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에 가 보자!
김민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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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딛고 시작에 발을 디뎌봐! : <우리, 섬에 가 보자!> (문학동네, 김민우) 9월, 뭉끄 3기가 받은 그림책은 <우리, 섬에 가 보자!>예요. 이번에는 작가님 친필 사인이 면지에 그려져 있었어요. 책을 열자마자 나온 사인에 정말 설렜어요 : ) 둘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답니다.ㅎㅎ 뭉끄들에게 친필 사인을 그려주신 김민우 작가님, 감사합니다.💌 <우리, 섬에 가 보자!>에는 강아지 '귤'과 고양이 '가지'의 모험기가 적혀 있는데요. 우정, 모험, 용기, 응원이 보이는 그림책이었어요. 노을 지는 바닷가에 앉아 서로를 바라보는 모습이 오래 기억에 남았어요. 눈 앞에서 보라빛 노을이 펼쳐지는 데도 서로를 보고 있는 둘의 모습을 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지 생각했답니다.ㅎㅎ #줄거리 도시에 사는 강아지 '귤'과 고양이 '가지'가 섬으로 떠나는 이야기예요. 가지는 사진 속 섬을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어요. 가지는 섬에 간 자신을 상상해보고자 하지만 한 번도 가지 못한 곳이라 그것도 쉽지가 않아요. 가지는 마음이 아플 것만 같아요. / 귤을 그걸 알고 가족들 몰래 섬으로 가보자고 제안하죠. 둘은 다리를 건너 지하철을 타고 배를 타고 섬에 도착해요. 처음으로 가는 섬. 두렵기도 했지만 씩씩하게 섬으로 향해요. 그곳은 설렘으로 가득한 곳이었죠. 둘은 함께 뛰어놀고 바다에 풍덩 빠져보기도 하다 노을을 바라보기도 해요. 둘만이 알 짧은 여행, 처음에 발을 디딘 여행. 이제 가지는 생각을 아무리 많이 해도 아플 것 같지는 않대요. #처음 #열망 섬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결국 아프고 마는 가지. 이 장면을 보며 열망이란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나를 설레게 하는 것, 그리고 동시에 큰 시험에 들게도 하는 것. 가지는 집 고양이기 때문에 밖에 나가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기에 바깥 세상은 가지에게 미지의 공간이었죠. 바깥 세상에 있는 섬을 열망하지만, 발을 디디기에는 너무나 두렵고 알 수 없는 공간이었던 것이에요. 이곳에 가자고 귤이 손 내밀어 줬을 때 가지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 사실, 귤도 이 나들이는 처음이었어요. 산책만 할 뿐 이곳저곳을 자유로이 돌아다니지는 않았거든요. 하지만 친구를 위해 용기를 낸 것이에요. 아마 귤도 처음이었기에 걱정이 많았을 거예요. 처음은 늘 어렵고 두렵기 마련이죠. 하지만 두 눈 딱 감고 한 번 시도해보면! 내가 원했던 것을 마주할 수 있어요. 용기를 내 손을 내민 귤, 용기를 내 그 손을 잡은 가지. 우리 모두의 처음을 향한 김민우 작가님의 응원이 느껴졌어요. #이어지는 표지 <우리, 섬에 가자!>의 표지는 앞 표지와 뒤 표지가 이어져 있어요. 표지를 펼쳐보면 두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가족들이 나온답니다.ㅎㅎ 시간은 다르지만 가족들과 두 주인공 모두 섬으로 떠났기 때문이에요. #특징 : 귀여운 그림체 그림체가 너무 귀여워요... 진짜 제 취향이었어요. 그림책의 모든 컷을 엽서로 만들어서 편지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요..!! 수채화 + 볼펜으로 그려진 것 같은데요. 깔끔하면서도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어요. #특징 : 만화가 가미된 그림체 이 책은 정말 신기해요. 그래픽노블 보다도 만화책 느낌이 나요. 그런데 그게 이질감 없이 잘 녹았어요. 두 주인공의 입을 통해 나오는 대사들로 생동감이 더해지고, 진짜 강아지와 고양이가 하는 말을 엿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답니다. #9월 #시도 여름이 마무리 되고, 이제는 가을을 맞이할 때가 되었어요. <우리, 섬에 가 보자!>는 뭉끄들의 가을을 응원하는 책 같아요.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귤과 가지처럼 한 번 발을 디뎌보라고요. 저는 오늘, 새로운 시작을 했어요. 곧 인스타에 올릴 건데요. 그림책 활동가 수업을 받기로 했답니다. 제가 꾸고 있는 꿈을 위해서 그림책에 대해 더 깊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 수업... 굉장히 재미있고 유익해요. 제가 그림책을 보며 긴가민가 했던 것들을 명칭으로 설명해주시는데 아! 이거구나!! 하면서 수업을 들었어요.ㅎㅎ 이 책 덕분에 뭉끄가 새로운 시작에 발을 디뎠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작가님, 그리고 문학동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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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V양 사건 초단편 그림소설 1
버지니아 울프 지음, 고정순 그림, 홍한별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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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V양 사건>
: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V양의 이름은

