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리면 진짜 안 돼? - 응급의학과 의사의 선별진료소 1년 이야기
서주현 지음 / 아침사과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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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정말 언제 끝날 것인가. 이 책의 표지에 있는 글에 살짝 좌절감이 생긴다. '코로나19의 종식, 박멸은 애초부터 실현 불가능한 것이었다!'라는 것 말이다. 정말 지긋지긋하게 안 끝난다. 길어지니 지치고 힘들지만 현장에서는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응급의학과 의사의 선별진료소 1년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응급의학과 의사가 선별진료소에서 일 년 동안 경험한 코로나19 사태의 '진짜' 뒷이야기라는 점이 궁금해서 이 책 『코로나19, 걸리면 진짜 안 돼?』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서주현. 응급의학과 전문의다. 2011년부터 고양시에 위치한 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응급의학과에 근무 중이며, 소아응급센터장, 응급의학과장을 거쳐 현재 응급중환자실장을 맡고 있다. 2020년 2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현재까지 명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확진자 동선을 피하거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폐쇄하는 정책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중증 외상, 심정지 등 응급 환자들의 진료에 차질이 생기게 하는 시스템을 스톱해야 한다. 현재의 시스템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지는 몰라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중증 환자의 합병증이나 사망을 감소시키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11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코로나와 응급진료'에는 무증상은 몇 퍼센트일까?, 코로나19는 재난일까 아닐까, 무증상이 확진이고 유증상은 음성이라고?, 자가격리자들의 2주일, 살려주세요 응급실과 중환자실, 응급환자의 기준이 바뀌다, 코로나 잡으려다 장염 키웠네, 코로나19는 사망 원인 백신은 사망과의 인과관계 불명 등이, 2부 '코로나로 멈춘 세상'에는 의료진 '덕분'이라지만, 감염전문가 말만 들으면 안 되는 이유, 코로나19 환자는 범죄자가 아니다, 모든 곳에서 열 체크를 하는데도 확진자가 줄지 않는 이유, 전 세계는 지금 기승전백신, 누가 봐도 공평하지 않은 거리두기 정책 진짜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위험 판단 기준은 '친한 정도', 코로나19에 들어간 돈 세상에 공짜는 없다! 등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1년이 훨씬 넘었다. 그냥 외부 활동 최대한 줄이고 버티고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종식되겠지, 그런 생각으로 지내고 있다. 뉴스를 틀면 코로나 확진자 수와 지역 통계부터 살펴본다. 요즘엔 그거 보고 있는 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드문드문 잘 안 보기도 한다. 그런데 마음속 깊숙이 꿈틀거리고 있던 의문을 이 책이 건드려주는 것 아니겠는가.

10여 가지나 되는 기저질환이 있고 내성균을 포함한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로 인해 폐렴, 요로감염, 장염 등을 앓고 있으며 거동도 할 수 없고 대화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누워 지내는 분들의 콧속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는 순간, 모든 기저질환과 감염증은 통째로 지워진 채 코로나19 확진자가 되어 사망하면 사망 원인이 '코로나19'가 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22쪽)

실제 상황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몰입하며 읽어나갔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쪼개 글을 써야 하는 부지런함, 기존의 생각과 다르다고 비난을 들어도 끄떡없는 강력한 멘탈……. 그런 것 말이다. 우리 사회는 다른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특히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분노와 비난이 들끓는 분위기인데, 보다 근원적인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갈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점검해본다. 평소 뉴스 등을 접하며 이상하다 생각했던 것과 미처 그런 것조차 인식하지 못했던 문제들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짚어주는 현 상황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행해진 여러 가지 정책들에 대해 성찰과 반성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이후 유사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성공적으로 극복한 재난'은 아니더라도 '덜 실패한 재난'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작은 길을 제시하며, 기본 방역 수칙을 잘 지키고 과도한 공포심에서 벗어나 우리의 일상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_대한재난의학회장 김인병

솔직히 백신을 맞으면 다음 달부터 해외여행을 갈 수 있다는 뉴스를 보고 의아했다. 우려와 걱정이 섞인 의문일 것이다. 특히 질병에 있어서는 100%라는 것이 없을 텐데,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도무지 알 수 없으니 일단 판단 보류다.

