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수업 - 사람 때문에 매일 괴로운 당신을 위한
데이비드 D. 번즈 지음, 차익종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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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인간 관계가 가장 어렵게 느껴진다. '저 사람이 나에게 왜 그러지?'라는 생각이 들며, 그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삐그덕거리며 서로에게 균열이 생긴다. 그저 나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애써 외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명확히 알게 되었다. 세상 일은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모두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는 사실을. 그동안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인간관계를 그저 방치하기만 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수업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지만 인간 관계에 대해서는 연구하고 고민할 기회가 사실상 거의 없었다. 이제라도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괜찮다. 이 책을 읽으며 제대로 된 관계 수업을 받아본다. 무릎을 탁 치며 깨닫게 되는 것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데이비드 번즈. 인지행동치료의 최고 권위자이자, 심리치료 전문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정신의학자다. 인간의 심리와 기분에 따른 변화를 40년 넘게 탐구한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인간관계 연구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읽어온 책과 다르게 눈에 쏙 들어오는 명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관계에 대한 책 중 단연 으뜸이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껏 왜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게 되고, 어떤 방식으로 나의 태도를 바꾸어야 해결이 될 지 파악하게 된다. 생각을 바꾸고 그에 따라 행동이 변화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책이다.

 

인간관계 문제는 '서로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사실 '서로 사랑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상대와 친밀해지기보다는 그 사람과 다투는 편이 더 낫고 바람직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갈등과 적대의 길을 선택하는지도 모른다. (30쪽)

이 문장이 의아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한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그동안에는 방법을 잘 몰라서 사람들 사이에 관계가 틀어진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 일러주는 구체적인 사례를 보며 이 문장을 다시 곱씹어보게 된다. 사랑 대신 증오를 선택하는 12가지 동기를 살펴보며, 관계가 불편한 상대가 있을 때, 그저 그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지 않을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인간관계에서 유일하게 의미가 있는 질문은 이것이다. "두 사람 사이의 문제가 상대방 탓이라고 생각합니까?" (62쪽)

우리는 누군가와 다투거나 의견이 맞지 않을 때에 보통은 갈등의 원인이 상대방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면 당황스럽고 수치스럽게 마련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해본다. 인간관계의 원인도 해결책도 나 자신에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관계를 개선하려 한다면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보는 데 집중하고 스스로 변화하는 데에만 전적으로 힘써야 한다. (80쪽)

 

이 책의 핵심은 3장이다. 불편한 관계를 친밀한 관계로 만드는 '효과적인 의사소통 비결' 다섯 가지가 이 책에서 건져낸 보물이다. 소통을 중시하면서도 소통이 잘 되지 않는 현실에 나부터 변화할 수 있고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1.무장해제, 2.생각 공감과 감정 공감, 3.확인 질문하기, 4.내 기분 말하기, 5.달래기' 이 다섯 가지를 잘 기억하고 생활 속에서 활용하면 인간관계에 있어서 소통의 문제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기에 지속적인 수업이 필요하고, 관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복습하며 익혀야할 것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비결 다섯 가지는 능숙하게 구사할 경우 거의 실패하지 않는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론 다만 처음에는 몇 번 실수를 범할 수도 있으니, 익숙해질 때까지 염두에 두고 연습을 해야할 것이다.

 

그저 한 권의 책을 읽는 독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뼛속까지 공감하게 되고 생활 속에 녹여내어 활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그것도 앞으로 살아가면서 잊지 않고 꾸준히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의 효과는 탁월하다. 지금껏 읽어 온 인간관계에 대한 책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책을 읽으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인간관계가 고민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스스로 변하고, 자신이 변하면 세상도 변화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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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공부 -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류랑도 지음 / 넥서스BIZ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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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한 번 쯤은 부모님께 이런 편지를 써보았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알게 될 것이다. '열심히' 한다고 '훌륭한' 혹은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의 띠지에 적힌 글을 보며 다시 한 번 그 생각을 하게 된다.

직장은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잘'하는 사람을 원한다

누구나 열심히 한다고 이야기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회에서 원하는 것은 결과물이다. 밤을 새서 일 했는지, 한 시간 반짝 하고 말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성과 위주의 사회, 결과로만 판단하는 것은 물론 부당하긴 하지만, 그것은 학창 시절에도 마찬가지 아니었는가. 공부를 많이 했다고 시험을 잘 보는 것은 아니었고, 열심히 공부한다고 모든 것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보며 '어떻게 하면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라는 문장에 시선이 멈춘다. 궁금하다. 학창시절 공부를 했듯이, 일을 할 때에는 일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일도 공부를 해야 잘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왜 일에 끌려다니는지 진단해보고, 어떻게 제대로 일하는지 그 처방을 살펴본다.

