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파리 리뷰>를 처음 접했다. 문학잡지 <파리 리뷰>가 생소했지만 어떤 잡지인지 알고 나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문학잡지 <파리 리뷰>는 1953년 창간 이후 소설의 실험실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우리 편집자들은 이야기를 쓰는 방식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운동이나 학파만을 신봉하지도 않습니다. 언어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탁월한 작가는 모두 자신만의 규칙과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고 믿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성공한 작품만을 모은 선집이 아닙니다. 장르의 대가 열다섯 명에게 <파리 리뷰>가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고, 그 소설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서술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에 어떤 작가는 고전을, 어떤 이는 우리에게조차 새로운 이야기를 골랐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집이 젊은 작가에게, 그리고 문학적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유용하게 읽히길 바랍니다. (파리 리뷰 편집부)
소설이라는 장르는 정말 읽고 난 후의 기분이 극과 극을 달린다. 기대 이상의 작품을 만나면 뿌듯하지만,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작품 앞에서는 한없이 답답함을 느끼고 그 책을 읽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다.
'내가 어떻게 시간을 투자했는데….' 생각하며 진퇴양난의 고민 앞에 빠지고 만다. '더 읽으면 혹시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 읽어봤자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에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탄생부터가 다르니 흥미롭다. 열다섯 명의 작가에게 그동안 <파리 리뷰>에 실렸던 단편소설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한 편을 고르고 그 소설이 탁월한 이유를 서술해달라는 부탁으로 탄생했다고 하니, 무언가 검증을 거쳐서 탄생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관심이 간다. 적어도 나의 시간을 낭비하게 하지는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며 호기심으로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 책은 <파리 리뷰>가 2012년 미국에서 출간한 《Object Lessons: The Paris Review Presents The Art of The Short Story》에 실린 스무 편의 단편소설 중에서 열다섯 편을 추려 옮긴 것이라고 한다. 어떤 소설이 내 마음에 다가올지 기대하며 이 책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를 읽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