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역사 e 2]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던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있고,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내가 알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준다. <역사e>의 깔끔하고 명쾌한 구성에 마음이 끌리고, 사진이나 그림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나의 눈길을 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핵심적으로 제공되는 정보가 눈에 들어와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사진이나 그림, 짤막한 글로 강렬하게 시작을 해서 집중도를 높이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역사라는 거리감있는 소재임에도 궁금한 마음이 들어 꼼꼼히 글을 읽게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는 느낌이다. 1권에 이어 2권도 반드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고, 이번에 읽은 2권에서도 역사 속의 모르던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 재미있기만 하다. 책을 읽을수록 내가 모르던 세계를 알게 되는 느낌에 흥미진진해지고 가슴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의 말이 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역사임에도, 우리는 역사에 대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 <역사e 2>에서는 짧고도 흡인력있는 시작으로 궁금한 마음을 더해서 읽지 않고는 버틸 수 없도록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책이라 생각된다.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뛰어난 접근성으로 역사 속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4위 묘하게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  [높고 푸른 사다리]

 

 

 

 <높고 푸른 사다리>는 한 청년수사 요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묘미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등장 인물들의 마음 속으로 내 마음이 겹쳐버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성직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도 인간이고, 인간적인 고뇌를 하며, 방황하는 영혼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된다. 인간으로서 감내해야할 시기적인 역사와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을 뼛속깊이 느껴보게 된다. 이런 것이 진정 소설을 읽는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로 글을 시작하는데, 이때만 해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채우리라 짐작하지는 못했다. 소희가 등장하며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으로만 이 책을 읽어나가던 나의 생각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이 책에서는 와닿는 문장으로 잘 담아내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온 우주가 기우뚱했고 그리고 다른 우주가 생겨나버렸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154쪽) 요한 수사의 소희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절정의 문장이었다.

 

 사랑은 삶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사랑과 함께 동반되는 다른 감정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뇌, 의심, 혼돈, 배신, 죽음, 침묵, 미래에 대한 공포, 위선 등 사랑과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러한 감정들은 사랑과 동반되는 감정이기에 마음 속에 소용돌이치는 복잡한 심정으로 종합화된다. 결국 우리네 삶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모든 감정을 이 책을 읽어나가며 만나게 된다.

 

 이 책의 반전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소희의 이메일이었다. 예전에 <러브레터>라는 일본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이 주는 느낌이 떠오른다. 어쩌면 이 마지막의 안타까움, 이미 과거의 시간이 되어버렸지만 어긋나는 운명의 처절한 아쉬움에 언젠가 이 책을 다시 손에 쥐어들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3위 한국인으로서 인도에 대해 실질적으로 넓고 깊게 살펴보는 시간 [12억 인도를 만나다]

 

 

 

 지금껏 내가 읽은 인도에 관한 책은 크게 두 가지 종류였다. 인도를 주관적으로 바라보며 지나치게 미화한 여행 책자이거나 실제로 인도의 모습이 그런 것인지 확인하고 쓴 것인지 의심스러운 뻔한 이론만 담긴 책, 그렇게 두 가지였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1988년 인도로 유학하여 현재 26년 째 인도에서 살고 있다. 현재 델리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동아시아과에서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0년 한국어 전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인도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감상을 늘어놓거나 대충 짜집기해놓은 이론으로 한 권을 엮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이 책은 나에게 상상 이상! 기대 이상! 인도에 대해 새로이 알아가는 즐거움이 넘친 책이었다. 단순히 잠깐 인도에 다녀왔다고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니고, 내가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던 것을 알아가는 것이 이렇게 즐겁다니! 눈이 번쩍 뜨인다.

 

 이 책을 보며 인도인의 성향을 현지에서 오래 지낸 한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왜 그들이 그러는지 종교적인 면을 근원으로 생각해보고,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인도인에게 대놓고 물어볼 수 없는 금기 사항인 카스트에 관해서 심도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본인이나 딸아이들의 인맥 속에 다양한 사람들을 예로 들어가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는데, 그 점이 현장감 넘치고 이해하기에 쉬웠다.

