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오기쿠보 런스루 4
유키 링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니메이터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만화

 

어느 업계는 치열한 경쟁과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개인차, 즉 역량의 차이가 엄청난 업계라 한다면 크리에이티브한 일들을 하는 일명 예체능계라 할 수 있다. 유키 링고 작가의 [니시오기쿠보 런스루]는 그 영역중 애니메이터로 일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키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스튜디오 헤메로킬리스에 입사하여 살아가고 있다. 벌써 1, 2권을 지나 3권을 맞이했는데, 사키는 이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1년을 넘게 일하고 있어 그 안에 사랑도 그리고 좌절도 겪어가며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실력의 차이를 느낄 때

 

3권에서는 사키보다 먼저 애니메이터로 입사한 선배 콘노의 사정을 담고 있다. 헤메로킬리스는 매년 애니메이터의 승급 시험을 진행한다. 승급 시험은 콘티를 그릴 수 있는지 일명 작화에 대한 평가이다. 사키의 선배인 콘도는 꽤 오랫동안 승급시험에서 합격하지 못한 일명 장수생이다. 후배들이 승급시험을 합격하여 애니메이터로서의 업무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이다. 또 다시 승급 시험이 다가오는데 콘도는 초초하기만 하다. 불합격이라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이제는 그 압박감마저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다달은 것이다.

 

등산을 온 인생 선배들에게 "후회없는 잘 사는 방법"에 대해 묻는다. 거창한 대답보다는, 모든 선택에는 후회라는 것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도리어 콘노를 제일 잘 아는 사람에게 본인의 상태를 물어보라고 조언을 받는다. 

 

콘도의 승급 시험 전의 결말도 꾀나 스펙터클하게 다가온다. 판타지물이 아닌 현대물 거기다 실제 애니메이터들의 현장을 담은지라 등장인물의 현실과 고민들이 가장 큰 스토리 라인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정든 직장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이들에게

4권에서는 헤메로킬리스에서의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던 든든한 선배이나 애니메이터인 히가노의 새로운 출발을 담고 있다. 동기들은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입봉을 한 친구들도 있겄만, 회사 대표님과의 의리와 함께 회사 후배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스승 역할을 하고 있던 히가노가 본인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겪는 상황들을 그려냈다.

 

보통 이직 혹은 직종을 변경하는데 있어서 금전적인 부분과 인간관계 그리고 적성에 대한 고민들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히가노는 어느 것도 결정적인 퇴사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중요한 꿈에 대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내가 업으로 일하고 있는 직장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매번 두려움과 함께 역으로 알 수 없기에 갖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그 어느 것도 정답이라 할 수 없다. 결국 개개인이 선택 그 자체가 바로 스스로가 그려가는 인생 지도이자 발자국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터라는 특수 직업이라 할 수 있지만 사실 그 안에서의 모습은 어느 직종에서도 볼 수 있는 상황들이다. 그래서 직장인이라면 공감을 하며 읽어가게 되고, 애니메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그만한 각오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매운 맛을 풍기는 만화이다.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옆에
Basso 지음, 이은엽 옮김 / 인디고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유의 개성적인 그림체로 두터운 팬층을 가진 만화가 오노 나츠메 작가의 또 다른 작명인 Basso로 출간한 작품

[옆에/ トナリ二]

오노 나츠메를 알게 된 것은 2000년대 중반 리스토란테(애니북스) 한 권짜리 단편집에서 만난 이후 현재까지 틈틈이 작품을 보고 있다. 장편의 이야기 구성 보다는 단행본 한 권짜리에서 작가의 스토리 전개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끼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다. 초반에는 다소 각진 선과 일본 만화답지 않은 마치 유럽쪽 그래픽 노블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도 그런게 작가도 이탈리아에서 거주했던 특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림의 완성도도 높아졌는데, 오히려 초기의 거친 느낌이 오노 나츠메 작가답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최근 작품들의 그림체는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아저씨의 거칠고 차가운 선을 그리는 특유의 감성은 아직도 살아 있다.



중년 남성에 사랑에 빠진 20대 청년의 중학생 같은 사랑 이야기

20대 회사원인 토오루는 경마장에서 경주마의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청년이다. 좋아하는 경주마의 경주장을 찾아 지방으로 신칸센 열차(우리식으로 말하면 KTX)를 타고 이동한다. 토오루는 플랫폼에서 우연히 같은 줄 옆에 선 삐쩍 말른 중년남자에게 왠지 모를 시선을 쫒게 된다. 지방 출장을 가는 듯한 그 남성의 피곤함이나 뭔가 흐느적거리는 모습에서 안쓰러움과 함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토오루를 사로 잡는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그를 컨트롤하게 된 것이 얼마만인지 모른다. 그렇게 몇 번의 우연한 만남이 이어지다가 결국 말할 기회를 얻게 된다. 플랫폼 옆 줄에 선 그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옆 자리에 앉게 되면서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영업 사원인 중년 남성의 이름은 마코토. 화 많은 상사를 보필하는 역할까지 하는지라 그는 무리한 일정 안에 일 처리를 하는 워커홀릭 직장인이다. 피곤에 몸도 정신도 힘들지만, 책임감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대표하고 있다.

