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과 극소의 빵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10
모리 히로시 지음, 이연승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드디어 S&M 시리즈 정주행 끝!!
나에겐 많이 벅찬 내용이 많지만
엄청 흥미진진한 시리즈인 것도 사실이다.
재미도 있고 뭔가 고생스럽기도 한 느낌...ㅋ
뿌듯하다.
다시 읽고 싶긴 한데 언제쯤 다시 읽기 시작할지.
쉽게 엄두가 안날 거 같기도...

P.80) 집단이야말로 의지를 니녔고, 개별의 의지란 환상에 불과함을 느낄 수 있는 현상이다.

P.81) 인간만이 본능을 뛰어넘는다. 본능을 억누른다. 본능을 거스른다. 사이카와는 그것을 ‘인간성‘ 혹은 ‘인간적‘이라고 칭했다. 타인을 사랑하거나, 어린아이를 귀여워하거나, 무리를 이뤄 사회를 만드는 것이 인간성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아이를 죽이는 의지야말로 인간성이다. 세상 모든 예술은 이 반발로부터 시작한다.

P.115) 개가 여우를 쫓는다. 여우는 어디로 도망쳐도 상관없다. 개는 여우의 꽁무니만 쫓아다닌다. 여우는 자유. 개는 부자유.

P.201) 큰 소리를 맬 수 있는 인간은 작은 소리도 낼 수 있습니다.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인간은 천천히 달릴 수도 있죠.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은 이해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P.296) 아마 뭔가를 포기하는 순간의 반복...... 그반복의 축적이 곧 어른이 되는 거라고 사이카와는 생각했다. 그렇게 의미를 잘라내서 점차 무無감정의 상태가 되는 것이 죽음에 가까워지는 의식이니......

P.318) 이 세상에 무리를 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살아간다는 것과 무리한다는 것은 거의 똑같은 의미니까.

P.356) 바보는 나쁜 게 아닙니다. 부족한 것도 천한 것도 아닙니다. 죽은 이는 살아 있는 이보다 바보고, 자는 사람은 깨어 있는 사람보다 바보입니다. 멈춰있는 엔진은 회전하는 엔진보다 바보죠. 그것이 바보의 개념입니다. -중략- 사고하는 입장에서 보면 사고하지 않는 인간은 바보처럼 보이고, 반대로 사고하지 않는 인간에게는 사고하는 인간이 바보처럼 보입니다.

P.374) 원래 동물은 힘 있는 존재에게 지배당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힘 있는 존재를 우러러 받들고 신봉해 그 벡터로 사회를 통제하는 것. 바로 인간이 반복해온 시스템입니다.

P.375) "하지만 그녀는 범죄자예요. 사람을 죽였잖아요? 그 말은 곧 인간으로서 실격이고 인간성이란 게 결여됐다는 증거 아닌가요?"
"아뇨." 사이카와는 고개를 저었다. "결여된 건 오히려 저희 쪽이죠. 결여됐으므로 인간성 같은 것을 의식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기를 써서 지키려고 하는 겁니다. 애정이나 도덕, 박애 같은 규칙을 만들어 결여된 곳을 채우려고 하죠. ‘결여됐으므로 비로소 인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수가 많은 것, 대다수의 것이 옳다고 하는 정체성에 지나지 않죠. 마가타 박사는 세상에서 가장 인간성이 풍부한 인간입니다. 본래의 인간이라 할 수 있겠죠."

P.543) 이렇게 보니 인간이란 환경요인이다. 즉, 개인에게 자신 이외의 타인은 장식이라 할 수 있다.

P.554) "하지만 수많은 감정 중 이게 가장 지적이고 인간적이야."
"네? 뭐요?"
"모른다는 감정."

P.655) 디지털 그래픽으로는 구현하지 못하는 시각, 메커니컬한 반력 장치로는 표현할 수 없는 촉감. 버추얼 리얼리티 연구에 깊이 빠질수록 눈앞의 현실이 지닌 한없는 섬세함과 더없는 간단함을 마주하게 되죠. 값싼 현실과 값비싼 허그의 대립이 딜레마가 되는 거예요. 그것은 예로부터 인류가 피하지 못한 패러독스입니다. 연애소설 한 권의 집필은 실제 연애보다 어려운 작업으로서의 가치만을 평가받고, 풍경을 묘사하는 그림은 전부 매일 눈으로 접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절대 뛰어넘을 수 없죠. 인류의 창착이란 원래 수지가 맞지 않는 것으로 소멸을 면했다고 해도 좋을 거예요.

P.658) "그래요...... 언어에 의한 단순화야말로 인간의 노스텔지어의 기원. 기호화는 곧 퇴화. 단세포 생명으로 향하는 역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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