여기, V양이 있어요. 사람들은 그녀를 알지만 알지 못하죠. 분명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존재와 부재를 알아차리지 못해요. 그녀는 생각해요. '의자를 쳐서 바닥에 쓰러뜨려야겠다'라고요. 그럼 쿵 소리가 날 테고, 그녀가 살아있다는 것을 적어도 아래층 사람은 알게 될테니까요. 하지만 그녀의 존재를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어요. 심하게 앓던 두 달의 시간 동안 말이죠. 그녀가 존재감을 찾은 것은 죽은 후, (어쩌면 죽기 직전?)의 일이었어요.

결혼 하지 않은 그녀는 누군가에게 '00씨의 아내'라고 불리지 않고 삶을 살아가야 했어요. 그녀에게는 '이름'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았죠. 그 옛날, 여성이 결혼한 이유는 '존재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결혼이 유일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요즘은 직업으로 그 존재감을 찾고는 하지만, 당시에는 여성이 직업을 가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으니까요.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은> 여전히 사회가 마주하지 않으려 하는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어요. 존재감이 사라져가는 인물들. 작품을 저자의 의도에 맞추어 좁게 해석하면 페미니즘이 생각나고, 현대의 무관심한 시대에 비추어보면 세상에 발을 뻗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사람들이 생각나요. 우리의 곁에는 'V양'이 또 얼마나 많을까요?

버지니아 울프의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이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과 함께 되살아났아요.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은 혼란스럽고 외로워요. V양이 느꼈을 감정처럼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은 V양을 3자의 입장에서 보며 다른 사람들이 그녀를 얼마나 홀대했는지, 그녀에게 얼마나 곁을 내어주지 않았는지 강조한다면 작가님의 그림을 통해서는 그녀가 느꼈을 외로움을 보여줘요.

그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녀가 의자를 쓰러뜨렸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그럼에도 그녀를 알아차린 사람은 없었겠죠. 덩그러니 놓인 흰 옷이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 그녀의 모습 같아서 마음이 내려앉았어요. 그 죽음은 불가사의하죠. 미스터리해요. 그녀가 어떻게 죽었는지, 죽기 직전 무슨 말을 했는지, 무엇을 입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해요. 그녀 혼자서 맞이한 죽음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녀가 죽던 순간, 그녀의 곁에는 하녀 한 명 뿐이었어요. 그 하녀 역시 곧 존재감이 잊혀질, 또는 잊혀진 사람이죠.

불가사의한 V양 사건이라는 제목에서 독특한 게 보이지 않나요? 이 문장은 중의적인 표현을 지닌 문장이에요. '불가사의 한 V양'에 대한 사건, V양에 대한 '불가사의 한 사건". 사람들은 V양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그들에게 V양은 불가사의한 존재일 수빆에요. 저는 이 불가사의한 사건이라는 말이 사라진 것이 불가사의하기도 하지만, 그녀가 사라질 때까지 사람들이 몰랐다는 것도 불가사의하죠. 그녀의 죽음이 영원한 의문으로 남았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서평의 제목을 중의적으로 지어봤는데 어떤가요? 이번 서평의 제목인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V양의 이름은'에서는 두 가지 의미를 넣었어요.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V양', 그리고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이름은'. 저도 스쳐갔을지 모르는 그녀의 이름, 그리고 그녀의 존재를 생각했어요.