이렇게 애기를 트고 나서 경마장에서 시간이 되면 만나자는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 두 사람은 헤어진다. 토오루의 두근거림은 주체할 수 없이 커져버린다. 인간으로서 그리고 사랑을 느끼고 만 토오루는 중학생이던 시절, 사춘기 시절의 첫 사랑의 거침없는 마음의 질주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어느 때처럼 경주장에서 말 사진을 찍던 토오루는 매번 마코토씨와의 만남을 기대하지만 매번 꽝이여서 기대감조차 낮아지고 있을 때, 문득 나타난 마고토씨와의 만남. 맥주 한 캔을 마시며 탁 트인 경주장을 안주 삼아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우연히 마코토씨의 사진을 찍은 토오루. 본인이 좋아하는 말 사진이 아닌 인물 사진은 처음인데, 불현듯 자연스럽게 찍고 싶었던 것 같다. 토오루가 찍은 마코토씨의 사진은 중년 아저씨의 섹시함을 가득 담은 한 컷. 물론 토오루의 애정이 함께한 컷이라 하겠다.

오노 나츠메 작가의 최고의 장점은 바로 감정의 기복을 만화 컷을 통해서 너무 잘 전달한다는 점이다. 절대 빠르고 급박하며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그려내지 않는다. 마치 유럽 영화와 같이 느리지만 깊이 있는 화면 구성이 이 작가의 최고의 매력 포인트로 매번 감탄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느림의 미학과 감정선이 급격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가 사랑으로 이어졌는지 여부를 굳이 결론내지 않아도 이 작품은 자연스럽다. 다행이도 이 이야기는 결론이 있다. 이 둘의 사랑의 결실의 여부는 직접 작품 속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우면 벗으면 되지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양지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주말 서점 나들이

서점 갈 생각은 없었지만 어느 날과 달리 눈이 번쩍 떠진 어느 주말 아침에 내가 놀럴 갈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었다. 동네 마실도 한계가 있었고 딱히 특별한 목적의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다행인게 집 근처에 커다란 서점이 있었고, 그리고 서점에서 풍기는 특유의 향기가 지적 배고품을 간접적으로나마 채워주기 때문이리라.

 

내가 매번 이용하는 서점 출구는 맨 처음 어린이 그림책 코너를 처음 지나쳐야 한다. 그림책을 맨 처음 맞이하는 느낌은 마치 테마 파크에 막 처음 입장했을 때의 두근거림이 상기되는 느낌이다. 어느 서적 코너보다 컬러풀하고 다양한 판형으로 꽂혀 있는 매대를 보면 해당 코너 서점 직원의 훌륭한 테트리스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한 몫한다.

 

자본주의 시대 인기 그림 작가의 책은 좋은 위치에 차지한다. 그리고 어느 때와 같이 신작이 출간되면 눈에 잘 띄는 매대의 정상에 위치한 그림책, 요시다케 신스케 작가의 작품과 눈을 마주치게 된다.

 

고민을 무겁게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일지도....

작가의 그림책은 어린이용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특이하고 기발한 시각에서 바라본 세상 일기와 같은 작품들이 많다. 이번에 만난 작품은 특이할 것 없는 우리가 일상에서 뱉는 말이 제목이었다. [더우면 벗으면 되지]



응?! 그렇지 더우면 벗으면 되는데.... 정작 우리는 많은 것들을 눈치를 보며 살아가기에 그 간단한 명제 조차도 마음대로 못하고 망성이곤 한다. 우리는 고민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건 인간의 당연한 숙명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고민을 무겁게 만드는 것으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림책이라서 서점에서 서서 읽어 내려갔다. 한 장 한 장을 읽으며, 웃기도 하고 다시 시무룩해지면서 읽어내려갔다. 마스크 안이라서 그림책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변화무쌍하게 변화는 내 표정에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었다. 다만 피식! 하는 소리만은 마스크의 방음효과가 없는지 새여 나오는 걸 막을 길이 없었다.



