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 살인 사건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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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읽었다.
재미있는 책이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묵직하다.
보통은 이런 책을 읽으면 살인 사건의 범인이 누군지,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에 포커스를 두고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읽어가다 보면 어느 새 그런 건 뒷전이 되어버린다.
사건 내용도, 진행되어가는 이야기도,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반전도 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스터리 소설인데,
마냥 재밌게 즐길 수 없는 묵직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재밌다‘는 말이 안나온다.
역시 ‘미나토 가나에‘스럽다.

나에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는 건데...
내가 어떤 사건에 관여되어서 이슈가 된다면
내 주변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이야기할까?
나를 모르고 그냥 사건 뉴스를 접한 수많은 사람들은 무슨 얘기를 할까?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교묘하고 자극적으로 편집하는 일부 언론 종사자들에 의해서 재탄생한 내 삶은 어떻게 보여질까?

진짜 상상만해도 무섭다...

이 책의 등장인물 ‘시로노‘는 사건이 해결되고 누명을 벗었지만 가족도, 고향도, 믿었던 친구들도, 소중하게 간직했던 첫사랑도, 과거의 연인도 다 잃어버렸다.
살아갈 수는 있을까...

P. 206) 저는 제 과거를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중략- 자신의 기억으로 구성된 과거와 타인의 기억으로 구성된 과거. 과연 어느 쪽이 옳을까요.

P. 233) 이제야 저는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대체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요. 그런 곳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음을 살해당한 저는 정처 없이 떠도는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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