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그리기 - 누구나 쉽게 배우는 수채화 기법
류이 지음 / 시공아트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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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날씨가 정말 좋다. 오늘은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바닷가에 가서 사진을 찍어왔다. 하지만 바다는 사진으로 담았을 때 감흥이 확 줄어든다. 사진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차라리 바다나 실컷 더 보고 올 것을 그랬나보다. 그 앞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것이 훨씬 내 마음 속에 담아두기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리자고 생각하니 막막한 심정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 <바다 그리기>를 통해 바다를 그리는 다양한 기법을 살펴보게 된다.

 

 

 

 이 책의 앞 부분에서는 재료준비, 스케치하기, 채색하기 등 간단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그 다음이 본격적으로 바다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시작이다. 완성된 작품을 먼저 보면 어떻게 그렇게 색감을 살려서 그리는지 막막해지는데, 초보자도 따라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잘 설명해준다. 특히 어렵게 생각했던 구름 표현하기라든지, 배 그림자 표현하기, 물결 표현하기 등 하나 하나 따라하다 보면 그림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나의 경우,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편이 아니라서, 특히 같은 장소를 다른 시간에 그리기를 눈여겨 보게 되었다. 

 

 

 

 책을 보는 것보다 실제로 그려보는 것이 더욱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세세하게 알려주는 색상이나 방법들이 초보인 나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는 것보다는 어떤 색상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하나 하나 알려주는 것이 정말 유용했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겠지만, 궁금증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고,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의욕을 불태우는 데에 큰 역할을 한 책이다. 바다를 그리고 싶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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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찌결사대 - 제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40
김해등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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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채봉 문학상은 올해로 3회 째다. 동화작가 故 정채봉 선생의 10주기를 맞아 제자들이 스승을 기리는 문학상을 만들었다. 이 책은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발찌 결사대>와 함께 <마술을 걸다>, <탁이>, <운동장이 사라졌다> 등 총 네 편의 창작 동화가 실려있는 김해등 동화집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림과 글을 통해 동심의 세계로 떠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작가 김해등은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자다. 지금까지 지은 책은 <흑산도 소년 장군 강바우>,<반 토막 서현우>, <마음대로 고슴도치>, <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 등 꽤나 많은 작품이 있다.

 

 먼저 이 책의 앞에는 제 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발찌 결사대>가 담겨 있다. 작품을 읽으면서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가 생각났다. 날지 않고 뒤뚱뒤뚱 뛰어다니는 비둘기를 보고 닭둘기라고 하던 친구의 말에 나도 웃으며 동의하던 때를 떠올린다. 이미 평화의 상징이 아닌 도심 속의 골칫거리로 자리잡은 비둘기, 비둘기를 보며 이렇게 동화를 써내려갔다는 것이 신선했다. 하지만 웃을 수 없는 현실이고, 존재의 서러움이다. 인간이 그렇게 만들었는데, 인간은 그들을 보며 비웃는다. 여기 비둘기들의 자그마한 반란이 시작된다. 나도 날개가 있는 새라오.

 

"닭둘기가 아니라 비둘기로 살고 싶다면, 날아서 여길 탈출하는 거야.

머릿 속으로 항상 날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우린 날개 달린 새야!"

 

 그 다음 작품은 <마술을 걸다>. 늦둥이 만수, 세탁소 만수에게는 마술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지은 예명이 있다. '유건라', 한국의 유리겔라라는 뜻이다. 만수의 눈에 들어온 같은 반 여자아이, 유리. 유리의 남자친구라는 필립이의 정체는? 유리의 마음에 들기 위해 어떤 마술을 펼치게 되는지 궁금한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는 작품이다.

