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이 사랑한 파리 - 파리에 매혹된 어느 화가의 그림현장 답사기
류승희 지음 / 아트북스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파리에 매혹된 어느 화가의 그림 현장 답사기다. 그동안 파리 여행을 할 때에는 예술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예술 작품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곳은 예술의 도시였다. 예술에 대해 나처럼 완전 문외한일지라도, 예술적 감성이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충분히 느끼게 되는 그런 곳이었다. 이제야 후회하고 있다. 좀더 많이 보고 오고, 좀더 많이 느낄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파리의 예술가 관련된 책을 줄창 찾아 읽어대고 있다. 이번에 내 시선에 들어온 책은 바로 <화가들이 사랑한 파리>이다.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했다. 저자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저자는 화가. 이력이 화려하다. '멀리 보이는 작은 언덕에 개양귀비가 피어 있는 풍경에서 모네의 작품을 떠올렸을 때도, 안개에 가려진 뾰족한 성탑에서 어릴 적 즐겨보던 만화책을 펼친 기분이 났을 때도, 쿠르베의 작품에나 존재할 듯한 전설 같은 장소가 눈앞에 우뚝 서 있을 때도, 나는 언제나 그것들을 그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살았다. (8쪽)' 왠지 그 말에 부러움이 느껴졌다. 감동을 넘어 그것을 자신의 작품으로 만들어버리고 싶은 욕망. 그 열정이 부러웠다. 그런 마음을 느끼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파리 여행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첫 장에 나오는 노트르담 성당의 경우, 미사 드리는 사람들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나왔던 기억을 떠올린다. 마티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조망]과 생 미셸 가에서 보이는 노트르담의 현재사진을 눈에 담는다.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세월의 흐름, 그곳의 변화 등 그곳에 관해 생각에 잠긴다.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조곤조곤 풀어내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본다. 피카소의 노트르담도 독특하다. 1944년에 그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어서 앙리 루소의 노트르담이 나온다. 영화 [비포 선셋]의 장면까지 이어지는 다양함, 그 흥미로움 속으로 푹 빠져들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느껴지던 것에 비해 내용이 훨씬 충실하고 다양한 책이었다. 그래서 읽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고, 많은 것을 배운 책이다. 그림과 사진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몰랐던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예술에 대한 관심이 불타오르는 느낌이다. 그것만으로 이 책이 나에게 힘을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맛있는 위로 - 누구도,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
이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심야식당>이라는 만화를 인상 깊게 읽었다.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 열리는 ’심야식당’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궁금증을 더했다. 괜히 더 맛있게 느껴질 시간, ’심야...’ 그리고 거기에 담긴 이야기!!! 만화로 되어 있어서 부담감 없이 읽었고, 삶의 이야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음식이 더욱 의미있고 맛깔스럽게 느껴졌다. 내 주변에도 그런 깔끔한 심야식당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며 부러움 가득해졌다. 재료의 신선함, 가족적인 분위기, 사람 냄새가 나는 그런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우리 주변에도 음식과 사람 살이가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가 있을텐데......'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드라마로 만들어도 좋겠고, 우리 나라의 이야기를 담아서 여러 매체로 접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나의 그런 바람은 이 책 <맛있는 위로>를 통해 이미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점심 영업은 하지 않고, 대신 심야까지 영업하는 이른바 '심야식당'의 셰프다. 저자가 들려주는 사람들의 이야기, 음식과 사연이 이어져서 마음에 울림을 준다. 요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해져 의미가 강해져서 다시 한 번 레시피에 시선 집중하게 된다. 노부부의 이야기 속에 '돼지고기 테린'이 있고, 30대 플레이보이의 사랑 이야기에 '수플레'가 있다. 달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갤러리 관장의 이야기 속에는 '수란'이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사람들의 사연을 읽고 난 후에 각각의 요리가 정말 그 맛을 내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수란'이 보드랍고 고소한 위로의 맛이라면, '수플레'는 막 시작한 연애처럼 한없이 달콤하고 부드러운 그 맛, '시저샐러드'는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처럼 쌉싸름한 맛. 먹어본 맛이 아니더라도 상상 속 감각을 자극하는 문장이다.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그 느낌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책은 정말 제목처럼 맛있는 위로가 된다.