 

이 책의 저자는 류랑도. (주)더퍼포먼스의 대표 컨설턴트이자 CEO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성과 관리 전문가로, 그의 이름 앞에는 '한국의 피터 드러커','경영자와 리더들의 멘토','베스트셀러 저자'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일하는 방식을 성과 관리 방식으로 혁신하여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도록 돕는 일을 평생의 미션으로 삼고 있다. 어떻게 해야 일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지 이 책을 읽으며 배우게 된다.

 

먼저 이 책의 앞에는 체크리스트가 있다. 나는 제대로 일하고 있는가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다. 자가진단을 통해 그 결과를 해석하고 현재의 상태를 진단해본다. 결과를 보면 자신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니면 일에 끌려다니고 있는지 파악해볼 수 있다. 그에 따라 이 책을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일을 잘 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면, PART 1은 건너뛰고 PART 2로 넘어가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방법론을 골라서 사용해도 좋다고 조언한다.

 

이 책을 보며 직장은 집이나 학교와는 다른 조직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정신을 번쩍 차리고 살아남아야 할 곳이다. 철저히 성과 위주이고, 그저 열심히만 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닌 곳이다. 게다가 이 책을 보다보면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다지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는 냉철한 현실비판을 하게 된다. 왜 일에 끌려다녔는지, 이 책을 보며 현실을 제대로 진단하게 된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책을 읽으며 '뜨끔'한 느낌이 들 것이라 짐작된다.

 

특히 진단 7 '전략 없이 실행부터 한다'의 글이 현재의 나에게 와닿았다. 전략은 타깃 공략 방법이라는데, 일단 무언가 저지르고 보는 그동안의 방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은 세네카의 2천 년 전 말처럼, 나또한 이리저리 헤매는 돛단배처럼 흘러가고 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로마시대의 철학자 세네카는 2천 년 전에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것과 원치 않는 것을 결정하여 평생 동안 그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즉 사람들은 매일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판단을 바꾸기 때문에 그들의 삶은 목표 없이 이리저리 헤매는 돛단배와 같다." 세네카의 말처럼 애매한 방향, 정확하지 않은 희망사항, 되풀이되는 의도만으로는 원하는 성과에 가까이 다가설 수 없다. (54쪽)

눈앞에 닥친 것들만 처리하기에 바쁜 일상에서 그저 바쁘다는 것에만 허우적거리지 말고, 제대로 전략을 세워 효율적인 일처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통해 현재의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문장을 잘 건져내는 것이 독서의 보람이다. 매너리즘에 빠진 일상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본다.

불필요한 일들로 인해 '맹목적인 바쁨'에 빠지지 않고 업무의 효율과 조직의 민첩함을 살리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조직의 생산성과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59쪽)

 

Part 1을 통해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면, Part 2를 통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도출해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진단에서 처방으로 이어지는 글을 읽으며, 어떻게 일을 해야 제대로 하는 것인지 파악하게 된다. 특히 이 책의 '처방'은 일처리를 제대로 하는 데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직장을 그저 직장으로만 생각하고 별 수 없이 다닌다고 한다면, 그 태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역량있는 인재로 거듭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을 해야할지 이 책에 그 비법이 담겨있다.

 

이 책은 깔끔하다.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게 딱딱 떨어지는 구성이다. 숲을 바라보며 보다 넓은 시야로 조감도를 그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나무에도 소홀함이 없다. 막연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행 가능하게 끊어서 생각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미처 생각하지 못할 부분까지 꼼꼼이 체크할 수 있도록 짚어준다. 특히 직장인에게 권할만한 자기계발서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대충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일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그 분야에서 프로가 되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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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구나무
백지연 지음 / 북폴리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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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이자 인터뷰어 백지연의 첫소설이라! 그녀가 에세이를 출간한 것은 여러 차례 보았기 때문에 당연스레 생각했지만, 소설이라니 의아했다. 궁금증을 갖기에 충분했고, 읽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솔직히 소설을 썼다기에 너무 욕심이 지나친 것이 아닌가 우려된 것이 사실이었다. 어떤 때에는 유명인의 추천에 책을 읽어보지만 생각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때도 있다. 유명인이라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가 생각보다 괜찮았던 기억도 떠올린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기대 이상의 읽는 맛을 전달해주었다. 저자가 소설을 쓰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독자에게 전달된다.