이름은 정체성과도 같은 것이에요. 나의 생을 생각하며 누군가 고이 지어준 이름. 평생 동안 불리며 '내'가 될 이름. 그 이름을 V양은 사는 내내 불리지 못한 것이에요. 그녀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집중해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무엇보다 <나의 괴짜친구에게>처럼 외로움을 그려내신 고정순 작가님의 그림이 몰입을 도왔어요. 한 번 쯤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에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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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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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마음, 그것의 이름은 편지
: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길벗어린이, 고정순)

0. 책, 편지
❝친한 친구에게 글을 쓰고 또 답장을 받는 일은 달이 기울고 다시 차오르길 기다리는 것처럼 기쁘고 설레는 일이네요. 우리 앞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만은 게을리 하지 말아요.
- 봄밤의 알전구 * 달, 11p

<시치미 뗴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고정순 작가와 정진호 작가가  일 년 동안 주고 받은 삶에 대한 생각들을 모은 편지 형식의 에세이 예요. 고정순 작가님의 세 번째 에세이이자, 2022년에 나와 현재까지도 사랑 받는 길벗어린이의 스테디셀러입니다.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고 작가님이 정 작가님께 보낸 편지를, <꿈의 근육>은 정 작가님이 고 작가님께 보낸 편지를 묶은 에세이이에요. <옥춘당>에서도 느꼈지만 작가님의 글에는 따뜻한 유머가 있고 그 누구도 따라하지 못할 진심이 있어요 그림책과 글, 그림에 대한 뭉클함과 꺼지지 않을 사랑도 있죠.

책을 읽으며 이 책은 정말 오래 읽힐 에세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스쳐 지나가는 그저그런 에세이가 아니라 마음에 남을 에세이. '편지'라는 형식 때문이이었을까요. 그래서, 글들에 상대를 향한 마음이 깃들어 있었던 걸까요.
적어도 이 글은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 평가 받기 위해 쓰여진 글을 아니란 것이 분명했어요. 그저 서로를 안부를 묻고 나의 삶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죠.  애틋함이 곳곳에 묻어 있었고 그리움도 느껴졌어요.  정진호 작가님을 향한, 작가님의 삶을 향한 추억들 말이에요.

1. 삶과 그림책
❝헌책방을 나와 병원에 들어서는데, 시원한 커피 한 잔이 너무 그리웠어요. 스스로를 지킬 최소한의 힘조차 없는 주제에 왜 나는 그림을 그리며 살까, 생각했었죠. 늘 500원이 비싸 사먹지 못했던 아이스커피, 이제는 이가 시려 500원을 아끼게 되었어요.
- 쌉쌀한 공범 * 커피, 58p

놓지 못하는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생각하기만 해도 눈물이 나고. 나를 아프게도 했지만 나를 웃게 하는 일이 많았던, 나를 나로 만들고 살아가게 하는.  그게 작가님께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삶에 대한 에세이라고 했죠. 작가님의 삶에서는 그림책을 빼놓을 수 없기에 이 책에는 그림책 관련 에피소드가 많아요.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해도 수백번을 노력하고 부딪혀 결국 붙잡은 꿈. 고단함이 느껴지면서도 그 작은 불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신 작가님이 대단해보였어요.

2. 특징: 자잘한 이야기
❝계속 노트를 사고 가까운 찻집을 찾고, 쓰고 싶었던 문장 대신 엉뚱한 문장을 나열하다 보면 언젠가 모든 노트가 하나의 이야기가 될날이 올지도 몰라요. 그래도 나름 기특한 친구죠? 편지 한 통 보내기 위해 이렇게 노력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 보이지 않는 근육 * 노동, 131p

<시치미 떼듯 생을 사랑하는 당신에게>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에요. 글 중간중간에 끼어든 자잘한 이야기! 이 부분들은 에세이의 무게감을 덜어주고, 독자들에게 '수신인'으로서의 몰입을 유도해요. 이 에세이가 편지처럼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죠.
편지 쓰는 일이 일상이 되면 이렇게 자잘한 이야기도 스스럼 없이 보낼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ㅎㅎ 편지 쓰기를 떠올리면 으레 근사한 말들이 떠오르잖아요. 그런 게 아니어도 충분히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낭만적이에요. 편지를 자주 주고 받던 80년대에는 이랬을까 싶기도 하고... 재미있는 부분이었어요.