우리나라는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사하고, 격리하고, 희생하고, 협조했기에 그나마 방역의 신화를 이룰 수 있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투자한 인적 물적 심리적 자본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투자를 했기에 사망률과 사망자를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토록 잘해놓고도 천문학적인 외화를 들여 절대 다수의 국민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다는 것이다. 결국 금전적 이득은 그들의 것이 되고 말았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더니 정말 딱 그런 꼴이다. 심지어 정부에서 그렇게 열심히 방역에 안간힘을 쓰는데 한 마디도 안 하고 가만히 있다가 백신 공급이 늦어질 기미가 보이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보다 덜 급하기 때문에 그랬다는 총리의 말 한마디에 벌떼같이 일어나 백신을 도입하지 않은 것이 정부의 꿍꿍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단언하는 정치인들도 있다. 안타깝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백신 없이도 우리나라는 방역을 잘 해왔는데, 힘들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와 부작용을 알 수 없는 백신으로 마무리 지으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209쪽)

저자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아야, 다음번에 대비를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불공정한 거리두기라든가, 서로 의심하고 비난하는 등 코로나 1년 우리의 삶은 무언가 씁쓸하다.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이 되어 버렸을까. 어느새 모두가 잠재적 코로나19 감염자가 되어 서로를 불신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자들이 되어버렸으니, 참으로 민망하고 씁쓸한 일이다. (225쪽)

이 책을 읽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상황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원론적인 것이 아닌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듯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보류하지만, 현장에서 좀 더 다양한 목소리가 생생하게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되면 좋겠다. 꼭 들어야 할 목소리를 들은 듯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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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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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겠다고 결심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고, 그다음으로 '고양이'다. 『고양이』에 이어지는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롭고, 고양이의 등장이면 무조건이다. 더 이상의 판단이나 기대는 뒤로 미루고 그냥 이 소설 『문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아참, 전작 『고양이』를 읽든 안 읽든 이 작품을 읽어나가는 데에는 큰 상관이 없으니, '나 그거 안 읽었는데…….'라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된다. 거기에 대한 이질감은 전혀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1991년 120여 차례 개작을 거친 『개미』를 출간,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단을 소재로 한 『타나토노트』,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 제2의 지구를 찾아 떠난 인류의 모험 『파피용』, 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인간을 상대화하는 『고양이』, 새로운 시각과 기발한 상상력이 빛나는 단편집 『나무』, 사고를 전복시키는 놀라운 지식의 향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써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천3백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문명』 역시 프랑스에서 25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다. (책날개 발췌)



고양이다. 고양이가 인간 문명을 대신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한다는데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요즘 내가 안면을 튼 고양이가 있는데, 내가 말을 하면 알아듣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야옹" 하며 답변을 해준다. 조만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듯하다. 그런데 작가의 상상력은 그런 사소한 데에서 훨씬 뛰어넘어서 새로운 문명 정도는 건설해 준다는 것이다. 그 상상의 세계로 훅 들어가 보는 시간을 갖는다. 아, 바로 훅 들어가지지는 않고 워밍업이 좀 필요했다는 것은 밝히고 이야기를 계속해나가야겠다.

지금까지 일어난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상세히 이야기하기 전에 나, 바스테트가 누구인지부터 알려 줄게. 겉모습부터 말하자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세 살짜리 암고양이야. 하얀 털과 검은 털이 적당히 섞인 일명 젖소 무늬 고양이. 콧잔등에는 하트 모양을 뒤집어 놓은 앙증맞은 점이 찍혀 있고 눈동자는 에메랄드빛이 감도는 초록색이야. 외모는 짧게만 이야기하고 성격으로 넘어갈게. 어차피 그게 나라는 존재의 핵심이니까. 내가 누구인지 정의하려면 단점부터 얘기하는 게 좋겠어. 내 입에서 단점이라는 말이 나오니까 놀랐겠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완전무결한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아. 음, 뭐부터 시작할까? (18쪽)

시작이 좀 낯설었다고 할까. 고양이가 야옹야옹 귀여운 존재가 아니라 도도하고 앙칼진 느낌이어서 서먹서먹한 느낌이라도 해도 좋겠다. 여기서 고양이는 고양이,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에서 바스테트와 같은 종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으로 뒤덮이면서 이 책에 몰입하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묘미는 소설 속에 교차로 진행되는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읽는 재미이다. 여기서는 일명 『고양이 백과사전』이다. 웰즈 교수의 백과사전을 바탕으로 고양이 피타고라스가 구술한 것이다. 또한 바스테트 엄마의 말 중에 마음에 새겨둘 만한 명언이 꽤나 있어서 그 부분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쉬어가는 코너' 같은 느낌이지만 그 또한 알차서 전체적으로 무게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일이라면 하는 쪽을 택하렴. 했을 때 생기는 최악의 결과라 해봐야 그걸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를 깨닫는 거니까.> 적극적인 삶의 철학을 가지고 있던 엄마가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1권, 142쪽)