 

 사람들의 이야기와 맛깔스런 음식 이야기가 어우러져 집중해서 읽어보게 되는 책이다. 가슴 먹먹한 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사는 것은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러면서도 따뜻한 음식 하나가 이들을 위로하기도 하고, 무언가 행동에 옮기게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살아가는 것은 미각을 일깨워주는 음식으로 위안을 받기도 한다. 이 책 속의 이야기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치열한 무력을 - 본디 철학이란 무엇입니까?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의 저자 사사키 아타루의 신간이라는 소개 문구 때문이었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라는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제목이 섬뜩했고,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사키 아타루라는 사람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유명한 사상가인가보다. 이번이 네 번째 책이라고 한다. 사사키 아타루는 <야전과 영원-푸코,라캉,르장드르>로 데뷔한 후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책과 혁명에 관한 닷새 밤의 기록>으로 명성을 날린 후 <이 치열한 무력을>을 네 번째로 출간했으며, 일본에서는 곧 다섯 번째 책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은 대부분 대담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의 대화에 귀기울이며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대화 형식으로 구성된 책을 읽을 때, 특히 잘 모르는 이야기가 펼쳐질 때 산만해지기 쉬운데, 이 책은 오히려 모르는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고, 사사키 아타루라는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가 쓴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발정케 하는 문체의 힘"이라고 이치카와는 이야기했다. 선동적이고 개성있는 문체가 궁금하다.

 

 책을 읽다가 정신이 번쩍 들도록 눈길이 간 부분이 있었다. 바로 소설을 쓰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누군가가 되는 모험이다 부분이었다. <야전과 영원>이 간행된 게 2008년 11월. 하지만 실제로 집필한 것은 2006년 2월부터 7월에 걸쳐서였다고 한다. 열 군데가 넘는 출판사에 거절당하고 2년 이상의 우여곡절을 거쳐, 2008년 8월에 출판이 결정되었는데, 사사키는 어쩌다 쓰고 말았습니다 라고 이야기한다. 어쩌다 쓰고 말았다니! 흥미롭다. 애초에 소설을 쓴다는 게 당치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손이 제멋대로 움직였을 때는 정말 놀랐다고 표현한다.

 

 이 책을 보며 여러가지 주제를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강연을 바탕으로 한 텍스트와 여러 대담을 통해서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은 아니라도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이 책으로 처음 사사키 아타루를 알게 된 것이 잘 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년학 개론
이종식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어린 시절을 거쳐 청년이 되고, 나이들어가면서도 문득 어느 순간에는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은 찬란한 인생을 살기 위한 청년사용설명서다. 누구나 인생에서 눈부신 시기를 맞이하는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이 책을 보며 생각하고 배우게 되는 시간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 계속되는 힐링 열풍으로 청년들이 위안받은 부분도 분명 있었겠지만, 그 부작용으로 말잔치에 불과하고 상업적인 유행가처럼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말한다. 그러면서 능동적이고 도전적인 청년만이 미래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고무시킨다. 시대의 흐름은 변화하고 있고, 이 책에서는 21세기 신크마리인 청년 리더에 관한 것으로 질문을 던진다.

 

 고구려 조의선인들은 사냥과 가무, 무예 등의 다방면에 능통한 사람을 '선배'라고 했으며, 이들은 국가에서 급료를 받으면서 무예와 학문을 갈고닦았다. 그중에서도 성품과 학문, 기술이 가장 출중한 사람을 뽑아 스승으로 섬겼는데, 스승 가운데 우두머리를 '신크마리'라 칭했다.

 

 신크마리우두머리 큰형이라는 뜻의 옛 우리말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나라의 대표적인 청년 리더를 뜻한다.

