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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마음사전
복효근 지음, 김해선 그림 / 지식프레임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책을 한 번에 읽기 힘들었다. 빠르게 읽기도 쉽지 않았다. 책 제목처럼 사전이라 글이 딱딱해서도 아니고, 책의 부피가 두꺼워서도 아니다.
내용도 쉽고, 사전이지만 이야기체나 일화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낱말을 저자의 입장에서 정의하고 그것과 관련된, 그렇게 정의하게 된 사연이 쓰여있다. 교사판 ‘아름다운 가치사전’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림(삽화)도 내용과 잘 어울린다. 따스하다. 어떤 부분에서는 그림은 없이 배경색이 노란색이나 검붉은 색으로만 표현하여 그 감정을 오히려 더 잘 표현하기도 하였다.
저자가 교사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기쁨, 슬픔, 분노, 부끄러움 등의 감정이나 생각을 기록한 일기나 자서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들, 동료교사, 관리자, 학부모, 사회와 부대끼며 산 역사의 기록이다.
하나하나 사전(?)의 뜻풀이를 보며 읽는 나도 아프고, 부끄럽고, 슬프고, 안타깝고, 힘들고, 기쁘고, 뿌듯했던 감정들이 떠올라 180여쪽도 안 되는 책을 이렇게 오래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나의 교사 생활을 헤집고 아픈 부위를 도려내고, 꼬매기도 하였기에 수술칼 같은 책이다. 마지막 단어가 ‘행복’이다. 정년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교사의 삶에 수많은 아픔과 슬픔, 부끄러움 등을 용기 있고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었던 바탕에 이 행복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