3. 특징: 보내는 이의 수식어, 추신
나는 오늘도 녹슨 피아노를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걸 가정하면서 그림책을 만들어요, 멀고 쓸쓸한 길에서 친구가. 추신. 내가 사랑하는 그림책에 '네 곁에 있어도 괜찮겠니?' 라는 문장이 나와요. 나도 가끔 물어요. 내가 그림책 세상에 있어도 괜찮을까?
- 녹슨 피아노 * 그림책, 186p

책의 또다른 묘미는 '보내는 이에 적힌 수식어'와 '추신'이에요. 수식어와 추신이 장마다 달라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수식어는 해당 장의 분위기를 함축하고, 추신에서는 내용을 환기 시킵니다. 장이 마무리 될 때 즈음이면 '이번에는 어떤 추신이 있을까?' 기대하며 책을 읽게 돼요.ㅎㅎ
이 부분도 정말 영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편지형식의 에세이라는 특징으로 어느 정도 짜임새가 정해져 있는 모양새잖아요. 변형을 줄 수 있는 부분들에 포인트를 주며 독자들의 기대를 높입니다. 이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원동력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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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는 없지만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50
백유연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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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연 작가님의 신작이 나왔어요! : ) 이번 그림책도 포근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네요. 신간 홍보 자료 속 '이보다 더 사랑스러울 수는 없다!'라는 문장을 보고 서포터즈를 신청했어요. 구덩이를 형상화 한 구멍 뚫린 표지도 너무 매력적이어요.🐰💜 이번 벗뜨리 선물 박스에 <날개는 없지만> 파우치 굿즈도 들어가 있어서 함께 사진을 찍어봤어요.✨ 토담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로 위로 받는 시간이었어요.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토담이는 사과 속 풀벌레를 구하려다 구덩이에 빠지고 말아요. 그 구덩이는 너무 깊어서 토담이 혼자 빠져나올 수 없었죠. 두려움에 떨던 토담이는 새와 풀벌레가 코끼리 친구를 데려온 덕분에 구덩이에서 나올 수 있었어요. 그 뒤로 토담이는 구덩이를 살피기 시작해요. 자신처럼 빠진 친구가 있을까, 싶어서요. 그리고 그 구덩이에서 '무언가'를 발견해요.
시간이 흐른 후, 그 구덩이에 새끼 고양이와 토끼, 곰이 구덩이에 빠지고 말아요. 다행히도 사과 나무가 구덩이에 자라 있어서 나무에 매달린 채 아이들은 구조를 기다릴 수 있었어요. 아무것도 없던 구덩이에 사과나무가 자랐어요. 바로 토담이 덕분이랍니다. 토담이는 구덩이에 빠졌을 때 사과나무 씨앗을 구덩이 땅에 심었거든요. 이 씨앗에서 싹이 나자 물을 주고 잘 키워냈어요. 그리고 그 사과나무가 다른 친구들을 구한 것이에요.

<날개는 없지만>의 주제는 '생김새는 다르지만 서로가 서로를 돕는 우정'이에요. 토담이는 풀벌레를 지키려 하다 구덩이에 들어갔고, 친구들의 도움 덕분에 구덩이에서 나올 수 있었어요.
이 그림책이 의미있는 것은 이 과정에서 친구들이 서로를 탓하는 모습, 서로에게 생색내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여건이 되는 경우, 친구를 도와주는 건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죠. 요즘은 세상이 너무 각박해졌잖아요. 도와줄 일이 있어도 그냥 지나가고 뭐든지 계산하고는 하죠. 두루두루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얼마나 소중한지 <날개는 없지만>을 읽으며 느꼈어요. 어떠한 조건 없이, 편견도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를 돕는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그림책 속 사과나무 씨앗은 토담이가 어둡고 무서운 구덩이 속에서 키운 '희망'을 뜻해요. 토담이는 구덩이에 빠졌을 때 친구들을 기다리며 구덩이 속 땅에 사과나무 씨앗을 심었어요. 그 사과나무는 토담이의 고운 마음씨를 빌어 무럭무럭 자라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다른 친구들을 살렸죠.
만약 토담이가 희망을 가지지 않고 지쳐버렸다면 어땠을까요? 사과나무 씨앗을 심지도 않았을 거고, 시간이 지난 후에 다른 친구들을 구하기도 어려웠을 거예요. 토담이가 희망을 가지고 버틴 덕분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죠.
아무리 무섭고 두려워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비록 처음은 씨앗처럼 작고 하찮을지라도 내가 잘 보살피고 들여다본다면 사과나무처럼 커질 테니까요. 토담이의 사과나무처럼 나의 희망의 나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할 것 없이 기쁘겠죠?

