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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ㅣ 창비 노랫말 그림책
김민기 지음, 정진호 그림 / 창비 / 2021년 5월
평점 :
미세먼지 걷힌 산책길에서 아이는 풀밭 친구들이 반갑습니다.
"달팽이야조심해"."무당벌레야,안녕"
나무 풀길 ..주위에 늘 있던 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 이렇게 질문합니다. "그런데 연못 속에 붕어는 혼자라면 쓸쓸하지 않을까요? 아플 때 누가 옆에 있어줘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모두에게 파란 하늘이 참 오랜만이었던 지난 토요일,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단 한 컷으로 설명해주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연못 속에 사는 붕어 두 마리 이야기입니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작은 연못. 그곳에서 붉은 붕어 한 마리가 평화롭게 헤엄치며 살던 어느 날, 또 한 마리 붕어의 등장으로 연못의 안과 밖은 변해 버립니다.
빽빽히 들어선 상가와 차도들이 산과 오솔길 있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연못은 붕어에게 집이고 놀이터였지만, 어느새 할인매장의 수조를 거쳐 누군가의 어항 속에 갇히게 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붉은 붕어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보였을까요?
다시 연못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또 한 마리 붕어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8,90년대 대학생활을 했던 우리부부에게 <작은 연못>이라는 단어는 자유와 평화를 담은 고유명사와도 같았습니다.
과연 세상에대한 애정어린 눈을 갖고 계신김민기 선생님의 시가 정진호 작가님의 그림언어를 만나면 어떻게 달라질까요?
놀랍게도 2021년 작은 연못은 "정진호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풀어갈 공존과 환경 이야기를 선물합니다. 아이는 다있다마트에서다이나마트를 발견하듯 매번 페이지마다 숨겨진 다른 그림을 찾아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도 봅니다.
푸른 연못, 푸른 지구에서 헤엄치기 위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며 살아야 할까요?
당신은 어떤 연못에 살고 싶나요?
지금 사는 연못은 어떤 색깔인가요 ?
책 속의 많지 않은 색, 그 중 푸른색으로 표현된 생명이 숨쉬는 곳에서는 희망을 읽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이제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먹먹함 뒤에 푸르름이 떠오르게 되네요.
엄마의 작은 연못이 아이의 작은 연못으로 연결 될 수 있었습니다.
소중히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연못#김민기#정진호#창비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