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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
마이클 샌델.폴 담브로시오 지음, 김선욱.강명신.김시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읽기 전에는 망설였지만 읽은 후에는 잘 읽었다는 생각에 뿌듯할 수 있는, 그런 책을 만나기 위해
오늘도 책을 읽는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그런 책 중 하나는 바로『정의란 무엇인가』였다. 은근히 사람의 폐부를 찌르는 말이 많았고, 흡인력이 있는
책이어서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었다. 인간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정의의 가치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환히 바라볼 수 있도록 했기에, '마이클
샌델'이라는 이름만으로 이번 신간도 눈여겨보게 되었다.
이번에는 중국이다. 중국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클 샌델의 '정의'라고 한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는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마이클 샌델의 이론과 저작을 동양 철학의 시각으로 분석한 평론과 그에 대한 샌델의 답변을 함께 모은 것이다. 동서양의 철학적 대화를
살펴봄으로써 마이클 샌델의 '정의'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책날개 中)
이 책『마이클 샌델,중국을 만나다』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마이클 샌델과 폴 담브로시오가 엮은 책이다. 마이클 샌델은 198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는 그는 명실공히 이 시대의 초고 석학이자 철학계의 록스타이다. 폴 담브로시오는 중국 상하이 화동사범대학에서 중국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유교와 도가, 현학, 현대 비교철학에 대한 논문을 주로 발표했으며, 근대 중국어로 된 몇 권의 책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 책은 나의 저술들에 대해 비판적 태도로
참여한 중국 철학 전공 학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동양 철학과 서양 철학에 관한 문제들을 포함해 여러 문제들을 탐구한
우리의 시도를 보여준다. (6쪽_한국어판 서문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정의, 조화 그리고 공동체', 2부 '시민의 덕과 도덕
교육', 3부 '다원주의와 완벽: 샌델과 도가 전통', 4부 '자아관: 샌델과 유가 전통', 5부 '샌델이 답하다'로 나뉜다. 총 11장의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 아홉 명의 중국 철학 연구자들과 이 책을 엮은 폴 담브로시오의 글에 이어 마이클 샌델의 '중국 철학에서 배우기'로 마무리
된다.


예전에 어떤 강연에서 질문을 던진 학생의 말을 무참히 짓밟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학생은 그냥
순수하게 궁금해서 질문을 한 것인데, 강연자의 이론과는 상반된 것이어서 기선제압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지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식으로 답변을 한 적이 있다. 어쩌면 누군가 이론을 펼치고 강연을 하면, 그것이 진리인양 받아들여야하기 때문에 의문을 가질 수조차
없도록 교육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철학의 시작은 의문이다. 불변의 진리가 아니기에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 있는 것이고,
근거를 기반으로 그 의문을 자신만의 이론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중국 철학연구자들의 글은 참신했다. 중국의 눈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를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했고 마이클 샌델은 순순히 대응하여 이 책을 엮었다. 이것은 또 한 번 시야를 확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중국 철학을 전공한 학자들과 나의 저작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일은 내게는 여러 수준에서 학습의 기회가 되었다. 이는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방향에서 이루어진 내 관점에 대한 도전들을 깊이
생각하게 했고, 중국 철학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경쟁력 있는 관점들 일부를 보게 해 주었으며, 문화적 전통과 철학적 전통을 넘나들면서 대화가
어떻게 잘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놀라움을 주었다. (377쪽)
이 책을 통해 정의, 조화, 공동체에 대해 생각해본다. 아홉 명의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짚어주는
글을 통해 훨씬 시야가 확장되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기에, 특히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접한 사람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