토담이는 새처럼 날개는 없지만 친구들 덕분에 구덩이를 빠져나올 수 있었고, 사과나무를 정성껏 키운 덕분에 다른 친구들을 구할 수 있었어요. 날개가 없어도 친구들이 있기에 이 모든 것이 가능했답니다. 마지막 장에 이 구덩이 속 사과는 모두의 따뜻한 마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문장이 바로 이 때문에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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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하이웨이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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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과 첫사랑, 그 미지의 존재들에 대하여
: <펭귄 하이웨이>


#1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펭귄 하이웨이>의 주인공은 어리지만 당찬 소년이에요. 이 소년은 스무살이 되기 전까지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보려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잘 하는 것은 탐색과 탐험이죠! 소년의 시선을 끌 만한 사건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동네에 펭귄이 출현한 것...!

#2
❝놀랍게도 펭귄들이 다시 우리 동네에 출현했다❞
갑자기 등장한 펭귄들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려요. 도대체 무슨 일인 걸까요? 아델리 펭귄들이 갑자기 생겨나다니요! 심지어 이 펭귄들은 다치지도 않아요. 차에 치여도 말짱하고 튼튼하답니다. 소년은 갈수록 정체불명인 이 펭귄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해요.

#3
❝'콜라 캔이었던 그건'은 검은 날개를 어설프게 흔들면서 아장아장 조금 걸어보고 나서는 마치 '여기가 어디지?'하는 품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멈춰 선 펭귄이었다❞
소년은 그렇게 펭귄이 탄생하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펭귄을 만들어낸 사람은 다름아닌 소년의 첫사랑, '누나'죠. 누나는 저게 무엇이냐 묻는 주인공에게 '펭귄이잖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합니다. 나와 펭귄이 수수께끼라는 누나. 맞아요, 정말 그랬죠. 주인공의 세상에서 갑자기 생긴 펭귄과 첫사랑인 누나는 미지의 존재일 수밖에요. 주인공은 이 수수께끼를 풀어낼 수 있을까요?

#4
❝펭귄 하이웨이 연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나'와 '펭귄'이다.❞
저는 이 문장을 보며 이 둘이 어쩌면 같은 존재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둘 다 주인공에 있어 '알아가고 싶은 미지의 존재'이제 수수께끼이니까요. 동네가 주인공의 마음이라면, 동네에 불쑥 나타난 펭귄은 누나를 의미하겠죠. 끝에 가서 이 둘이 어떤 존재인지, 또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사라졌는지 알지 못하게 되는 것도 둘이 같은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라 봤어요. (완전히 같지는 않아도 펭귄을 누나가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아, 누나가 첫사랑이 되며 생기는 세상의 균열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5
❝이쪽 세계에서 난 반드시 살아있어. 가지가 갈라질 때마다 난 이쪽의 사는 쪽으로, 계속 사는 쪽으로 나아갈 거야❞
펭귄은 사라지고, 누나는 떠나게 되겠죠. 떠나지만 떠나는 것이 아닌 계속 사는 쪽이라는 말이죠. 펭귄 연구로 시작해 자신과 세계, 더 나아가 죽음까지도 연구하게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너의 세계에서 나는 이탈하지만, 계속 살아간다는 말. 그 말이 어쩌면 주인공을 일어서게 하지 않을까요. 펭귄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내심 마음이 쓰였을테죠. 이 펭귄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하고요. 이 연구를 통해 깨달은 것이에요. 사라진 펭귄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로 더 뻗어져 나갔다는 것을요.

#6
❝누나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내가 어떻게 얼마만큼이나 어른이 됐나 하는 것❞
펭귄 하이웨이 연구도, 누나를 향한 첫사랑도 모두 끝나고 나니 주인공에게는 성장이 찾아와요. 과연, 주인공은 시간이 오래 흐른 후 세계 끝에 다다라 누나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펭귄 하이웨이>의 평을 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평이 종종 있었는데요. 저는 그걸 보며 이 책은 이해하려 할 수록 어려워지는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어요. 그저 책이 이끄는 그대로, 책이 보여주는 그대로 빠져들어 보는 것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예요. 나이가 어린 주인공의 특성 상, 책의 판타지 요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이 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 같아요. 깊이 해석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 그 즈음에 하는 판타지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보면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들까지도 전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정말 독특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삶과 죽음, 나와 세계까지 환상이 확장되지만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판타지 자체에 빠져 그걸 즐기는 것 말이죠. 저는 SF 소설을 즐겨 읽지는 않지만 이 부분들이 어쩌면 애독자를 만들게 하는 요소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ㅎㅎ 책을 선물해주신 작가정신, 8월까지 행복한 독서 생활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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