 

- 청년학개론 24쪽

 

 저자는 21세기 신크마리들이 가져야 할 기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발상의 전환으로 일단 부딪혀보는 도전정신

◎ 마음속 국경선을 지우고 경제 영토를 확장시키는 포부

◎ 획일화된 스펙보다는 남다른 스토리와 정신

◎ 개똥철학일지라도 뚜렷한 역사관과 세계관을 가지려는 신념

◎ 빵을 만들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위해 빵을 만드는 따뜻한 성장의 꿈

세대 통합을 가치있게 생각하고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젊은 행동

◎ 청년으로서 저항할 권리와 도전할 의무가 있다는 믿음

◎ 매일매일 스스로를 돌아보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자세

 

- 청년학개록 34쪽, 신크마리들이 가져야 할 기상

 

 이 책은 총 9강으로 구성되어 있다.1강의 시작은 신크마리의 후예, 청년이 역사를 바꾼다는 제목으로 가수 김장훈의 이야기와 함께 역사에 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2강에는 박칼린의 이야기와 함게 갭이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 식으로 각 강마다 청년 멘토들의 이야기와 함께 관련된 주제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김장훈, 박칼린, 보아 등 유명인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주의환기를 시키고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이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보며 특히 '힐링'열풍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힐링 시대의 초라한 민낯'이라는 제목의 글은 힐링이라는 유행이 한 차례 지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나약한 시선으로 위안받기만을 바라던 지난 시간을 깨고 일어나, 보다 능동적이고 힘차게 나의 세상을 창조해가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알을 깨고 나와야 새로운 세상을 접할 수 있듯이, 이제는 힘차게 움직여야할 때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저자는 청년 문제를 교육의 왜곡, 문화의 편향성, 철학의 붕괴, 정치의 무능, 롤 모델의 부재 등 복합적인 문제로 부터 기인한다고 이야기한다. 여태껏 대한민국에 청년이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고, 부정적인 세대 규정만이 전염병처럼 번졌다. '88만원 세대', '삼포 세대' 등 이런 틀 속에서 청년들은 무기력해졌다. (270쪽) 이제 신크마리의 후예들이 다시 힘을 낼 때이다. 이 책을 읽으며 찬란한 인생을 능동적으로 살아볼 힘을 키워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인 식탁 - 만들기도 치우기도 쉬운
이현주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들기도 치우기도 쉬운'이라는 수식어에 솔깃했다. 요리를 하는 데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싶지는 않지만, 다양한 요리를 해먹고 싶기에 요리책에 자꾸 손이 간다. 하지만 몇 가지 레시피를 건지지 못하고 넘어가곤 한다. 요리 과정이 너무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분량도 많고. 그래서 레시피를 보고 만들었다가 몇 날 며칠을 먹곤 한다. 그러니 요리에 더욱 멀어질 밖에.

 

 그래도 2인 식탁이라는 제목을 보면 부담스러운 분량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당장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 '든든하게 아침을 여는 간편 상차림, 깔끔하게 즐기는 원플레이트 상차림, 속까지 편한 건강한 저녁 상차림, 엄마의 손맛을 담고픈 반찬, 소박함이 묻어나는 홈베이킹, 가족은 물론 손님까지 반하게 만드는 상차림' 순서로 레시피를 소개해준다.

 

 바쁜 아침 식탁에서 만나는 초간편 메뉴는 음식을 만드는 시간은 부족하지만 든든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준다. 토마토 에그 스크램블은 방울토마토를 넣어 볶다가 덜어내고 달걀과 우유를 넣고 스크램블을 한 다음에 앞에 볶아놓은 토마토를 살짝 섞어주면 된다. 파슬리로 마무리를 하는 건 옵션. 정말 쉽고 간단하면서도 토마토를 넣을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마음에 드는 레시피다.

 

 명란젓 파스타도 도전해보고 싶은 요리다. 명란젓을 보통 물을 약간 넣고 데워서 먹곤 했는데, 파스타와 함께 요리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명란젓이 간간해서 따로 소금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팁.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맛있는 한 끼 요리가 된다.

 

 그밖에 건새우 마늘종 볶음이나 꼴뚜기 꽈리고추볶음, 고추장 멸치볶음, 새송이버섯 장조림 등 만들어 놓고 다양하게 밑반찬으로 먹을 수 있는 요리들도 알려준다. 따로 레시피를 적어놓았다. 홈베이킹은 오븐이 없으니 통과.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자 한다면 끼니마다 부담없는 요리로 음식을 즐길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잊고 있던 요리를 떠올리고 식탁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