릴 적 갖고 있는 고민들부터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하고 있던 고민들이 이 책 한 권을 통해 속 시원하게 풀어주더라. 어릴 적 읽히지 않은 한글을 보며 엄청 고민했었는데.... 아는 부분만 읽으면 되는 거였다. 완벽한 습득보다는 아는 부분을 확인하는 것으로도 충분했던 사실을 이제서야 알다니... ㅠㅜ 거기다 일에 지쳐 아무것도 하지 않던 하루의 끝에 선 자신에게 시간을 허비했다고 했지만.... 이 책에서는 137억 년 우주의 역사를 떠올려 보라 한다. 얼마나 유쾌한 답이 아닌가. 내가 아무것도 안했지만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체로서의 존재를 생각하는 시간. 무엇보다 철학적이지 않은가.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안절부절 했을 때, 다 같이 후후 불어 식히면 된다는 명답. 코로나 시대가 이런 그림도 이제는 과거 속 한 컷에 지나지 않을 터이지만.... 그래도 할아버지도 귀여운 고양이도 유리 공예 장인과 코끼리가 합세하면 어떤 뜨거운 음식도 순간 식혀줄 것 같은데, 그 행위 자체를 상상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게 해주었다.

 

베스트 고민 해결 컷은 이것!!!

모든 스토리가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지만 그 중에서 [방이 어질러져 있다면]의 고민에 대한 답을 보는 순간.... 내 방을 들킨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놀랐다. 그렇다. 방이 어질러 있다면 나는 쌓이 책들의 모서리를 맞춰서 좀 더 높이 쌓는게 에너지를 기울리고 있다는 것이다. 책으로 쌓여 있는 방 자체를 싫어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저렇게 책이 쌓여 있으면 청소기로 방을 돌릴 때 한 번 이라도 더 정리하면서 보지 못한 책들을 발견해서 읽어내려가기 때문이다.



고민은 소중하다. 하지만 고민이 내 자신을 갉아먹는 기생충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면 고민은 결국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리라.

 

고민 자체를 풀어갈 수 있는 유머와 여유.

이 책은 바로 그런 힘을 주는 영양제 같은 존재이다.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고화질세트] 스킵과 로퍼 (총4권/미완결)
타카마츠 미사키 / 시프트코믹스 / 2021년 1월
평점 :
판매중지


다카마츠 미사키 작가의 [스킵과 로퍼]


일본 시골 마을에서 도쿄의 명문 고등학교로 진학한 미츠미의 고등학교 시절을 다루고 있습니다.


멋지고 스윗한 소년 시마를 비롯하여

냉혈 미녀이지만 가슴 따듯한 유즈미

소심하지만 모든 열심인 안녕 소녀 쿠르메

타인의 시선이 아직까지는 우선인 민감한 소녀 에가시라




너무나 다른 친구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성장만화입니다.

어쩌면 너무 이상적인 학원물이라 볼 수도 있는데요.

그래도 어른도 아이도 아닌 불안정한 시기에 모두가 겪을 법한 고민들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장면 구성도 대사도

거기다 등장 인물들이 모두 매력적이다.

국내에서는 단행본 출간은 되지 않고

yes24나 네이버 시리즈에서 이북으로 열람 가능하며 현재 4권까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2021년은 만화 스킵과 로퍼 기다리는 두근거림이 함께 할것 같다.

가슴 따뜻해지는 만화 행복해지는 만화가 읽고 싶은 분에게 강력 추천!!!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애의 아이 1
아카사카 아카 지음, 요코야리 멘고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돌 오타쿠가 최애 아이돌의 아이로 환생하다!​

[쓰레기의 본망]과 [카구야 님은 고백 받고 싶어] 작품 콤비

아카사카 아카와 요코야리 멘고의 신작 [최애의 아이]는 기존의 작품에서 보여준 스토리상의 파격적인 설정을 아이돌 업계에 맞게 이야기를 잘 옮겨놨다.




최애 아이돌의 임신을 한 채로 산부인과 의사인 고로를 찾게 된다. 그는 최애의 비밀을 지키며 그녀를 진료한다. 그녀의 순산을 앞둔 어느 날 아이돌 '아이'의 스토커가 고로를 죽이면서 이 만화를 새로운 국면에 직면한다.

응?! 고로는 눌을 뜨니 최애 아이돌 '아이'의 쌍둥이 중 아들로 환생한 것이 아닌가!!!! 그의 목적은 그저 쌍둥이 동생과 엄마인 '아이'와의 행복한 나날일 줄 알았다. 하지만 또 다시 찾아온 시련 닥쳐오게 되는데... 고로가 다시 환생하게 된 것은 본인과 그리고 엄마이자 최애인 '아이'의 복수를 위한 것.

아이돌 업계 관계자라는 단서를 기반으로 고로는 복수를 위한 삶을 시작한다.

하임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