 일과가 끝나고, 침대 위에서 지적인 쾌감을 맛보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감각의 독서가 정혜윤의 또 다른 책 ≪세계화가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은 그녀의 황홀한 고전 읽기의 고백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등, 우리의 세계 대표 고전을 이 책을 통하여 저자가 어떻게 읽었는가를 눈여겨보고 모방해 보자. 참고로 정혜윤은 독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신호등을 기다리면서도 책을 읽었다는 일화를 가진 독서광이다.  

  4. ≪청소년, 책의 숲에서 길을 찾다≫ (류대성. 인더북스. 2010)
  류대성을 인터넷 네이버 블로그에서 ‘인식의 힘’이라는 아이디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는 흔히 말하는 리뷰의 달인으로,  많은 책을 읽고 감상문을 블로그에 올려 책 안내자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그의 블로그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인터넷 상에서 우수 블로그로 상을 받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지금도 많은 글을 올려, 사람들에게 책읽기를 부추기고 좋은 책을 권해 오고 있다.  특히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3학년 자율학습 감독을 하는 등 바쁜 일과 속에서도 꾸준한 독서량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간 핑계를 대고 책읽기를 소홀히 하는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될 수 있다. 또한 그의 글쓰기 실력은 내가 부러울 정도로 뛰어나다. 나름대로의 읽고 쓰는 반복적인 노력의 결과라 믿는다.  이런 그가, 드디어 자기가 읽은 책을 중심으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 읽기 안내서를 펴냈다.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분되는 점은, 저자가 교사라는 직업을 가져서 그런지 ‘우선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부터 읽어라’고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소설을 넘어서야 진짜 책읽기가 시작 된다’라고 언급한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책읽기를 강조한다.  이런 그의 말을 온전히 동의 할 수는 없지만  ‘인문학적 교양’의 책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점은 수긍이 간다.  
  5. ≪책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이권우. 그린비. 2008)
 자칭 도서 평론가인 이권우는 책읽기의 달인이다. 그는 지식 습득을 위한 책읽기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소통을 위한 책읽기를 제안한다. 또한 책읽기에는 우리의 내면을 성장시킴과 동시에 통용되는 기성가치에 의문을 불러일으켜 더 나은 세계를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그는 믿는다.  또한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타인의 아픔과 고통, 기쁨에 대해 공감하게 하는 힘은 역시 책읽기에 있다 면서, 책읽기의 달인이 되기 위해서는 느리게 읽고, 깊이 읽고, 겹쳐 읽고, 토론하고, 글을 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과 아울러 좀 더 진화한 최신작 ≪책 읽기의 달인 호모 부커스 2.0≫도 읽기를 권한다. 저자는 지금까지 읽어 오지 않았던 이들도 이 책을 읽으면 개종하여 책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다고 자신한다. ≪호모 부커스≫가 이권우 개인의 책읽기의 소산이라면 ≪호모 부커스 2.0≫>은 책읽기에 뛰어난 강호의 고수들 중, 응모에 의해 우수작을 뽑아 모아 놓은 책이다.  즉 비교적 젊은 호모 부커스들이 행복했던 책과의 만남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므로 다른 목적으로 나온 책 보다 생생하고 실천하는 책의 달인을 호흡하게 된다. 

  6. ≪교양인의 행복한 책 읽기, 독서의 즐거움≫ (정제원. 베이직북스. 2010)    정제원은 안상헌의 ≪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과 박민영의 ≪책 읽는 책≫을 읽으며 느낀 바 있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생산적 책읽기 두 번째 이야기≫를 최근에 낸 안상헌 과 박민영의 책은 나도 읽어 보았지만 ‘책 읽기 책’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평에 대한 학문적 정립이 아직 이루어져 있지 않다는 설이 일반적이다. 이런 이유에서, 안상헌의 이 책은 서평 및 책읽기에 대해 전문적이며 총체적 접근자세를 보인다.  그러함에도 ≪교양인의 행복한 책 읽기≫를 택한 이유는 최근에 출판이 되었다는 점과 아울러 위의 두 권의 책 못지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양인의 행복한 책 읽기≫는 앞부분 몇 장만 읽어 보아도 저자가 습관화된 독서가임을 알 수 있다. 즉 그의  책 혼이 녹아 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가 분야별로 엄청나게 책을 읽어 치웠다는 것은 예로 든 책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다.  책의 구성도 혼신의 정열을 기울여, 알기 쉽고 찾아보기 용이하게 만들었다. 책 선택 및 독서법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7. 책벌레들의 책 읽기를 통해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많은 ‘책에 관한 책’을 읽어왔지만, 외국 번역서는 한계가 있었다.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 같은 경우가 그러한데,  물론 이 책 저자의 독서력은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거기 소개되는 책이   한결같이 국내에서 번역이 안 된 경우라던가 절판되어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가 언급한 책을 찾아서 읽어 보기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좋은 책이지만,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들을 읽어왔다≫도 마찬가지다.
   아무튼 이 글을 계기로 비록 한두 명의 학생들이라도 ‘책 안 읽는 병’이 치료 될 수 있는 훌륭한‘독서처방’이 되기를 기대한다. 