 

소설가 황석영의 추천사에는 이런 글이 있다. '소설 속의 여성 화자는 이제 중년에 이른 저자의 자전적 분신처럼 보이며, 방송인으로 살아온 자기 경험이 넉넉히 녹아들어서 진행이 매끄럽고 자연스럽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은 저자의 상상력에 의한 창작임을 알려드립니다. 백민수는 인터뷰어로 소설에 초대된 상상 속 캐릭터입니다.' 라고 명기되어 있다. 창작된 인물이지만 우리 현실 속에 녹아든 듯한 캐릭터다. 사실 우리의 상상은 우리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직접 경험한 것 이외의 것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힘들 것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표현된 것은 백민수라는 '자전적 분신'의 탄생으로 가능한 것이리라. 

 

이 소설 속에는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를 보면 '백민수'라는 인물에서 '백지연'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게 된다. 누구든 소설 속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면 이런 대답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소설 속에 녹여냈다는 느낌이 든다.

"민수야. 이 호텔이 네가 쓴 소설에 나오는 호텔 맞지?"

"네가 썼다니까 슬픈 이야기 나오면 네 이야기인가 싶어 마음이 덜컹하고 로맨스가 등장하면 이 남자는 누구를 그린 거야 싶고."

"얘는…… 하하하, 소설이잖아. 소설, 픽션이라고. 다 팩트라고 생각하고 읽는 거야?"

"물론 알지. 그건 소설이고 허구고. 그래도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 수 있잖아."

"그렇기야 하지. 그런데 내 경험이 아닌 경험도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넣을 수 있어. 너도 알다시피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니. 그동안 만난 인터뷰이를 통해 들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만 소화해도 전집을 쓸 수 있을걸? 소설에라도 담고 싶은 인생 이야기가 너무 많지. 그 많은 이야기들이 내가 소설을 쓸 때 좋은 소재가 되는 거야. 너희들 긴장해라. 내가 또 언젠가 다시 소설이란 걸 쓰면 너희 둘 이야기도 확~ 다 써버릴 거야." (253쪽)

 

이런 것이 소설 읽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 얘기이지만 남 얘기같지 않고, 소설 속의 인물들을 따라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내 주변을 살피게 되는 것 말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듯 끊어져버린 인연들을 떠올려본다. 이 소설 속의 친구들이 그랬다. 홍수경, 남문희, 이승미, 오미연, 유하정, 백민수, 이렇게 여섯 명의 고등 학생은 체육선생의 표현대로라면 '물구나무도 못 서는 바보들'이었다. 그날 이후 3년간 몰려다닌 '베프'가 되었지만, 어이없게도 어찌보면 사소한 일인 '미팅 사건'으로 멀어졌다가, 하정이라는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연락이 닿는다. 민수의 시선으로 그 친구들을 하나 하나 바라보게 된다. 또한 그들을 보며 옛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그때 꿈꾸던 나와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다를까?'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가버린 그들의 인생을 바라보며, 나와 내 친구, 한 때 친했지만 연락이 끊겨버린 학창시절의 친구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 많았다는 점이었다. "그래도……열심히 살면 대단한 인생이 기다릴 줄 알았어.", "나, 돌아갈 곳이 없다……내가 어쩌다 이런 인생의 덫에 걸려버린 걸까?" 친구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펼쳐지기 전 들려주는 압축된 문장에서 누구나 살면서 느꼈을지도 모를 무언가를 건드려준다. '인생 뭐 있어?'라는 질문처럼, 사는 것이 어찌 보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때로는 버겁고 짐이 되어 어깨가 무거워진다. 살아보니 인생이 생각처럼 술술 풀리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어느 순간 바라보면 물구나무같은 인생이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물구나무서기처럼 삶은 위와 아래가 뒤바뀌는 거지. 그래서 재미있기도 하지만 그런 이유로 두렵기도 한 것이 인생이지."