 

 그동안 읽은 인도 관련 서적이 수학 공식에 해당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공식을 대입해서 응용문제를 풀어가는 느낌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타가 많고 단어 표기에 있어서 일괄성이 없는 부분도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단점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을만큼 내용이 알차고 도움되어서, 절대 대충 읽을 수 없고 집중해서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었다. 인도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람, 인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읽어보고, 인도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2위 조선시대 책의 역사를 학술적으로 바라보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지금은 누구나 원하면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상상이 잘 안된다. 모르는 것을 알고 싶은 지적 호기심때문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도대체 어땠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생각보다 두껍고, 이 책 속의 자료도 생생하게 컬러로 담겨있다.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책이고, 누구나 한 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책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의 과거에 대해 알고 넘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일테다. 이 책을 통해 고려와 조선의 책에 관련된 분위기를 살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예전에 <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라는 책을 읽었다. 세계사와 종교적 시선으로 책의 역사를 바라보며 문화와 정치, 권력 등이 연결되어 세상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조선시대를 한정해서 책의 역사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에 좀더 깊게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자료도 더욱 풍부하게 첨부되어서 읽는 시선을 끌게 된다. 저자는 이번 책의 출간을 시작으로 조선 전기에 대해 한 권, 조선 후기에 대해 두 권을 추가로 집필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근대계몽기에 관한 것 한 권을 추가하여 조선 건국 이후부터 1910년까지, 모두 다섯 권의 책으로 조선의 인쇄,출판 문화를 한번 모아보려 한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대장정이 될 것이라 짐작되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

 

 

 

1위 유럽 여행을 매개로 저자의 감성과 만나는 시간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이 책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기존에 보던 여행 서적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시간이 멈춘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그들을 만나러 가는 유럽, 도전해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 다양한 테마로 유럽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각 테마별로 1위부터 10위까지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야기들은 1위가 가장 공감되고, 10위는 덜 공감되는 것이 아니다. 1위에서 10위가 아니라, 그냥 열 가지를 나열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책에 담긴 여행지는 이미 가본 곳보다는 가지 않은 곳이 더 많기에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꿈꾸는 시간을 보냈다. 각각의 이야기가 간단명료하면서도 강한 끌림이 있기에 책 속의 다양한 여행지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이야기는 여행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교감을 이룰 수 있기에 친근하게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유럽 여행을 매개로 저자의 감성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 이상, 기대 이상의 책이다. 유럽의 숨은 보석같은 여행지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의미 있다. 삶이 무미건조해질 때, 이 책을 꺼내들면 다시 감성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여행이 떠오를 때, 이 책을 꺼내들면 내가 생각하던 유럽보다 훨씬 더 내 마음을 흔드는 그런 유럽을 만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작품 꼭 읽어보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저의 기억에 오래 남을

2013년 최고의 책 5권입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이 책을 기억할 것이다

[정글만리]

 

 

 

 <정글만리>라는 제목도 작가도,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유는 생각할 필요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미 나에게는 <태백산맥>, <아리랑>을 통해 '무조건 조정래'라는 인식이 심어졌으니, 더 말이 필요없다. 그냥 저절로 이 책을 염두에 두었고, 안 읽고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근질근질함을 느꼈다. 나에게 이 책은 올해 어떻게든 꼭 읽게 될 필독서였고,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소설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글만리>를 통해 중국의 현재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그들의 이야기만 따라가는 것보다는 세상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2013년 어느 가을날, 정글만리와 함께 한 시간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4위  진정한 나를 찾아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무엇보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았다. 읽어나가면서 막힘없는 느낌은 정말 좋았고, 에고와 소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나 자신이라고 믿고 살았던 수많은 에고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었고, 존재의 행복을 느낄 실마리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또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그 때에는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3위 기대 이상의 책, 노자 도덕경을 재미있게 읽다

[노자 1 -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술술 읽히는 재미였다. 정말 재미있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이야기해준다. 이 책에는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이해를 위해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언어철학의 대가인 비트겐슈타인, 성경, 바가바드 기타, 스피노자의 에티카, 도연명과 이백 등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전체적인 것을 포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이렇게 흥미롭게 읽은 시간이 뿌듯하다. 책 속의 다양한 이야기가 쏙쏙 들어오는 맛이 있으니, 정말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두려움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지식 도구로 나에게 노자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2위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믿을건가요?