프랑스에서 2016년 『고양이』, 2019년 『문명』을 출간했을 때만 해도 페스트라는 소재는 SF 작가가 그릴 수 있는 디스토피아적 배경 중 하나로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 1년 넘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지금, 소설이 근미래의 현실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는 누구나 한 번쯤 가져 봤을지 모른다. 『문명』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비상해지는 이유다. (349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문명』 1,2권이 5월 30일에 초판 1쇄가 발행되었는데, 내가 읽은 책은 1권은 6월 10일 초판 10쇄 발행, 2권은 6월 10일 초판 20쇄 발행본이다. 어쩌면 이런 시기에 접하는 소설이어서 그런지 현실에서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생생함으로 읽어나갈 수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창의적인 상상력이 이 책을 펼쳐들어 읽는 시간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초반에 약간의 의아함과 낯선 느낌을 잘 지나가면 소설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순간 몰입해서 읽고 있다는 것 자체도 인식하지 못하며 속도를 내어 읽고 있었으니 말이다. 고양이 3부작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다음 작품도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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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 - 쉽게 배워 바로 써먹는 경제적 사고 습관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3
김두얼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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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생명강 시리즈 중 제3권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이다. '인생명강'은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의 강의를 엄선하여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시리즈로, 철학·역사·과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 콘텐츠를 도서·강연·유튜브·인스타그램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이다.

1권은 KAIST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2권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내가 누구인지 뉴턴에게 물었다』이며, 이번에는 경제학이다. 3권은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김두얼 『살면서 한번은 경제학 공부』이다. 경제학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하며 이 책을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책의 저자는 김두얼. 현재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경제학은 세상의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하며, 그것이 삶을 발전시킨다고 믿는다. 누구나 일상 속에서 경제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집필했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의 목적은 수요-공급 모형만큼이나 단순하다. 독자들의 머릿속에 수요-공급 모형을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처럼 탄탄하게 뿌리박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뇌가 수요-공급 모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신문이나 TV에서 경제 뉴스를 볼 때마다 수요-공급 모형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저런 경제 용어를 잘 아는 박식한 사람이 아니라 수요-공급 모형으로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14쪽)

이 책은 총 8강으로 구성된다. 서문 '경제학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을 시작으로, 1강 '경제학, 내 삶을 이해하는 유용한 도구', 2강 '혼자 살면 행복할까', 3강 '우리가 함께 사는 경제적 이유', 4강 '내 지갑을 조종하는 이자율의 의미', 5강 '우리의 행동을 바꾸는 기울기의 비밀', 6강 '사고팔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7강 '바람직한 가격과 치러야 할 대가', 8강 '경제가 바꾸는 우리의 일상'으로 이어진다. '인생에 지혜를 더할 요약정리 키워드'와 '주석'으로 마무리된다.

읽고 싶지만 주저하게 되는 데에는 '경제학'이라는 단어가 큰 역할을 했다. 아무래도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하지만 경제는 늘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잊고 있을 뿐이다. 특히 처음에 들려주는 사례에서 흥미로운 느낌이 들었다.

1960년대 어느 날,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대학교에 근무하던 게리 베커 교수는 논문 심사를 위해 차를 몰고 학교로 가고 있었는데, 예정보다 조금 늦게 출발해서 고민이 생겼다. 학교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제시간에 심사장에 도착하기 어려웠으니 대안으로 심사장 근처 길가에 주차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 것이다. 운 좋게 주차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면 늦지 않고 심사장에 도착할 수 있지만 운이 나쁘면 적지 않은 벌금을 물어야 하는 것이다.

베커 교수는 주차 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내야 할 벌금이 얼마인지 고민하다가 결국 길가에 차를 세우고 심사장으로 향했고, 제시간에 심사장에 도착했으며 일을 끝내고 돌아와 보니 주차 단속에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베커 교수는 '오늘 운이 좋았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날 겪은 일로부터 영감을 받아 사람들이 법을 어기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고, 1968년 「죄와 벌: 경제학적 접근」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경제학'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경직된 부분이 부드럽게 풀어지며 이 책에 집중하게 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경제 문제를 수요-공급 모형에 입각해 최대한 말로 풀어 설명했다. 이와 아울러 그림도 함께 제시했다. 경제 현상을 이해하고 즐기는 것에 목적을 둔다면 글만 읽어도 좋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수요-공급 모형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나아가 수요-공급 모형을 어떻게 다루는지 함께 공부한다면 여러분 스스로 경제 현상을 분석하는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36쪽)

잘 모르면 어렵고 두렵다. 이 책에서는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고 애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경제학적 접근이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그렇지 않을 때보다 더 이득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제시하는 것(47쪽)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해나간다. 경제학적 설명은 딱딱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로빈슨 크루소를 예를 들어 상황을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하여 설명을 해나간 것은 쉽게 다가오도록 노력한 흔적이다.