 * 참고로 독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수 블로거를 소개한다.
(인문. 청소년 책읽기) http://blog.naver.com/cognize (인식의 힘)
(신간 요약 소개)      http://blog.aladin.co.kr/mramor (로쟈의 저공비행)
(소통을 위한 책읽기)  http://blog.naver.com/gilsamo (다윗)
(과학ㆍ인문)          http://blog.yes24.com/eehwan(이환)
(감성적 책읽기)       http://blog.naver.com/unisite (설해목)
(추리소설의 보고)     http://blog.aladin.co.kr/mulmandu (만두의 추리 책방)
(경영ㆍ처세의 책읽기) http://blog.aladin.co.kr/louisplan (일열의 경영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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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여름 갑자기
차우모완 지음 / 엔블록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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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궤양이 있어 일단 조직 검사를 해야 했다.     그런데 내가 검사 전에 먹은 아스피린으로 인하여 의사가 조직을 떼어내지 못하고 다음 달에 다시 한 번 내시경을 하자고 한다.     저 번에도 조직 검사 들어가서, 그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의 시간이 왜 그리 길고 기분 더럽던지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어제도 병원을 나서며 기분이 착잡했었다.     이는 다 빠져서, 인플란트 박을 때까지는, 영구처럼 보여 마음대로 웃지도 못하고 생활해야하고,  고혈압에, 사지육신이 성한 데가 없으니 요즘 추운 날씨만큼이나 씁쓸하고 우울했다.     아무튼 혹시 암이 아닌가 하고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보고 책도 찾아보았지만 오히려 아리송하기만 하였다.

  그 때 서점엣 바로 눈에 띤 것이 바로 ≪그 해 여름 갑자기≫ 이다.      이 책의 표지에 “말기 유방암 여성이 되찾은 사랑과 행복의 긴 여정 하지만 파랑새는 너무 가까이 있었다.”라고 써 있었다.       그리고 참고 자료에 내가 한 때 열독한 장두석의 ≪사람을 살리는 단식≫, ≪민족 생활의학≫ 등 단식에 대한 책과과 대체의학 서적이 제시 되어 있었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모친께서 유방암으로 고생하실 때, 나와 집 사람이 거의 맡아서  모셨었다.  절박한 심정에 암에 관한 이 책 저 책을 읽어 보고, 여러 의사에게 물어 보기도 하고 하였었다.  그런데 별 소용이 없었다.  마지막에는 어머니께서 너무 강력히 주장하셔서 한 적한 단식원에 들어 가셨는데,  그 때 막판의 패착을 말리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고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집어들은 이 책을 보고 처음에 의아해 했다.  저자가 차우모완으로 중국 사람인데,  번역자가 없었다.  확인해 보니 우리나라 사람으로 컴 통신의 아이디를 쓰고 있었다. 

 본격적인 독서에 들어가서 보니, 작가가 추구하는 내용이 내 예상과 많이 빗나가고 있었다.  유방암 선고를 받고 항암제를 거부한 한 여성이, 배신한 남친을 버리고 아버지가 계신 시골로 낙향하여 한 남자를 만난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연예 소설에 가깝지만, 추리 소설 기법을 가미하고 있는 듯하다.  한 여성의 의문의 죽음이 이야기의 한 쪽을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그렇게 암과 대체 의학에 관한 참고 자료가 제시 되어 있는가.  그것은 이야기 중에 간간이 코멘트된 내용의 자료였다. 
다시 말하면 이 소설이 전적으로 수기 형식을 띤, 유방암에 걸린 한 여성의 극복기라든가, 아니면 그 병으로 좌절 속에 사는 여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런 의도로 이 책을 선택하면 백 번 실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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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3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올 한 해는 나 자신을 추스르기에 급급했던 고난의 시절 이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자의식에 빠지게 하고, 한편으로는 억울하고 분해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다.     잠시나마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막걸리 통을 끼고 살았다.      술에 취해 잠들면 하루가 저물고 아침이 왔으며, 다시 술을 먹는 그런 날이 반복되었다.


  원인은 반드시 결과를 초래 하는가 ?     며칠 전 건강 검진에서 위궤양 진단을 받고, 조직 검사를 했으며,  다음 달에 다시 내시경을 하기로 했다.  근래에 조직검사 2번, 내시경 3번을 하게 됐다.       너무 민감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자신을 너무 존중하지 않는가?  그래서 이무석의 ≪자존감≫도 읽어보고,  힘에 부쳐 쓰러져 잘 정도로 운동도 해 보았지만 근본적인 치유는 되지 않았다.