 

단순하고 밋밋할 수도 있을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에 사건이 하나 가미된다. '자살 혹은 타살?' 하정의 죽음은 도대체 어찌 된 것인지, 민수는 미연이가 하정에게 받았던 이메일을 건네받아 읽어보게 되는데, 읽다보면 어찌된 일인지 알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사건을 계기로 고교 졸업 후 오랜 시간 연락이 닿지 않았던 고교시절의 절친이 다시 만나게 되었고, 각자의 색깔이 있는 인생을 들어보게 되었다. 전체적으로 강약을 잘 조절해서 독자의 시선을 놓치지 않도록 집필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글을 쓰는 사람들은 결국 소설도 쓰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쓸 생각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가 문득 어느 날 소설을 쓰게 되는 것이다. 매일 무언가를 쓰다보면 어느 순간 소설을 쓰고 싶어질 것이다. 또한 그런 경우에 글은 자신이 보고 듣고 익숙한 것을 써야 글이 잘 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면에서 앵커와 인터뷰어 경력은 이렇게 소설 한 권으로 결과물을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소설을 읽으며 그녀와 참 잘 어울리는 소재와 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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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스타일링 - CEO를 움직이는 강진주의
강진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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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하면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강렬한 눈빛, 단호한 어투로 압도하는 힘이 느껴진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나에게 부족한 '카리스마'를 키울 방법이 있는가 배워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알게 되는 '카리스마 스타일링'은 훨씬 더 큰 영향을 준다. 지금껏 내가 생각하던 '카리스마'보다 좀더 폭넓은 '나만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카리스마'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힘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카리스마의 정의는 '세다'가 아닌 '매력적이다'라는 뜻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기운을 어떻게 하면 잘 드러낼 수 있는가 고민하는 것이 이미지 컨설팅인 셈이다.

우리는 누구나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카리스마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기운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지위와 필요에 의해 '가져야 하는' 카리스마인 경우도 있다. (37쪽)

 

생각해보니 그동안 나는 내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 나다워지는 방법을 고민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그저 마음에 드는 옷이나 가방을 구입했고, 눈에 띄는 것을 이용했을 뿐이었고, 다른 사람들을 볼 때에도 어떤 이미지를 보이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보며 '이미지는 좋고 나쁜 것으로 나눠지지 않는다.'는 말에 주목하게 된다. 나에게 맞는 이미지 연출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또한 다른 사람의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이미지가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중요성을 파악하게 된다.

라인이 다른 옷을 입거나 컬러 사용의 변화로도 원하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후천적 카리스마를 만드는 것은 다방면에서의 이미지 컨설팅이 필요하다. (65쪽)

 

 

지금까지 살이 좀더 빠지면 더 예뻐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든지, 좋은 옷을 입으면 좀더 카리스마가 생길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점이 떠오른다. 물론 그것은 착각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카리스마는 하루 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자신만의 분위기에 따라 어울리도록 만들어내어 후천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롤모델을 만들어 부지런히 연습해야한다. 표정과 눈빛을 비롯하여 스타일이나 옷감까지 세세하게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저자는 이야기한다. '스스로 만족하고, 자신의 일에 방해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굳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거나 찾을 필요가 없다.(55쪽)'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이 책을 보며 알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이미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의미 있었다. 마음에 오래 남는 '이미지'에 대한 말은 다음과 같다.

세상에 나쁜 이미지는 없다. 마찬가지로 좋은 이미지도 없다. 필요한 이미지와 보완해야 할 이미지만이 있을 뿐이다. (116쪽)

어떤 사람의 이미지를 이분법적인 잣대로 '좋다' '나쁘다'로 나누던 습관을 되돌아보게 된다. 사람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없다.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다. 세상 어떤 것도 완벽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우리네 인생은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과정이니까. 이미지에 대한 것도 필요에 따라 보완하며 채워가는 것이리라.

 

이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이론적인 면을 넘어서서 실천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이미지를 나타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옷이나 아이템에 관해 다시 한 번 점검해보게 된다. 정리되지 않은 옷장에 눈길이 간다. 그러고 나면 이 책 속의 말이 마음에 와닿을 것이다.

여자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입을 옷이 없어!"

그러고 나서 옷장을 연다. 그러면 분명 방금 전까지는 입을 옷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옷장에는 빈틈없이 옷들이 들어차 있다. 대체 저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저것들은 뭔가 싶다. 그래서 과감히 정리하려고 꺼내보면 어딘가 좀 아쉽다. 이 옷은 이럴 때 요긴할 것 같고, 이것은 디테일이 마음에 들고, 저것은 왠지 버렸다가는 꿈에 나타날 것같고……. 이유도 다양하고 핑계도 가지각색이다. (206쪽)

옷장을 열었다가 다시 닫아 놓고는 책을 계속 읽어본다. 이 책에서는 남자의 경우와 여자의 경우로 나누어 어떻게 하면 이미지에 따라 분위기를 다르게 할지 짚어준다.