서문에서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다.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경제학 강의이니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편안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지만, 저자는 그런 말랑말랑한 수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무슨 의미인지 느낌이 올 것이다. 전공 비전공 상관없이 쉽게 읽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학적 설명이 이 정도라면 되도록 쉽게 소신껏 채워나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경제학 입문서로 삼아 읽어나가면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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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아직도 그 곳에 - 서유럽, 북유럽, 동유럽, 그리고.. 미국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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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갈 수 있다는 것과 언제 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것의 차이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그래서 다들 제각각의 방법으로 여행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예전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마음속의 여행지를 꿈꾸기도 하며, 각자의 방법으로 여행을 생각하며 버티고 있을 것이다. 아마 코로나 끝나고 나면 여행 중인 사람들이 많으리라. 억눌렸던 자유가 폭발되는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지금은 여행을 하면 안 되는 시기이니만큼 각자의 방법으로 여행을 떠올려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내 마음 아직도 그곳에'라는 제목도 한몫했고,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나의 과거 여행도 떠올리고 싶었다. 이 책 『내 마음 아직도 그곳에』를 읽어보며 여행을 꿈꾸는 시간을 보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임미옥. 제20회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17회 홍은문학상 수상, 청주시 1인1책 펴내기 강사, 현)청솔문학작가회 회장. 세 권의 수필집을 출간한 수필가다. (책날개 중에서)

여행을 흔히 꿈으로 비유한다. 꿈을 꿀 때는 꿈인지 모르나 꿈에서 깨어나서야 비로소 꿈인지 알게 되기에 하는 말들일 거다. 나에게도 여행은 늘 꿈 같았다. 날이 새면 모든 걸 두고 홀연히 현실로 오는 것처럼 돌아와야만 했다. 나의 경우 적극적으로 꿈속에 있었다고 말할 수는 있다. 여행하는 내내 심장박동수가 거셌고, 그런 일의 연속이었고, 호기심 진행의 지속이었다. 밤에 숙소에 누웠으나 낮의 일들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 못하고 뒤척이다 꿈속에서 다시 설렘으로 연결되곤 했다. 그때의 기억들과 추억들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뛰고 과거는 현재가 된다. 내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가 있다. (서문 중에서 발췌)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서유럽편'에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2부 '북유럽편'에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3부 '동유럽편'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체코, 4부 '미국 서부'에는 모뉴먼트 밸리, 안텔로프 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 그랜드 캐니언, 로스엔젤리스, 라스베가스, 5부 '미국 동부'에는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뉴욕 맨해튼, 나이아가라, 자유의 여신상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책상에서 읽기보다는 푹신한 쿠션을 옆에 두고 포근한 이불도 살짝 덮고 꿈을 꾸듯 읽으면 좋겠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말이다. 그러면 어차피 지금은 그곳에 존재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 모든 것이 현실처럼 꿈처럼 다가온다. 나만의 과거도 현재로 소환되고, 저자의 경험도 생생하게 다가온다. 여행 서적을 즐기는 최상의 방법은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릴랙스하면서 읽어나가는 것이다. 이 책은 사진의 화질이 좋아서 장면 장면이 행복하게 다가온다.





일상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일은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 여행지에서 새로운 풍경에 얽힌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를 발견할 때는 더욱 희열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기고 감동했던 순간들의 느낌을 메모하고, 정리하여 되새기는 일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다. (55쪽)

