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화가 났어? 울퉁불퉁 어린이 감성 동화 1
톤 텔레헨 글, 마르크 부타방 그림, 유동익 옮김 / 분홍고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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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책을 읽고 당황스럽거나 화나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내용이 이해가 안 되거나 이해는 되지만 공감이 안 될 때이다. 이 책이 그랬다. 읽은 것은 며칠 만에 다 읽었지만, 도무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었고, 이해는 되지만 공감이 안 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처음에는 어린이를 위한 감성 동화라면서 어른이 이해가 안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기에 공감은 안 되어도 최소한 이해는 되어야 하지 않는가라고 화(?)를 냈다.

  그런데, 되새김질을 할수록 작가가 이야기하는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비교적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는 어른인 나도 왜 화를 내는지 모르고 화를 낼 때가 있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화가 풀리는 경우도 있지 않는가? 화를 내야 할 때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화가 났으면서도 화난지도 모르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화내는 방법을 잘 몰라 관계가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다양한 이야기들로 이런 화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섣불리 교훈을 독자에게 드리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 스스로 생각해보게 한다. 정확히 말하면 생각이 일어나고 계속 머물게 한다. 한 번 읽고 지나가지거나 잊혀지지 않는다.

  세 번째로는 동물들로 의인화해서 표현하였기에 독자들이 방어기재를 사용하는 것을 누그러뜨리고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왜 동물들이 어리석게 저렇게 행동하고 화를 내지, 왜 화난지도 모르지 하다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보게 된다. 나의 경우도 생쥐와 가재의 가방이야기에서 생쥐는 작은 탄식과 함께 깊은 한숨을 내쉬었어요하는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어렴풋하게 그게 뭔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양보하기 싫은 하마와 코뿔소를 보면서는 정말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우던 아이들이, 한 시간도 안 되어서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고 의아해하고, 당황스러워 하는 나의 모습이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보이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으로 삽화도 적절하다고 느껴졌다. 내용에 적절한 그림인 것은 물론이고, 색감도 책에 어울린다.

  단지 옥에 티라면 글자가 작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책인데 6학년 교과서의 글자 크기보다 작은 것 같다. 이 책의 묘미를 맛보게 되면 모르지만, 처음에 금방 결말이나 교훈, 재미 등이 보이지 않기에 게임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요즈음 아이들의 손이 이 책에 갈까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 저처럼 당황해하고 화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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