 이제는 술도 먹지 못한지가 어언 14일이나 되었다.      최고 기록이 아닌가 한다.  약을 먹으면서도 아내 몰래 술을 먹는 무지한 짓을 한 것을 생각해 보면 그나마 금주 기간이 두 자리 수의 날짜가 되니 위안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새벽 2시에 책상 앞에 앉아있다.

  술에 취해 생각 없이 살다보기 보다는, 발전적 생각으로 책읽기에 더 매진하자 결심하고 그런 시간을 꾸려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불면의 밤에 그래 한 번 웃어 보자하고 집어들은 책이 위화의 ≪형제≫이다.     몇 년 전에 읽고 글도 썼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다시 한 번 읽어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개콘 보다도 몇 배   재미있었다.


 어느 국내 작가도 이 책을 추천하고 있는 신문을 본 적이 있지만, 나는 ≪허삼관 매혈기≫을 읽고 난 다음부터 위화의 광팬이다.      눈물을 흐리면서도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드는 위화. 그는 가히 중국의 가브리에 마르께스,  찰스 디킨스라고 부름직하다.       유머는 ≪나를 부르는 숲≫의 빌 브라이슨에 비교됨직하고, 내가 허접한 책을 읽고 있지나 않나 의심을 약간 할 정도로 보면, ≪행운아 53≫의 에프라임 키숀에 견줄만하다. 


  주인공 ‘광두’와 ‘강호’두 형제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해프닝은 때로는 배꼽 빠지게 하는 웃음을 선사하지만, 빈곤과 문화혁명 등 60년대의 배고팠던 시절과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고난의 행군을 하는 민중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언젠가 TV에서 본 중국 영화≪쿵후 허슬≫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조폭들의 싸움만 다르지 같은 포맷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야기가 이야기를 물고 들어가면서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위화의 스토링 텔링은 우리를 사로잡는다.     음란하면서도 추하지 않고, 허술하면서도 진지한 그의 말발은 오르락내리락 리듬에 따른 탄력성을 가지고 있어  쉽게 읽히면서도 포복절도할 준비를 하고 대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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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천무후
쑤퉁 지음, 김재영 옮김 / 비채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흔한 말로, 웃으면서도 눈물이 난다는 ≪형제≫, ≪허삼관매혈기≫의 작가, 중국의 가브리에 마르께스,  찰스 디킨스라 일컫는‘위화’와 함께 ‘쑤퉁’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다.    그의 번역되어 나온 책 중 ≪쌀≫, ≪나 제왕의 생애≫, ≪홍분≫, ≪처첩성군≫,  ≪마씨 집안 자녀 교육기≫ 등이 내가 읽어 본 작품이다. 




  ≪측천무후≫은 쑤퉁의 전작과 달리 과감한 생략과 건조한 문체로 쓴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산샤의 동명 작품은 감각적이고 섬세한 문체로 사악한 여황제 무천측을 그린 반면에 쑤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 개인적 판단이다.     툭툭 던지는 무미건조할 묘사로 마치 역사책을 읽는 다는 감이 든다면 나의 감수성의 문제인가.     아무튼 역사적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해서 지나친 과장법이나  섬세함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 나의 독후감(讀後感)이다.




 쑤퉁이 장중한 문체로 그려낸 측천무후는 주된 인물을 각 단원의 인물로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개 후궁에서 천하를 다스리는 여황재가 되는 과정을 통시적으로도 다루고 있다.    즉 재인무조,  태자 홍, 소의 무조, 태자 헌, 천후 무조, 예종, 여황, 여황의 최후, 등이 목차에 해당된다.







   열네 살 일개(一介) 궁녀 미랑에서 천하를 호령하는 무소불위 여황제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쑤퉁에 의해서 다시 한 번 세상에 주목받게 되었다.     산샤의 작품을 읽은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무측천은 독한 별종이라는 선입관을 가진 것이 사실이다. 자기의 정적을 뱀이 우굴 대는 구덩이에 넣어서 죽인다든가,  아니면 상대에 대한 증오심이 폭발하여 눈을 빼놓는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하는 인물로 산샤의 책을 통해 각인되어 졌다. 




   그런데 긍정적 평가도 많은가 보다.    한 문학평론가는“정해진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이다.”라 평했으며, 또한 무천측은 중앙집권 체재 강화를 통해서 영토를 넓힌 인물로 좋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든 황제의 자리는 늘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황제의 주변 인물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자식도 호시 탐탐 자신의 권력의 자리를 노리는 경쟁자요, 영원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무측천은 몇 명의 본인 자식들을 가차 없이 귀양 보내고 처형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용의주도하고 교활하게 온갖 나쁜 짓을 다했는데도,  그것을 자신의 왕권을 지키는 의지로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본다니 역사에 무지한 나로서는 수긍이 안 간다.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으로 중앙집권 체제를 강화하고, 그 강대함을 내세워 영토를 넓혔기 때문에 그렇게 추앙받는 존재로 부각된다니 역시 승자독식의 역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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