어서 그렇게 여행을 누릴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좋겠다. 갈까 말까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여행을 가지 말아야 하기에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만 하는 이런 시기이니 말이다. 가고 싶은 곳에 여행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보며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사진 찍고 메모하며 정리하던 그 순간들이 행복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특히 여행 가봤던 곳이 나오면 '나도 거기 여행한 적 있는데…….'라며 나만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내는 재미도 있었다. 사진이 생생해서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는 데에 더 효과적이다. 글과 사진이 마음에 와닿는 시간이다. 이 책을 읽는 이 순간, 내 마음도 그곳에 가있는 듯했다. 여행을 떠올리기 좋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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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왕의 운명은 누가 결정하는가
김은주 지음 / 시대의창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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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자체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이라니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자리'와 '조선왕조실록'을 연관짓는다고 생각해보니, 그동안 안 보던 관점으로 바라본다는 느낌이랄까. 조합이 특이했다. 무언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듯해서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기회에 조선 왕들의 별자리 특성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으리라 생각되었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별자리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김은주. 2000년 KBS에서 방송작가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김남길과 함께 하는 한양도성 토크 콘서트>, JTBC <장동건의 백 투 더 북스>, EBS <한국영화 100년을 돌아보다>, <홍석천의 운수 좋은 날> 등의 방송을 만들었다. 《오마이뉴스》에 <별 읽어주는 여자>를 연재하며, 문화센터에서 <별 읽어주는 여자의 아주 특별한 상담소> 등 별자리 심리학 강연과 상담을 한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의 별자리를 찾아보기 바란다. 어느 왕의 이야기에 끌리는지,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왕은 누구인지를 생각하며 읽고 자신의 네이탈 차트를 확인해보자. 양력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 그리고 태어난 도시의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한다. 서울의 하늘과 뉴욕의 하늘은 다르다. 내가 만일 서울이 아니라 뉴욕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다면 동쪽 별자리가 황소자리가 되고 행성들의 위치도 조금씩 달라진다. 기억하라!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물질로 만들어진 천문학자의 후손이다. (27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된다. 서 '왕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에서는 일러두기 1 '열두 별자리', 일러두기 2 '조선 왕의 별자리'를 알려준다. 1장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세운 물병자리 태조', 2장 '왕자의 난을 일으켜 스스로 왕이 된 염소자리 태종', 3장 '밥심으로 조선의 하늘을 연 황소자리 세종', 4장 '숙부에게 빼앗긴 내추럴 본 킹 사자자리 단종', 5장 '낮과 밤이 다른 모범생 처녀자리 성종', 6장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사수자리 선조', 7장 '똑똑했으나 불통해 내쫓긴 쌍둥이자리 광해군', 8장 '와신상담 북벌의 꿈을 꾼 게자리 효종', 9장 '할머니에게 발목 잡힌 물고기자리 현종', 10장 '두 여인을 저울질한 처세의 왕 천칭자리 숙종', 11장 '왕권을 위해 아들을 희생시킨 전갈자리 영조', 12장 '나라를 빼앗긴 어린 왕 양자리 순종'으로 나뉜다.

왕에 대한 평가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달라지고 있다. 하늘과 땅이 감응하듯 과거와 현재, 미래도 서로 감응한다.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잘 모르는 조선의 왕들을 별자리와 함께 살펴보고 그 생각과 마음을 헤아려보자. (37쪽)

'별자리' 특히 서양별자리를 떠올리면 '오늘의 운세' 정도의 가벼운 느낌이 든다. 혹시나 그런 정도로만 생각하고 이 책을 펼쳐든다면 당황할 수도 있다. 사실 내가 그랬다. 단순히 별자리 하나만이 아니라 상징, 원소, 상태, 지배행성 등 복잡하며 네이탈 차트를 읽을 수 있는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폭넓은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가벼울지도 모른다는 첫 느낌은 이 책을 펼쳐들자마자 사라졌다. 묵직하고 깊다. 역사와 별자리, 그리고 조선왕들에 국한되지 않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폭넓은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생각보다 넓이와 깊이가 있는 책이어서 지적 호기심을 건드려주어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조선의 왕들을 보며 그다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들의 행보를 별자리와 인간적인 성향을 보며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왕도 없었고, 그 간극을 별자리로 이해해보는 시간이다.




 

명리학에서도 유명인과 조선의 왕들, 이미 일어난 역사적 사실을 예로 들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처럼 별자리에서 왕들의 운명과 성격을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풀이하는 책은 아마도 처음일 것이다. 그리스 신화의 헤라클레스의 선택과 단종을 친 세조의 선택을, 트로이 전쟁을 일으킨 파리스의 심판에 장희빈과 인현왕후 사이를 오간 천칭자리 숙종을 비유하며 역사와 별자리를 넘나들고 하나로 엮어나가는 것이 시종일관 명쾌하고 재치 있다. 앞으로 명리학과 별자리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사람의 성격과 운명에 대해 좀 더 입체적인 규명과 재미있는 시도가 펼쳐질 것을 기대한다.

_강헌 음악평론가·명리학자·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명리학과 별자리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표현에 고개를 끄덕인다.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시도가 펼쳐지리라 기대하며, 이 책이 그 문을 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특이하고 신기한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별자리라는 시각으로 접근한 것이 신선했다. 제목에서 주는 기대감을 학술적으로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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