[파이 이야기]

 

 

 

 

 이 이야기는 인도 남부의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하며 지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소설 속의 이야기임에도 폰디체리에 정말 동물원이 있었나?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속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파이가 동물원의 동물들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세례도 받고 싶고, 기도 카펫도 갖고 싶어하는 소년, 파이는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고싶어한다. 어째서 힌두교도 겸 기독교도 겸 이슬람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한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동물들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에 몰입할 때 즈음, 예측할 수 없는 바닷 속 표류기가 펼쳐진다.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캐나다로 향하는 배가 침몰한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차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담이다.

 

 나에게 반전처럼 느껴진 것은 결말이었다. 세상 일은 믿는 만큼 보이고,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 것인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결말이었다. 집중해서 읽게 되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음에 영화로도 꼭 봐야겠다.

 

 

1위  [십팔사략 올컬러 완전판 1~10세트]

 

 

 

 책으로 읽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서 보게 되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접근성을 좋게 하고, 누구나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휙 훑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보고 나니 머릿 속에 흩어져있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필요없는 걸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년에 저와 함께 했던 책들 중에서

매월 베스트 5권을 선정했고

그 중 1위를 했던 책들을 모아봅니다.

 

2013년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12권을 소개합니다.

 

 

1월  [십팔사략 올컬러 완전판 1~10세트]

 

 

 

 책으로 읽으면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역사 이야기를 만화를 통해서 보게 되니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접근성을 좋게 하고, 누구나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를 휙 훑어보는 느낌으로 이 책을 보고 나니 머릿 속에 흩어져있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필요없는 걸작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2월 [정지용 시 126편 다시 읽기]

 

 

 

 

 이 책의 첫 인상은 두껍고 빽빽한 느낌에 '아차~' 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하지만 일단 책을 열어보니 언어의 마력에 빨려들고 말았다. 처음의 생소한 느낌은 뒤로하고, 어떻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감탄하게 되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인지, 같은 언어를 이렇게 풍부하게 구사할 수 있다니 부럽기만 하다. 다양하고 생소한 표현들에 할 말을 잃는다.


 

3월  [피카소가 모나리자를 그린다면?]

 

 

 

 이 책은 나에게 어떻게 미술을 생각하고 표현할지 방향을 제시해준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이 정말 마음에 든다. 가끔 방향을 잃고 그림에 다른 욕심을 부리게 될 때, 이 책을 꺼내 읽으며 이 마음을 다시 떠올려야겠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 그 작품과 표현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4월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

 

 

 

 이 책은 천종호 판사의 소년재판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천종호 판사는 소년부 판사이자 세 아이의 아빠. 어린 시절 가난을 체험했기에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비행으로 내몰린 소년들의 처지에 눈 감을 수 없었다고 한다. 사실 소년재판에 대한 이야기를 접해보지도 않았고, 그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도 없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세상을 알게 된다.

 

 독서는 세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로 인해 나 자신도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좋은 책을 읽으면 뿌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뿌듯함을 더해 가슴 먹먹한 현실의 이야기, 스토리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는 시간이 되었다.

 

5월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여행에 관한 진실

[공정여행, 당신의 휴가는 정의로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 책을 꼼꼼히 읽느라 다른 책을 쌓아두고도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뒷골이 당기기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배려하지 못했던 수많은 것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떠다닌다.

 

 여행 산업 속에서 온갖 광고에 노출되어 혹하는 마음에 충동적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가격이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을 하면 현지인들의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히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그렇지만은 않은 현실을 보게 된다.

 

 

6월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

 

 

 

 

 속시원한 책을 읽었다. 잡동사니에 관한 이야기가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 책이었다. 우리는 거대한 쓰레기통에 사는 것이고, 그 어떤 것도 우리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깨닫고 또 깨닫는다. 그동안 정리에 관한 많은 책을 읽어봤지만, 나를 확실한 행동으로 이끈 책은 이 책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이다.

 

 이 책은 중간 중간 독서를 멈추게 한다. 독서를 멈추고, 잊고 있던 잡동사니들을 떠올리며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다 또 읽고, 또 정리하고,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그래도 즐겁다. 기분 좋게 정리를 하게 되어 행복한 느낌이다. 잡동사니들이 나의 기운을 그렇게 빼는 것인지, 없애보니 알겠다. 이제 홀가분한 느낌이 든다. 아직 잡동사니들이 꽤나 많지만, 지금 현재는 이것으로 만족!

