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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통증과 열이 일어나 스러지기까지 이번에는 꼬박 여드레가 걸렸습니다. 병의 어떠함과 통증의 어떠함에는 그 때마다 특이점이 존재합니다. 대놓고 북풍한설 몰아치는 추위도 맵지만 골골이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도 만만치 않은 법입니다. 결마다 들여다본바 이번 통증은 참으로 섬세한 것이었습니다.

 

심상히 시선을 바꾸려 할 때 눈동자를 움직이는 미세한 근육이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담을 뱉어내려 가볍게 휴지를 집었을 때 손가락 끝 얇은 살갗이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갈아입는 속옷 자락 가볍게 스칠 때 평소 씻으면서 손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은 등背 한적한 곳이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위장은커녕 그 사이 막이 매우 절묘한 통증으로 그 존재를 드러냅니다.

 

 

통증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보듬어가는 과정에서 ‘새겨 넣는다’는 표현이 걸맞은 깨달음 하나를 얻습니다. “삶의 의미를 허랑하게 좇는 고답극단을 파한다. 사는 거 뭐 있어? 하는 통속극단을 파한다. 칼날 위에 극진함으로 선다.” 한평생 아픔 속에 살았던 유마힐Vimalakirti의 시간을 떠올리는 그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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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 내내 격심한 몸살에 시달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신에 여러 결들의 통증이 똬리를 틀고 앉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통증을 피하기 위한 '약물적'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두 가지로 몸을 도와주었습니다.

단식 뒤 절식.

그리고 전신 찜질.

불편하지만 체온을 끌어올림으로써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북돋우는 것입니다. 

아픈 그만큼 서두르지 않고 인습적인 괴로움을 물린 채 지켜보았습니다.

무심코 이순의 뜨락으로 들어서는 제 어깨 위에, 홀연 죽비가 내려앉은 것이니.

소리 없는 우레가 영혼의 고막을 흔듭니다. 

 

지난 세월이 하늘이구나

남은 세월은 바다로구나 

 

신음으로 감응하자 통증에서 배어나온 육즙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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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5 22: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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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09: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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凰落梅花孟水碧

鹿馬蠢爾彭木紅

靑靑英靈永淸淸

縣高買頭啓千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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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1-01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른 물에 매화 봉황 함께 떨어지니
붉은 나무 사슴 말 같이 꿈틀거리네.
푸르고 푸른 꽃같은 영혼들 영원히 푸르고 푸르러
크게 나타나 속이는 우두머리 오랜 세월 동안 일깨워주리.


간신히 머리를 쥐어짜며 가까스로 어렴풋이 해석(?)을 해 보았는데요..^^;;
bari_che님께서 손수, 을미휘호의 정확한 뜻좀 가르쳐주세요!

2015-01-01 18: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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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01-01 18:08   좋아요 0 | URL
ㅎ 역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ari_che님께서 올려주신
을미휘호의 뜻을 알게되어 후련하고 고맙습니다.^^

근데, 너무 어렵습니다. 앙앙...


2015-01-01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못난 시인>*

 

김용만

 

내 아내 맨날 뭐라 한다

사십이 넘어도 시집 한 권 내지 못하고

남의 글이나 읽고 산다고

시인들아

우리 집에 책 보내지 마라

부부 쌈 난다

 

 

<못난 의자>

 

강용원

  

내 아내 맨날 뭐라 한다

육십이 되어도 병원 한 채 짓지 못하고

맨날 글이나 쓰고 산다고

독자들아

여기 글에 댓글 달지 마라

부부 쌈 난다

 

*「못난 시인」(실천문학사, 2014)에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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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7 22: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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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9 09: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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