'10년 전의 추억이 담긴 옷, 싼값에 일단 사둔 옷, 찾다보니 왜 이런 게 있나 싶은 옷, 비싸서 차마 버리지 못하는 옷 등등 당신이 지난 2년동안 입지 않은 옷이 있다면, 20년이 지난 뒤에도 입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과감해져라. 자신의 카리스마를 만들 수 있는 아이템에 집중하자.'(212쪽)

 

 

사회 생활을 하려면 이미지 점검은 필수다. '회사가 원하는 이미지를 알아야 비즈니스에서 성공한다!'는 저자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자신만의 이미지 스타일링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다. 이 책을 보며 전체적인 큰 틀을 잡아본다. 중간 중간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위한 팁을 알려주어 도움이 된다. 역시 카리스마도 후천적인 노력으로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미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케이스별로 팁을 제시해주는 것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취업 면접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나 직장에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있는 사람, 승진 심사를 앞두고 있는 사람 등 실질적인 상황에서 강진주 소장이 주는 팁이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자신만의 카리스마를 꾸준한 노력으로 빛낼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책이다. 나만의 이미지를 완성하는 비법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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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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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를 타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을 보면, 고단한 일상을 살아나가는 직장인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 책 속에는 고단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오늘을 새롭게 시작하는 당신께 들려줄 50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일상의 시간이 모여 세월의 더께로 켜켜이 쌓이면 그 자체로 힘이 되고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평범한 하루하루가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는 것이니, 오늘의 시간 또한 언젠가는 인생의 한 시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희망을 가지라는 말을 함부로 꺼내기에는 너무 아픈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위로나 공감, 따끔한 충고와 독설도 좋지만, 저는 무엇보다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삶에 온전히 만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힘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머리말 中)

저자의 의도대로 응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을 받는 책이다. 영차영차 힘을 내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손을 내민다. 의미 없는 일상을 반복한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새벽 첫차를 타고 직장으로, 또는 학교로 출발하겠다는 마음가짐처럼 새로운 용기를 가진다면 자신이 원하는 삶에 점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첫차를 타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어본다.

 

이 책 속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매일 첫차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일본의 조치 대학 와타나베 교수는 저서를 통해 친구 스기모토(가명) 씨의 사례를 소개한 바 있는데, 스기모토 씨는 사회 초년생 시절 매일 실천할 수 있는 소박한 목표 하나를 정했다고 한다. 바로 '매일 첫차로 출근한다'라는 자신과의 약속이다. 무려 30년이라는 시간을 매일 첫차를 타고 출근하며 독서도 하고 번역도 하며 세 시간을 자신만의 시간으로 사용한 것이다. 커다란 목표는 달성하기 힘들지만, 작지만 소중한 습관의 힘을 느끼게 된다. '첫차는 당신이 승차하든 안 하든, 오늘도 그 자리 그 시각에 출발합니다.'(29쪽)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짧으면서도 힘을 주는 이야기의 모음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며, 기운을 북돋워준다.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메모앱 '에버노트'를 만든 필 리빈의 이야기도, 위키피디아의 창업자 지미 웨일스의 일화에서도, 위로받게 된다. 경쟁과 피로에 지친 일상에서 작은 이야기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무언가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그러면 이 책 속 '새로 시작하기 좋은 나이'라는 글을 보면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사람들은 35세가 넘으면 어떤 일을 하나요?'라는 질문에 줄줄이 달린 댓글을 보면 힘이 될 것이다.

 

어떤 때에 들춰서 읽을 책인지 분류하여 간직하게 된다. 남들이 잠든 조용한 밤에 읽기 좋은 책, 조금 읽다보면 잠이 오기 때문에 수면용 책, 마음을 울리는 글귀를 발견하게 되어 감성을 일깨우고 싶을 때 펼쳐들고 싶은 책이 있다. 이 책은 '틈틈이 함께 하고 싶은 책'이다. 차 한 잔 하는 시간에 잠깐, 누군가 기다리는 시간에 잠깐, 집중이 잘 안되어 마음이 답답할 때 잠깐, 우울하고 기분이 축 처질때에 잠깐. 자투리 시간을 최고로 채우기에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 마음이 뿌듯해지고 무언가 들뜬 기분이 된다. 힘을 얻는 듯한 느낌이다. 위로도 되고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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