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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
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말 그대로 '룸', 그러니까 어떤 '방'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소설과 비교해서 조금 색다른 점이 있다면, 이 소설은 소설 속 엄청난 사건들을 전부 아이의 관점에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4-5살, 유치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의 눈으로.
간단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아이의 엄마인 이 여성은 어릴 적 납치를 당한다.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범한 하루의 시작이었다. 거리를 걷고있는데, 한 남자가 자신의 개가 아프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여자는 의심조차 하지 않고 도와주러 남자를 따라 차에 왔으나, 개가 아프다는 말은 거짓이었으며 남자의 목적은 그녀를 납치하는 것이었다. 남자는 납치한 그 여성을 자신의 집 마당 한켠에 방을 하나 만들어 가두었다. 탈출할수 없도록 최대한 조치를 취해놓았으며, 마음대로 밖에 나갈 수 없도록 안팎으로 도어락을 걸어놓았다. 그녀는 방에서 사는 동안 두차례 임신을 했고, 첫째 아이는 출산도중 질식사하여 남자의 마당 한켠에 묻어주었고, 둘째 아이가 이 책의 주인공인 '잭'이다. 잭은 태어나면서부터 방 안에서 살았고, 단 한번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5살까지 잭은 티비에서 나오는 것은 가짜이며, 방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살아왔다. 6살이 되기 전 잭의 엄마는 탈출을 결심했고, 결국 잭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책의 절반 중 전반부는 아이와 함께 방에서 살아나가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세상에 나와서 적응하는 동안의 내용이다. 아쉬웠던 점은 전개가 느리다보니 책장은 넘어가는데 내용 진전이 없어서 지루한 느낌이 꽤 컸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계속 '룸'에 갇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세상 밖에 나와서는 그저 모든게 어리둥절하다못해 정신없고 겁나는 아이의 여러 감정들을 보여줬다.
마지막에 아이는 자신에게 세상의 전부였던 '룸'에 엄마와 다시 가길 원하였고, 그들은 모든 물건에게 인사를 하고 끝을 낸다. 마지막까지 읽고나니 뭔가 여운이 남아, 영화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아무래도 책보다는 영화에서 더 아련돋고 조금 더 애뜻한 느낌을 잘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