 

7월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이 책은 드로잉의 기술만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어서 읽는 시간이 더욱 의미가 있었다.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처럼,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지 세부적인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주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지금의 내 능력껏 드로잉이 하고 싶어진다. 스케치북을 펼쳐들고 싶어지는 책이다. 눈 앞의 사물을 좀더 나만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려내고 싶고,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드로잉을 즐기고 싶어지는 책이다.

 

8월  천천히, 그리고 또다시 읽고 싶은 책

[오직 독서뿐]

 

 

 

 

 옛문장을 곱씹어보면 지금의 나에게 독서의 방향을 점검해준다. 그 점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얻은 소중한 가르침이다. 천천히, 그리고 또다시 읽고 싶은 책이었다.

 

9월 이 책을 기억할 것이다

[정글만리]

 

 

 

 <정글만리>라는 제목도 작가도, 나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조정래 작가의 소설이라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유는 생각할 필요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미 나에게는 <태백산맥>, <아리랑>을 통해 '무조건 조정래'라는 인식이 심어졌으니, 더 말이 필요없다. 그냥 저절로 이 책을 염두에 두었고, 안 읽고는 견디지 못할 정도로 온몸이 근질근질함을 느꼈다. 나에게 이 책은 올해 어떻게든 꼭 읽게 될 필독서였고, 이 책을 읽는 시간이 나에게 소설을 읽는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정글만리>를 통해 중국의 현재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나에게 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준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그들의 이야기만 따라가는 것보다는 세상을 여러 각도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2013년 어느 가을날, 정글만리와 함께 한 시간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10월  진정한 나를 찾아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이 책을 읽은 지금, 나는 온 우주를 오롯이 받아들인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받아들이고 감동한다.

 

이 책은 당신 자신에 대한 책이다. 당신의 의식 상태가 변화하지 않으면 이 책은 아무 의미가 없다. 오직 준비된 사람만 깨어나게 할 수 있을 뿐이다. -32쪽

 

 무엇보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았다. 읽어나가면서 막힘없는 느낌은 정말 좋았고, 에고와 소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나 자신이라고 믿고 살았던 수많은 에고의 모습을 생각해본다.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었고, 존재의 행복을 느낄 실마리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또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그 때에는 나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11월 기대 이상의 책, 노자 도덕경을 재미있게 읽다

[노자 1 -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술술 읽히는 재미였다. 정말 재미있다. 눈에 쏙쏙 들어온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이야기해준다. 이 책에는 노자의 도덕경에 대한 이해를 위해 다양한 이야기가 소개된다. 언어철학의 대가인 비트겐슈타인, 성경, 바가바드 기타, 스피노자의 에티카, 도연명과 이백 등 흥미로운 마음으로 읽어나가게 되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전체적인 것을 포괄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책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이렇게 흥미롭게 읽은 시간이 뿌듯하다. 책 속의 다양한 이야기가 쏙쏙 들어오는 맛이 있으니, 정말 기대 이상의 책이었다.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두려움의 벽을 넘어서, 다양한 지식 도구로 나에게 노자가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2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그녀의 사진과 영감을 엿보는 시간 [조선희의 영감]

 

 

 

 

 이 책은 시원시원한 크기로 화질 좋은 사진이 담겨있다. CF작업을 하며,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과 그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가 궁금증을 해소해주었다. 사진에 대한 한 마디와 언제 어디에서 찍었는지 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었다. 사진찍기 작업과 일상에서 영감을 떠올리는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어 가독성이 좋은 책이었다. 사진도 마음에 들고 그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 보는 시간이 재미있다. 우리는 별 의미 없이 지나쳐버리는 사소한 공간에서도 충분히 반짝이는 영감을 떠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셔터 안에서 그저 흘러가버릴 것들이 새로운 의미가 되어 사진으로 담기는 것이 많은 생각을 던져준다. 이 책으로 조선희의 사진과 그녀의 영감을 엿보는 시간이 되었다. 많이 도움이 되고 생각을 일깨우는 책이 되었다.