 

 <운동장이 사라졌다>는 네 편의 창작 동화 중 제일 흥미롭게 본 작품이다. 어느 날 운동장에 바닷물이 솟구쳐 오르더니 거대한 상어가 머리를 쑥 내밀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상상 속에 빠져들어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故 정채봉 작가의 동화를 읽으면서 미소짓던 시간을 기억한다. 그래서 정채봉 문학상이 해마다 배출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동심으로 돌아가 감동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초등학교 3~4학년을 위한 동화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발찌결사대>나 <운동장이 사라졌다>에서 볼 수 있는 현실이 각박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 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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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페코로스 시리즈 1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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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했다. 20만 일본 독자를 웃기고 울린 감동의 코믹 에세이라는 점에서 궁금한 생각이 들고 관심이 생겼다. 거장 모리사키 아즈마 감독이 영화화한다는 것도 기대감을 크게 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있을 듯하고, 일상을 바라보며 감동적인 부분도 공감하게 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는 안했다. 그냥 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는 것 중 억지 감동이나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정말로 크게 기대는 안했다. 그런데 이 책, 나에게 기대 이상의 웃음과 감동을 주었다. 뻔한 스토리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 충분히 있을 만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유쾌하게 웃다가 마음이 울컥해지는 묘한 책이다. 재미있게 보다가 마음이 잔잔해지는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대머리가 되어버린 환갑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머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환갑 아들과 치매 어머니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책이다. 대부분 만화, 약간의 글이 있는 책이다. 이 책 속의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무명 만화가에 의해 그려진 이 책은 자비 출판으로 세상에 나온 뒤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로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도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었다고 한다. 페코로스가 무엇인고 하니 '작은 양파'라는 뜻으로 대머리인 저자의 별명이라고 한다. 제목에 낯선 단어가 그냥 저자의 이름인 줄 알았는데, 그런 재미난 뜻이 있는 별명이었다니 독특했다.

 

 치매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기에 조금은 경건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장을 펼치자마자 웃음이 빵 터졌다. 치매에 대해 너무 어둡고 거창하고 경건하게 생각했었던 것이리라. 그들이 보내는 시간도 일상의 일부일 뿐인데. 웃음이나는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우리의 일상은 어둡기만 하지도 않고, 밝기만 하지도 않다. 어두움과 밝음이 적절히 섞여 삶을 이루고 있다. 치매라는 상태도 힘들고 어두운 것만은 아니고, 즐겁고 슬픈 일들이 어우러지며 일상의 삶을 이루는 것이리라. 그래서 현실적인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보게 된 느낌이다.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는 돌고 도는 이야기 봄,여름,가을,겨울 편이다. 말 그대로 돌고 도는 이야기이다. 재미있고, 귀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는 상황이다.

 

 

 웃다가 마음이 쿵 내려앉기도 하고, 미소짓다가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다.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두면 충분히 일어날 듯한 일상 속 에피소드다. 엄니 미쓰에씨의 일상 속 에피소드에 공감하며 웃음 짓게 된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치매'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본인의 문제이든 가족의 문제이든. 너무 무겁지 않게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보기에 좋은 만화다. 영화도 개봉하면 꼭 영화로도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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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와디의 아이들 - 성장과 발전의 인간적 대가에 대하여
캐서린 부 지음, 강수정 옮김 / 반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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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편하지만 알아야 하는 현실이 있다. 성장과 발전의 이면에 어두운 현실, 우리는 현실 속의 불평들을 잊고 산다. 세상의 부정적인 면이어서 자꾸 외면하게 된다. 그래도 주기적으로 책을 통해 현실을 바라보며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는지 알아야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 관심이 가게 된 것은 상상 이상의 충격적인 현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예감 때문이었다. 외면하고 싶어도 제대로 알아야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의무라는 생각도 들었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4년간 취재한 이야기인 이 책 <안나와디의 아이들>을 읽어보고 냉혹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가장 먼저 내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이 이 책의 표지에 실린 사진이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소녀의 모습, 그 소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기에 더욱 혼란스럽다.

 

 

세상에는 알아야 하지만 알면 불편한 진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솔직히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나에게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단 읽기 시작하니 몰입도가 뛰어났다. 소설이 아니라 논픽션이라는 것이 더욱 놀랍고 마음 아픈 일이었다.

 

 먼저 '안나와디'라는 이름에 대해 생소한 느낌이었다. 주변 빈민촌 사람들이 붙여 주었는데, 타밀 사람들이 형을 높여 부르는 '안나'들의 땅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빈민촌에 대해서는 우범지역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이 책은 내 마음을 뿌리까지 송두리째 흔들어대는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저자 캐서린 부는 안나와디에서 4년 간 취재하여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이 책 속에 담았다. 이 책은 확실한 논픽션이다. 본문에서 다룬 사건은 모두 실제로 일어났으며, 이름도 전부 실명이다.(363쪽/에필로그) 믿기 힘든 현실, 인도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저자는 사회 저변의 불평등에 대한 질문을 수없이 자신에게 던진다. 그것은 수많은 현대 도시의 특징적인 공통점이었다. 에필로그의 글을 읽으며 인도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규정지었던 나의 시선이 고정관념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을 했다. 어쩌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그렇다고 못박아 버리는 것이 외부 시선 아닐까.

내가 알고 있는 인도의 빈민촌 사람들은 신비롭지도 않았고, 구제불능도 아니었다. 그들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았다. 구원자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 인도 전역의 마을에서 이들은 21세기 신경제의 가능성을 추구하며 창의적으로 삶을 개선해가고 있었다.

 

안나와디의 아이들/에필로그/362쪽

 

 이 책을 읽는 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책을 펼쳐들 때까지 여러 번 주저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생한 묘사에 놀라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당황하며 머뭇거리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예상보다 더 심각한 현실을 보게 된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못 보았을 인도의 한 부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불편해진다. 하지만 읽어보기를 잘 했다고 느껴지는 책이다. 읽어보아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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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천재화가의 마지막 하루
김영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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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몽우 화가의 <이중섭을 훔치다>를 읽어보았다.

 화가의 그림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그가 그려낸 완성된 그림만을 보아서는 안 되고, 그가 왜 그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화풍의 진행 과정 속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48p)

몽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 책 속에 이중섭의 삶과 그림이 잘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내가 읽어본 어느 책보다도 이중섭의 이야기가 잘 담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술가가 미술가를 알아본 것이고, 그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에 진심이 담겨있어서 마음에 쏙쏙 들어왔던 것이다. 책에 담긴 이중섭의 그림도, 몽우의 그림도, 감동이었다.

 

 그 책을 보며 글과 그림에서 힘이 느껴졌기에 몽우 화가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어느 천재 화가의 마지막 하루>라는 제목의 이 책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지 궁금했다.

 

 

 이 책은 화가 몽우 조셉킴이 병마와 싸우며 극한의 상황에서 쓴 일기를 테마별로 모은 책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 보면 백혈병, 임파선암, 심장 질환, 흑색종 등의 수많은 병마와 싸우며 하루하루를 마지막처럼 보내던 시기에 쓰여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몽우는 스물 한 살, 인사동 길에서 초상화를 그리다 우연히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토머스 마틴을 만났고, 미국으로 건너간 작품 500여 점이 뉴욕에서 이틀 만에 모두 판매되었고 '피카소와 샤갈, 호안 미로를 닮은 한국의 화가'라는 칭찬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돈이 들어왔음에도 사업 투자 실패로 삶은 다시 바닥으로 치달았다.

 

 스물 다섯 살에는 왼손잡이 화가였음에도 스스로 왼손을 망치로 내리치는 일까지 있었다. 그림을 그만 그리겠다고 행한 일이겠지만, 몽우는 다시 오른 손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다. 병마와 싸우느라 힘들어도 그림으로 에너지를 발산시킨다. 타고난 화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왼손잡이 화가가 오른 손으로 그린 그림과 일기를 모아놓은 것이다. 슬픔, 고독, 위로, 행복의 네 가지 파트로 나뉘어 글과 그림을 담았다. 이 책을 통해 몽우 화가의 그림을 다양하게 접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림이 입체감 있어서 좋았다. 자세히 보면 울퉁불퉁 하다. 손으로 만져보면 질감이 느껴진다. 생동감이 느껴진다. 병 중에도 온 힘을 다해 에너지를 그림에 쏟아부었나보다.

 

 

 이 책에는 몽우의 다양한 그림이 담겨있다. 단순한 그림, 복잡한 그림, 유화로 그린 그림 등이 있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유화물감을 살 수 없어 수채물감 등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밝힌다. 이 책에는 글이 얼마 없다. 육신의 고통 속에서 글과 그림으로 세세하게 표현해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핵심적인 것으로 간단하게 단순히 표현되는 것이리라. 그 점이 오히려 그림을 온전히 감상하고 느낌을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간단한 글과 그림을 보며 상상에 잠기고 생각하는 시간, 그런 시간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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