 

 

 

4위 재미있게 우리말 점검하기 [하루 3분 우리말 맞춤법]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글을 쓰면서도, 책을 읽으면서도, 헷갈리는 부분이다. 이것도 맞는 것 같고, 저것도 맞는 것 같고. 신경을 쓰고 보면 더욱 어렵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발음해보아도 다 맞는 것 같다. 이럴 때에는 누가 옆에서 정답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그런데 생각보다 기대 이상이었던 책을 보게 되었다. 하루 3분 우리말 맞춤법! 이 책을 보며, 부담없이 핵심을 짚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정말 유익했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주기적으로 다시 점검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이 책은 SBS 김주우 아나운서가 지은 책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을 모아서 딱딱 짚어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맞춤법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이 책을 보며 문제를 풀어보았을 때, 틀린 것도 많았다. 아리송한 것까지 포함하면 우리말 맞춤법을 짚고넘어가야할 것이 더욱 많았다.

 

 이 책 표지의 글이 마음을 찌른다. 실수인 척하지 말자! 오타인 척하지 말자! 이 책의 제목에 있는 것처럼 '하루 3분'이면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지 점검해보기에 부담없는 시간일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꺼번에 모두 문제를 풀어볼 수도 있겠지만, 헷갈리는 부분이 많기에 주기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맞춤법에 관한 책을 찾아보다가 이렇게 기대 이상의 책을 만나면 기분이 좋다.

 

 

3위 한옥을 보는 관점을 재정비하다 [인문학, 한옥에 살다]

 

 

 

 이 책은 별표 다섯 개! 나에게 정말 유익한 책이었다. 책 속에서 처음 접하고 알게 되는 사실이 많았다. 그동안 한옥에 대해 막연하게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비례, 조화 등 다른 사람의 표현도 가감없이 받아들이곤 했다. 그랬기에 이 책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한옥에 대해 관점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졌다. 흥미롭게 읽고 유익한 지식도 얻는 시간을 가지게 된 책이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마음에 들어서 기분 좋은 독서의 시간을 보냈다. 

 

 한옥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실제로 알고 있는 지식이 미미하다고 생각될 때, 지금까지 한옥에 대한 나의 생각이 일종의 고정관념이 아니었을까 생각될 때, 이 책은 한옥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해 줄 것이다.

 

 

2위 창의적 미술읽기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

 

 

 

 이 책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은 미술작품에 대한 나의 시야를 넓히고자 선택한 책이다. 그런데 나는 이 책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그저 '학교에서 배웠지만 잘 몰랐던 미술'에 대해서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보게 되었지만, 고정관념에 빠져 작품 해설에만 치중해서 작품을 바라보았던 나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준 책이다. 제목이 좀더 와닿았으면 좋겠다. 내용은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포장은 허술한 느낌이 들었다. '학교'라는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 때문이었나보다. 학습서보다 약간 더 세세한 내용이 담겨있으리라는 생각에 이 책을 안보았다면 정말 아까울 뻔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연대별 화풍을 소개해준 것이 아니다. 지금껏 미술작품을 감상하던 나의 방법에 변화를 일깨워준다. 앞으로도 이렇게 작품을 바라보면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손, 검지, 발, 입모양, 그림자 등으로 미술작품을 재발견하도록 도와주고, 소리, 움직임, 속도감, 리듬, 크기 등을 경험하게 해준다. 또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도록 다양한 관점으로 세상을 표현한다. 그런 주제에 맞게 그림을 모아서 설명해주니 이해하기에도 좋고, 호기심도 발동한다. 흥미롭게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 시간이 된다. 창의적으로 미술을 읽는 시간이 된다. 어떻게 미술 감상을 할지 좋은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위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믿을건가요? [파이 이야기]

 

 

 

 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 그는 자신의 이름이 수영장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님이 물을 좋아하지 않은 걸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학교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러 칠판으로 나가 분필로 적어내려갔다. '내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입니다. 간단히 부르면 파이 파텔.' 인심을 쓰는 셈 치고, 이렇게 덧붙였다. 'π = 3.14'

 

 이 이야기는 인도 남부의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하며 지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소설 속의 이야기임에도 폰디체리에 정말 동물원이 있었나?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속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파이가 동물원의 동물들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세례도 받고 싶고, 기도 카펫도 갖고 싶어하는 소년, 파이는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고싶어한다. 어째서 힌두교도 겸 기독교도 겸 이슬람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한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동물들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에 몰입할 때 즈음, 예측할 수 없는 바닷 속 표류기가 펼쳐진다.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캐나다로 향하는 배가 침몰한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차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담이다.

 

 나에게 반전처럼 느껴진 것은 결말이었다. 세상 일은 믿는 만큼 보이고,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 것인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결말이었다. 집중해서 읽게 되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음에 영화로도 꼭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